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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맛의 음식 중에서도 한국인들이 유독 좋아하는 게 '매운 음식'이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매운맛을 나타내는 강도인 '스코빌 지수'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라면, 떡볶이 등의 가공식품 마케팅에도 주로 쓰이는 스코빌 지수는 어떤 원리로 측정되는 것이며, 누가 어떤 이유로 개발한 걸까? 스코빌 지수에 관해 자세히 알아봤다.스코빌 지수(Scoville scale)는 1912년 미국의 화학자 윌버 스코빌이 개발한 것으로, 다양한 종류의 고추가 얼마나 매운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만들었다. 최초에는 사람이 직접 먹어보며 점수를 매겼다고 한다. 캡사이신이 들어 있지 않은 고추의 수치를 0으로 놓고, 실험 대상이 되는 고추 추출물을 물에 점점 희석해 여러 사람이 매운맛을 느낄 수 없을 때까지 희석했을 때의 비율로 값을 정했다. 단위는 SHU(Scoville Heat Unit)를 사용한다.그러나 사람이 직접 측정할 경우 개인차로 인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비롯해 사람이 맛보지 못하는 물질은 측정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2008년 영국 옥스퍼드대 리차드 콤프톤 연구팀은 탄소 나노튜브와 전류의 양을 이용해 캡사이신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현재는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 HPLC)라는 기술로 유기 화합물을 분리해 함유량을 측정하는 방법을 이용한다.국내서는 불닭볶음면이 스코빌 지수를 홍보에 이용하며 유명해졌다. 라면을 예로 들면 불닭볶음면의 스코빌 지수는 4400SHU, 신라면은 2700SHU, 불마왕라면이 1만4400SHU다. 음식으로는 청양고추가 1~3만SHU, 타바스코 고추가 3~5만SHU, 전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기네스북에 오른 '페퍼 X'는 약 300만SHU에 이른다. 반면 살짝 매콤한 맛만 느껴지는 파프리카와 피망은 100~1000SHU, 흔히 즐겨 먹는 풋고추는 1400SHU 정도다.한편 고추를 넘어 지구상에서 스코빌 지수가 가장 높은 물질은 뭘까. '레시니페라톡신' 이라는 물질로, 스코빌 지수는 무려 '160억SHU'나 된다. 아무리 궁금해도 절대로 맛보려 해선 안 된다. 레시니페라톡신은 선인장에서 발견되는 천연 화학물질인데, 이름의 톡신(toxin, 독)에서 알 수 있듯 독성을 지니고 있다. 1~5mg만 섭취해도 치명적이다. 만약 도전했다가는 제대로 맛을 보기도 전에 사망에 이를 것이다. 매운맛을 내는 성분으로 유명한 '캡사이신'도 희석하지 않은 원액은 스코빌 지수가 1500만SHU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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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은 옮지 않는다. 바이러스가 아닌 박테리아 세균으로 유발되기 때문에 전염성이 없다. 하지만, 여드름으로 오인하기 쉬운 피부 병변 중 전염성이 아주 강한 질환이 있다. ‘단순 포진’이다.단순 포진은 헤르페스 바이러스(HSV-I)로 생기는 피부 질환이다. 여드름과 오인하기 쉬운 단순 포진은 1형으로, 따끔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다가 포도송이 같은 물집이 무리 지어 보통 입술 주변에 생긴다. 물집이 하나로 합쳐지기도 한다. 입술 외에 얼굴 다른 부위에 나타나기도 한다. 물집은 농포로 진행해 딱지가 생긴 뒤 치유된다. 특히 처음 단순포진이 나타날 때 여드름과 비슷한데, 여드름보다 통증이 심하고 주변이 붉게 부어오른다. 여드름과 가장 큰 차이점은 피부병변이 생기는 기간이다. 여드름은 1~2주에 걸쳐 천천히 생기지만, 단순포진은 1~2일 만에 발진 된다. 스트레스, 피로, 월경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바이러스가 활성화된다.단순 포진은 대부분 1~2주면 없어지지만, 전염성이 강해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피부에 올라온 물집은 바이러스로 가득 차 있다. 터뜨리거나 손으로 만진 채 다른 사람과 접촉하면 전염시킬 수 있다. 단순 포진이 올라오면 물집이 터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기다렸다 자연적으로 물집이 터졌을 때도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키기 쉽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후 딱지가 생겨도 바이러스가 있기에 떼거나 건드리지 말고 건강한 피부가 돋을 때까지 가만히 둬야 한다.단순 포진이 생겼다면 다른 사람과 식기, 컵 등을 공유하거나 키스 등의 접촉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병변이 생긴 부위를 건조하고 청결하게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빨리 낫지 않고 증상이 계속된다면 항바이러스 제제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한편, 단순 포진은 80%이상에서 재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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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성병이라는 누명을 쓴 질환이 있다. 