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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건강프로젝트⑩] 음주·흡연은 남성과 경쟁하지 말라

    ‘여성은 약하다’고 하면 요즘 같은 시절에 욕먹기 딱 좋다. 축구에 역도, 유도, 레슬링에 권투에까지 여성이 진출하고 있는 시절에 웬 여성 차별적인 발언이냐고 할만하다. 더욱이 2001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수명은 80세로 남성보다 약 8세쯤 더 산다. 여성들이 더 오래 사는 남성보다 더 건강하기 때문일까. 임신, 출산, 폐경처럼 여성들만 겪는 신체변화가 있는 데다, 여성은 대체로 남성보다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질병에도 취약하다. 또 외부 환경요인에 대한 저항성도 약한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들이 남성보다 취약한 질환들이 있다. 담배를 보자. 요즘 의료계에서 담배의 폐해와 관련, 폐암 못지 않게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다. 이는 흡연으로 기관지가 좁아지고 점점 호흡이 어려워지며, 나중에는 걷기 등 가벼운 일상생활까지 어렵게 하는 질환이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의 연구결과를 보면 남성 흡연자가 COPD에 걸릴 위험은 비흡연자보다 3.4배 높다. 하지만 여성흡연자는 5.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의 폐 면적이 남성보다 좁기 때문에 폐의 단위 면적 당 끼치는 담배의 악영향이 더 크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폐활량도 여성이 남성보다 15~20% 적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많이 아는 병인 과민성장증후군. 설사와 변비 등을 동반하는 이 질병의 경우에도 여성이 남성보다 1.5~2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변비형은 뚜렷하게 많다. 흔히 과민성장증후군은 신경성으로 알려져 있어, 여성들이 더 예민하기 때문이라는 등의 속설이 있다. 하지만 위에서 장에 이르는 소화기관의 운동과 감각기능의 장애로 생기는 질환으로 본다. 운동기능이 떨어지면 변비가 생기고, 감각기능이 너무 예민하면 복통이나 복부팽만감이 쉽게 온다. 다리 혈관이 툭 튀어나오거나, 푸르게 비치는 질환을 정맥류(또는 하지정맥류)라고 한다. 정맥류는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쯤 많다. 여성이 더 많은 원인은 주로 임신으로 설명한다. 임신하면 자궁이 커지면서 다리혈관을 압박하고, 여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져 혈액순환이 떨어지고 혈관벽도 확장된다. 출산 후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출산이 반복되면 근육의 탄력이 줄고 노화까지 겹치면 정맥류가 오기 쉽다. 통계청의 2001년 생명표에 따르면 여성이 고혈압, 심장병 등 순환기계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24.4%로 남성(22.2%)보다 높다. 이는 폐경과 밀접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폐경이 되면 그 전에 없던 체중증가, 고혈압, 당뇨 등이 찾아오기 쉽다. 김해균 강남연세흉부외과 원장은 “남자와 여자는 성격도 다르지만, 몸의 특성도 다르다”며 “특히 여성의 몸은 외부 환경요인에 약한 경우가 많으므로 흡연, 음주를 남성처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임형균 기자 hyim@chosun.com )
    여성일반임형균2003/11/18 10:37
  • [장수Q&A] 박교수가 만난 백세인/주경야독 할아버지

    전남 구례군 산동면 둔사리 이사 마을. 머리가 비상한 장수 할아버지가 계시다는 이장의 안내로 마을 꼭대기에 있는 임종철(97) 할아버지댁을 찾았다. 할아버지는 마당에서 풀을 썰고 계시다가 우리를 맞았다. 허리도 꼿꼿하시고, 청력에도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온화한 표정이 인상 깊었다. 그 마을은 임씨 집성촌인데, 우리를 안내하기 위하여 따라온 군청계장이 자신은 이웃 마을에서 태어났고 지금 군청에 다닌다고 소개하자, 할아버지는 그 집안 내력까지 훤히 꿰고 계셔서 조사단을 놀라게 했다. 임 할아버지는 어렸을 적 서당에서 한문을 수학하셨으며, 집안에 걸려진 여러 족자 액자들을 할아버지가 직접 쓰셨다고 했다. 벽에 걸린 온고지신(溫故知新) 편액을 설명해 달라고 부탁드리자. 유창하게 풀어 설명해 주셨다. 그리고 소리 한 가지를 청하자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 단가 시조를 낭랑하게 읊으셨다. 한 곡 더 청하자 주저 않으시고 “낮에는 밭에서 일하고 밤에는 책을 읽고….” 권학가(勸學歌)를 부르셨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당부했다. “일도 열심히 해야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네.” 백세가 다 되신 나이에도 솔선하여 낮에는 직접 밭농사를 하시고 밤에는 글을 보신다는 할아버지. 어설픈 학자인 양하는 우리의 모습이 머쓱해졌다. 젊었을 때 노동이나 막 일을 주로 했던 대부분의 남성 장수인들과 달리, 학자적 풍모를 지닌 임 할아버지. 그의 집을 나서는 조사단의 가슴은 학문에 대한 할아버지의 진지한 정신과 나이 들어도 책을 놓지 않는 모습이 감명깊게 다가왔다.
    가정의학과2003/11/18 10:36
  • 뇌졸중, 순간의 판단이 인생을 바꾼다

