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 즐기던 30대 여성이 청력 잃은 사연… “병원 빨리 갔어야”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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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지킨스의 최근 모습(왼쪽)과 고압산소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오른쪽)/사진=워싱턴포스트
건강을 위해 사우나와 냉수욕, 요가를 즐기던 30대 여성이 귀 먹먹함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결국 한쪽 귀의 청력을 잃은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앨리슨 칼린 호지킨스(32)는 2024년 8월 사우나와 냉수욕을 즐긴 뒤 해변에서 요가를 하던 중 갑자기 오른쪽 귀에서 날카로운 이명이 들리기 시작했다. 귀가 물에 잠긴 것처럼 먹먹했고 여러 차례 귀를 뚫어보려 했지만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곧 심한 어지럼증까지 나타났다.

이틀 뒤에도 귀 먹먹함과 이명이 계속되자 병원을 찾았지만, 담당 의사는 별다른 검사 없이 부비동 문제로 귀가 막혔을 가능성을 의심해 코 스프레이를 처방했다. 일주일 뒤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스테로이드제를 처방받아 복용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증상이 시작된 지 15일째 되던 날 호지킨스는 극심한 귀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았다. 그제야 청력검사를 받은 결과 오른쪽 귀의 고주파 영역에서 심한 청력 손실이 확인됐다. 이후 이비인후과에서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 진단을 받았다.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은 특별한 원인 없이 한쪽 귀의 청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질환이다. 귀가 먹먹하거나 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이명이나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신시내티대 신경학과 다니엘 선 교수는 "내이 질환, 감염, 머리 외상, 자가면역질환, 혈액순환 장애, 신경계 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약 90%는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귀지, 코막힘, 알레르기, 단순한 귀막힘 등으로 오인되기 쉽다는 점이다. 미국 국립난청·의사소통장애연구소(NIDCD)도 돌발성 난청 환자들이 귀 먹먹함과 이명을 단순한 귀막힘으로 착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돌발성 난청을 응급질환으로 본다. 증상이 갑자기 시작됐다면 가능한 한 빨리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 'JAMA 이비인후과 두경부외과'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증상 발생 후 7일 이내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한 환자는 치료받지 않은 환자보다 청력을 완전히 회복할 가능성이 약 5배 높았다. 선 교수는 "스테로이드는 내이의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며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청력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호지킨스는 이후 고막 안으로 스테로이드를 직접 주입하는 치료와 고압산소치료까지 받았다. 고압산소치료는 높은 압력에서 순수 산소를 흡입해 손상된 조직으로 산소 공급을 늘리는 치료법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스테로이드 치료와 함께 시행하면 청력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그는 한 달 동안 세 차례의 고막 내 스테로이드 주사와 20회의 고압산소치료를 받았음에도 청력을 되찾지 못했다. 귀를 울리는 이명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돌발성 난청 환자의 80~90%는 이명을 함께 경험한다. 전문가들은 손실된 청각 정보를 뇌가 보완하려는 과정에서 이명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명은 우울증과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의과대 연구에서는 이명 환자 약 5명 중 1명이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명을 완전히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다만 인지행동치료(CBT), 이명 재훈련 치료(TRT), 소리 치료, 보청기 등이 증상으로 인한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은 시간이 생명이라고 강조한다. 달팽이관의 청각세포와 청신경은 한 번 크게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청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환자의 약 절반에서는 청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지킨스는 "처음에는 왜 더 빨리 치료받지 않았는지 스스로를 원망했다"며 "하지만 당시에는 돌발성 난청이라는 질환 자체를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청력과 이명은 좋아지지 않았지만 회복력을 키우는 법을 배웠다"며 "누군가 같은 증상을 겪는다면 기다리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