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론, ‘바늘 없는 혈당 측정’ 美 특허 2건 추가 등록비침습 연속혈당측정기(CGM) 개발 기업 아폴론이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라만 분광 기반의 비침습 CGM 핵심 특허 2건을 추가로 등록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등록된 특허(US 12,502,105,와 US 12,507,917)는 웨어러블 형태의 바늘 없는 혈당 측정 장치와 그 핵심 알고리즘에 관한 것이다. 이로써 아폴론은 미국에서만 총 14건의 등록 특허를 확보하고 2건이 등록 승인받았으며, 현재 26건의 추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아폴론의 독자 기술인 ‘Moglu®’는 라만 분광을 통해 포도당 분자 신호를 직접 포착한다. 세 개의 정밀 파장을 사용해 피부 표면의 노이즈를 제거하고 혈당 신호만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아폴론은 올해 상반기 중 보스턴 메디컬 센터(BMC)에서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타당성 확인에 나설 계획이다.■스카이랩스, ‘카트 플랫폼’ CE-MDR 획득스카이랩스가 반지형 혈압계 ‘카트 플랫폼(CART PLATFORM)’이 최근 유럽연합(EU)의 의료기기 규정인 CE-MDR(Medical Device Regulation) 인증을 획득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인증은 광용적맥파(photoplethysmography, PPG) 센서가 탑재된 반지형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모바일 앱, 서버, 의료진용 웹 뷰어 등을 포함한 ‘카트 플랫폼’ 전반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카트 플랫폼은 혈압 측정을 주축으로 불규칙 맥파 등 다양한 생체신호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한다. 환자가 PPG 센서가 탑재된 반지형 의료기기를 착용하면 생체신호가 측정되며, 수집된 데이터는 모바일 앱을 통해 환자에게 제공되고 의료진은 웹 기반 뷰어로 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카트 비피 프로(CART BP pro)’는 2024년 의료행위 수가를 획득한 이후, 현재까지 국내 약 1700여 개 병·의원에서 활용되고 있다.■알파타우, 췌장암 인체 임상 연구 2건 발표종양 치료 전문기업 알파타우 메디컬(Alpha Tau Medical)이 알파 방사선 국소 치료 기술 ‘알파다트(Alpha DaRT)’의 췌장암 대상 최초 인체 적용 연구 결과를 ‘2026 미국임상종양학회 위장관암 심포지엄(ASCO GI)’에서 공개한다.첫 번째 임상은 과거 1회 이상 항암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는 환자를 포함해, 2~4기 췌장관선암(PDAC)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이 내시경 초음파 유도 하에 알파 방사선 치료를 췌장 종양에 직접 전달한 결과, 전체 32명 기준 객관적 반응률(ORR) 22%, 질병 조절률(DCR) 81%를 확인했다. 안전성 및 기술적 가능성 평가를 위해 의도적으로 저용량을 투여한 초기 환자 2명을 제외하면 ORR은 23%, DCR은 87%로 나타났다. 두 번째 연구는 췌장관선암 환자 23명을 대상으로 알파다트 시술 1개월 후의 생체 지표 변화를 추적한 것이다. 그 결과 호중구-림프구 비율(NLR), 혈소판-림프구 비율(PLR), CD4-CD8 T세포 비율, C-반응성 단백(CRP) 수치 등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기존 방사선 치료와 달리 알파다트가 환자의 면역 기능을 보존함을 시사한다. 알파다트 치료 후 염증 관련 물질인 IL-6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신이해림 기자 2026/01/09 10:39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며 시야가 좁아지는 만성 안질환이다.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녹내장은 안압 상승과 연관된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임에도 녹내장이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를 ‘정상안압 녹내장’이라고 한다.정상안압 녹내장은 말 그대로 안압 수치가 정상 범위에 속하지만,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형태의 녹내장이다. 건강검진이나 단순 안압 검사만으로는 이상을 발견하기 어려워 진단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국내에서는 정상안압 녹내장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보고되고 있어, 녹내장을 안압 문제로만 한정해 이해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정상안압 녹내장의 발생 원인은 하나로 설명되기 어렵다.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거나, 시신경 자체가 압력 변화에 취약한 구조를 가진 경우 손상이 진행될 수 있다. 저혈압, 혈압 변동이 큰 경우, 수면 중 혈압 저하, 말초 혈관 질환 등도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처럼 정상안압 녹내장은 단순 수치보다 시신경의 구조적·혈관적 조건과 밀접하게 연관된 질환이다.