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 68% 이명 경험… 소리 과민·청취 장애도 흔해

입력 2026/06/1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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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응답자 1138명 중 779명, 68.5%가 이명을 경험한다고 답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음악 산업 종사자 상당수가 이명, 소리 과민, 말소리 청취 어려움 등 청각 문제를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응답자 약 70%가 이명을 호소했지만 정기적으로 청각 검사를 받는 사람은 4%에 그쳤다.

미국 이스트테네시주립대 마크 파겔슨 교수 연구팀은 음악 산업 종사자 1138명을 대상으로 청각 건강 상태와 소음 노출, 청력 보호기 사용 실태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청각학 및 이과학(Frontiers in Audiology and Otology)'에 최근 게재됐다.

이번 연구 대상자에는 가수·연주자뿐 아니라 공연 스태프, 음향 엔지니어, 프로듀서 등 음악 제작과 공연 현장에서 일하는 다양한 직군이 포함됐다. 응답자 68.5%는 공연자였고, 27.5%는 스태프, 20.2%는 엔지니어, 14.1%는 프로듀서였다.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맡는 경우도 있었다.

우선 응답자 대부분이 음악 노출 기간은 길었다. 응답자 59.1%는 음악 산업에서 20년 넘게 일했다고 답했고, 20.3%는 10~20년 일했다고 했다. 즉 약 80%가 10년 이상 음악 관련 소음 환경에 노출돼 있었다. 주당 노출 빈도도 높았다. 51.0%는 주 2~4일, 33.8%는 주 5~7일 음악 관련 소음에 노출된다고 답했다. 노출되는 날 기준으로 하루 2~4시간 노출된다는 응답이 50.2%로 가장 많았고, 하루 5시간 이상이라는 응답도 26.9%였다.

가장 흔한 청각 문제는 이명이었다. 전체 응답자 1138명 중 779명, 68.5%가 이명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이는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음악인 이명 유병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른 청각 문제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 41%는 조용한 곳이나 소음이 있는 곳에서 말소리를 알아듣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소리가 지나치게 크게 느껴지거나 견디기 어려운 '소리 과민' 문제를 보고한 비율은 24%였다. 이명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소리 과민이나 말소리 청취 어려움 등 다른 문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았다.

큰 소리에 갑자기 노출된 경험도 흔했다. 응답자 56.4%는 매우 큰 피드백 소리 등 '음향 외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명을 호소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음향 외상 경험, 본인이 느끼는 청력 저하, 소리 과민, 소음 속 말소리 청취 어려움이 더 많았다.

흥미로운 점은 본인이 내는 소리와 작업 환경의 소리를 다르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응답자 76.7%는 자신의 연주나 작업 소리가 '적당하다'고 답했지만, 작업 환경이 '너무 시끄럽다'고 답한 사람은 45.3%였다. 연구진은 좋아하는 음악일수록 같은 크기라도 덜 시끄럽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내 음악은 괜찮고 남의 음악은 시끄럽다'고 느끼는 인식이 청각 손상 위험을 과소평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즐거운 음악이라도 청각 손상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청각 관리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응답자 69.2%는 청각 전문가에게 청력 평가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가끔 검사를 받는다는 응답은 27.0%, 매년 청각 관리를 받는다는 응답은 3.8%에 불과했다. 음악을 직업으로 삼고 귀 건강이 업무 능력과 직결되는 집단임에도 정기 검진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음악 산업 종사자를 위한 청각 교육과 관리가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설문 기반 연구라는 한계가 있다. 응답자 나이와 성별 정보가 없었고, 실제 청력 검사 결과가 아니라 본인이 보고한 증상에 근거했다. 또 청각 문제로 도움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설문에 참여했기 때문에 전체 음악 산업 종사자의 평균 상태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연구진은 "음악은 노출되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드문 직업적 소음 위험 요인"이라며 "음악을 즐기고 만드는 데 필요한 귀가 음악 때문에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을 더 잘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