    석달 전 뇌졸중이 발생한 유모(65)씨는 지금 반신불수가 된 채 생활하고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 뇌졸중이 온 남모(57)씨는 그 이전과 다름없이 정상생활을 하고 있다< 환자 사례 참조 >. 무엇이 이런 엄청난 차이를 낳았을까. 유씨는 고혈압·당뇨 등 뇌졸중 위험 질병 관리를 소홀히 한데다, 전조 증상까지 무시했다. 반면 남씨는 뇌졸중 초기 증세를 잘 알고 있다가 증상이 발생하자마자 바로 큰 병원에서 가서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결과다. 뇌졸중이 올 것이란 경고사인(전조 증상)은 의학용어로 ‘일과성 뇌허혈’이라고 한다. 일시적으로 마비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생겼다가 하루 내에 완전히 정상화되는 현상이다. 가벼운 뇌졸중이 잠깐 스치고 가는 것이다. 대한신경과학회지에 따르면, 뇌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경색 환자 10명 2명(18%)이 전조 증상을 경험했다. 증상은 몸의 한쪽이 굳어지는 편마비가 82%로 가장 흔했고, 말을 더듬고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경우가 47%, 반신 감각이상이 24% 등이었다. 이런 증상은 대개 수 분에서 한시간 정도 왔다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중요한 것은 이런 전조 증상을 경험한 환자의 절반 이상(59%)이 그로부터 일주일 이내에 뇌졸중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전조 증상은 뇌졸중이 곧 찾아갈테니 기다리라는 ‘경고장’이었던 셈이다. 노원을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는 “일과성 뇌허혈은 뇌졸중 발생 위험을 무려 7배 높인다”며 “전조 증상이 말끔히 사라졌더라도 즉시 병원을 방문, 정밀 검사와 뇌졸중 예방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이 발병하기 전 찾아오는대표적인 경고 사인(전조증상) 국내 뇌졸중 환자 특징 - 한쪽 팔다리 마비되거나 감각이 이상하다. - 발음이 분명치 않거나 말을 잘 못한다. - 갑자기 눈이 안보이거나 둘로 보인다. - 걸으려고 하면 자꾸 한쪽으로 넘어진다. - 갑자기 벼락치듯 심한 두통이 온다. - 주위가 뱅뱅 도는 것처럼 어지럽다. - 의식장애로 깨워도 깨어나지 못한다. - 평균 연령 65세 - 67%가 고혈압, 30%가 당뇨병 - 21%가 고(高)지혈증, 17%가 심장병. - 40·50대 뇌졸중이 전체의 27%. - 중·장년층 뇌졸중 46%가 흡연자 ※대한뇌졸중학회 전조 증상 없는 뇌졸중도 있다.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 당하는 꼴이다. 이 경우는 얼마나 빨리 병원에 가느냐에 나머지 인생이 달려있다. 대한뇌졸중학회가 최근 10개월 동안 전국 주요 대학병원 등에 입원한 급성 뇌졸중 환자 2874명을 분석한 ‘한국뇌졸중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최소 발병 24시간 이내에 치료를 해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뇌졸중 발병 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되살릴 수 있는 뇌세포가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발병 후 첫 1∼2일 사이에 증세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며, 심장마비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도 생길 수 있다. 반면 최대한 빠른 치료로 뇌에 혈액을 공급할 수 있으면 뇌세포 손상이 최소화되고 뇌기능 회복도 빨라진다. 특히 뇌혈관이 혈전(피딱지) 등에 막혀 발병하는 급성 뇌경색의 경우, 발병 3시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 용해 치료를 하면 거의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뇌졸중 발병 3시간 이내에 병원을 찾은 환자는 채 다섯 명에 한 명(17.9%)이 되지 않았다. 심지어 발병 이틀이 지난 다음에 병원을 찾은 환자들도 19%나 됐다. 한번 뇌졸중을 앓았다가 회복된 경우도 안심해선 안 된다. 뇌졸중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 10명 중 2명은 과거에 뇌졸중을 앓은 경험이 있었다. 특히 이들 중 절반 이상(59%)은 발병 후 재발방지를 위한 치료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림대성심병원 신경호 유경호 교수는 “뇌졸중이 재발하면 처음보다 회복이 잘 되지 않아 심각한 장애를 유발하며, 치매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며 “뇌졸중이 한번 발생하면 재발할 가능성이 9~15배로 높아지기 때문에 회복 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뇌졸중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담배를 끊고, 체중을 줄이는 등 위험요인을 적극적으로 줄여야 한다. 아울러 피 속의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혈전 억제제와 고혈압·당뇨·고지혈증 치료제 등을 복용하는 약물요법도 매우 중요하다. 일산백병원 신경과 홍근식 교수는 “뇌졸중 환자 10명 중 3명은 40~50대로 발병 연령이 내려가고 있다”며 “뇌졸중 위험 요인이 있는 60대 이상은 70%가 규칙적으로 치료받고 있는 반면, 40대는 44%가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것이 ‘젊은 뇌졸중 환자’ 증가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
    뇌질환의학전문2003/11/18 10:35
  • [장수Q&A⑩] 피부 팽팽한 노인…생각·행동도 젊다

