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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기겠지” 방치했다가 난청으로 이어지는 ‘이 증상’

    “감기겠지” 방치했다가 난청으로 이어지는 ‘이 증상’

    귀가 먹먹하거나 막힌 느낌이 들 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간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돌발성 난청 환자는 2018년 8만4049명에서 2022년 10만3474명으로 증가했다. 남녀 구분 없이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청력이 떨어지는 만큼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어렵다.잘듣는이비인후과 심대보 원장은 “돌발성 난청은 안 들린다기보다 귀에 막이 씌워진 느낌, 물이 찬 느낌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단계에서 대부분 단순한 귀 막힘으로 오해하고 지나간다”고 말했다. 돌발성 난청은 짧은 시간 안에 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환자가 이 변화를 ‘난청’으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심 원장은 “증상 발생 후 5~7일 지나 병원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이 시점이면 이미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친 상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도 견딜 수 있으면 적응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게 심 원장의 설명이다. 그 사이 청력 회복이 어려운 방향으로 병이 진행된다.초기 증상은 감기와도 구분이 쉽지 않다. 다만 감기라면 콧물이나 코막힘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돌발성 난청은 별다른 전조 없이 귀만 갑자기 먹먹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명은 보다 분명한 신호다. 단순한 잡음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청각 이상이 시작됐다는 경고일 수 있다.달팽이관은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 이상 징후를 직접 알리지 못한다. 대신 청각에 문제가 생기면 소리 형태로 신호를 보낸다. 소리 전달이 원활하지 않을 때, 이를 보상하려는 뇌의 작용으로 이명이 발생한다. 특히 이러한 증상이 24시간 이상 이어진다면 단순한 일시적 불편함을 넘어선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어지럼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강할수록 환자의 관심이 어지럼증에 쏠리면서 청력 저하는 뒤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뇌혈관 이상과 연관된 경우도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치료는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스테로이드 약물 치료를 시행하며, 경과에 따라 귀 안에 약물을 주입하는 치료나 고압산소 치료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치료 효과는 대부분 발병 초기, 특히 한 달 이내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이 시기에 집중적인 관리가 이뤄진다. 심대보 원장은 “돌발성 난청은 뚜렷한 예방법이 있는 질환은 아니다”며 “다만 큰 소음 노출을 줄이고, 음주·흡연이나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등 생활 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혈관 상태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귀질환조재윤 기자2026/04/01 10:00
  • “물 마시기도 어려워” 김종국 ‘이 질환’ 앓고 있다 고백… 무슨 일?

    “물 마시기도 어려워” 김종국 ‘이 질환’ 앓고 있다 고백… 무슨 일?

    가수 김종국(49)이 전정신경염을 진단받았다고 고백했다.지난 27일 김종국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공개했다. 김종국은 “전정신경염에 걸려 지금 말할 때도 좀 쉽지 않은데, 잔병치레를 좀 했다”며 “균형 감각을 잃어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이틀간 아무것도 못 먹고 물도 못 마셔 죽다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동안 네 개 국가를 비행기 타고 다니고 바쁘게 일을 하다 보니 갑작스럽게 (전정신경염이) 왔다”며 “아직 완치되지 않아 운전도 하면 안 되는 상태”라고 했다.전정신경염은 전정신경에 염증이 발생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내이에 있는 전정기관은 몸의 평형을 감지하고, 평형 감각 정보는 전정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된다. 이 신경에 염증이 생기면 정보 전달이 갑자기 차단되면서 다양한 증상이 발생한다.전정신경염이 발생하면 주변이 빙빙 도는 듯한 회전성 어지럼증이나 물체가 흔들리는 느낌의 심한 어지럼이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몇 분 내 사라지지 않고 수 시간에서 수일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어지럼증과 함께 메스꺼움과 구토가 동반되며, 증상이 심할 경우 제대로 걷기조차 어려워 며칠간 누워 지내야 할 수도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오한이나 권태감 등 가벼운 감기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호전되지만, 이후에도 비교적 가벼운 어지럼증이 수주에서 수개월간 지속되기도 한다.발병 원인은 대개 바이러스 감염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 관악이비인후과 최종욱 대표원장은 “전정신경염은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나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의 독성물질 영향으로 전정기관으로 가는 미세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전정신경염은 대체로 예후가 좋아 1~2주 내 회복되는 경우가 많으며, 후유증도 드문 편이다. 양측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한쪽에만 나타난다. 다만 48시간 이상 지나도 어지럼증이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될 경우에는 중추신경계 문제일 수 있어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전정신경염은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완화되는 질환으로 원인 치료보다는 어지럼증과 자율신경계 증상을 줄이기 위한 치료가 중심이 된다. 최종욱 원장은 “어지럼증 완화를 위해 멀미약 계열 보나링에이정과 혈액순환개선제를 주로 사용하며, 때에 따라 항바이러스제나 스테로이드를 함께 처방하기도 한다”고 했다. 또한 음주와 흡연은 염증을 악화시키고 회복을 방해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급성기에는 최대한 휴식과 안정을 취하는 것이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
    귀질환최수연 기자 2026/03/30 13:45
  • 감기 뒤 귀 아파하는 아이… 놔두면 난청 남는다

    감기 뒤 귀 아파하는 아이… 놔두면 난청 남는다

    감기 뒤 아이가 귀 통증을 호소한다면 단순한 증상으로 넘길 일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중이염으로 진행될 경우 청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중이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연간 130만 명 안팎이다. 이 가운데 0~9세 소아 환자가 약 절반을 차지한다. 서울아산이비인후과 송찬일 대표 원장은 “소아는 이관 구조상 감염에 취약하고 감기도 자주 걸리기 때문에 중이염이 쉽게 생긴다”고 말했다.급성 중이염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고막 안쪽에 염증과 고름이 생긴 상태다. 통증이 가라앉더라도 중이에 액체가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때 문제가 커진다. 중이에 고인 액체는 소리 전달을 방해해 전음성 난청을 유발한다. 아이들은 청력이 떨어진 상태에도 비교적 빠르게 적응하는 경우가 많아 이상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아이가 감기 후 귀가 아프다고 하면 일단 병원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송찬일 원장은 “난청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학습 능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는 감기 등 상기도 감염을 먼저 조절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통증이 심할 때는 해열제나 소염제를 사용하고, 감염이 뚜렷하거나 진행 위험이 있으면 항생제를 쓴다.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중이에 액체가 남아 있는 상태가 길어지거나 난청이 지속될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고막에 환기관을 삽입해 내부 액체를 배출하고 공기 순환을 돕는 방식이다.중이염은 환절기에 더 자주 발생한다. 감기 등 상기도 감염이 늘어나면서 2차적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비염 역시 이관 기능을 떨어뜨려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송 원장은 “감기 관리는 중이염 예방의 기본”이라며 “가족의 흡연 역시 소아 중이염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귀질환조재윤 기자2026/03/22 14:01
  • 환절기에 심해진 이명… 청력 저하 위험 신호?

    환절기에 심해진 이명… 청력 저하 위험 신호?

