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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2월 344명의 승객과 20명의 승무원을 태운 일본항공 소속 보잉 747 전세기가 도쿄를 출발하였다. 비행기는 앵커리지와 코펜하겐을 경유하여 파리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2월 2일 아침 7시 12분, 비행기가 앵커리지 공항에 착륙하자 승무원들이 교대하였고 현지의 업체가 준비한 기내식이 실렸다. 아침 8시 45분, 비행기는 8시간 반 걸릴 예정인 코펜하겐까지의 비행을 위해 다시 이륙하였고 승객들에게 아침 식사가 제공되었다.
덴마크 시각 아침 6시 30분,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한 일본항공의 승객 중 일부가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식중독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환자는 계속 늘어 수백 명에 이르렀다. 공항은 엄청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고, 코펜하겐의 위생당국이 총동원되었다. 승무원들은 승객들의 호소를 의료진에게 통역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142명의 승객과 1명의 승무원이 시내의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나머지는 식중독의 원인이 확정될 때까지 호텔에 임시로 수용되었다.
역학조사 결과 이 식중독은 포도상구균에 의한 것으로, 기내에서의 아침 식사였던 오믈렛 위에 놓였던 두 쪽의 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앵커리지의 조리사 한 사람이 손에 난 가벼운 상처를 보고하지 않았으며, 조리된 음식들이 14시간은 실온에서, 14시간 반 동안은 섭씨 10도에서 방치됐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3도 이하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는 포도상구균이 햄 속에서 증식하며 식중독을 유발하는 독소를 만들어내었던 것이었다.
세계 항공사상 최대로 기록된 이 식중독은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 음식물을 조리하면 안 된다는 것과 음식을 세균이 자라지 못하는 온도에 보관해야 한다는 초보적인 규칙을 지키지 않은 데서 일어난 사고였다. 불행 중 다행이었던 것은 앵커리지에서 교대한 조종실의 승무원들은 아침을 먹고 탑승하였던 탓에 기내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은 영국의 의학 잡지 ‘란셋’이 조종을 담당하는 승무원들만큼은 서로 다른 조리사가 만든 식사를 각자 따로 하는 것이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바람직하다고 권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환자들은 덴마크 보건당국의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에 힘입어 모두 회복되었다. 사건 발생 후 10일째, 상태가 가장 위중했던 52세의 남자환자와 64세의 여자환자가 마지막으로 퇴원하던 날, 앵커리지에서는 일본항공의 기내식 담당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식중독의 유일한 사망자였다.
(울산의대 인문사회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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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하면 암이 퍼진다”는 말은 대표적인 잘못된 상식, 사진은 폐암 수술 장면. 조선일보 DB사랑하는 가족이나 친지가 암에 걸렸을 때, 의사가 설명을 제대로 안 해줄 때, 답답한 가슴들이 가장 손 쉽게 정보를 구하는 곳이 인터넷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암 정보 중 상당수는 과장됐거나, 의학적 근거가 없거나, 오히려 해로운 행위를 유도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단법인 대한암협회(회장·안윤옥 서울의대 교수)는 최근 인터넷에 암환자 단체나 의료기관 등이 개설한 암 정보 사이트 등 21곳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공립연구기관이나 대학병원 등 공공기관이 개설한 암 정보 사이트는 제외됐다.
협회에 따르면 21개 사이트 중 대한암환우협회, 한국암정보센타, 암승리자모임, 암을 이겨내는 사람들 등 16개 사이트에서 모두 558가지의 문제가 발견됐다. 이 중엔 K의원, I한의원, B한의원 등 의료기관이 운영하는 사이트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지적된 문제들은 ▲효능의 지나친 과장이 27%(150개)로 가장 많았고 ▲판단근거 불충분 21% ▲필수적 정보 누락 16% ▲의학적 오류 16% ▲검증 불가능 14% ▲유해한 행위 유도 5%였다.
‘효능의 과장’은 대부분 동물 실험 등에서 나타난 극히 제한적인 항암효과가 사람의 암 예방과 심지어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들이었다. 항암효과가 과장된 대표적인 식품들로는 가시오가피, 동충하초, 아가리쿠스, 야생뱀딸기, 삼백초, 상황버섯, 밭마늘, 육각수, 토종웅담, 개미취, 느릅나무껍질, 차전차, 화살나무, 주목나무, 호두기름, 상어연골 등이었다.