    ▲ 피부는 노화의 중요한 기준. 피부 관리를 잘 하면 나이 들어서도 젊고 활기차게 살 수 있다.Q : 40대 후반 여성입니다. 얼굴에 검버섯도 생기고, 주름살이 늘면서 나도 이제 늙는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듭니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데도 피부를 보면 훨씬 더 젊어보이는 분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비결이 뭔지 궁금해요. 피부의 젊음을 오래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지요. 기왕이면 이미 생긴 주름살도 좀 없앴으면 좋겠는데…. A : 피부는 노화의 판단기준이 됩니다. 머리카락도 피부의 일부로 볼 수 있으므로, 흰머리도 마찬가지죠. 대부분의 사람은 피부를 보고, 이 사람은 늙었다, 아직 젊다, 아니면 나이보다 젊어보인다, 늙어보인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물론 허리가 굽거나, 노안이 오며, 치아가 약해지는 등 노화의 증상들이 있긴 하지만, 피부는 늙었다 아니다를 가르는 가장 대표적인 기준이요. 실제로 나이가 들었어도 피부가 팽팽한 분들은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세상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어느 부분의 건강 못지 않게 피부가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노화는 피부의 노화를 일컫습니다. 나이가 들면 주름살이나 검버섯이 생기고,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죠. 또 가려움증이나 노인성 습진도 곧잘 생깁니다. 피부 주름살의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사실 나이가 들거나, 유전적으로 주름살이 많은 가족력 등은 노력해도 피할 수 없지요. 하지만 다른 원인들은 예방이 가능합니다. 햇볕은 주름살을 만드는 가장 큰 원인입니다. 하루 평균 5시간 이상 밖에서 햇빛을 받으며 생활하는 사람들은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사람에 비하여 주름살이 5배 이상 많이 발생합니다. 가능하면 햇볕을 피해야 하고, 밖에 나갈 때는 일광차단제를 꼭 바르고, 모자도 쓰는 게 좋습니다. 여성들은 폐경 이후에 에스트로젠이라는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피부노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얼굴에 주름살도 많아집니다. 폐경 이후 주름살을 막으려면 여성호르몬을 먹거나 피부에 바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의사와 꼭 상담해야 합니다. 하루에 한 갑씩 30년간 담배를 피운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보다 3배, 50년을 피운 사람은 5.5배나 주름살이 많다고 연구돼 있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주름살이 많아서 고민”이라는 등의 하소연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요즘은 주름살을 없애는 약물(레티노이드)도 개발돼 있고, 근본 치료는 아니지만 보톡스를 맞으면 외견상 주름이 줄어들어 보이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피부를 잘 관리하는 게 더없이 중요하다는 점을 젊을 때부터 알고, 꾸준하게 실천해야 합니다. (정진호·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가정의학과2003/11/18 10:35
  • [장수Q&A⑨] 노화방지 의학의 허와 실