    급격한 기온 차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혈액순환 장애와 달팽이관 기능 저하를 유발하면 이명이 발생할 수 있다. 이명은 종종 청력 저하 신호로 여겨지는데 사실일까?이명은 우리 몸에 보내는 청력 저하의 신호일 수 있다. 실제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이명 환자군에서 청력 이상이 동반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외부 소리가 귓구멍과 고막, 이소골을 지나 달팽이관에 도달하면, 달팽이관 내의 유모세포가 진동을 전기 신호로 바꾼다. 이 신호가 청각신경을 타고 뇌로 전달되면 우리는 소리를 인식하게 된다. 이명과 난청이 연관되는 이유는 이러한 귀의 구조와 뇌의 작동 방식 때문이다. 문제는 노화, 소음 노출, 특정 약물 등으로 인해 이 유모세포가 손상될 때 발생한다. 특정 주파수를 담당하는 세포가 손상되면 해당 소리가 뇌로 전달되지 않는 감각신경성 난청이 나타날 수 있다.소리 자극이 줄어들면 뇌는 부족한 소리 입력을 보완하기 위해 뇌의 청각 중추가 스스로 예민도를 높인다. 이를 신경과학계에서는 ‘중추 이득 증가(Central Gain)’ 현상이라 부른다. 라디오 신호가 약할 때 볼륨을 높이면 ‘치익-’ 하는 잡음이 커지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는 “뇌가 신호를 과도하게 증폭시키는 과정에서 실제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인식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느끼는 이명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이명은 청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한 공백을 메우려는 뇌의 비정상적인 노력인 셈이다.이명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청력 저하가 함께 나타난 경우가 많다. 특히 중증도 이상의 난청과 함께 말소리를 또렷하게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진 경우라면 보청기 착용이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다. 다만 이명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원인이 없는지에 대한 평가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이러한 경우 보청기는 단순한 보조기기를 넘어 중요한 청각 재활 수단이 될 수 있다. 김영호 교수는 “난청이 있으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소리 자극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뇌가 상대적으로 이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며 “하지만 보청기를 통해 일상 속 소리가 다시 뇌에 전달되면, 청각 정보가 정상적으로 입력되면서 이명에 대한 인식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회 가이드라인(2014)에서도 난청이 동반된 이명 환자에게 보청기 평가를 고려할 것을 권고한다.또한 고령층에서 난청을 적극적으로 교정하는 것은 이명 증상 완화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인지 기능 저하나 치매 위험 감소와도 관련 있다. 이처럼 보청기는 단순 청각 기능을 보완하는 것을 넘어 인지 건강 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난청이 모든 이명의 원인은 아니다. 이명은 스트레스, 수면 부족, 전신 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갑작스럽게 청력이 떨어지는 돌발성 난청의 경우에는 약 90%에서 이명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일부 환자들은 단순한 이명으로 생각해 시간을 보내다가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돌발성 난청은 발생 후 가능한 한 빠르게 치료를 시작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다. 김 교수는 “갑작스럽게 이명이 발생했거나 지속된다면, 단순한 불편함으로 넘기지 말고 이비인후과를 찾아 청력 상태를 정확히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귀질환오상훈 기자2026/03/17 15:26
  • ‘세균 덩어리’ 귀에 넣지 않으려면, 이어폰 ‘이렇게’ 닦아라

    ‘세균 덩어리’ 귀에 넣지 않으려면, 이어폰 ‘이렇게’ 닦아라

    출퇴근길에 매일 이어폰을 사용하지만, 언제 이어폰을 청소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이어폰을 한 번도 청소하지 않은 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어폰을 제때 청소하지 않으면 세균이 번식해 귀 질환 위험이 커진다. 귀는 외부와 접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귀지를 만드는 등 자체적인 방어 기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오염된 이어폰을 계속 사용할 경우 이러한 방어 기전이 망가져 귀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또 이어폰의 먼지와 세균은 외이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귓속이 습한 상태에서 오염된 이어폰을 끼면 염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외이도염이 심해지면 고름이 나오거나 청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곰팡이 감염으로 인해 가려움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외이도 진균증 발생 확률도 크다. 이어폰을 매일 사용한다면 최소한 1주일에 한 번, 운동 중 땀을 많이 흘리거나 더운 날씨에는 되도록 매일 청소하는 게 좋다. 이어폰을 세척할 때는 먼저 충전 케이스에서 이어폰을 꺼낸 뒤 실리콘으로 된 이어팁을 본체와 분리한다. 미국 매체 ‘리얼 심플’은 이어팁을 주방세제 4분의 1 티스푼과 따뜻한 물 반 컵을 섞은 용액에 넣어 세척할 것을 권장한다. 면봉으로 이어팁에 붙은 먼지와 귀지를 닦아낸 뒤, 흐르는 물에 깨끗이 헹군다. 이어폰 메쉬 부분은 부드러운 솔을 사용해 귀지를 살살 털어낸다. 이어폰 본체와 충전 케이스는 알코올 솜으로 가볍게 닦아 소독한다. 이어폰 청소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어팁, 이어폰 본체, 충전 케이스를 충분히 말리는 것이다. 건조되지 않은 채 조립하거나 이어폰 본체 안쪽으로 물이 흘러들어가면 곰팡이가 생겨 귀 내부 감염을 일으키거나 기기 이상으로 이어폰 수명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이어폰을 깨끗이 사용하고 싶다면 평소 케이스에 넣어 보관하고, 방수 기능이 있는 이어폰이더라도 물이나 땀에 젖은 경우 충분히 건조하는 게 좋다. 운동을 하거나 땀을 많이 흘릴 때는 이어폰 사용을 자제한다. 젖은 옷 주머니에 이어폰을 보관하는 것도 삼간다. 충전형 이어폰을 사용한다면 이어폰이 충전되는 동안 케이스를 닫아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한다.
    귀질환김보미 기자2026/03/13 14:30
  • 난청 유발하는 항생제… 부작용 억제 후보 약물 발굴

    난청 유발하는 항생제… 부작용 억제 후보 약물 발굴

    국내 연구팀이 항생제에 의한 난청 부작용을 억제할 수 있는 후보 약물을 발굴했다.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 항생제는 결핵이나 중증 세균 감염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약물이다. 그러나 ‘내이’의 감각세포인 유모세포를 손상시켜 난청을 유발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 특히 유모세포는 손상될 경우 재생이 어려워 영구적인 청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제브라피쉬 중개의학연구소 한은정 교수 연구팀은 항생제 유발 난청을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먼저 AI 스크리닝 모델을 활용해 총 2253개 약물의 분자 구조와 독성 데이터를 분석하여 난청 부작용 억제 가능성이 높은 28개의 후보 물질을 선별했다. 이후 제브라피쉬를 활용해 실제 억제 효과를 검증했다. 제브라피쉬는 인간과 유전적 유사성이 높아 약물 독성 연구 등에 효과적인 동물 실험 모델이다.연구 결과 총 28개의 후보 물질 가운데 락트산암모늄액(Ammonium Lactate), L-글루타민(L-Glutamine), 말산(Malic Acid), 덱스판테놀(Dexpanthenol), 구연산칼슘(Calcium Citrate Tetrahydrate), 스트론튬 라넬레이트(Strontium Ranelate) 등 6개 약물이 아미노글리코사이드에 의해 발생하는 유모세포 손상을 유의미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에 노출된 제브라피쉬에서는 유모세포 수가 정상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후보 약물을 함께 처리했을 때 유모세포 생존 수가 약 15~25%가량 보호됐다.특히 이번 연구는 AI 기반 약물 스크리닝 모델과 제브라피쉬 실험을 결합한 통합 연구 플랫폼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AI 모델을 활용해 수천 개의 약물 후보 가운데 유망한 물질을 먼저 선별하고 이를 제브라피쉬 실험으로 검증함으로써, 많은 약물을 하나씩 실험해야 하는 기존 방식보다 연구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접근법은 이미 개발되었거나 사용 중인 약물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찾는 ‘약물 재창출’ 연구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독성 난청 예방을 위한 물질의 발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기반 약물 분석과 제브라피쉬 실험을 결합한 연구 플랫폼의 효과성을 검증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최준 교수는 “이 연구는 오랜 시간 동안 같은 주제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융합하여 얻은 결과”라며 “향후 약물 재창출 연구에 활용될 경우 치료제 개발 속도를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해당 연구는 청각 연구 분야 국제학술지 Hearing Research에 게재됐다.
    귀질환오상훈 기자 2026/03/13 10:32
  • 층간 소음 때문에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끼고 잤다가 벌어지는 일