대체요법으로 많이 시행되는 단전호흡, 뇌호흡 요법, 파동요법, 쑥탕요법, 황토요법, 면역약침요법, 선식, 포도요법 등도 효과가 전혀 검증되지 않았거나 지나치게 과장된 방법들이라고 암협회는 지적했다.
한편 암 환자들 사이에 떠도는 얘기들 중 상당수는 의학적으로 명백한 오류로 제대로 된 암 치료를 방해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협회는 지적했다. ‘암은 수술을 하거나 수술하지 않거나 생존기간에 큰 차이가 없다’ ‘메스를 대기 전후에 사용되는 이소프로필 알코올 소독제가 암을 번지게 만든다’ ‘전립선암은 워낙 천천히 진행되므로 수술을 그리 권하지 않는다’ 등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는 대표적 오류들이라고 한다.
그 밖에 ‘암 세포는 열에 약해서 42℃가 넘으면 파괴되므로 쑥뜸이 좋다’ ‘뜨거운 방바닥에 솔잎을 3~4㎝ 두께로 깔고 그 위에 홑이불을 덮고 땀을 내면 좋다’ ‘백화사설초는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효과가 탁월하다’ ‘겨우살이를 환자에게 주사하면 좋다’ 등의 얘기들은 오히려 병세를 더 악화시키는 유해한 행위들이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안윤옥 교수는 “암 환자를 병문안 가서 위로한답시고 ‘무엇무엇이 좋다고 하더라’는 등의 말이 암 환자의 합리적인 치료방법 결정을 방해하고 심지어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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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암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새 항암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수술이나 방사선 요법, 기존 치료제로는 효과를 볼 수 없었던 말기 암 환자들의 마지막 희망이 되고 있다.
현재 국내외적으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약은 로슈(Roche)의 아바스틴(Avastin). 다른 항암제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말기 대장암 환자들에게 투약할 경우 평균 5개월 정도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에선 이미 매년 5만 여명의 말기 대장암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고 올해 1월부터 전국 30여 개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엔 이 약이 말기 유방암과 폐암 환자들에게도 비슷한 수명 연장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아바스틴의 또 다른 장점은 탈모나 구토 등 항암치료를 받는 말기 암 환자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 정상세포의 피해를 최대한으로 줄이고 암세포만 골라내 파괴하는, 이른바 표적 치료제(Target agent)이기 때문이다. 다만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출혈을 일으키는 부작용은 일부 보고되고 있다.
국립암센터 이진수 폐암연구과장은 “혈액암과 달리 고형암(固形癌)은 다단계 유전자 변형을 거치므로 지금껏 치료가 어려웠다”며 “그러나 분자생물학의 발달로 암세포를 정확히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글리벡, 이레사, 아바스틴 등 표적치료제의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각광을 받고 있는 또 다른 표적치료제는 로슈의 자회사 제넨테크(Genentech)가 개발한 타르세바(Tarseva). 폐암 치료제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었으며, 최근엔 췌장암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다. ‘제2의 글리벡’으로 불렸던 이레사보다도 서구에서는 더 높은 치료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비(非)소세포 폐암의 마지막 치료법으로 쓰일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액은 한달 25만원 정도다.
머크(Merck)의 얼비툭스(Erbitux)도 획기적인 암 치료제로 꼽힌다. 말기 대장암 환자에게 치료효과가 입증됐고, 미국에서는 전문의들이 말기 폐암 환자에게도 사용하고 있다. 현재 희귀의약품 센터를 통해 공급되고 있으며 올 4월부터 국내에서도 정식으로 시판될 예정이다.