성생활과는 무관하지만, 성병으로 치부되는 질환들에 대한 오해를 풀어보자.◇헤르페스 감염증성병으로 오해받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헤르페스 감염증(단순포진)이 있다. 헤르페스 감염증은 헤르페스 바이러스(human herpes viruses)에 속하는 단순포진 바이러스가 피부와 점막에 감염을 일으켜 주로 수포(물집)가 발생하는 병이다.헤르페스는 1형과 2형이 있는데 1형은 주로 허리 위에, 2형은 허리 아래, 특히 외음부에 발생한다.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피곤할 때 입가에 물집이 생기는 헤르페스는 1형이다. 입술에 생기는 헤르페스는 1형 중에서도 가장 흔한 형태다. 1형 헤르페스로 인한 수포는 입술과 피부의 경계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며, 코, 턱, 뺨 또는 구강 점막에도 생긴다.헤르페스를 경험한 성인의 90~95%는 1형에 헤르페스 항체가 존재하고, 2형에 대한 항체를 가진 성인은 46~70%로 비교적 적다. 하지만 항체가 있다고 해도 재발을 예방하지는 못한다. 헤르페스 재발을 예방하려면 몸의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사마귀사마귀도 원인과 유형이 다양해 무조건 성병으로 분류해서는 안 되는 질환이다. 일반사마귀와 성병으로 분류되는 성기사마귀는 원인 바이러스부터 다르다.바이러스성 사마귀는 증상에 따라 크게 4개로 분류되는데 ▲손등, 손톱주위, 얼굴, 입술, 귀, 코 등에 발생하는 보통사마귀 ▲보통사마귀와 달리 표면이 편평한 편평사마귀 ▲티눈처럼 피부 속으로 파고드는 발바닥사마귀 ▲귀두, 요도구, 항문 주위, 여성 외음부, 음경 등에 발생하는 성기사마귀(콘딜로마) 등이 있다.사마귀의 원인은 인체 유두종 바이러스(HPV)인데, HPV의 유형은 약 130여개고, 일반적인 사마귀의 원인이 되는 종류는 주로 HPV 2형과 4형이다. 반면, 자궁경부암이나 성기, 항문, 구강인두암의 원인은 HPV 16과 18형 등이다.일반사마귀는 예방할 수 있는 약은 따로 없으며, 성기사마귀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있다. HPV 백신인 가다실과 서바릭스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과 성기사마귀 예방이 가능하다.◇질염질염은 '여성 감기'라고 불릴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아직도 성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질염은 15세부터 70세 이상까지 전 연령대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질환으로 질 분비물의 양이 많거나, 불쾌한 냄새가 나고, 가려운 증상 등이 나타난다.질염은 ▲캔디다성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 ▲세균성 질염 ▲염증성 질염 ▲위축성 질염 등이 있는데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 면역력이 떨어져 발생하기도 하지만 당뇨, 항생제 사용, 스테로이드 사용, 경구피임약 복용, 임신 등이 주요 질염 발생 원인 중 하나다. 염증성 질염은 아직 원인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트리코모나스 질염과 세균성 질염은 성관계가 발생 원인 중 하나지만, 변기, 살정제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질 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지켜야 한다. 신체의 면역력이 낮아지면 질염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충분한 수면과 휴식, 규칙적인 생활습관 등 기본적인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또한 알칼리성 비누나 바디샴푸보다는 약산성의 여성청결제를 사용하고, 평소에 몸을 조이는 속옷이나 옷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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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장되면서 집에서 혼술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 1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펴낸 ‘2020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9일이며, 주류 트렌드(복수응답) 1위로 ‘혼술’(74.9%)이 꼽혔다. 하지만 혼술은 알코올의존증으로 이어지기 쉽다.알코올의존증이 생길 수 있는 ‘위험한 혼술족’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조금씩이라도 매일 술을 마시는 것이다. 소량의 술이라도 꾸준히 마시면 내성이 생겨 결국 더 많이 마시지 않으면 참지 못하는 알코올의존증이 된다. 매일 맥주 한 캔을 마시는 습관이 있는 사람도 잠재적인 알코올의존증 환자다. 둘째, 술을 안 마시면 허전함을 느낀다. 