    ▲ 한 중년 남성이 노화방지클리닉에서 심폐기능을 측정하고 있다. 진정한 노화 방지를 위해서는 일시적인 효과를 내는 호르몬요법보다는 운동·식이요법 등 생활습관 개선이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조선일보 DB사진Q : 56세 남자로, 조그만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 근래 들어 피로감과 무력감을 크게 느끼는 데, 주위에서 노화방지클리닉을 다니면서 성장호르몬 처방을 받아 활력을 되찾았다는 사람을 봤다. 그런 처방이 실제로 효과가 있나? A : 인간은 30세 초반에 모든 장기에 최대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후에는 나이가 들면서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를 흔히 노화라 부른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능이 감소되는 것은 모두 노화 때문은 아니다. 숨이 가쁜 73세 남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숨이 찬 이유는 나이가 들어 폐기능이 감소된 탓으로 쉽게 생각하기 쉽지만, 오랜 흡연으로 인해 발생된 만성기관지염 탓일 수도 있다. 노화때문만으로 숨이 찰 정도로 폐기능이 감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화는 기능 저하의 일부 원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으나, 임상적으로 중요한 증상을 초래할 만큼 가혹하지 않다. 오히려 흡연, 운동부족, 과식, 기름지고 짠 음식, 채소를 적게 먹는 나쁜 생활 습관 등으로 인한 영향이 더 크다. 80세에도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 이러한 경우를 ‘성공 노화’라고 하는데 대개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성공 노화에 유전적 소인은 30% 정도만 기여한다. 따라서 노년에 질병이 악화되거나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생기는 심각한 기능 저하는 ‘병적노화’인 셈이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노화방지클리닉에서 나이가 들면서 감소되는 각종 호르몬을 보충시키려는 시도를 한다. 노화방지라는 것은 어떤 조치를 취함으로서 기능이 향상된다든가 수명이 연장된다든가 하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만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이러한 효과를 가진 약물이나 호르몬은 없다. 예를 들어 성장호르몬을 주사하면 단기간 내에 복부비만이 감소되고 근육량과 근력이 증가된다. 활력을 찾는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일시적이다. 주사를 중단하면 과거의 상태로 되돌아간다. 또한 그런 효과는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으며, 장기적인 부작용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여성의 폐경기에 여성호르몬을 복용케 하듯 남성 갱년기에 남성호르몬 대치요법을 사용하기도 하나, 잠시의 효과만 보일 뿐 노화 자체를 방지한다는 증거는 없다. 따라서 노화방지클리닉을 간다고 하더라도 그곳에서 제시하는 운동 처방·식이요법 등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따라야지, 약물에 의존해서는 절대 안된다. 호르몬제 처방은 아주 신중히 제한된 경우에 국한해야 한다. 노화는 방지한다고 해서 방지되는 것이 아니다. 단 ‘성공 노화’만 있을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병을 조기 발견·치료 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다. (김철호·분당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가정의학과2003/11/11 11:09
  • [장수Q&A⑨] 박교수가 만난 백세인/"할아버지가 아직도 자꾸 더듬어"

    첩첩산중인 전북 순창군 구림면. 노령산맥 줄기에도 이런 산골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고개를 넘어 돌고 돌아야 찾아갈 수 있는 이곳에는 부부 금슬이 좋기로 온 동네에 소문이 자자한 노부부가 사신다. 나이 아흔 셋인 허갑돌(가명) 할아버지와 여든이 되신 할머니 부부로, 이들은 슬하에 7남매를 두었다. 할아버지의 부모님 역시 옛날로 치면 장수하셔서 아버지는 일흔 넷, 어머니는 아흔까지 사셨다.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이 일대에서 힘으로 당할 사람이 없다고 할만큼 기운이 장사이셨다고 한다. 지금도 성격이 괄괄하시다. 할머니에게 장수인 조사를 마치고 나서 할아버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요즘도 같이 주무시나요?” 같은 방에서 당연히 함께 주무시는 것을 가정하고 던진 물음이었지만,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아니야, 영감하고 안자고 딴 방에서 손주하고 자.” “할아버지 연세도 과하신데 같이 주무시면서 보살펴 드려야하지 않아요?” 그러자 할머니는 얼굴을 붉히면서 말을 이었다. “영감이 지금도 건드려. 그래서 손주 방에서 자.” 할머니의 수줍어하는 표정도 표정이었지만, 우리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로요?” 그러자 할머니의 답이 걸작이었다. “허지는 못해, 그래도 자꾸만 더듬어. 요새도 잠깐이라도 안 보이면 난리가 나.” 그러면서 할머니는 여전히 부끄러운 듯 손으로 입을 가렸다. 백세가 다 되어도 서로를 사랑하고 애무하는 이 노부부. 더불어 건강하고, 더불어 사랑하는 부부의 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인생이 있을까 싶다.
    가정의학과2003/11/11 11:07
  • 심혈관 질환자 등산 때, 혈관확장제 꼭 지참을…

    단풍이 절정을 지났지만, 주말 산행 인파는 줄어들 줄 모른다. 그런데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등산하다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강진호 교수는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등산 요령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필요한 준비물이 혈관확장제. 심장검사로 혈관이 좁아진 것을 확인한 사람, 가족 중 심장병으로 급사한 사람이 있는 경우, 당뇨·고지혈증·고혈압·흡연 등의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 65세 이상의 고령자 등은 심한 운동을 하면 심장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이 올 수 있다. 따라서 혈관확장제(니트로글리세린)를 꼭 준비한다. 고령 산행자가 많은 단체는 산악회 차원에서 준비한다. 등산 도중 가슴이 터질 듯하거나, 짓누르는 가슴통증이 10분 이상 지속되면 복용한다. 이른 아침에는 신체 리듬상, 그리고 기온이 낮으므로 혈관이 수축되고 혈전(피떡)이 생기기 쉽다. 산은 고도가 높아 기온이 낮으며, 등산을 하는 동안 땀을 흘리고 쉬는 시간에 체온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땀을 잘 흡수하면서 보온이 잘 되는 옷을 입어야 하며, 머리 보온을 위해 모자를 꼭 쓴다. 등반 도중 흉통(가슴통증)이 오면 즉시 편안한 자세로 누워 쉬어야 한다. 배낭을 벗어 내려놓고, 신발을 벗어 발을 편안하게 하며, 허리띠도 느슨하게 한다. 혼자 산행을 하면 응급상황에 대처하기가 어려우므로 두 명 이상이 함께 가는 게 바람직하다. 산행 도중 흉통을 느낀 사람들은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고 해도 안심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도록 한다. ( 임형균 기자 hyim@chosun.com )
    심혈관일반임형균2003/11/11 11:06
  • [여성건강 프로젝트⑨] 중년 나잇살 전쟁…원인부터 알아야