한편 화이자의 수텐트는 올해 1월 미 FDA로부터 말기 신장암 및 위장기질암(GIST) 치료제로 허가 받았으며, 현재 미국에서 3000여명의 유방암, 폐암, 전립선암, 대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획기적 치료제들도 말기 암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킬 뿐 근원적으로 치료하진 못한다. 그나마 백혈병 등 혈액암은 비교적 완치 가능성이 높지만 위·간·폐·유방암 등 고형암은 현재로선 완치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경희의료원 종양혈액내과 김시영 교수는 “말기 암을 완전히 치료하는 것은 아직도 ‘신의 영역’이며 인간의 성취는 거대한 산을 옮기는 과정의 첫 삽을 뜬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현묵 헬스조선 기자 sean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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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눈의 조절력 감퇴로 가까운 거리가 잘 보이지 않는 노안(老眼)이 온다. 수정체가 두꺼워지고 노랗게 변해 색깔을 선명히 구분할 수 없게 되는데, 특히 파란색과 초록색, 보라색은 구분이 거의 힘들게 된다. 동공의 크기도 축소되어 빛의 통과 량이 감소되는데, 젊은이보다 3배 정도의 많은 빛이 필요하다.
청각고막을 진동시키는 근육이 위축돼 노인성 난청이 생긴다. 처음에는 고음만 잘 들리지 않다가 차츰 작은 소리도 웅웅 거리게 들리며, 난청이 심해지면 중음과 저음까지 들리지 않게 된다.
미각·촉각신맛과 쓴맛을 감지하는 기능이 증가하고, 단맛을 느끼는 감각이 감소해 단 음식을 찾는 경우가 많아진다. 또 후각 기능이 둔해지면서 식욕이 감퇴된다. 촉각이 둔화되면, 온도 식별 감각이 저하되면서 화상이나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아진다. 감각기능과 뉴런의 감소로 인해 통증감각도 둔화된다.
뇌신경계뇌와 척수의 신경 세포의 수가 줄고, 뇌의 피질 부분이 축소되고 뇌실이 커지면서 기억력, 판단력, 학습능력이 저하된다. 또 신경전달물질이 감소됨으로써 복잡한 운동이나 감각기능이 둔화되어 상황대처, 정보통합이 늦어진다.
근·골격계= 골밀도의 감소로 골절위험이 커지고, 신장이 감소하거나 목이 굽어 전체적으로 구부러진 체형이 된다. 근섬유의 크기와 수의 감소로 활동이 느려지고, 근력이 감퇴한다. 또 관절연골이 마모되고 감소되면서 무릎 및 허리의 통증이 생긴다.
심혈관계심장 내 판막의 섬유화로 두꺼워져 심장에서 잡음(雜音)이 생긴다. 또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 수술, 감염, 외상 또는 출혈 등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심부전이 쉽게 발생한다. 정맥혈이 정체되면, 모세혈관의 영양물질의 교환이 지연되기도 한다.
구강·위장관계입안의 타액분비가 줄어들면서 입안이 건조해지며, 치아의 마모와 치아의 높이가 낮아지고, 치주 조직이 주저 앉아 이가 빠지기 쉽다. 또 점막 위축으로 위산분비가 줄어들며, 위 운동의 감소로 인해소화능력이 저하된다.
호흡기계폐포 간 막의 퇴화로 인접한 폐포끼리 뭉쳐져서 수는 적어지고 크기는 증가한다. 때문에 폐 용적은 변화가 없으나, 폐활량 및 일회 호흡량은 감소된다. 또 섬모운동과 반사적 기침 기능의 저하로 기도 내 가래 등 이물질의 배설이 어려워져 쉽게 감염이 된다.
/ 박명수 분당서울대병원 노인전문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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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주위가 어두컴컴해지고, 흑백 세상이 된 듯했다. 안개가 심하게 낀 날 선글라스를 쓴 느낌이었다. 학창시절 고난도의 색약 검사에서 0.5초 속도의 빠른 색 감별력을 자랑했었지만 간호사가 눈앞에 갖다 댄 초록색과 파란색 색종이 구별에도 실패하고 말았다. 시야도 갑자기 줄어들어, 아무리 애를 써도 좌우가 보이지 않았다. 정면에 있는 물체만 보여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눈이 뻑뻑하게 아프고 피로해졌다. ‘노인체험’을 위해 스키장에서 쓰는 고글 같은 특수 안경을 썼기 때문이다.