술을 마시다가 안 마셨을 때 허전함을 느낀다는 것은 이미 알코올 의존에 의한 심리적 금단 현상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술을 조금만 마시려고 했는데, 더 많이 마시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술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반대로 혼자 술을 마시는 횟수와 양을 조절할 수 있고, 술로 인해서 업무나 대인관계 등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을 때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면 알코올의존증 위험에서 안전한 상태다. 하지만 혼자 술을 마실 때 알코올의존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건강하게 마시는 법’을 알아두고 실천해야 한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양과 횟수를 정해놓고 마시기=남자는 하루 평균 3잔, 여자는 2잔 이내로 마시는 것이 좋다. 맥주는 맥주잔, 소주는 소주잔 등 각 주류의 잔을 기준으로 한다. 횟수는 일주일에 두 번 이내가 적당하다.▷자기 전에 마시지 않기=밤에 잠이 안 와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지만 자기 전에는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알코올은 얕은 잠은 들게 하지만 깊은 잠은 방해하기 때문에 수면의 질이 악화된다. 자는 중에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깨게될 뿐 아니라, 자고 나서도 개운치 않고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TV 보면서 마시지 않기=TV를 시청하면서 음주를 할 경우 무의식 중에 계속 마시게 돼 자신이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판단할 수 없게 된다.▷안주 곁들이기=안주를 먹어야 알코올이 몸에 천천히 흡수된다. 영양가 있는 음식을 음주 전에 먹고, 음주 중에도 먹어야 한다.▷술을 대신할 수 있는 취미를 찾기=무료함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혼자 술을 마셨다면 친구를 만나는 등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인다. 술 생각이 덜 나도록 가벼운 산책, 운동, 취미 생활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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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일교차 속 미세먼지와 황사가 계속되고, 꽃가루까지 날리기 시작하면서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각막염 등 알레르기 질환자들의 고통이 시작됐다.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면 주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항히스타민 제제는 졸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약을 복용하고 나서 졸음이 몰려와도 일은 할 수밖에 없다. 조금 덜 졸린 항히스타민제는 없을까?◇다양한 알레르기약 '항히스타민제', 차이점은?히스타민은 외부자극으로부터 신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이다. 하지만 우리 몸에 침입한 물질이 유해하지 않음에도, 우리 면역체계가 과하게 반응하면 히스타민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알레르기 증상이 일어난다. 항히스타민제는 과도하게 분비되는 히스타민을 막아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는 약이다.현재 우리가 복용하는 항히스타민제는 크게 1세대와 2세대로 분류할 수 있다.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가장 초기에 개발된 약물로 히스타민 수용체에 비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이다. 히스타민 수용체뿐만 아니라 여러 콜린수용체, 세로토닌수용체, 아드레날린수용체에도 약효를 발휘한다. 분자 크기가 작아 뇌혈액관문(Blood-brain barrier, 약물·독물 등 이물질이 뇌조직으로 들어오는 것은 방해하는 장벽)을 통과해 중추신경계(CNS)에도 약효를 발휘한다.클로르페니라민, 디펜히드라민, 클레마스틴, 독시라민, 히드록시진 등이 대표적인 1세대 항히스타민제다.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H1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약이다. 주로 항알레르기, 항염증 효과가 있고, 1세대 항히스타민보다 뇌혈액관문을 적게 통과해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로는 세리티진, 로라타진, 아젤라스틴, 베포타스틴, 에피나스틴 등이 있다.2세대 항히스타민제 중 간 대사작용을 하지 않고 약효를 발휘하거나(약물대사체), 약효가 효과적으로 발휘되는 구조(활성이성질체)를 활용한 약 등은 3세대 항히스타민제로 분류하기도 한다. 레보세티리진, 펙소페나딘, 데스로라타딘이 이에 속한다.◇그나마 덜 졸린 알레르기 약은?알레르기 환자가 약을 먹을 때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졸음이다. 일상생활을 방해하지 않을, 조금 덜 졸린 항히스타민제는 없는 걸까?전문가들은 조금 덜 졸린 항히스타민제를 원한다면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약국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2세대 항히스타민으로는 세티리진, 로라타진, 펙소페나딘 성분이 있다. 