    층간 소음 때문에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끼고 잤다가 벌어지는 일

    불면증 완화를 위해 ASMR을 들으며 잠을 자는 사람들이 많다. ASMR이란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청각 콘텐츠다. 연필로 글씨 쓰는 소리, 종이 자르는 소리, 모닥불 소리, 물건 두드리는 소리 등 매우 정교한 소리로 이뤄져 있어 청취 시 이어폰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상태로 잠에 들면 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귀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끝이 막혀 있는 기관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평소 환기를 통해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이어폰을 착용하고 자면 귀 속으로 공기가 통하지 않아 곰팡이나 염증, 가려움증이 생기기 쉽다. 옆으로 잘 경우 귀가 눌려 염증이 더 쉽게 발생한다. 연골이 눌리면 귀에 통증이 생기거나 부을 수 있다.음량에 관계없이 난청 위험도 커진다. 강북보아스이비인후과 이철희 대표원장은 “난청 위험은 소리 크기와 시간에 비례한다”며 “작은 소리도 장시간 들으면 귀 피로도를 높이고 난청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이어폰은 귀를 막은 상태에서 소리를 전달하는 기기이기 때문에 소리가 귀 안쪽에 머물게 된다. 이로 인해 같은 데시벨이라도 스피커로 들었을 때보다 귀의 피로도가 더 높아진다.층간소음 때문에 이어폰의 노이즈 캔슬링 기능만 켠 채 잠을 자는 경우도 있다. 이철희 원장은 “소음을 차단하고 잠을 자는 것이 습관이 되면 귀의 민감도가 오히려 더 높아진다”고 했다. 난청 환자의 경우 이명이 심해진다. 귀가 필요 이상으로 예민해지면 평소 불편하지 않은 일상 소리에도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이어폰을 빼고 잠을 자는 것이 어려워진다.소리를 들으며 잠을 자야 한다면 이어폰보다는 스피커를 이용하는 게 좋다. 음량은 주변 소음이 섞여 들릴 정도로 설정한다.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소리와 주변 소음이 섞이면 소음에 대한 민감도가 둔화된다. 휴대전화 버튼으로 세밀한 음량 설정이 어렵다면, 기기를 귀에서 조금씩 떨어뜨리며 소리 크기를 조절하는 게 도움이 된다. 
    귀질환김보미 기자 2026/03/05 00:00
  • 고막 손상된 편측성 난청 환자, 골전도 보청기로 소리 듣는다

    고막 손상된 편측성 난청 환자, 골전도 보청기로 소리 듣는다

    3월 3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청각의 날’이다. 청각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언어를 배우고, 타인과 의사소통하며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본이 되는 감각이기 때문이다. 또 소리를 듣는 것은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안전한 일상을 유지하는 데에도 영향을 준다. 주변 소리를 잘 듣지 못하거나 소리를 분별하기 어려운 증상을 난청이라고 한다. 한 쪽 귀에만 청력 손실이 온 경우 편측성 난청으로 분류한다. 편측성 난청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 감염, 외상 등 매우 다양하다. 고막 안 ‘중이’에 염증이 발생하는 중이염도 그 중 하나다. 염증이 재발하거나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중이염은 고막이 손상된 천공성 중이염과 피부조직이 비정상적으로 고막 안쪽으로 들어가 주위의 뼈나 조직을 파괴하는 진주종성 중이염으로 나뉜다. 귀에서 고름 등 분비물이 나오거나 귓속이 답답한 느낌, 청력 저하 등이 주요 증상이다. 이를 방치하면 염증이 달팽이관이 있는 내이로 번져 청신경이 손상되고, 귀울림이나 어지럼증 현상이 나타난다. 심하게는 내이 기능이 완전히 파괴돼 청력을 잃을 가능성도 크다. 우리 뇌는 양쪽 귀의 정보를 종합해 소리의 방향을 파악하고, 위험 신호를 감지한다. 한 쪽 청력이 상실되면 시끄러운 환경에서 말소리를 구별하기 어렵고, 소리가 오는 방향을 즉각 알아차리기 힘들다. 특히 두 귀 사이에 머리가 있어 소리를 일부 차단하기 때문에, 한쪽 귀는 반대편에서 발생한 소리를 충분히 듣지 못한다. 이로 인해 편측성 난청 환자는 소리의 방향이나 위치를 파악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실제로 말소리와 배경 소음이 같은 수준일 때, 편측성 난청이 있는 사람은 대화의 약 30~35%만 들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 사람에게는 골전도 보청기가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소리는 외이도와 중이를 거쳐 내이로 전달된다. 하지만 골전도 보청기는 두개골을 통해 진동을 직접 내이로 전달하기 때문에 감염되거나 손상된 부위를 거치지 않는다. 또 한 쪽 귀가 들리지 않더라도 반대쪽 달팽이관까지 진동이 전달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전남대병원 이비인후과 조형호 교수는 “골전도 보청기는 감염 부위를 직접 자극하지 않아 통증이 적고, 기존 보청기 착용으로 인한 염증 악화 우려도 덜하다”고 했다. 만성 중이염이나 편측성 난청 환자 중 골전도 보청기를 통해 불편감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골전도 보청기는 수술을 통해 이식하거나, 귀 뒤 지지대에 보청기를 부착하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비인후과 진료를 통해 본인에게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조형호 교수는 “귀 염증이 오랫동안 낫지 않거나 한 쪽 청력 저하가 의심된다면 미루지 말고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며 “과거보다 치료 선택지가 다양해진 만큼, 자신의 청각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치료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귀질환김보미 기자 2026/03/03 06:00
  • ‘선천성 난청’ 아이, 수술 전 고려해야 할 것은?

    ‘선천성 난청’ 아이, 수술 전 고려해야 할 것은?

    신생아 1000명 중 한두 명은 선천성 난청을 가지고 태어난다. 출생 직후부터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면 언어 발달과 학습이 느려지고 사회성 형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조기 진단과 인공와우 기술의 발전으로 치료 선택지가 넓어졌지만, 여전히 많은 부모들이 인공와우 수술 범위를 두고 고민한다. 특히 한쪽 귀에는 이미 인공와우를 착용했지만, 반대쪽 귀에 일부 잔존청력이 살아있는 경우에는 선택이 더욱 어려워진다. 이때 ‘하이브리드 인공와우’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잔존 청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부족한 고주파 영역만 인공와우로 보완하는 방식이다.인공와우는 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해 소리를 전기 신호로 전달한다. 고심도 난청 환자에게 효과적이지만, 수술 과정에서 남아 있던 자연 청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하이브리드 인공와우는 저음역대 청력이 일부 남아 있는 경우에 효과적이다. 저주파 영역은 보청기처럼 자연 소리를 활용하고, 고주파 영역만 전기 자극으로 보완한다. ‘자연 청력’과 ‘인공 자극’의 장점을 동시에 살리는 방식이다.이와 관련해 면목소리의원 전영명 원장은 “선천성 난청 아이 중에서도 한쪽 귀에 인공와우를 하고 반대쪽 귀에 청력이 일부 남아 있다면, 무조건 두 번째 인공와우를 선택하기보다 하이브리드 인공와우를 먼저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그는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청력은 아이의 언어 발달과 소리 인식에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며 “하이브리드 인공와우는 이 자산을 지키면서 청취 능력을 끌어올리는 치료법”이라고 말했다.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바이모달 상태(한쪽 인공와우, 한쪽 보청기)’로 성장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서 보청기 쪽 효과가 떨어지면 두 번째 인공와우 수술을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잔존 청력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하이브리드 인공와우가 보다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전 원장은 “한쪽 인공와우를 착용한 아이 가운데 반대쪽 귀에 잔존청력이 있다면, 하이브리드 인공와우는 매우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자연 청력을 살리면 언어 인식과 청취 만족도가 크게 향상된다”고 했다. 특히 음악, 억양, 미묘한 음색 구별이 중요한 학령기 이후에 자연 청력을 살린 하이브리드 인공와우를 적용하면 학습과 정서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평가가 있다. 다만 하이브리드 인공와우가 모든 선천성 난청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한쪽 또는 양쪽 귀에 저주파 영역 청력이 일정 수준 이상 남아 있는 경우 ▲보청기로 도움을 받지만 언어 이해가 제한적인 경우 ▲한쪽 인공와우 착용 후 반대쪽 인공와우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나 잔존청력의 보존과 활용을 원하는 경우 ▲청력 검사와 영상 검사에서 달팽이관 구조가 기형없이 양호한 경우 등의 조건을 충족할 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전 원장은 “수술 여부는 단순 청력 수치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며 “연령, 언어 발달 상태, 가족의 양육 환경, 재활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전문가들은 선천성 난청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타이밍’을 꼽는다. 생후 3개월 이전에 난청의 정확한 진단과 늦어도 6개월 이전 청각 재활의 시작이 언어 발달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인공와우수술 이후 소리 적응 훈련, 언어 치료, 정기적인 맵핑(소리 조절), 청력 변화 등의 재활치료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치료 못지 않게 보호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가정 내 대화 환경, 일상 언어 자극 등이 치료 효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전 원장은 “인공와우는 수술로 끝나는 치료가 아니라 수년간 이어지는 재활과정”이라며 “전담 의료진과 재활 시스템이 갖춰진 기관에서 꾸준히 관리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귀질환최소라 기자2026/02/23 17:10
  • “고령의 어지럼증에는 근력 강화가 중요… 만성화 전 적극 관리를”