증상 측면에서도 정상안압 녹내장은 일반 녹내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초기에는 시야 변화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진행되면서 주변 시야부터 서서히 좁아진다. 중심 시야는 비교적 마지막까지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이상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시신경 손상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인 경우도 적지 않다.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안압 측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야검사, 시신경 단층촬영(OCT), 시신경 유두 관찰 등을 통해 시신경 손상 여부와 진행 양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특히 정상안압 녹내장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시신경의 형태 변화와 시야 결손 패턴을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치료의 목표는 안압을 더 낮게 유지해 시신경 손상 속도를 늦추는 데 있다. 정상안압 녹내장이라고 해서 치료가 필요 없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약물 치료를 기본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레이저 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다만 치료 방향은 개인의 시신경 상태와 진행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정상안압 녹내장은 통증이나 뚜렷한 시력 저하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 스스로 이상을 느끼기 어렵다. 이 때문에 안압 수치가 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녹내장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시야 변화가 미미하더라도 시신경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정밀 검사가 중요한 이유다.녹내장은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을 회복시키기 어려운 질환인 만큼, 조기에 발견해 진행을 늦추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특히 정상안압 녹내장은 수치보다 구조와 변화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점에서, 녹내장을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 칼럼은 더원서울안과 김석환 원장의 기고입니다.)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는 “수술 부작용으로 사정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던데, 괜찮을까요?”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수술의 목적이 증상 개선에만 집중되어 있었다면, 최근에는 배뇨 증상 개선과 함께 사정 기능을 얼마나 보존할 수 있는지가 치료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자동화된 수술처럼 보이지만, 결과는 자동이 아니다최근 전립선비대증 수술의 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워터젯 로봇수술(아쿠아블레이션)은 실시간 경직장 초음파(TRUS)와 내시경 영상을 동시에 보면서, 고압수로 비대 조직을 절제하는 방식이다. 레이저나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변 조직 손상이 현저히 적으며, 배뇨 증상 개선과 기능 보존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수술이다.하지만 워터젯 로봇수술을 기계가 결과까지 보장해 주는 수술로 이해하는 것은 오해다. 실제 임상에서 사정 기능 보존 여부를 좌우하는 것은 ‘집도의’가 절제 깊이와 범위를 어디까지로 설정하느냐다. 특히 사정 기능과 밀접한 전립선 요도 후방 구조를 얼마나 정확히 인지하고 보존하느냐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같은 워터젯 로봇수술인데, 왜 의료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까진료 현장에서는 타 병원에서 워터젯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받은 뒤, 수개월이 지나 역행성 사정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를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 한 50대 남성 환자는 수술 이후 배뇨 증상은 개선됐지만, 사정 기능 변화로 불편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영상 검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절제 범위가 정구(verumontanum) 인접 부위까지 비교적 깊게 형성돼 있었고, 사정관 주변 구조에 영향을 미친 정황이 관찰됐다. 아무리 자동화된 장비라 하더라도, 해부학적 구조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면 기능적 부작용은 발생할 수 있다.