대한약사회 오인석 학술이사(약사)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가 1세대 약보다 졸린 증상이 덜하다"고 말했다.같은 세대의 항히스타민이라도 성분에 따라 졸린 정도는 다르다. 오인석 약사는 "그중에서도 펙소페나딘(대표상품명:알레그라) 성분이 가장 덜 졸리고, 로라타진(대표상품명:클라리틴), 세티리진(대표상품명:지르텍) 순으로 진정작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즉, 2세대 항히스타민 중에서도 펙소페나딘이 가장 덜 졸리고, 세티리진은 비교적 졸음현상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알레르기 있을 때 마다 먹는 항히스타민, 내성은 없을까?알레르기 환자들은 이렇게 자주 먹도 될까 싶을 만큼 항히스타민제를 자주 먹는다. 최소 3일은 복용하다 보니 내성이 생기는 것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 항히스타민은 내성이 없다.오인석 약사는 "항히스타민은 내성이 있는 약물이 아니라 장기간 복용해도 약물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고 밝혔다.◇전립선비대증, 녹내장 있다면 항히스타민 복용 주의항히스타민 제제는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할 때 흔히 복용하는 약이지만, 누구나 먹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항콜린 부작용이 있는 대표적인 노인주의 약물이다. 항콜린약물은 65세 이상 노년층이 주의해야 하는 약물로, 입 마름·변비·어지러움·섬망 등의 부작용이 있다.오인석 약사는 "특히 전립선비대증을 비롯한 요배설 곤란이 있는 환자와 협우각 녹내장이 있는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 복용 시 주의가 필요" 하다고 강조했다.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할 때는 히스타민 함량이 높은 식품 섭취를 자제하는 것도 좋다. 오인석 약사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할 때는 히스타민 함량이 높은 식품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히스타민 함량이 높은 대표적인 식품으로는 참치, 꽁치, 고등어 등 등푸른생선, 시금치, 땅콩, 치즈 같은 식품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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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산행에 나섰을 때 원치않게 맞닥뜨리는 존재가 있다. 바로 ‘벌’이다. 봄이 되면 벌들도 동면에서 깨 활동을 시작한다. 흔히 등산 중 부상을 입었다고 하면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다치는 상황을 떠올리지만, 벌에 쏘여 이송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벌에 쏘였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함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소개하는 응급처치법에 대해 알아본다.쏘인 후 나타나는 전신성 과민반응, 생명까지 위협벌에 쏘였을 때 나타나는 초기 증상으로는 쏘인 부위 가려움, 통증, 부기 등 국소적 현상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벌에 쏘인 후 전신성 과민반응이 생겼을 경우엔 벌독에 의해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약 5%에게 나타나는 전신성 과민반응은 몸이 붓고 가려우면서 피부가 점차 창백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또 식은땀이 나거나 불안감, 두통, 어지럼증, 구토, 복부 통증, 호흡곤란, 경련, 의식 저하 등 쇼크 증상이 나타난다. 독소에 노출된 후 짧게는 몇 분 사이, 길어도 1시간 내에 증상이 발현된다. 경과가 매우 빠르다보니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 전신성 과민반응으로 인한 사망 중 60~80%는 기도가 부어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해 사망하는 질식사로 알려졌다. 따라서 벌에 쏘인 후 전신성 과민반응을 보인다면 병원으로 이송하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도록 한다.벌침 뺄 때 집게·핀셋 사용? ‘NO’벌에 쏘였다면 우선 빨갛게 부어오른 부위에 검은 점처럼 보이는 벌침을 찾는다. 이후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피부를 긁으며 침을 뽑아낸다. 침을 완전히 제거했다면 얼음주머니를 이용해 상처 부위 통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도록 한다. 이때 집게나 핀셋, 손가락을 이용하면 독주머니를 짜게 돼, 벌침 속 독이 몸 안으로 더 들어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뱀에 물리면?벌만큼 많지 않지만 등산 중 뱀에 물리는 경우도 있다. 뱀에 물렸을 때는 즉시 긴급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상처자국을 통해 독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머리가 삼각형이고 물린 부위 앞쪽에 두 개의 이빨 자국이 생겼으면 독사일 가능성이 높다. 