    “고령의 어지럼증에는 근력 강화가 중요… 만성화 전 적극 관리를”

    최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어지럼증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2014년 약 73만 명에서 2024년 약 98만 명으로 증가했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어지럼증은 흔한 증상이지만, 반복되거나 양상이 달라질 경우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어지럼증은 '잘 낫지 않는 증상'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많지만, 실제로는 원인을 정확히 구분하면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다. 문제는 방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 어지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어지럼증센터장 구자원 교수에게(이비인후과) 어지럼증의 유형과 치료, 주의해야 할 신호에 대해 물었다.-어지럼증에도 여러 유형이 있다고 들었다. 어떻게 구분하나?"어지럼증은 하나의 병명이 아니라, 평소와 다른 균형감 이상을 느낄 때를 통칭하는 증상이다.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단서는 환자가 느끼는 어지럼의 '양상'이다. 실제로 환자의 설명만으로도 절반 이상은 큰 범주에서 분류할 수 있다.임상적으로는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첫 번째는 회전성 어지럼증으로, 세상이 도는 느낌과 함께 구역감·구토가 동반된다. 이는 귀 안 전정기관 이상에서 흔하다. 두 번째는 전실신 상태로, 앉았다 일어날 때 눈앞이 캄캄해지는 경우다. 뇌 혈류 감소나 심혈관계 문제를 의심한다. 세 번째는 자세 불안형 어지럼증으로, 도는 느낌은 없지만 보행이 불안정하다. 이는 고령층에서 흔하다. 마지막은 심인성 어지러움이다. 멍하거나 붕 뜬 느낌처럼 표현이 모호하고, 불안·우울·수면 장애와 연관된다.다만 병력만으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고, 여러 양상이 겹쳐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신체검진과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또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은 환자를 크게 놀라게 해 심리적 위축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찰 시 이러한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연령대별로 흔한 어지럼증 유형이 다른가?"어지럼증은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다. 소아에서도 반복적인 구토와 함께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소아 특유의 어지럼증을 의심해야 한다. 20~30대는 스트레스 영향으로 메니에르병이나 전정신경염이 비교적 흔하고, 여성은 심인성 어지럼증 비율이 조금 더 높다. 전체적으로 가장 흔한 원인은 이석증이다. 퇴행성 변화와 관련돼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특히 흔하다.”-이석증은 왜 생기나?"이석은 귀 안에서 머리 움직임을 감지하는 탄산칼슘 결정체다. 이석이 제자리를 벗어나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어지럼증이 생기는데, 이를 이석증이라고 한다.가장 흔한 원인은 퇴행성 변화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은 에스트로겐 감소로 칼슘 대사가 변해 발생 위험이 커진다. 비타민D 부족 역시 칼슘 대사와 관련돼 이석증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재발이 잦은 환자에게 비타민D와 칼슘 보충을 권하기도 한다. 외상도 흔한 원인이다. 교통사고나 머리 외상 후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을 조사해 보면, 상당수에서 이석증이 발견되기도 한다.이석증의 기본 치료는 이석치환술이다. 머리와 몸의 위치를 단계적으로 바꿔 이석을 원래 자리로 되돌리는 물리치료로, 5~15분 정도 소요된다. 한 번에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반복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약물 치료는 어지럼증 자체를 없애기보다는 구토나 불안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보조 수단으로, 주로 단기간 사용한다. 전체 환자 가운데 약 5~10%는 6개월 이상 치료해도 증상이 남아 있을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수술까지 진행하는 사례는 전체의 0.1% 미만으로 극히 드물다."-방치하면 문제가 되나?"잘 치료하면 낫는 병이다. 하지만 초기 어지럼이 트라우마로 남아, 병은 나았는데도 뇌가 계속 어지럽다고 인식하는 '지속성 체위 지각 어지럼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움직이거나 복잡한 시각 자극을 받으면 어지럽다. 붕 뜬 것 같고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 지속된다. 이는 심리적 위축과 관련이 깊어 항우울제나 인지 치료를 병행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줘야 한다. 대학병원에 오는 어지럼증 환자의 절반가량이 이 상태일 만큼 드물지 않다. 이석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이런 만성 어지럼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메니에르병은 무엇인가?"메니에르병은 내림프액이 과도하게 증가해 발생하는 내이 질환이다. 반복적인 회전성 어지럼과 함께 청력 저하, 귀 먹먹함, 이명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중요한 기준은 증상 지속 시간이다. 메니에르병의 어지럼 발작은 반나절(12시간)을 넘지 않는다. 길어도 하루 정도다. 수일~수주간 계속 어지럽다면 다른 원인을 의심해야 한다. 과거에는 증상과 청력 검사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내림프 수종을 평가할 수 있는 MRI를 통해 내이 안의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특수 촬영 기법과 판독이 필요해 모든 병원에서 시행하지는 않는다. 우리 병원에서는 영상의학과 교수와 협업해 약 5년 전부터 이 기술을 세팅해 환자 진단에 이용하고 있다. 촬영이 오래 걸리고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공이 많이 들어 현재는 진단이 애매하거나 치료가 잘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메니에르병은 기본적으로 청력이 떨어지는 병이기 때문에, 한쪽 청력이 감소한 경우에는 반드시 MRI를 통해 청신경 종양(청신경초종) 여부를 감별해야 한다. 귀가 먹먹하다고 느끼지만 청력 검사가 정상이라면, 반드시 MRI를 찍을 필요는 없다. 반대로, 한쪽 청력이 떨어져 있다면 메니에르병 진단 이전에 종양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메니에르병을 불치병으로 보는 사람도 있던데?"메니에르병은 '관리하는 병'이다. 열에 아홉은 생활 습관 교정과 약물로 조절된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과로, 스트레스, 수면 부족이다. 그래서 치료의 시작은 생활 습관 교정이다. 초기에는 약물 치료를 병행하며, 청력 저하가 있을 때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회복을 돕기도 한다. 필요할 경우 고막을 통해 직접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는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이런 치료만으로도 재발 빈도가 줄고 청력도 회복된다.다만 약물이나 주사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고 재발이 반복될 때는, 내림프낭 감압술이나 전정 기능을 억제하는 고실 내 젠타마이신 주입술, 전정신경 절단술, 미로 절제술 같은 단계적 수술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다만 이런 경우는 소수다.메니에르병은 재발할 수는 있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다. 스트레스·수면 등 평소 건강관리를 잘하면 재발 없이 잘 지낼 수 있다. 환자들에게는 이 병을 '감기'에 비유하곤 한다. 평소 면역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비타민을 챙겨 먹고 관리하더라도, 살다 보면 1년에 한두 번 감기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충분히 쉬고 치료하면 회복되듯, 메니에르병 역시 과도한 불안보다는 적절한 대처와 평소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평생 불치병이라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지고 위축되는 게 정신 건강에 더 좋지 않다."-전정신경염의 경우, 재활이 중요하다고?"전정신경염은 한쪽 전정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병이다. 초기에는 2~3일간 심한 어지럼이 나타나고, 이후 수일에서 수 주에 걸쳐 점점 호전된다. 우리 뇌는 양쪽 귀에서 전달되는 전정 신호를 비교해 몸의 균형을 유지한다. 한쪽 전정 기능이 갑자기 떨어지면, 가만히 있어도 몸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뇌는 저하된 쪽의 신호를 보정하고, 정상 쪽 신호에 적응하게 되는데, 이를 '전정 보상'이라고 한다.이 전정 보상 과정을 빠르게 돕는 치료가 전정 재활 치료다. 머리와 눈의 움직임을 반복적으로 훈련해 뇌가 새로운 균형 상태에 적응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젊을수록 회복 속도가 빠르지만, 고령일수록 전정 보상이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에 전정 재활 치료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어지럼증 예방을 위해 중요한 생활 습관은?"기본은 숙면과 스트레스 관리다. 특히 고령층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근력 유지'다. 나이가 들수록 고혈압약이나 전립선 치료제처럼 혈압을 낮추는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상태에서 근육량이 줄고 체중이 감소하면 혈압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해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노년기에는 잘 먹고, 유연성 운동과 근력 운동을 꾸준히 병행해 근손실을 예방하고 기초 체력을 유지하는 것이 어지럼증 예방의 핵심이다. 어지럼증은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일상생활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증상이다.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어지럼증을 겪는 환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점은?"평소와 다른 양상의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어지럼과 함께 말이 어눌해지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거나, 한쪽으로 쓰러지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중추신경계 이상을 의심해야 하므로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어지럼증은 경우에 따라 가볍게 지나갈 수도 있지만, 이를 간과하면 심각한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증상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구자원 교수는…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 의대 교수로, 분당서울대병원 어지럼증센터장을 맡고 있다.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표지 논문으로 소개된 이독성 난청에 대한 연구를 비롯해, 난청과 어지럼을 유발하는 귀 질환인 상반고리관피열증후군과 메니에르병에 관련 연구 성과로 불곡의학상, 대한이비인후과학회 학술상, 대한평형의학회 이원상 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학회 활동으로는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이사장,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평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한이과학회 회장과 대한평형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올해 11월 개최되는 귀 전문가들의 국제학술대회인 'Politzer' 학회를 유치해 대회장을 맡아 성공적인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귀질환장가린 기자2026/02/09 08:00
  • 고심도 난청 환자, 소음 환경에서도 깨끗하게 들으려면

