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쳤다. 바깥 온도가 영하 10도를 훌쩍 넘어서면서 실내외 온도차이는 무려 30도가 넘는다. 이런 큰 온도차로 코와 볼이 붉어지는 증상이 쉽게 나타나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방 본래의 얼굴색으로 돌아가는데 반해 붉어진 얼굴색이 빨리 회복되지 않는다면 ‘안면홍조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겨울철 심해지는 피부질환 중 특히 안면홍조증은 똑같은 자극에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얼굴이 쉽게 붉어지고, 오래 지속되는 질환이다. 피부가 희고 얇은 사람일수록 잘생기고 심한 여드름, 자외선에 많이 노출된 경우, 스테로이드 연고제를 많이 사용하는 경우 등이 원인이다. 이는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모세혈관들 때문에 나타나는데 유독 겨울에 급증하는 이유는 혈관성질환이기 때문이다. 혈관은 온도가 내려 가면 수축하고, 올라가면 확장하는 특징이 있다. 겨울은 실내외 온도차로 혈관의 수축과 확장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혈관의 탄력도가 떨어지면서 안면홍조를 유발한다. 한번 늘어난 혈관은 저절로 회복되지 않고 방치하면 더욱 심해져 혈관이 거미줄처럼 비쳐 보이는 ‘모세혈관확장증’이 나타날 수 있다.
안면홍조가 지속된다면 레이저 치료가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안면홍조의 발생을 유발한 후 치료하는 ‘홍반유도 퍼펙타치료’가 효과이다. 지금까지 안면홍조 치료는 시술 후에 멍이나 붓기가 남는 후유증이 발생해 치료가 까다로웠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홍반유도제를 도포해 의도적으로 홍반을 유도한 후 레이저를 조사(照射)하는 방법으로 레이저 투입률과 정확도가 높아졌다. 반응률이 높아지면 낮은 에너지로 치료가 가능해 색소침착이나 수포, 흉터 등의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치료가 가능하다.
연세스타피부과 정원순 원장은 “그 동안 안면홍조증 치료는 통증이 심하고, 후유증이 길게 나타나 치료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홍반유도 퍼펙타레이저는 제 3세대 안면홍조 치료로 통증과 멍, 붓기 등이 거의 사라지고 치료효과가 매우 높아진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안면홍조증이 없더라도 예방을 위해 자외선 차단, 여드름 치료 등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적으로 자외선에 노출되는 경우 피부의 혈관을 싸고 있는 탄력섬유가 손상돼 안면홍조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드름이 한곳에 지속적으로 나는 것도 그 후유증으로 모세혈관확장을 유발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잘못 사용하거나 장기간 도포해서 생기는 경우가 있으니 얼굴에 발진이 생겼다고 함부로 약을 바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안면홍조증이 이미 진행되었다면 피부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세안을 할 때는 미지근한 물로 닦아낸 다음 찬물로 헹구고, 세안제와 비누는 자극이 적은 순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 연세스타피부과 강진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