    [여성건강 프로젝트⑨] 중년 나잇살 전쟁…원인부터 알아야

    ‘중년의 나잇살 전쟁… 원인 알아야 이긴다’ 여성들이 30대 후반에 접어들면 ‘나잇살’ 고민이 현실로 다가온다. 먹는 것과 운동량은 젊을 때와 별반 달라진 게 없는데, 살이 자꾸 찐다는 것. ‘아줌마’ 몸매에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주변에서 누가 ‘지방흡입술’을 했다는 등의 얘기에 솔깃해지곤 한다. 하지만 고민만 하고 있을 순 없다. 중년 비만의 원인을 알면 탈출 전략을 짤 수 있다. ‘나잇살’은 있다. 나이를 먹으면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한다. 성장호르몬은 20대 이후 꾸준히 감소해 60세가 되면 20대의 절반 가량만 분비된다. 성장호르몬은 청소년기에는 주로 키를 키우고,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지만, 성인들에게는 지방 조직을 전신에 고르게 배치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이 줄면 지방이 복부에 쌓인다. 여성호르몬도 비슷하다. 지방의 성격도 나이가 들면서 달라질 수 있다. 지방세포는 오래되면 섬유화돼 셀룰라이트로 변한다. 지방이 딱딱해지는 것이다. 그러면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해도 좀처럼 분해되지 않는다. 허벅지나 복부 등 지방이 많은 곳의 살을 손으로 굴리듯 잡았을 때 아프면 지방의 셀룰라이트가 많이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운동하기 전 몸을 부드러운 천 등으로 두드리거나 문지르면서 20분 가량 마사지를 하면 지방 분해에 도움이 된다. 나잇살의 또다른 원인은 기초대사량. 식사를 통해 섭취한 칼로리 중에서 호흡, 체온유지, 심장박동 등 생명 유지에 쓰이는 것을 기초대사라고 한다. 20대부터 기초대사율이 떨어지며, 여성의 감소율이 남성보다 크다. 식사와 운동량이 그대로인데, 나이가 들면서 살이 찌는 중요한 이유이다. 운동을 하면 그 자체가 칼로리를 소모할 뿐 아니라, 근육량이 늘어나 기초대사율까지 높아져 칼로리를 더 소모하는 효과를 내므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미각의 변화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나이가 들면 미세한 감각이 떨어지는데, 미각도 그 중의 하나.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다. 나이든 여성들이 “음식을 만들면 자꾸 짜진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외국의 연구결과를 보면 60대 남녀 20명에게 단맛 짠맛 쓴맛 신맛을 각각 맛보게 한 실험에서 다른 맛은 남녀가 같았지만, 단맛은 여성들이 더 낮게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여성의 3명 중 1명은 음식을 맛보는 능력이 변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달게 먹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당분 섭취량 증가가 중년 이후 비만의 한 원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은 “운동이 가장 필요한 사람을 꼽으라면 중년 여성”이라며 “헬스클럽에서 별도로 운동하기 어렵다면 걷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비만을 일으키는 병도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다낭성 난소 증후군, 쿠싱 증후군,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등이 있으면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겨 비만이 올 수 있다.
    여성일반임형균 기자 2003/11/11 11:05
  • 뚱뚱한 사람은 혈압기도 큰 것 써야 정확