    고심도 난청 환자, 소음 환경에서도 깨끗하게 들으려면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잘 들리지 않아 주변인들에게 되묻는다. 귀에서 매미 우는 소리가 나고 말소리가 왜곡돼 들린다. 소리가 멀리서 오는 것처럼 느껴지며 소리의 방향을 찾기가 어렵다. 최근 이런 일을 겪었다면, 난청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난청은 소리나 말을 듣는 능력에 문제가 생겨 소리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전 세계 난청 환자는 5억 명에 달하며, 국내 환자 수도 증가세에 있다. 대한이과학회는 난청 인구가 2026년 300만 명, 2050년에는 최대 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난청은 크게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나뉜다. 전음성 난청은 소리가 귓바퀴에서 고막을 거쳐 달팽이관 속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고, 감각신경성 난청은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이 손상돼 발생한다. 전음성 난청은 수술을 통해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나 유전·노화·메니에르병·장기간 소음 노출 등으로 생기는 감각신경성 난청은 치료로 청력을 회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이 같은 청력 손실은 단순히 소리가 작게 들리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말소리를 구분할 수 없어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언어능력에도 영향을 준다. 증상 정도에 따라 이명·어지러움·귀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심도 난청의 경우 치매 발병률이 최대 5배까지 높아진다. 한양대병원 연구에 따르면, 고도 난청 환자 중 인공와우를 착용한 경우 치매 발생 양상이 정상 청력군과 유사했으며, 보청기 착용군이나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 대비 인지 기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인 것으로 보고됐다. 난청이 의심될 경우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달팽이관 내에서 소리를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유모세포가 손상되지 않았다면 보청기만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보청기만으로 회복이 어려운 경우 인공와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와우는 인공적으로 만든 달팽이관으로,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 청신경과 뇌를 자극해 소리를 듣게 해 준다.
    귀질환김보미 기자2026/02/05 07:30
  • '부분 난청'의 해법… 보청기·인공와우 결합된 하이브리드 인공와우

    '부분 난청'의 해법… 보청기·인공와우 결합된 하이브리드 인공와우

    조용한 공간에서는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지만, 식당이나 회의실처럼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는 말귀를 알아듣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 여러 사람의 말이 섞이면 더욱 의미를 놓치기 쉽다. 흔히 ‘사오정 난청’으로 불리는 이 증상의 상당수는 저주파수 청력은 비교적 유지된 반면 고주파수 영역의 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부분난청’이다.◇보청기와 인공와우 사이, 난청의 사각지대​사람의 말소리는 여러 주파수가 동시에 작용한다. 소리의 물리적 에너지는 대부분 저주파수에 집중돼 있어, 부분난청 환자도 소리의 존재 자체는 잘 인식한다. 문제는 자음이 집중된 고주파수 영역이다. ‘ㅅ’, ‘ㅈ’, ‘ㅊ’처럼 말의 의미를 구분하는 발음이 흐릿해지면서 대화의 핵심을 놓치게 된다.지금껏 ‘부분 난청’ 환자들은 난청의 사각지대라고 불리웠다. 보청기는 고주파수 보상에 한계가 있고, 인공와우 수술은 남아 있는 저주파수 청력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면목소리의원 전영명 대표원장은 “고음을 억지로 증폭하면 저주파수 에너지가 함께 커지면서 소리가 울리고 불편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보청기도, 인공와우도 만족스럽지 않은 사각지대가 분명히 존재했다”고 말했다.◇잔존 청력 보존이 핵심… 하이브리드 인공와우 등장​이 같은 한계를 보완한 치료가 하이브리드 인공와우(EAS)다. 이는 하나의 귀에서 저주파수와 고주파수 영역을 분리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청각을 보완하는 개념이다. 저주파수 영역은 잔존 청력을 최대한 보존해 보청기나 자연 청력으로 듣게 하고, 기능을 상실한 고주파수 영역만 인공와우 전극을 통해 전기적 자극으로 전달한다.전영명 원장은 “인공와우는 주파수별 소리를 정확하게 구분해 말소리 변별력을 높이는 데 강점이 있지만, 저주파수의 자연스러운 음색까지는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저주파수는 소리의 ‘색깔’을 결정하고, 사람 목소리의 높낮이와 감정 변화, 소음 환경에서의 공간감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그는 “인공와우만 사용할 경우 소리가 또렷하긴 하지만 메마르게 느껴질 수 있다”며 “반대로 보청기는 소리의 질감은 살리지만 변별력이 떨어진다. 하이브리드 인공와우는 두 방식의 장점을 결합해 소리의 이해도와 자연스러움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여러 소리가 섞이는 환경에서 말소리를 골라 듣는 능력, 말의 뉘앙스와 감정을 인지하는 데서 차이가 나타난다.◇선천성·성인 고심도난청까지… 치료 대상의 확장​하이브리드 인공와우의 적용 대상도 선천성 난청 환자까지 점차 넓어지고 있다. 기존에는 선천성 고도 난청 환자의 경우 인공와우가 사실상 유일한 치료로 여겨졌지만, 저주파수 청력이 일부라도 남아 있다면 하이브리드 방식이 청력 보존과 청취 능력 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전 원장은 “선천성 난청이라 해도 저주파수 청력이 의외로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한쪽 귀에 이미 인공와우 수술을 했다면, 상대적으로 청력이 더 남은 반대편 귀에는 하이브리드 인공와우를 적용해 잔존 청력을 살리는 선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성인 고심도난청 환자 역시 저음 영역이 일부라도 유지돼 있다면 기존 인공와우보다 하이브리드 방식이 수술 후 청력 보존에 유리하다.하이브리드 인공와우 수술은 대상자 선정부터 잔존 청력 평가, 수술 기법, 수술 후 재활까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치료다. 전 원장은 “부분난청은 더 이상 치료의 사각지대가 아니다”며​ “남아 있는 청력을 최대한 지키면서 말소리 이해력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치료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질환신소영 기자 2026/01/09 17:41
  • ‘삐’ 소리에 괴로운 이명, 음식으로 완화 가능… 뭐 먹어야 하나?

    ‘삐’ 소리에 괴로운 이명, 음식으로 완화 가능… 뭐 먹어야 하나?