한 주 간 놓치면 안 될 소식 들고 왔습니다. 바로 확인하세요!‘나도 제빵왕’ 윈터 캐빈 케이크 만들어요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이 서울•경인에 거주하는 소아암 환자를 대상으로 ‘나도 제빵왕’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겨울에 있는 오두막과 눈이 내린 풍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윈터 케빈 케이크를 만듭니다. 5세 이상의 암 환자와 그들의 형제자매 2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합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신청 기한은 1월 20일까지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홈페이지(kclf.org)나 전화(02-6261-7665)를 통해 문의하세요.부산지역암센터, 1월의 암 강좌부산대병원 부산권역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가 암 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건강 강좌를 개최합니다. ▲수면피로(16일) ▲바른 걷기(19일) ▲심리지지(21일) ▲영양, 식생활(22일) ▲아로마요법(26일) 등 프로그램별로 선착순 8명의 참여자를 모집합니다. 모든 프로그램은 부산대병원 융합의학연구동(S동) 5층 교육실에서 진행되며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예약 및 문의는 전화(051-240-6876)를 통해 가능합니다.전국 권역 암 생존자 통합지지센터, ‘프로그램’ 참가자 모집전국 권역 암 생존자 통합지지센터 19개소에서 암 생존자를 대상으로 ‘암 생존자 통합지지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경남 소아청소년)학교복귀 지원(12일) ▲(경남)피로관리(12일) ▲(충북 소아청소년)수준별 운동(12일, 14일) ▲(경기)이완 명상 훈련교실(14일) ▲(국립암센터 소아청소년)부모 심리지지(12일) ▲(대전)요가(13일) ▲(충북)근력강화 운동(14일) ▲(국립암센터)마음 봄1(14일) ▲(전북)하복부 기능개선 운동(15일) ▲(부산)수면, 피로 프로그램(16일) ▲(충남)말초신경병증 관리(16일) ▲(제주 소아청소년)심리지지(16일) 등 각 권역 센터 별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각 센터별 자세한 스케줄은 홈페이지(buly.kr/9iGhycX)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의는 전화(1577-9740)를 통해 가능합니다.제주대병원, 소아 암 환자 무료 강좌제주지역암센터에서 소아청소년 암 환자를 대상으로 강좌를 엽니다. ▲영양식생활(12일) ▲수준별 운동(14일, 28일) ▲심리지지(16일, 19일, 23일, 30일) ▲바른자세(21일, 26일) 등 프로그램별로 선착순 10명의 참여자를 모집합니다. 모든 프로그램은 암센터 내 상담실에서 대면으로 진행되며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각 프로그램별 스케줄은 홈페이지(jejurcc.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약 및 문의는 전화(064-717-1964)를 통해 가능합니다.분당차병원, ‘미술 치료’ 통해 회복력 키우세요분당차병원이 암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미술 치료’를 진행합니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암센터 3층 암정보교육실에서 한 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임상미술치료학 박사와 함께 그림을 통해 내면의 세계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며 힐링의 시간을 갖습니다. 구글폼(buly.kr/3NK0AMi)을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문의는 031-780-2991로 전화하시면 됩니다.건양대병원 암센터, ‘피부암’ 건강 강좌건양대병원 암센터에서 암 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피부암 건강 강좌를 진행합니다. 10월 23일 오후 2시 건양대병원 암센터 5층 대강당에서 열립니다. 피부암 진단(피부과 정승현 교수), 피부암 수술 치료(성형외과 임수연 교수) 등 60분 강의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갖습니다. 참가비는 무료며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이날 강좌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모든 참석자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합니다. 문의는 운영팀(042-600-9160)으로 전화하시면 됩니다.삼성서울병원, ‘갱년기와 골다공증’ 강좌삼성서울병원 암교육센터가 암 환자를 대상으로 ‘갱년기와 골다공증 관리’ 강좌를 개최합니다. 산부인과 김성은 교수가 폐경 증상과 관리법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1월 28일 오후 3시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예약 및 문의는 02-3410-6619로 전화하면 됩니다.