    ▲ 혈압 측정용 커프뚱뚱한 사람은 혈압을 잴 때 팔뚝에 감는 혈압측정용 압박기를 큰 것을 써야 혈압이 정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통 압박기를 쓸 경우 혈압이 높지 않은 데도 20~25%가 고혈압으로 오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이승희·박혜순 교수팀은 체질량지수(BMI)가 23이상인 과체중 환자 201명을 대상으로, 혈압을 재기 위해 팔뚝에 감는 커프(Cuff·압박기)를 흔히 병원에서 사용하는 보통 커프와 팔뚝이 굵은 사람을 위해 고안된 대형 커프를 이용해 혈압을 각각 측정한 뒤, 그 차이를 비교 조사했다. 연구 대상자 남자의 평균 체질량지수는 27.3이었으며, 여자는 27.4였다. 체질량지수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클수록 비만도가 높다. 조사 결과, 보통 크기의 커프를 쓸 경우 수축기 혈압이 남자는 4.8㎜Hg 더 높게 측정됐고, 여자는 5.5㎜Hg 더 높았다. 이완기 혈압도 남자는 3.6㎜Hg, 여자는 3.3㎜Hg씩 더 높게 측정됐다. 수축기는 심장이 혈액을 뿜어낼 때의 혈압, 이완기는 심장이 확장할 때의 혈압을 말한다. 이에 따라 보통 커프로 혈압을 쟀을 때 고혈압으로 분류된 사람의 20~25%는 고혈압이 아닌 것으로 분류됐다. 이처럼 혈압이 실제보다 높게 나오는 현상은 뚱뚱할수록 뚜렷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박 교수는 “체질량 지수가 25를 넘는 사람의 절반은 팔뚝 둘레가 30㎝가 넘는데, 이 경우 보통 커프를 쓰면 팔뚝에 가해지는 압력이 세져 혈압이 높게 나온다”며 “이로 인해 고혈압 진단을 받아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약을 먹는 일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병원에서 혈압을 잴 때 성인용 보통 커프를 하나만 사용하며, 체형이 큰 사람을 위해 대형 커프를 비치해놓고 혈압을 별도로 측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 김철중·의학전문 기자 )
    의료장비김철중·의학전문2003/11/11 11:04
  • 녹내장, 침입하면 완치불가능…조기진단 중요

    녹내장은 백내장과 함께 실명의 가장 큰 원인. 전 인구의 2% 정도인 90만~100만명 정도가 환자로 추정되나,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20만~30만명에 불과하다. 자각 증상이 없어 대부분 발병 초기엔 병을 모르고 지내다, 병이 악화돼 시야(視野)가 크게 좁아진 뒤에야 병원 치료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파괴된 시신경은 어떤 방법으로도 다시 살릴 수 없다.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치료(관리)해야만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 11일 ‘제33회 눈의 날’을 맞은 대한안과학회는 집중적인 대국민 계몽과 홍보가 필요한 ‘올해의 질병’으로 녹내장을 선정했다. 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신촌세브란스병원 홍영재 교수는 “고령화 시대 가장 심각한 보건문제 중 하나인 녹내장과 그로 인한 실명의 예방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호없이 와…평생관리해야 실명예방40세이상·당뇨·가족력 땐 매년 검진을 녹내장이란 안구 내의 압력이 서서히 높아져 시신경이 손상되고 그 때문에 마치 대롱을 통해 보는 것처럼 시야가 좁아지는 병이다. 때로는 안압이 정상인데도 녹내장이 나타날 수 있다. 이같은 시신경 손상 과정은 수십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고, 또 발병 초기엔 특별한 증상도 없어, 많은 사람이 치료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게 안과학회의 설명이다. ▲ 녹내장이 진행되면서 시신경이 손상되는 과정. 안구 가운데 있는 흰 점이 점점 커지면서 시신경이 파괴돼 사라졌다.학회는 녹내장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 매년 안압 검사와 시신경 검사 등을 받으라고 권장했다. 녹내장의 진단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지만, 안압 측정만으로도 녹내장 환자의 3분의1을 발견할 수 있으며, 시신경 촬영까지 하면 3분의 1을 더 발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검사는 비용이 매우 저렴하고, 어느 안과에서나 받을 수 있으므로 특히 40세 이상 당뇨나 고혈압 등 생활습관병이 있는 사람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1년에 한번식 받으라고 학회는 권유했다. 홍영재 교수는 “현실적으로 크게 의미가 없는 시력검사는 대부분의 집단검진에 포함돼 있으나 정작 중요한 안압검사나 시신경 검사는 빠져 있다”며 “직장검진 등에서 적어도 40세 이상에게라도 녹내장 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는 녹내장의 꾸준한 관리다. 사실 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해도 완치가 불가능하다. 왜 안압이 높아지고 시신경이 손상되는지 정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이다. ‘목표수준’까지 안압을 떨어뜨려 시신경의 손상 속도를 더디게 하는 것이 현재로선 유일한 치료다.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문정일 교수는 “녹내장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평생 지니고 살면서 관리하는 병”이라며 “이렇게 관리만 하면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녹내장을 조기에 발견하고도 결국 실명하는 환자가 많은데, 이는 약을 넣어도 좋아지는 것을 못 느끼고, 약을 넣지 않아도 나빠지는 것을 못 느끼므로 약 넣기를 소홀히 하거나 그만두기 때문”이라며 “일단 녹내장으로 진단되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평생 약을 넣어야 하며, 정기적으로 시신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안과임호준2003/11/11 11:04
  • '3040' 실직 이어 이제는 우울증까지…