시야 답답하고 말소리는 윙윙… 다리 후들후들… 앉고 싶기만
"이렇게 힘든데 어찌 살까" 싶어
앞이 안보여 우왕좌왕하는 기자에게 간호사가 내민 것은 작은 귀마개. 갑자기 간호사의 말 소리가 윙윙거리는 모기 소리처럼 아득하게 들렸다. 눈도 안 보이는데, 귀까지 잘 안 들리니 감옥이 따로 없었다. 입 모양을 쳐다보지 않고서는 뭐라고 말하는지 뜻을 명확히 알기가 힘들었다.
이제는 팔과 다리, 허리의 근육을 약화시킬 차례. 특히 골밀도 감소 체험을 위해 허리에 특수 자켓을 입자 지팡이의 도움 없이는 서 있을 수 없게 됐다. 한쪽 팔로 지팡이를 짚어 굽은 허리를 지탱하니, 반대편 팔이 자연스럽게 허리로 가서 ‘꼬부랑 할머니’가 연출됐다. 팔 다리에 관절을 둔화시키는 특수 장비와 묵직한 모래주머니까지 착용하니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왔다. 주저 앉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촉각을 둔화시키기 위한 장갑을 끼었다.
50년 이상의 세월을 뛰어넘어 영락없는 80세 할머니로 변신한 기자는 간호사의 안내를 따라 지하 2층에서 계단을 올라 지상 1층으로 갔다. 평소 두어 칸씩 뛰어 올랐던 계단이 그리 높아 보일 수 없었다. 둔화된 무릎 근육 때문에 등줄기에는 땀이 흘렀고, 다리는 후들거렸다. 계단 한 층을 올랐을 뿐인데, 등산이라도 한 양 온 몸이 뻐근했다.
한 숨 돌리고 이동한 곳은 횡단보도 앞. 지팡이를 쥔 손에는 벌써 물집이 잡혀 욱신거렸다. 신호등은 눈 앞에 있지만, 시야가 좁은 안경 탓에 정면만 볼 수 있어 계속 두리번거려야 하니 여간 불편하고 힘든 것이 아니었다. 노인이 되면 ‘길눈이 어두워 진다’는 옛말 그대로였다.
횡단보도를 지나 정류장으로 이동해 버스에 올랐다. 버스의 가파른 계단에 다리 하나 올리는 데도 천근의 무게가 느껴졌다. 느릿느릿 버스에 오르고 보니 다시 다리가 후들거렸다. 빈자리를 보니 그저 앉고 싶은 생각뿐. 의자에 털썩 앉으니 그제서야 살 것 같았다.
다음으로 병원을 혼자 찾는 노인을 체험하기 위해 병원 로비의 진료의뢰서를 작성해봤다. 특수 장갑 때문에 펜을 제대로 잡기조차 힘들었다. 몇 번이나 펜을 떨어뜨리고 나서야 겨우 진료의뢰서 1장을 완성할 수 있었다. 글씨는 삐뚤삐뚤,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1시간 30분간의 노인체험을 마치고 간호사실로 돌아왔다. 안경 벗고 장비 내려 놓으니, 그곳이 신천지(新天地)였다. 선명한 색감의 탁 트인 시야에 가슴마저 뻥 뚫렸고, 저 멀리 뒷산의 새소리까지 들리는 듯 했다. 족쇄를 벗은 팔과 다리는 하늘을 날 것처럼 가벼웠다.
“정말 이런가요? 이렇게 힘든데 어떻게 살 수 있나요?”
담당 간호사는 “아마 노인들의 신체 기능은 체험한 것보다 훨씬 낮을 것”이라며 “다행스럽게도 노화는 아주 서서히 진행되므로 노인들이 몸으로 느끼는 변화와 고통의 정도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힘겹게 계단을 올라왔다. 자동적으로 의자에서 엉덩이가 떨어졌다. ‘미래를 보는 거울이 있다면, 저 모습이 바로 내가 아닐까?’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 헬스조선 장선이기자 sunny0212@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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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법조계 등에 이어 의료계에도 ‘여풍(女風)’이 몰아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2006년도 신규 의사면허 수여식에서 신규 의사 3488명 중 여의사는 1074명으로 37.2%를 차지했다. 해마다 여의사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데, 2004년 27.7%, 2005년 31.9%으로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5.3%증가한 것이다.