구조 전까지는 환자를 가까운 곳에 눕혀 안정을 시키고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이후 독이 퍼지지 않게 물린 곳 5~10cm 위를 적당한 압력으로 묶는다. 이때 압박대를 사용해 너무 강하게 조이면 2차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할 때는 몸을 고정시키고 손상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다.뱀에 물린 후 얼음찜질은 권장하지 않는다. 얼음찜질로 독소를 비활성화하지 못하는 데다, 동상에 의한 조직괴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빨리 독소를 빼기 위해 동행한 사람(비전문가)이 칼로 물린 부위를 절개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히려 근육, 혈관, 신경 등을 손상시킬 수 있다. 특히 입으로 빨아서 독을 뺄 경우, 입을 통해 독이 체내로 흡수되는 것은 물론, 입 안의 여러 세균에 의해 물린 상처 부위에 2차 세균감염이 생길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 같은 행위는 매우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삼가도록 한다. 이밖에 전기나 불로 물린 부위를 지지거나 담배, 된장 등을 상처에 바르는 등의 방식은 확인되지 않은 속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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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시술에 널리 쓰이고 있는 보톡스. 일반적으로 미국 앨러간사의 상표명인 '보톡스'라는 이름으로 불려오고 있지만, 실제 원료명은 '보툴리눔 독소(Botulinum Toxin)'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독성을 지닌 성분이다. 실험에 따르면 원료 기준으로 단 1g만 있어도 쥐 10억 마리를 죽일 수 있다. 사람도 1g으로 200만명을 죽일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렇게 무서운 보톡스지만, 공정을 거치면 미용 시술에 이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거듭난다. 보톡스의 모든 것을 파헤쳐본다.◇극소량만 정제해 만들지만… 과하면 부작용 생겨보툴리눔 독소는 신경독성으로, 사람이 섭취할 경우 운동장애나 시각장애 등 신경적 이상을 유발한다. 보톡스는 보툴리눔 독소가 일시적으로 근육 마비를 유발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미용 목적의 보톡스 제품은 보툴리눔 독소를 매우 미량만 사용해 만든다. 아이디성형외과 황성현 원장은 "보툴리눔 독소의 순수 단백질만을 10억분의 1g 단위, 즉 나노그램 수준으로 정제해 사용한다"며 "따라서 인체에 전신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근육에만 국소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간혹 보톡스를 근육의 크기 자체를 줄여주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지만,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사용하지 않도록 만듦으로써 자연적으로 줄어들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독소를 극소량만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고용량을 매우 잦은 빈도로 투약했을 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가장 흔히 생기는 문제가 '보톡스 내성'이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유광호 교수는 "독소 자체가 외부물질이다 보니 코로나19 등 병원체와 마찬가지로 계속 투약하다 보면 항체가 생길 수 있다"며 "특히 한 번에 고용량을 투약하거나, 6개월 미만의 주기로 자주 맞을 경우 항체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드물게 심각한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황성현 원장은 "보톡스를 과량 투여했을 경우 전신 쇠약, 호흡근이나 삼킴근 마비 현상 혹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성능 차이 크게 없어, 올바른 용법·용량이 중요보톡스를 같은 부위에 맞는 데도 저마다 효과가 다른 듯한 느낌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보톡스 내성 외에도 다른 문제가 원인일 수도 있다. 이대서울병원 성형외과 김지훈 교수는 "같은 부위에 보톡스를 맞았더라도 투여량이나 제품 종류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황성현 원장은 "관련된 신경근과 눈 주변의 해부 등 해부학적 이해가 높은 의사에게 시술받아야 한다"며 "잘못 시술받으면 어색한 표정, 사시 등 부작용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최근엔 국내외 구분 없이 다양한 보톡스 제품이 나오면서 환자가 직접 보톡스 종류를 선택할 수 있는 병원이 대부분이다. 제품별로 차이는 없는 걸까? 유광호 교수는 "보톡스 회사들은 제품을 승인받기 위해 원조 제품인 '앨러간' 만큼의 임상적 효능이 있는지 입증하기 때문에 엄청난 차이는 없다"며 "제품 선택보다는 적절한 용법과 용량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성현 원장은 "각 제품의 차이점은 크지 않지만, 내성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제오민(xeomin) 사의 제품을 선호하는 의료진이 많다"고 말했다.