    낙엽을 떨구는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의 우울’에 고용불안·청년실업·바닥을 헤매는 불경기 등 ‘시대의 우울’이 겹친 탓일까. 최근 ‘30대 명퇴’(명예퇴직)란 말이 직장인들의 마음을 스산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의 나이가 점점 어려지고 자살자도 늘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이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가 지난 10월 서울에 사는 20~60세 주부 1000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증상을 조사한 결과, 45%가 경증 이상의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조사한 세계 평균 여성 우울증 유병률 25%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더욱이 조사대상 여성의 12.3%는 자살 충동을 느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당장 치료 필요한 중증 18% … 가난·이혼·자녀문제 등 원인 당장 치료가 필요한 중등 이상 우울증은 18.1%로 조사됐는데, 특이한 점은 30대(6.4%)가 가장 심하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50대(5.6%), 40대(3.2%) 20대(2.9%) 순이었다. 이는 중년층으로 갈수록 폐경 등 노화에 따른 신체 변화와 인생에 대한 회의가 늘면서 우울증 유병률이 높아진다는 기존의 의학적 통념과 대조된다. 가톨릭의대 정신과 채정호 교수는 “우리 사회의 치열한 경쟁과 고용불안 등이 가정 경제의 압박과 자녀교육 문제로 이어지면서 30대가 심한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울증 발병은 사회·경제적 분위기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실업·가난·이혼 등은 우울증의 유병률을 높이고 이로 인해 개인의 생산성은 떨어지고 의료비 지출을 올리며 이는 다시 실업과 가난으로 악순환하는 ‘사이클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현상이 자살률과 실업률과의 관계이다.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순덕 교수팀이 지난 1983년부터 2000년까지 통계청이 집계한 인구 10만명 당 연도별 자살률과 실업률, GDP성장률 등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경제 활동이 가능한 20세 이상의 자살률이 실업률이 올라감에 따라 증가하는 연관성이 88%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가장 심한 심리적 압박 … 치료받는 환자는 고작 27%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면 자살률이 떨어지는 연관성은 87%로 조사됐다. 즉 경기와 자살율이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98년 ‘IMF구제금융’ 직후, 경제성장률은 최저치,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에 달했을 때 자살율은 인구 10만명당 19.9명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지난달 말 서울에서 아시아 9개 지역 우울증 전문가들이 모여 ‘우울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논의하는 심포지움(SEBoD)에서 참석자들은 “아시아에서 우울증을 방치함으로써 발생하는 간접 비용이 매년 1000억 달러를 웃돈다”고 발표했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과 이민수 교수는 “우울증은 사무·수면·일상활동 등에서 정상적인 경제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쳐 파급 효과가 심각하다”며 “최근 조사에 따르면 생산성이 가장 높은 15~44세 연령층에서 질병 때문에 생활에 장애를 받는 정도가 우울증이 제일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우울증은 신체 활동, 심리상태, 사고 등을 포함하는 뇌의 심각한 정신 장애로, 환자는 물론 가족·친구 등 주변 사람의 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에 따라 우울증 치료의 목적은 심리적인 증상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 활동을 개선시키는 데 있다. 환자에 따라 항(抗)우울제 투여와 행동치료·심리치료를 병합하면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중증 우울증 환자의 27%만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SEBoD·2003) 우울증 등과 관련된 자살자가 통계청 사망원인 순서에서 지난 92년 10위에서 지난해에는 7위로 뛰어올랐다. 작년 30대 남자의 경우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었다.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우종민 교수 “우울증 환자의 15~20%가 자살을 시도하고, 전체 자살자의 70~80%가 우울증 환자에 해당된다”며 “우울증을 단순히 ‘마음의 감기’라는 식으로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진단받고 치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
    정신질환의학전문2003/11/11 11:02
  • "살빼기 위 절제는 모든 치료 실패한 비만환자만"