한편 지난 2월 10일 발표된 49회 의사 전문의자격시험에서도 총 2803명의 합격자 중에서 여자 전문의가 702명으로 25.0%를 차지한 바 있다. 특히 여자 전문의는 26개 전문과목 중 소아과, 산부인과, 정신과, 성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산업의학과 등 9개과에서 수석을 휩쓸었다.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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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바람에다 몸짱 열풍까지 겹쳐 요즘 운동을 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졌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집 앞 공원 조깅 트랙에 나가보면 정말 수 많은 사람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뛰거나 팔을 휘두르며 파워 워킹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건강기자로 일하면서 정말 수 백 번 “운동하라”고 촉구하는 기사를 썼는데, 이제 그 결실을 보는 것 같아 한편으론 마음이 뿌듯합니다.
그러나 운동도 제대로, 똑똑하게 해야 합니다. 자기 체력에 맞게 운동하면 그만이지 ‘똑똑한 운동법’이 어딨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그게 아닙니다. 똑똑하게 운동하지 않으면 운동한 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부상을 입어 낭패를 보게 됩니다. 특히 40대 중반 이후엔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똑똑한 운동을 위해 첫째, 준비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준비운동은 우리 몸을 안정상태에서 운동상태로 변화시키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굳어 있는 발목, 무릎, 허리, 어깨, 목 등의 관절을 풀어줘서 관절의 가동(稼動) 범위를 넓혀주고, 근육에도 많은 피를 보내 힘을 더 많이 발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사실 준비운동의 필요성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만은 사람들은 귀찮고 재미없어서 대부분 준비운동을 생략합니다. 사실 공원이나 트레드밀 위에서 뛰거나 파워워킹을 하거나,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아 내가 운동을 하는구나”하는 뿌듯한 느낌도 들고, 또 재미도 있습니다. 이런 운동을 하면 엔돌핀 분비도 촉진돼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러나 준비운동은 동작 자체가 따분하고 지루합니다. 도무지 정적(靜的)이어서 재미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준비운동은 왠지 모르게 운동 같이 여겨지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준비운동 할 시간에 10분이라도 더 뛰겠다”고 말하곤 합니다.
아직도 팔팔한 20대라면 준비운동이 불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관절이 워낙 유연하기 때문에 관절이 삐거나 다칠 확률이 그만큼 적습니다. 그러나 30대 후반을 넘어섰다면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이 시기엔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 때문에 온 몸이 잔뜩 수축돼 있습니다. 이런 상태서 준비운동 없이 의욕만 앞세워 운동을 했다가는 얼마 못 가 어깨나 허리, 무릎, 발목 등에 탈이 나게 됩니다. 운동 전문가들은 10분 정도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라고 권하는데, 10분이 길다면 5분 이라도 스트레칭을 해서 몸을 풀어준 뒤 운동을 해야 합니다.
준비운동은 동작을 아주 천천히 정적으로 해야 합니다. 준비운동을 하라면 학교에서 배운 맨손체조나 군대에서 배운 국군도수체조를 떠올리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일 것입니다. 힘차게 몸을 비틀며 팔을 뻗고 반동을 줘서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하는 맨손체조를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동작은 매우 빠르고 동작의 범위가 큽니다. 그 자체가 준비운동으론 매우 부적절한, 과격한 운동입니다. 이 때문에 맨손체조(국군도수체조)를 하다 팔 다리를 삐는 분도 정말 많습니다. 준비운동은 마치 태극권처럼 매우 느리고 정적으로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반동을 줘서 허리를 굽혔다 폈다 하기 보단 허리를 천천히 굽혀 굽힌 상태를 10초 정도 유지해야 하며, 목을 왼쪽 오른쪽으로 빙글빙글 돌리기 보단 왼쪽 또는 오른쪽, 앞 뒤로 목을 숙이거나 기울여 한참 동안 정지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근육과 관절이 충분히 풀어집니다.