다만, 재시술을 받거나 리터치(시술 후 효과에 따라 조금씩 더 투약해 다듬는 과정)를 받을 계획이 있다면 이전에 시술받은 제품명과 용량을 정확히 기억해두는 게 좋다. 같은 제품을 이용해야 이전의 효과와 비교해 용량을 조절하는 등보다 용이한 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병원과 달리 과도하게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곳도 주의한다. 보톡스 제품은 개봉 후 되도록 한 번에 다 써야 하고, 개봉 후 보관 시간이 72시간을 넘겨선 안 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정품을 개봉해 확인할 수 있는 병원에서 시술받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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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한 사람은 살을 조금만 빼도 건강 효과를 볼 수 있다. 2~3kg만 감량해도 제2형 당뇨병 위험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고, 수면무호흡증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Daily Mail)'이 운동 없이 살 뺄 수 있는 방법으로 소개한 10가지를 알아본다.▷식사할 때 휴대전화 쓰지 않기=밥 먹을 때는 식사에만 집중해야 과식을 막는다. 2019년 ‘생리학 및 행동 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식사할 때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메시지를 읽은 사람은 그렇지 않을 때에 비해 열량 섭취가 15% 늘었다. 연구팀은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산만하면 뇌가 음식을 얼마만큼 먹었는지 인지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밥 먹을 때는 책, 잡지도 읽지 않는 것이 좋다.▷음식 씹는 소리 듣기=음식을 씹는 소리를 집중해 들으면 음식을 적게 먹을 가능성이 크다. 2016년 ‘음식 질과 선호 저널’에 게재된 연구를 보면, 과자를 먹을 때 나는 ‘바삭바삭’ 소리를 크게 들은 그룹은 희미하게 들은 그룹보다 과자를 더 적게 섭취했다. 씹는 소리에 집중하려면 조용한 장소에서 밥을 먹는 게 좋다.▷커피는 블랙커피, 라떼는 양 줄이기=커피는 블랙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다. 영국 노팅엄 의대에 따르면 커피는 갈색 지방을 활성화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갈색지방은 저장된 에너지를 연소하는 역할을 한다. 블랙커피 대신 라떼를 선호한다면 우유량을 줄이는 등 평소보다 적게 마셔야 한다.▷요거트 먹기=오후 간식으로 요거트를 섭취하면 포만감을 느껴 과식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 미주리대 연구에 따르면 고단백 요거트를 섭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배고픔을 덜 느끼고, 저녁 식사 때 100kcal 적게 섭취했다. 요거트가 취향에 맞지 않으면 고단백이 함유된 다른 간식을 선택해도 괜찮다.▷집밥 먹기=외식, 배달 음식보다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것이 좋다. 미국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 연구팀이 9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1주일에 6~7일 직접 요리해 식사하는 사람은 외식을 자주 하거나 즉석식품을 먹는 사람보다 매일 150kcal를 적게 섭취했다. 분석 결과, 집에서 요리한 사람은 전반적으로 지방과 설탕을 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물 자주 마시기=수분 섭취는 틈틈이 하는 것이 좋다. 2016년 ‘당뇨병 영양관리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물을 3잔 만 더 마셔도 일일 섭취량이 205kcal 정도 줄어든다. 연구팀은 물이 과식을 예방하고 설탕이 첨가된 고열량 음료를 대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충분한 수면 취하기=매일 밤 깊이 자면 체중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2011년 ‘미국 임상영양 저널’에 게재된 연구를 보면, 4시간 잔 사람은 7~9시간 잤을 때보다 하루에 300kcal 더 섭취했다.▷주방 정리하기=주방이 어수선하면 과식을 유발할 수 있어 깨끗이 정리하는 게 좋다. 미국 코넬대 연구에 따르면 지저분한 주방에 있는 여성은 깔끔한 주방에 있던 여성보다 쿠키는 두 배, 열량은 65kcal 더 섭취했다.▷말린 자두 먹기=말린 과일은 당도가 높아 섭취를 꺼리는 경우가 있지만, 말린 자두는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영국 리버풀대 연구팀이 남성과 여성에게 각각 자두 170g, 140g씩 먹인 결과, 3개월 후 체중이 약 2kg 줄어들었다. 허리둘레는 1인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자두 풍부한 섬유질이 체중감량 효과를 내는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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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은 달콤한 독약이다. 