암일반김서희 기자2026/01/09 08:51
영국에서 시작된 디저트 ‘푸딩’은 독특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차갑게 또는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 어느 계절이든 생각나는 디저트인데요. 당뇨병 환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건강 재료 활용해 푸딩 식감 제대로 살린 ‘치아시드 푸딩’ 준비했습니다. 맛있게 드세요!세브란스병원과 함께하는 당뇨 식단오늘의 추천 레시피 배달 왔습니다!치아시드 푸딩섬유질, 단백질 풍부해 간식으로도 간편한 아침 식사로도 좋습니다. 과일 대신 그래놀라, 견과류, 씨앗류 등을 활용해 다양하게 응용 가능합니다.뭐가 달라?불필요한 첨가물 없는 ‘플레인 요거트’로요거트는 단백질, 칼슘이 풍부해 당뇨병 환자가 챙겨 먹기 좋은 유제품입니다. 설탕 등 맛을 내기 위한 식품첨가물이 함유돼 있지 않은 플레인 요거트를 골라 만들면 혈당 부담 덜합니다. 가향 요거트가 아니더라도 조리법대로 생과일 곁들여 먹으면 천연 향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혈당 상승 막는 작은 알갱이 ‘치아시드’치아시드는 박하과 식물 ‘치아’의 씨앗인데요. 섬유질이 풍부해 소화를 돕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식사 사이 간식으로 든든함을 채우기 제격입니다. 치아시드 한 큰 술에는 섬유질이 4.8g 들어있습니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 근육 성장을 돕고 혈당 급상승을 막아 당뇨병 환자가 먹기 좋습니다.혈당 급격히 안올리는 과일 골라야과일은 섬유질, 비타민, 항산화 성분 등이 풍부한 건강 식재료지만 천연 당인 과당이 함유돼 과다 섭취는 금물입니다. 혈당 상승을 신경 써야 하는 당뇨병 환자는 과일도 신중하게 적정량 골라 먹어야 하는데요. 오늘 조리법에는 혈당지수(GI)가 낮은 과일만 골라 활용했습니다. 혈당지수는 음식 섭취 후 혈당이 오르는 것을 수치화한 지표로 70 이상은 고혈당 식품, 56~69는 중혈당 식품, 55 이하는 저혈당 식품에 해당합니다. 사과 혈당지수는 36, 키위 혈당지수는 39입니다.재료&레시피(1인분)플레인 요거트 1개, 치아시드 한 큰 술, 사과 1/8개, 키위 1/2개, 블루베리 약간1. 요거트에 치아시드를 골고루 섞어 랩으로 덮은 후 30분 정도 불린다.2. 사과와 키위는 조금 잘게 자른다.3. 1을 유리그릇에 담고 사과, 키위, 블루베리를 토핑으로 올린다.Tip. 기호에 따라 단맛을 추가하려면 알룰로스, 스테비아 등을 조금 넣으면 된다.
세상은 참 빠르다. 빠른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현대인들은 효율적으로 행동한다. 말을 할 때도 과도하게 줄임말을 쓴다. 드라마나 영화도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기보다는 유튜브에서 요약본으로 즐긴다. 공부를 할 때도 교과서를 사서 읽기보다는 PPT 형태의 강의 자료를 이용하며, 동영상 강의도 2배속으로 본다. 가히 ‘효율의 시대’라 할 만하다.진로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쓸데없이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간을 보기만 할 뿐, 섣부르게 달려들지 않는다. 과거 조금만 흥미로운 것이 있으면 일단 질러보고 후회하던 불나방 같은 청춘을 보냈던 필자와는 매우 다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틀렸다고 할 수 없다. ‘양보다 질’이라고, 무턱대고 하기보다는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중한 결정을 내리고 시작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심리학의 영역에서는 양보다 질이라는 주장이 그렇게 설득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유명한 도자기 실험 일화가 있다. 학생들에게 도자기를 만들도록 했는데, 한 집단에는 무조건 많이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고(양 집단), 다른 집단에게는 최상의 작품 하나만을 만들도록(질 집단) 했다. 그랬더니, 역설적으로 정말 좋은 작품은 양 집단에서 나왔다고 한다. 질 집단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달려들어 좋은 작품을 구상하고 계획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썼던 반면, 양 집단의 사람들은 초반에 완성도 높지 않은 작품들을 만들어 내면서 기술이 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생겨나 결과적으로 좋은 작품들이 더 많이 나왔다는 것. 