둘째는 근육운동의 중요성입니다. 규칙적으로 운동한다는 사람에게 무슨 운동을 하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조깅, 워킹, 등산, 자전거타기, 인라인 스케이팅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한다고 대답합니다. 역기를 들거나 벤치 프레스 같은 근육운동을 한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사실 저도 근육운동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심폐 지구력을 높이고, 체지방을 연소시키는 유산소 운동이야 말로 심장병과 당뇨병 등 성인병(생활습관병)을 예방하고 날씬한 몸매를 갖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똑똑하게 운동을 하려면 유산소운동과 근육운동을 동시에 해야 합니다. 유산소 운동만 하는 것은 마치 편식을 하는 것과 같으며, 두 가지 운동을 동시에 할 때 우리 몸은 가장 이상적으로 발달합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근육세포가 소실되면서 근육 자체가 점점 위축되는데, 이 때문에 위기상황에 민첩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부상이나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따라서 특히 중년 이상 되시는 분은 반드시 근육운동을 해야 합니다.
요즘은 모든 사람의 관심이 다이어트에 집중돼 있는데, 정말 살을 빼서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다면 근육운동을 해야 합니다. 근육은 우리 몸에서 두뇌 다음으로 열량 소비가 많은 조직입니다. 동일 분량의 지방조직보다 3배 정도 칼로리 소모가 많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따라서 지방을 빼고 그 자리에 근육이 생긴다면 산술적으로 예전보다 3배나 많이 먹어도 체중을 현재 상태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먹고 싶은 것 실컷 먹고도 살을 빼는 방법이 없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데 근육운동이 정답입니다. 근육이 생기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로 변하기 때문이죠. 물론 직접적으로 살을 빼는 효과는 유산소 운동이 더 뛰어나지만 정말 체중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체질, 즉 근육체질이 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셋째는 적절하게 운동하라는 것입니다. 사실 운동은 일주일에 3~5회만 하면 충분합니다. 더 이상 무리하게 운동하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고 운동생리학자들은 말합니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정말 피곤하고 힘들다면 차라리 운동을 않고 잠을 더 자는 게 좋습니다. 저녁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피로가 축적돼 온 몸이 물 먹은 솜 뭉치처럼 늘어져 있는데 억지로 운동을 하는 것은 몸을 혹사시키는 일이지 운동이 아닙니다. 물론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라도 억지로 운동을 할 필요가 있지만, 운동 습관이 붙은 사람은 반드시 매일 운동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인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운동을 하면 몸 안에서 유해산소(프리라디컬)란 물질이 다량 생성되는데 이것이 세포의 노화를 촉진하는 주범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유해산소란 호흡 과정에서 산소가 연소돼 이산화탄소로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운동을 하면 유해산소도 생성되지만, 유해산소를 차단하는 여러 가지 방어물질들도 분비되므로 적절하게 운동하면 세포 노화가 촉진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운동을 하면 유해산소의 생성량이 너무 많아져 세포의 노화가 촉진됩니다. 일반적으로 마라톤 같이 과격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은 적절하게 운동하는 사람보다 수명이 짧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넷째는 무리한 운동목표를 세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보면 “석 달 안에 마라톤 완주에 도전하겠다” “1년간 백두대간을 종주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우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 동남아 등지로 골프여행을 떠나서 하루에 36홀씩 2박3일 골프만 치고 오는 분도 많습니다. 그러나 운동을 할 때는 자신의 체력과 나이를 감안해야 합니다. “내가 이래 봬도 한때는...”이라며 힘 자랑하는 분이 많은데, 생각만 옛날 그대로지 몸은 완전히 달라졌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의욕만 앞세우지 말고 나이가 든 자신의 체력에 맞게 운동 계획을 다소 소극적으로 세워야 합니다.
마라톤이나 등산, 골프 같은 운동을 무리하게 하시는 분 중에선 특히 관절을 다치는 경우가 많은데 조심해야 합니다. 이제 웬만하면 90세까지 사는 시대입니다. 그때까지 인공관절 수술 받지 않고 자기 관절로 잘 지내려면 관절도 아끼고 조심해서 써야 합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우리 주위엔 운동 중독증이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운동을 하면 우리 몸에서 베타 엔돌핀이란 물질이 분비되는데 이 물질의 화학구조가 마약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하루라도 운동을 못하면 불안해하게 되지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모든 운동은 부상의 위험을 안고 있는데, 운동 중독증에 빠진 사람은 베타 엔돌핀의 강력한 진통 효과에 취해 자신의 관절이나 근육이 손상된 것도 모르고(또는 무시하고) 운동을 계속하게 됩니다. 결국 부상을 입게 되지요. 따라서 너무 지나친 운동은 중독성이 있어서 몸을 상하게 하며, 노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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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이자는 새로운 경구용 금연 치료제 ‘주석산 바레니클린’이 현재 유일하게 판매되고 있는 금연 처방 약물(부피로피온)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결과를 ‘니코틴-담배 연구협회(Society for Research on Nicotine and Tobacco)’ 연례 회의에 발표했다고 말했다.