그만큼 몸에 해롭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적극적으로 당분 섭취량을 줄이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설탕을 비롯해 과당·포도당·시럽 등 당류를 많이 섭취할수록 대사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고, 노화도 촉진된다.◇대사질환 유발하고 인지력 떨어뜨려적당한 당분 섭취는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꼭 필요하다. 하지만 당분을 필요 이상으로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고, 이를 정상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된다. 그러면 다시 혈당이 갑자기 떨어지는데,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인슐린저항성이 생긴다. 당뇨병·관상동맥질환 등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설탕이 몸속에 들어가면 이를 소화하고 배출시키기 위해 비타민·미네랄·칼슘이 다량 쓰이며, 이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많이 생겨 노화가 앞당겨진다. 각종 암 발병 위험이 올라가고, 인지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설탕은 그렐린·렙틴과 같은 식욕과 관련된 호르몬 분비에도 관여하는데, 이는 결국 비만을 유발한다. 과일 속에 든 과당도 문제다.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에서 2012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과도한 과당 섭취는 간독성을 유발하고 만성질환 위험을 높인다.◇단 맛도 술·담배처럼 의존성 생겨당분은 먹으면 먹을수록 의존성이 생긴다. 알코올이나 니코틴처럼 계속 찾게 되는 것이다. 미국 임상영양학회지에 게재된 한 논문에 따르면 설탕을 먹으면 보상·동기부여·맛과 관련된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고 한다. 단맛을 봤을 때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쾌감 때문에 습관처럼 단 음식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렇게 당분을 계속 섭취하다 보면 원하는 단맛의 강도가 점점 세져서 당분을 더 많이 먹게 된다.단맛은 짠맛이 함께 있어야만 느껴진다. 단 음식을 먹을수록 나트륨 섭취량도 함께 늘어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음료 마시지 말고, 설탕 대신 단맛 채소를당이 많은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 과일주스, 인스턴트 커피 섭취는 줄여야 한다. 음료 섭취를 끊을 수 없다면 영양 성분에 표시된 당류 함량을 확인, 가급적 적게 든 것을 고르고 WHO에서 권고하는 25g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음료에는 당류 함량이 표시돼 있다. 이 표시만 제대로 확인해도 당 섭취량을 관리할 수 있다.음식을 조리할 때 설탕·물엿과 같은 첨가당을 넣지 않는 것도 당 섭취를 줄이는 방법이다. 대신 양파, 양배추, 파프리카 등 단맛이 많이 나는 채소를 넣으면 된다. 빵·과자도 가급적 먹지 않는 게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당을 섭취하는 식품으로는 음료 이외에 설탕(16.8%), 빵·과자·떡(15.2%)도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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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 미술 담당 기자로 일하면서 추사(秋史)를 존경하게 됐다. 전시장에서 만난 글씨는 가을처럼 엄정하고, 역사처럼 다단했다. 정갈하고 현란한 타이포그라피는 불변의 현대성 같은 걸 뿜었다. 작품도, 예술혼도 떨어지기 직전의 동백꽃처럼 선명했다, 낭자했다.김정희(1786-1856)에 대한 존경이 최근 북한산 비봉에서 깊어졌다. 비봉은 오르기 쉽지 않다. 릿지 등반, 암벽 등반을 하는 이들에게야 스르륵 지나가고 말 곳이지만 계곡과 능선을 찬찬히 걷는 평균적 등산객들에겐 난코스다. 그러니 봉우리 위, 진흥왕 순수비가 천 년 동안 잊힐 수 있었고, 내가 추사의 클라이밍 능력을 존경도 하는 거다. 신라 진흥왕이 세운 비(碑)가 있어 비봉이고, 그 정체를 밝혀낸 게 추사다. 지금 산 위에 있는 비석은 모조품이다.◇비봉 남쪽 비탈의 크랙 암반은 난감하다다른 봉우리들처럼 비봉도 한쪽으로만 오르지 않는다. 봉우리의 남쪽과 북쪽 사면이 그나마 사람들이 다닐 만한 곳이다. 족두리봉, 향로봉에서 오다 보면 남쪽으로 오르게 되고, 문수봉, 사모바위, 승가봉을 거쳐 오게 되면 북쪽을 타게 된다. 그런데 남쪽으로 오를 때 난관이 하나 있다.비봉 정상을 오르는 남쪽 사면은 거리로 치면 60m 정도다. 가파른 암릉이라곤 해도 수직의 절벽이 아닌 이상, 작심하면 못 오를 것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한 40m 올라가면 질색을 하게 된다. 크랙(crack, 갈라진 틈)이 있는 4-5m 높이의 암반이 수직에 가깝게 선다. 크랙과 함께, 아마도 인위적으로 판 듯한 얕고 조그만 홈이 두어 개 있어서 그나마 도전해볼 만 하지만 누구나 가능한 건 아니다. 