    과일 섭취가 이명 위험 감소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명은 외부 소리 자극이 없음에도 머리나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메니에르병, 난청, 중이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전 세계 성인 중 약 7억4000만 명이 이명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4배로 많다. 최근 ‘미국 역학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은 11만3000여 명의 여성을 추적 조사해 4년마다 식습관을 평가했다. 추적 조사 기간 동안 약 2만3000 건의 이명 사례가 나타났다. 조사 결과 전반적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준수하는 것이 이명 위험을 반드시 감소시키지는 않았지만, 과일 섭취량이 많을수록 이명 발생 위험이 19%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설탕이 첨가된 음료, 통곡물, 콩류의 섭취량이 많으면 위험도가 12%에서 26%까지 증가했다. 과일 섭취와 이명 간의 관계를 다룬 연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5년 ‘영국 의학 저널 오픈(BMJ Open)’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30만1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 내용을 분석한 결과, 과일, 식이섬유, 유제품 및 카페인 섭취량 증가는 이명 발생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일 섭취 시 이명 발생률은 35%까지 감소했다. 연구진은 “식이요법은 이명 관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각 식품의 섭취량과 분류에 대해서는 아직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귀질환김보미 기자 2026/01/09 16:00
  • “크면 나을 줄 알았는데”… 초등 자녀 중이염, 안 낫는 이유는?

    “크면 나을 줄 알았는데”… 초등 자녀 중이염, 안 낫는 이유는?

    중이염은 아이들에게 매우 흔한 질환이다. 성인과 달리 초등 이전의 소아는 중이와 코를 연결하는 통로인 이관 구조상 분비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관이 어느 정도 성숙해 초등학생이 된 이후에는 중이염이 완화하는 게 일반적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 그 원인이 ‘이관 구조’가 아니라, 코 뒤쪽 ‘아데노미드’에 서식하는 세균 환경의 변화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홍석민,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김봉수 교수팀이 소아 만성 삼출성 중이염 환자를 대상으로 아데노이드 조직의 세균 환경을 연령별로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2020년 5월부터 2021년 2월까지 3개월 이상 지속된 만성 삼출성 중이염으로 수술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이 기간 편도 또는 아데노이드 절제수를 받은 소아가 대조군으로 구성됐다. 수술 과정에서 코 뒤쪽 아데노이드 조직을 채취하는 방법으로 세균의 분포를 분석하고,대상을 2~5세와 6~12세로 구분해 연령에 따른 차이를 살펴봤다. 중이에 고인 삼출액의 상태에 따라 중이염을 분석해, 중이염 지속 여부와의 연관성도 함께 확인했다.연구 결과, 정상 소아는 성장하면서 아데노이드에 서식하는 세균 구성이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12세 만성 삼출성 중이염을 앓는 소아에서는 연령에 따른 세균의 변화 패턴이 사라지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중이염이 오래 지속된 아이들에서는 폐렴구균과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등 중이염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세균이 증가했고, 전체 세균의 균형도 무너져 있었다. 끈적한 점액성 분비물이 동반된 중이염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게 관찰됐다. 이는 초등학생이 된 이후에도 중이염이 잘 낫지 않는 아이들에서는 아데노이드의 세균 환경이 정상적인 성장 변화 과정을 거치지 못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연구 저자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홍석민 교수는 “소아 중이염은 일반적으로 이관 구조의 영향이 크지만, 6세 이후 초등학생에서는 아데노이드 세균 환경이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환자의 나이와 중이염의 형태를 함께 고려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는 최근 SCI(E)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Cellular and Infection Microbiology’에 게재됐다. 
    귀질환최소라 기자2026/01/06 11:05
  • 더 이상 노인 문제 아냐… 청소년 난청 환자, 4년 새 40% 증가

    더 이상 노인 문제 아냐… 청소년 난청 환자, 4년 새 40% 증가

    청소년 난청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최근 학부모와 학생에게 학교 소식을 전하는 ‘e알리미’를 통해, 이어폰 사용 증가로 청력 손상 학생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난청이 더 이상 노년층만의 질환이 아니라는 경고다.◇10대 난청 환자, 4년 새 40% 이상 증가청소년 난청 환자 수는 최근 4년간 가파르게 늘었다. 남녀 구분 없이 전 연령대에서 초고령층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10~19세 남자 청소년 난청 환자는 2020년 1만1302명에서 지난해 1만6433명으로 4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49세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고, 초고령층을 제외하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여자 청소년도 비슷한 양상이다. 10~19세 여자 난청 환자는 2020년 1만2568명에서 지난해 1만7670명으로 4년 새 40.6% 늘었다. 이는 80세 이상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갑작스럽게 청력이 떨어지는 돌발성 난청으로 범위를 좁혀도, 청소년 환자 증가율은 전 연령대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난청이 노화의 결과라는 통념과 달리, 청소년기부터 청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갑자기 청력이 떨어지는 '돌발성 난청'으로 범위를 좁혀도 청소년의 난청 환자 증가율이 전 연령 구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85㏈ 이상 소음, 청력 손상 유발전문가들은 청소년 난청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소음 노출’을 꼽는다.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으로 음악이나 영상을 큰 소리로 장시간 듣는 습관이 대표적이다. 서울시교육청도 “큰 소리로 오랜 시간 콘텐츠를 청취하면 귀의 청각세포가 손상돼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한림대 성심병원 이비인후과 이효정 교수는 "10대는 이어폰 사용 외에도 콘서트 관람 등 소음에 스스로를 노출하는 일이 많은데 이런 행동이 '음향 외상'을 일으켜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버스나 지하철 같은 시끄러운 공간에서 이어폰을 사용할 경우 주변 소음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크게 듣는 경우가 많다"면서 "휴대용 음향기기의 볼륨을 최대치로 해두면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대한이비인후과학회도 홈페이지에서 소음성 난청과 관련해 '젊은 사람 중 청력 이상이나 이명을 호소하며 외래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면서 '매일 8시간씩 85데시벨(㏈)의 소음에 노출되는 것은 충분히 청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안내했다.의료계에서는 일상적인 대화 소리의 강도는 50~60㏈ 정도이며 일반적으로 75㏈ 이하의 소리는 난청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러나 85㏈ 이상이면 청력에 해로우며 소리 강도가 높아질수록 난청의 정도가 심해진다. 휴대용 음향기기에서 볼륨을 최대로 올릴 때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는 100㏈이 넘는다.비디오게임도 청력 손상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고려대 이비인후과 장지원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비디오 게임과 비가역적 난청' 보고서를 인용해, 전 세계 게이머가 난청 및 이명 위험성이 증가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비디오게임과 청력 손상 위험의 연관성을 지적했다. 게임 소리는 모바일기기에선 43㏈, PC방이나 게임센터에선 80~89㏈에 이른다. 또 순간 충격음은 최대 119㏈까지 보고됐는데 이는 아동은 물론 성인의 안전 노출 기준을 초과한다.◇학습 능력·자존감에도 영향… '60%-60분' 규칙 지켜야난청은 성인에게도 문제지만, 발달기에 있는 아동과 청소년에게는 더 큰 영향을 미친다. 20㏈ 이상의 청력 손실은 낮은 의사소통 수준, 자존감 저하, 스트레스 증가 등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는 "청력 손실은 단순히 듣기 어려움이 아니라 학업, 취업, 정신건강, 사회적 고립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의대 연구팀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난청과 낮은 학업 성적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확인됐다.문제는 청각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소년은 난청을 스스로 잘 인지하지 못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피하는 문제도 있다. 이효정 교수는 "중등도 난청은 보청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외부로 보이는 문제도 있고, 낙인이 찍히니까 보청기를 쓰지 않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성 난청은 평생 귀에 준 스트레스의 총합"이라면서 "보통 성인은 30세부터 청력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더 이른 청소년기부터 난청이 시작되면 나중에 노인성 난청이 더 심해진다"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난청 예방 수칙으로 ‘60%-60분’ 원칙을 강조한다. WHO가 제시한 이 원칙은 '최대 음량의 60% 이하로, 사용 시간은 하루 60분 이내로' 제한하라는 내용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옆 사람이 내 이어폰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볼륨이 과도한 것”이라며, 이어폰을 낀 상태에서도 다른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는 수준이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귓속형(인이어)보다는 헤드폰형이 낫고, 청결 관리와 귀마개 활용도 도움이 된다.아울러 의료계에서는 청소년 난청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학교 건강검진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일부 검진은 20㏈이나 40㏈ 등 제한된 주파수만 확인하는 수준에 그쳐,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정밀 검사 장비 도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귀질환신소영 기자2025/12/29 16:40
  • 난청 치료로 치매 걱정 덜어내… 수술·재활 모두 중요