이 일화는 제프 벤 베이와 테드 올랜드의 저서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Art & Fear)>에 소개된 것으로, 실제 수행된 연구는 아니지만 창작 및 학습에서 결국 양(반복적인 실제 행위)이 질을 높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실제 수행된 연구들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창의성을 연구하는 심리학자 시몬튼은 베토벤, 피카소 등 714명의 유명 예술가의 생애를 추적하며 작품 수와 걸작 간의 관계를 살펴봤는데, 걸작은 주로 다작의 시기에 나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딱’하면 ‘척’하고 걸작을 만들어 낼 것 같은 예술 천재들도 많이 만들어야 걸작을 만들 수 있었다는 의미다.도자기 일화와 매우 유사한 연구들이 더 있다. 한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가능한 한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하라고 한 후 각 참가자들이 제출한 아이디어의 수와 그 중 수준 높은 아이디어의 비율을 확인했더니, 많은 아이디어를 제출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질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뇌를 살펴보니, 많은 양을 만들어 낼 때 사용되는 뇌의 영역과 질을 높이기 위해 작동하는 뇌의 영역이 딱히 구분되지 않았다.이후 다른 연구에서는 아이디어를 많이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엉뚱하고 자유로운 생각을 생성하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와 생성된 생각을 논리적으로 다듬고 연결시키는 ‘경험적 조절 네트워크’ 사이의 연결성이 더 강해졌다고 한다. 그래서 시몬튼은 주어진 기간 내에 생산된 전체 작품 수가 많을수록 그 중 창의적 결과물이 나올 기대값도 선형적으로 증가한다는 ‘동일확률 규칙’을 제안하기에 이른다.왜 질보다 양일까? 질을 우선시하게 되면, 결과물에 대한 과도한 압박이 시야를 좁게 만들고 창의적 사고를 억제할 수 있다.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양초, 성냥, 압정이 든 상자를 주고 촛농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게 벽에 양초를 고정하는 방법을 생각하라고 했다. 한 집단에게는 가장 빨리 해결한 상위 25%에게 많은 보상을 주는 경쟁상황을, 다른 집단에게는 아무런 부담 없는 테스트라고 말해 평가와 상관없는 자유로운 상황을 만들었다. 결과는 경쟁상황에서 수행이 더 좋지 않았다. 다른 연구에서도 골프 선수들에게 퍼팅을 할 때 팔 동작과 각도에 집중해서 완벽한 퍼팅을 하라고 지시했을 때 수행이 더 좋지 않았다.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좋은 결과를 가로막는 방해물로 작동한 셈이다.반면, 양으로 승부하는 방식은 무식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체화(體化)된 인지’의 개념으로 보면 훨씬 효과적인 방식이 될 수 있다. 체화된 인지는 몸의 감각과 움직임이 사고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한다. 예를 들면, 현관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을 때, 손을 움직이면 손가락이 알아서 비밀번호의 패턴대로 움직이고 이 과정에서 비밀번호가 생각나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텐데, 이렇듯 우리의 사고가 머릿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전체에 퍼져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체화된 인지다. 이를 앞에서 언급한 도자기 일화에 적용해 보면, 양 집단에서는 흙을 만지다 우연히 만들어낸 형태가 뇌에 새로운 영감을 주고, 이것이 다시 손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순환적 창의성이 발생하는 반면, 질 집단에서는 머릿속으로만 완벽한 형태를 구상하는 데 한정돼 창의력이 발휘될 공간이 더 좁아진다고 할 수 있다.지식이 고도화되면서, 무턱대고 양을 늘리는 방식은 구태로 간주되는 것 같다. 효율적인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 더 옳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연구 결과들은 의외로 양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아무리 훌륭한 영어, 수학 학원 선생님이 이해하기 쉬운 최고의 방식으로 알려줘도, 결국 영어 단어를 많이 외우고, 수학 문제를 많이 묵묵하게 풀어가는 단순 무식한 방법이 머릿속에 흔적을 많이 남겨, 내 지식, 내 능력이 되는 법이다. 그러니 가끔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하자. 양을 채우는 당신의 노력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