북쪽 사면도 험한 암릉인 건 마찬가지인데, 남쪽 사면의 크랙 부분처럼 아예 곤두서버린 곳은 없다. 애쓰고, 바둥거리면 등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곳이다.자, 그럼 추사는 어느 쪽 사면으로 비봉을 올랐을까. 추사는 비봉의 남·북 사면 중 어느 비탈을 타고 올라 천 년 세월에 묻혔던 신라 영웅의 순수비를 만났을까. 어느 길로 비봉을 올라, 세월과 풍파와 이끼에 닳고 퇴색해 정체성을 잃었던 비석의 존재를 세상에 밝히고 알렸을까. 추사는 금석학(金石學)의 대가였다. 쇠와 돌에 새겨진 문자 연구의 당대 일인자, 최고봉이었다.◇추사는 남과 북, 어느 비탈로 비봉을 올랐을까추사는 비봉의 북쪽 암릉을 타고 올라가 진흥왕 순수비를 만났을 게다. 곤두선 크랙 암반이 있는 남쪽 사면을 일부러 피했다거나 그런 이유는 아니다.추사는 서른을 즈음해 두 차례 북한산 비봉을 오르고 진흥왕 순수비를 고증했다. 이때 산행 루트에 승가사가 언급된다. 북한산성으로 통하는 비봉능선은 향로봉에서 시작해 비봉, 승가봉을 거쳐 문수봉에 이른다. 향로봉이 남쪽, 문수봉이 북쪽이다. 승가사를 지나 능선으로 올라가면 비봉과 승가봉 중간 지점에 서게 된다. 그곳에서 비봉의 북쪽 비탈은 지척이다. 굳이 남쪽 비탈로 돌아갈 이유가 없다.◇예술적 천재의 강인한 산행, 그리고 어떤 추측북쪽이든 남쪽이든 요즘 나오는 값비싼 등산화를 신고도 오르기 힘든 곳이 비봉이다. 게다가 추사가 비봉을 오른 건 6월과 7월, 이미 여름 들어서였다. 추사에 대한 존경의 정도를 높여가는 건 그렇게 험난한 산행을 마다 않던 고증의 열정 때문이다. 당대의 예술적 천재가 푹푹 찌는 여름,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암반의 꼭대기에 오르는 모습을 상상하는 일, 멋지지 않나. 간결하고 강인한 추사 필체의 요체는 어쩌면, 북한산 암반을 툭툭 치고 오르던 그의 건강한 몸에 담겨 있을지 모른다.그리고 추론 하나 더. 지난 주말, 북한산 비봉을 남사면으로 올라 북사면으로 내려오면서 나는 험한 바위들에 새겨진 홈들을 언제, 누가 팠을까 궁금했다. 때론 보일 듯 말 듯, 희미한 홈들이지만 그 홈들이 있어 별다른 장비 없이 비봉을 오르내릴 수 있다. 고마운 일인지(어쨌든 올라갈 수 있게 해주니까), 나무랄 일인지(많은 이들이 올라 좋을 게 뭐 있겠나 싶어서) 모르지만 아무튼 누가 홈을 냈을까 궁금했다.그런데 비봉 위 허름한 비석의 정체를 알아낸 추사가, 비석의 측면에 고증의 사연을 새겨 넣었다는 얘기를 들으며 뭔가 떠올랐다. 추사였든, 추사의 동료든 돌에 글을 새기자면 끌과 정을 가졌어야 하지 않나. 그렇다면 혹시 비봉의 암반 등산로에 새겨진 홈들 중 몇 개쯤은 200년 전 추사나 추사의 동료들이 판 게 아닐까.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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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방송 2회만에 폐지된다. ‘조선구마사’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태종과 훗날 세종이 되는 충녕대군이 악령에 맞서 벌이는 혈투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22일 첫 회부터 역사왜곡 장면이 여럿 등장해 대중의 반발을 샀다. 중국 명나라를 통해 조선에 들어온 서역의 구마사를 맞이한 식탁에 월병‧피단‧중국식 만두 등이 올랐고, 극중 의상과 군사들이 사용하는 검이 중국 것이란 지적을 받았다. 태종과 양녕대군, 충녕대군에 대한 묘사도 실제 역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태종이 환시‧환청에 시달려 무고한 백성을 잔혹하게 학살하는 인물로 그려진 점이 문제가 됐다.환시와 환청은 대표적인 환각 증상에 속한다. 환각은 조현병(정신분열병)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 앞쪽 두뇌의 활동량이 줄어들고 왼쪽 측두협의 뇌활동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면서 발생한다. 환시는 아무런 자극도 없는데 눈에 헛것이 보이는 것이다. 이는 조현병 같은 정신 질환에서도 나타나지만 대개는 뇌의 기능 장애를 보이는 기질성 정신장애에서 흔하다. 환청은 외부의 자극이 없는데도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의식이 혼탁할 때는 뇌의 기질적인 장애가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의식이 명료할 때 나타나는 환청은 대개 조현병이나 정서장애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이런 환각 증상은 약물복용이나 오랜 투병 생활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경증의 신경증, 우울증, 조현병, 알코올중독증, 간질, 급성 뇌증후군의 경우에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정상인 중에서도 자신의 욕구, 자존심, 죄의식, 억눌리고 배척당한 충동 등이 뇌에 투사돼 환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장기간 격리돼있어 탈감각상태에 있거나 장시간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경우에도 환각이 발생할 수 있다.환각 증상은 정신재활치료와 약물치료를 통해 완화할 수 있으며 적절한 사고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환각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 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