    난청 치료로 치매 걱정 덜어내… 수술·재활 모두 중요

    귀가 하나도 안 들리던 사람이라도, 이제는 수술만 받으면 들을 수 있다. 이런 극적인 변화가 좋아 이비인후과 전공의를 하던 1995년부터 인공와우(Cochlear implant, 코클리어 임플란트)를 이용한 난청 치료에 매진해온 의사가 있다. 바로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다.인공와우는 청신경이 아직 살아있으나 달팽이관(와우)에 문제가 생겨 청력이 완전히 소실된 경우, 소리를 전기 자극으로 변환해 청신경을 직접 자극함으로써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는 전기 장치다. 소리를 증폭시키는 보청기를 써도 외부 소리를 듣기 어려운 환자의 귀 뒤쪽에 수술로 삽입한다. 박홍주 교수는 "청력이 '뇌'를 넘어 '삶'까지도 바꾼다"며 "난청 치료만 잘 해도 치매의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귀 안 들리면 치매 위험 커져박홍주 교수가 청력과 뇌 인지 기능 사이의 연관성에 주목하게 된 것은 2002~2003년에 다녀온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연수가 계기였다. 당시 같은 병원 레지던트가 난청이 인지 기능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밝혔다. 그 이후로 박홍주 교수는 이 연관성을 눈여겨보다가 난청 인공와우 수술을 한 후에 실제로 뇌 청각 중추의 부피가 개선됨을 세계 최초로 확인해 발표했다. 박 교수는 "정상인 사람과 난청이 오래 지속된 사람의 뇌 이미지를 비교해 보면, 청력 중추 이외에 말하기와 관련된 운동 중추, 감각 중추, 판단 중추, 기억 판단력 중추 등 뇌 다른 영역도 퇴화해 있다"며 "청각을 잃으면 외부 감각 자극의 양이 대폭 줄어 뇌 전체가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에 난청 치료를 통해 전체 치매 발생의 8%는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학술지 란셋에 실린 적 있다. 박홍주 교수는 "이미 경도 치매나 인지기능장애가 생긴 사람도, 난청 치료를 받아서 중증 치매로 넘어가거나 치매가 발생하기 전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벌 수 있다"고 말했다.청력 회복 80%는 수술, 20%는 재활청력 회복에 인공와우 수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이라면, 나머지 20%는 재활의 몫이다. 인공와우는 서로 다른 주파수를 감지하는 22개의 채널을 통해 소리를 전기 자극으로 변환한다. 사람의 뇌에는 주파수를 감지하는 내유모세포가 3500~4000개 존재한다. 이에 환자가 재활로 계속 뇌를 자극해야 22개의 채널로 들어오는 소리도 정상적 귀로 받아들인 소리처럼 뇌가 보정해 들을 수 있다.박홍주 교수가 몸담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은 환자용 청력 재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환자들은 그가 이끄는 인공와우 팀의 청각사와 언어 치료사도 주기적으로 만난다. 청각사는 환자의 청각 상태에 맞춰 인공와우 채널들의 전기 자극 세기를 미세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언어치료사는 인공와우 착용 후 정확한 발음으로 말하기 등의 훈련을 돕는다.이러한 노력 덕분에 박 교수의 인공와우 환자 중 한 명은 얼마 전 청력 검사에서 100점 만점에 100점을 맞았다. 평균적으로는 70점을 받는다. 박 교수는 이 환자처럼 인공와우 수술 후에 청력이 굉장히 향상된 사람들과 비교적 덜 향상된 사람들의 차이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각자가 뇌의 어느 영역을 잘 쓰지 못하거나 잘 써서 청력의 차이가 벌어졌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박홍주 교수는 "잘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덜 활성화된 뇌 영역을 계속 쓰도록 유도하는 재활 훈련을 하면, 뇌 기능이 개선되며 청력도 더 회복될지를 연구해서 환자들에게 적용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인공와우 수술로, 정상과 다름없는 삶 가능박 교수는 청력 회복 극대화 방안을 인공와우 수술 전, 중, 후 등 모든 단계에 걸쳐 연구하고 있다. 수술이 끝난 후에도 환자와 1년에 한 번은 꼭 만나고, MRI(자기공명영상) 사진이나 인지 기능 검사 결과 등 데이터를 누적한다. 환자 역시 그의 감독에 따라 청력을 계속 관리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그는 "관련 데이터를 이미 6~7년간 누적해왔다"며 "몇 년만 더 모으면 인공와우 수술을 통한 난청 치료가 뇌 부피 회복을 넘어 인지 기능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문을 작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특히 기억에 남는 환자도 있다. 인공와우 수술을 한 다음 음악에 맞춰 춤을 출 수 있게 된 어린이 환자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어릴 적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20년 후에 확인하니, 원래부터 청력이 정상이었던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생활을 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도 그의 연구 동력이다. 박 교수는 "사람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수술인 만큼, 내 연구를 통해 인공와우 수술의 전 세계적 수준을 향상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했다.
    귀질환이해림 헬스조선 기자2025/12/24 08:01
  • 노인성 난청, 나이 탓으로만 돌리기엔 위험하다

    노인성 난청, 나이 탓으로만 돌리기엔 위험하다

    “요즘 TV 소리가 너무 작게 들린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지 자꾸 놓친다.”이런 증상은 단순히 나이 들어 생기는 ‘노화 현상’으로 여겨지기 쉽지만, 실제로는 치료가 필요한 노인성 난청의 신호일 수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이명(귀울림)은 난청의 전조 증상인 경우가 많아, 초기에 정확한 원인 진단이 중요하다. 전문의들은 청력 저하를 방치할 경우 뇌의 청각 인식 기능까지 떨어지면서 의사소통 능력 저하·우울감·치매 위험 증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단순히 ‘잘 안 들리는 문제’가 아닌 삶의 질과 직결된 신체 기능 저하인 셈이다.◇​귀는 쉬지 않는다… ‘조용한 노화’의 결과가 난청노인성 난청은 노화로 인해 달팽이관의 청각세포와 청신경 기능이 점차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초기에는 높은 음역대의 소리를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이후 점차 대화 소리나 주변 생활 소리도 희미하게 들린다. 문제는 이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대부분은 TV 음량을 높이거나 상대방의 말을 되묻는 빈도가 늘어나도 단순한 노화로 생각해 진료를 미루게 된다. 그러나 한 번 손상된 청신경은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청력 손실이 비가역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단계별 난청 치료, ‘보청기’가 핵심난청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원인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초기에는 청력검사와 이명 검사를 통해 난청의 범위와 원인을 파악하고, 중이염이나 약물 부작용 등의 원인이 확인되면 약물치료나 이비인후과적 처치로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노인성난청, 소음성난청 등 대부분의 난청 유형들은 보청기 착용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수단으로 꼽힌다.보청기는 단순히 소리를 키워주는 기기가 아니라, 개개인의 청력 손실 패턴에 맞춰 특정 주파수대의 소리를 보정해주는 의료기기다. 이를 통해 뇌가 청각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청각 기능 저하를 늦추고 이명 증상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전문가들은 특히 노인층의 경우 ‘소리가 왜곡돼 들린다’거나 ‘시끄럽게만 느껴진다’는 이유로 착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보청기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정확한 피팅과 꾸준한 적응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인공와우 이식, 심도 난청의 대안으로보청기로도 청취가 어려운 심도 난청의 경우, 인공와우 수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인공와우는 손상된 달팽이관 대신 전기적 신호로 청신경을 자극해 소리를 인식하게 하는 장치로, 선천성 난청뿐 아니라 노인성 난청 환자에게도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술 후 재활 프로그램이 체계화되면서, 보청기에서 인공와우로 이어지는 ‘단계별 청력 재활 솔루션’이 가능해졌다. 즉, 난청 정도에 맞는 치료법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청력 회복의 폭을 극대화하는 접근이다.면목소리의원 홍성화 원장은 “노인성 난청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어렵지만, 조기에 진단해 적절히 치료하면 청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며 “보청기는 단순한 보조 기기가 아니라 뇌의 청각 회로를 자극해 청신경 퇴화를 늦추는 적극적 치료 도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력이 떨어지면 사람과의 대화를 피하게 되고, 그로 인해 인지 기능 저하나 우울감이 심해질 수 있다”며 “평소 TV나 전화 소리가 잘 안 들리거나, 대화 중 반복적으로 되묻는 일이 잦다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청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귀질환신소영 기자2025/12/23 13:43
  • "요즘 잘 안 들린다"는 엄마, 귀 속 뼈 굳는 '이경화증' 의심을