2000여명의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실험은 환자에게 1일 2회 바레니클린 1mg씩 혹은 1일 2회 부프로피온 150mg씩, 또는 플라시보(가짜약)를 2주간 투여하고, 치료가 끝난 후 40주 동안 관찰했다.
2건의 연구 결과, 12주 후 바레니클린을 투여한 환자의 44%가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 부프로피온군의 금연율 30% 에 비해 높은 효과를 보였다. 한편 플라시보군은 18%에 그쳤다. 또한 상대적인 금연 성공율을 비교했을 때, 바레니클린군이 부프로피온군보다 약 2배, 플라시보군보다 무려 4배가 높았다. 특히 1년 후에도 바레니클린 투여군이 부프로피온이나 위약을 투여한 환자보다 금연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후 바레니클린으로 금연에 성공한 환자를 무작위 배정하여 다시 12주 동안 관찰한 결과 바레니클린 치료를 추가로 받은 환자의 71%가 6개월 이후에도 금연을 지속한 반면, 플라시보를 투여한 환자는 50%만이 6개월 이후에도 계속 금연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화이자제약측은 바레니클린 투여군이 우울증세, 짜증, 좌절감, 분노나 불안감 같은 금단증상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한 화이자의 조셉 카펠레리 박사는 “스스로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 중 불과 7%정도만이 1년 이상 금연을 할 수 있으며, 대부분 금연을 시도한 지 며칠도 안 되어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될 정도로 금연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밝히며, “바레니클린은 니코틴과 동일한 수용체에서 작용하도록 특별히 고안되어 흡연욕구와 금단증상을 해소하고, 동시에 니코틴의 강화현상을 억제하는 금연 치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바레니클린은 현재 미국 FDA가 승인을 검토하고 있으며 승인 후 ‘챔픽스(Champix)’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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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4년 46만명 산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연간 제왕절개분만율이 평균 37.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평가를 실시한 2001년 대비 2.8% 감소했지만 미국 29.1%, 영국 22.0%, 독일 23.3%, 세계 보건기구 권고율이 15%정도 수준인 것으로 비춰볼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10명 중 4명이 제왕절개’라고 하여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온 2001년에 비해 제왕절개분만율이 큰 폭으로 줄어들지 않은 이유로는 35세 고령산모의 증가, 의료분쟁조정업의 미비 등을 들 수가 있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 지역이 28.5%로 가장 낮았고, 강원 지역이 44.1%로 가장 높았다. 특히 VBAC(이전에 제왕절개수술을 받은 산모가 자연분만을 하는 것)율은 성모산부인과가 94.2%로 평균 3.7%인 것에 비추어 월등히 높았다. 그 다음은 연세필산부인과(62.9%), 미즈베베산부인과병원(48.5%), 가톨릭대학교성모병원(38.8%)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평가에서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은 전체 제왕절개 분만율은 35.4%, 초산모 제왕절개 분만율은 24.3%로 전체 731개 의료기관 중 ‘제왕절개 분만율이 상당히 낮은 병원군’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3차 병원일수록 고위험 산모가 많아서 1차 병원에 비해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는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산부인과 권지영 교수는 “과거 제왕절개를 했던 엄마들이 둘째, 세째 아이만큼은 자연분만을 고집할 때가 많다”며 “제왕절개술이 자연분만보다 회복이 더딘 것도 이유지만 엄마가 몸소 진통을 겪어 가며 아기를 낳았을 때, 자식애가 더 남다르기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엄마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오해와는 달리 제왕절개를 했다 하더라도 자연분만을 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권 교수에 따르면 VBAC로 인해 자궁파열 등이 올 위험은 0.7%로 극히 낮은 편이다. 미국의 경우도 과거 제왕절개 수술시 횡절개를 했고, 산모가 원한다면 VBAC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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