    "요즘 잘 안 들린다"는 엄마, 귀 속 뼈 굳는 '이경화증' 의심을

    중년 여성에게 발생 빈도가 높다고 알려진 귀질환이 있다. 바로 귀 속 작은 뼈가 굳어 소리 전달이 막히는 ‘이경화증’이다. 이경화증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는 이상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은 주로 “TV 볼륨을 높여야 하고, 대화 중 말을 여러 번 되물어야 한다”고 호소한다.달팽이관의 진동, 굳은 등골이 막는다이경화증은 귀 속의 세 개 작은 뼈, 즉 이소골 가운데 가장 안쪽에 위치한 등골이 굳으면서 발생한다. 등골은 난원창으로 소리 에너지를 전달해 달팽이관에서 청각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경화증이 있으면 등골족판이 경화되어 진동 에너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전음성 난청이 발생하며, 방치할 경우 청력 저하가 심각해질 수 있다. 면목소리의원 전영명 대표원장은 “이경화증은 약물로 호전되지 않고, 청력 손실이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질환”이라고 말했다.이경화증 진단에는 청력검사, 골도검사, 음향반사검사, CT(컴퓨터단층촬영) 등이 활용된다. 특히 중이염이 없고 고막 운동이 정상임에도 기도청력과 골도청력 사이에 차이가 나타나면 이경화증을 의심할 수 있다. 전 원장은 “고막 운동 검사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워, 골도청력검사와 전문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흔히 하는 기도청력검사만 시행할 경우 고막이 정상이라 귀질환 임상경험이 많지 않으면 감각신경성난청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골도청력검사가 필수적이다. 과거 수술법 단점 개선된 ‘등골절제술’로 청력 회복치료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보청기를 통해 소리 에너지를 증폭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수술 전단계에서 청력개선을 원할 경우 선택지가 될 수 있으나, 등골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단계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증상이 많이 진행된 경우 선택할 수 있는 수술적 치료법으로는 ‘등골절제술’이 있다. 과거에는 굳은 등골을 제거한 뒤 티타늄 보철물을 삽입해 침골과 연결하는 방식의 등골제거술이 시행됐다. 최근에는 등골제거술의 단점이 보완된 등골절제술이 시행되면서 성공율은 높아지고 부작용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등골절제술은 레이저로 등골족판에 작은 구멍을 뚫고 피스톤 보철물을 연결해 진동 에너지를 전달한다. 성공하면 청력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결과를 보인다.등골절제술은 난도가 높은 수술이다. 빙어낚시를 예로 들면 얼음판이 단단해야만 원하는 크기의 구멍을 탁 뚫을 수 있고, 살얼음판이라고 하면 구멍을 뚫는 동시에 잘게 부서져버릴 위험이 있다. 그래서 등골수술은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청력검사를 통해 전음성난청이 진행된 정도를 보고 수술이 가장 적합한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풍부한 임상경험이 없이는 진단도 어려운 질환이다. 전 원장은 “수술시기가 매우 중요한 굉장히 예민한 수술이고,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청력 검사와 재활 훈련이 필요하다”며 “수술 성공률이 높지만, 환자 상태에 맞는 방법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귀질환한희준 기자2025/12/11 11:17
  • 요즘 빙빙 돌고 어지럽다면… ‘이 영양소’ 부족한 걸 수도

    요즘 빙빙 돌고 어지럽다면… ‘이 영양소’ 부족한 걸 수도

    가을·겨울철 일조량 감소는 생각보다 우리 몸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낮 시간이 짧아지고 추위로 실내 생활이 늘면 햇볕을 충분히 받지 못해 비타민D 합성이 떨어지기 쉽다. 이로 인해 계절성 우울감은 물론 귀 건강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이석증 환자라면 이런 계절적 요인이 증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귀는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과 균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으로 나뉘며, 전정기관 안에는 아주 작은 칼슘 결정체인 '이석'이 존재한다. 이석은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중력 방향을 감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제자리에서 떨어져 나와 반고리관 안으로 들어가면 머리를 움직일 때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이때 나타나는 질환이 바로 '이석증'이다.강서 소리의원 배성천 원장은 “이석은 칼슘 결정체로, 체내 비타민D 농도와 매우 밀접하다"며 "비타민D는 햇빛에 노출돼야 체내에서 합성되는데, 가을철 햇빛이 줄어들어 비타민D 합성이 저하되면 이석의 구조적 안정성이 떨어져 제자리에서 이탈할 위험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갱년기 여성이라면 이 시기 비타민D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배 원장은 "갱년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비타민D 흡수율과 칼슘 대사 기능이 저하되고, 골밀도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이석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실제로 2020년 한 대학병원이 이석증 환자 1000여 명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비타민D가 부족하고 골밀도가 낮을수록 이석증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타민D가 뼈 건강뿐 아니라 내이의 평형기능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이석증은 머리를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유발되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피로감이나 저혈압으로 인한 기립성 어지럼증과는 달리, 주변이 빙빙 도는 듯한 현상이 반복되거나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차례 발생한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배성천 원장은 “이석증은 약물치료보다 이석치환술과 같은 물리치료를 통해 대부분 호전이 가능하다"며 "다만 비타민D 부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햇빛을 통한 비타민D 합성과 꾸준한 영양 섭취가 이석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가을철에는 햇빛 노출이 줄어드는 만큼 이석증 예방을 위해 가벼운 산책이나 실내에서도 창가에서 하루 15~20분 정도 햇볕을 쬐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또한 연어, 고등어, 우유 등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음식을 짜게 먹는 등 귀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생활습관도 개선하는 게 좋다. 또한, 이석증은 재발이 흔하기 때문에 머리와 몸을 급격히 움직인다거나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배 원장은 “햇빛이 줄어드는 계절에는 비타민D 결핍으로 인한 어지럼증, 피로감, 두통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러한 증상을 단순한 계절적 변화로만 보지 말고, 귀 질환 여부를 함께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귀질환신소영 기자2025/11/17 21:40
  • 귀 건강이 곧 '뇌 건강'… 난청 방치하면 인지 기능 저하 위험

    귀 건강이 곧 '뇌 건강'… 난청 방치하면 인지 기능 저하 위험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성 난청 환자 수가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난청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20년 64만6453명에서 2024년 82만3301명으로 늘었다. 난청은 청각기관 기능 저하로 소리를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질환으로, 최근에는 난청이 뇌 기능 저하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면서 치료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는 "난청은 청각 문제를 넘어 인지 기능 저하로 인한 치매까지 연결되는 질환"이라며 "귀 건강이 곧 뇌 건강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청력 떨어지면 인지 저하로 이어져난청은 평균적인 연령대에 비해 청력이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노화, 소음, 당뇨병·고혈압, 혈관 질환 등 원인이 다양하다. 세 명 이상 대화할 때 무슨 말인지 분간이 잘 안되거나, TV를 시청할 때 자막 없이 이해하기 어렵고 무언가를 자꾸 되묻게 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난청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난청은 인지 기능 저하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실제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에 따르면, 고심도 난청 환자는 치매 위험이 정상인의 약 다섯 배에 달했다. 지난해 국제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는 난청이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인지 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위험요인 중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게재되기도 했다. 송재진 교수는 "난청과 인지 기능 저하의 연관성을 밝혀낸 연구 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면서, 현재는 난청이 인지 저하를 가속화한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난청이 인지 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기전은 복합적이다. 뇌가 소리를 인지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면 기억력, 판단력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인지 자원이 줄어든다. 대화가 어려워지면서 점점 사람을 피하고 교류가 줄다 보면 뇌 활동 또한 더욱 감소한다. 난청 원인 중 하나인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 질환이 혈관을 손상시킬 경우 달팽이관의 미세혈관뿐 아니라 뇌 청각 피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귀질환최지우 헬스조선 기자2025/11/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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