    살을 빼기 위해 위(胃)의 90% 정도를 잘라버리는 ‘비만수술(베리아트릭수술)’이 국내서 100건 가까이 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6개월 뒤 체중은 평균 21.3㎏, 허리둘레는 28.8㎝(11.3인치) 감소했다. 또 특별한 부작용도 없어 수술 전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만족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재직 당시 이 수술을 국내서 처음으로 시행한 엠아이에스외과 김원우 박사는 지난 10월까지 베리아트릭 수술을 받은 환자 94명의 임상결과를 분석해 7일 공개했다. 이에 앞서 김 박사는 지난 9월 말 대한비만학회에 수술환자 52명의 임상결과를 분석해 보고한 바 있다. 이 수술은 국내서 김 박사가 거의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지만, 비만환자가 많은 미국에선 매년 8만명 정도가 이 수술을 받고 있다. 베리아트릭 수술이란 복강경 등을 이용해 비만환자의 위를 150㏄ 정도만 남기고 모두 절제해 적게 먹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 일반적으로 남자의 위는 1500㏄, 여자의 위는 1300㏄ 정도여서 위의 90% 정도를 자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체질량 지수(BMI)가 35 이상이거나, 30 이상인 사람 중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이 동반된 사람이 이 수술의 대상이 된다. BMI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키가 175㎝인 사람은 약 107㎏, 160㎝인 사람은 약 90㎏이 BMI 35에 해당된다. 한국인은 20~23이 정상이다. 김 박사가 94명의 수술환자를 분석한 결과, 수술 전 환자들의 BMI 평균은 39.9, 평균 체중은 102.2㎏, 허리둘레는 119.1㎝(47인치), 엉덩이둘레는 121㎝(48인치)였다. 김 박사는 “위가 기형적으로 늘어나 한자리에서 정상인 기준 밥 20공기를 먹는 환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술 전 39.9였던 환자들의 BMI 지수는 수술 5개월 뒤 29.6으로 감소했으며, 체중은 수술 1개월 뒤 4.7㎏, 3개월 뒤 12.7㎏, 6개월 뒤 21.3㎏ 감소해 ‘안정단계’에 접어들었다. 또 6개월 뒤 허리둘레는 28.8㎝(11.3인치), 엉덩이둘레는 16.8㎝(6.6인치) 감소했다. 김 박사는 설문조사 결과 환자들은 수술 직후의 명치끝 통증, 신물이 올라옴 등을 제외하면 특별한 부작용이 없었으며, 만족도는 175%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만족도 조사는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0% 기대했던 것에 못 미친다 50% 100% 만족한다 100% 기대 이상으로 만족한다 200%로 조사했다. 이에 대해 인제의대 백병원 비만클리닉 강재헌 소장은 “BMI가 35 이상이라도 감량을 위해 운동할 경우 관절에 손상을 입힐 위험이 있거나, 도무지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환자들만 수술해야 한다”며 “‘운동이나 식이요법 등 기존 치료법으로 감량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다이어트임호준2003/11/07 17:20
  • 토마토 전체 다 먹어야 항암효과

    토마토에 들어 있는 성분 전체를 섭취해야만 항암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토마토 색깔을 빨갛게 만드는 성분인 리코펜(lycopene)만이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미국 일리노이 대학과 오하이오 주립대학 연구팀은 "국립암연구소(NCI)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리코펜 외에 토마토에 들어 있는 모든 다른 성분을 함께 섭취해야만 항암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쥐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험실 쥐들에 전립선암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투여하고 이들을 3개 그룹으로 나누어 토마토 전체성분이 들어 있는 먹이, 리코펜만 함유된 먹이, 토마토 성분이 전혀 없는 먹이를 각각 준 결과 토마토 전체성분을 먹은 그룹이 토마토 성분이 없는 먹이를 먹은 그룹에 비해 전립선암으로 죽을 위험이 2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전체성분을 먹은 쥐들은 62%, 리코펜만 먹은 쥐들은 72%, 토마토 성분을 전혀 먹지 않은 쥐들은 80%가 전립선암으로 죽었다. 이는 리코펜이 전립선암 위험을 감소시키는 토마토 성분 중 하나에 불과하며 따라서 리코펜 보충제를 먹는 것은 토마토 전체성분을 먹는 것보다 항암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 연구팀을 지휘한 존 어드먼 박사는 말했다. 리코펜은 체내 조직을 손상시키는 활성산소(유리기) 분자를 무력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푸드2003/11/06 11:39
  • 식사후 눕는 습관 소화기질환 부른다

    밥 먹고 바로 눕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가슴통증이나 변비 등 소화기 증상을 많이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알콜 섭취량이 많으며,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등 좋지 않은 건강습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식후에 누워 있는 것이 좋다’는 일부 주장은 잘못된 건강상식이라는 지적이다. 가톨릭의대 가정의학과 이재호·고용민, 을지의대 김용철 교수팀은 2001년 1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2311명 중 ‘식후 2시간 이내에 눕는 습관’에 대해 응답한 1030명의 검진자료를 비교분석했다. 식후 눕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총 594명(58%)으로, 점심식사 후 낮잠을 자거나, 저녁식사 후 누워서 TV를 보거나 바로 잠을 자는 경우 등이다. 2시간은 통상적으로 음식물이 위에 남아 있는 시간이다. 조사 결과, 식후 눕는 습관이 있는 그룹에서 흉통(가슴통증)과 변비 증상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염 발생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59% 높고, 위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위축성 위염은 62%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식후 바로 눕는 습관은 음식물이 위를 통과하는 시간을 지체시켜 위염 등 소화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사진은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 ‘어댑테이션’의 한 장면. /조선일보DB사진 식후 자주 눕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알콜 섭취량도 많았으며, 식사시간이 불규칙했고, 간식을 먹는 횟수도 잦았다. 또 낮잠을 더 많이 자고, 야간에 자다가 깨는 횟수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상대적으로 비만도는 더 높고 흡연, 커피 섭취량, 운동량 등에는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최근 열린 대한가정의학회에 발표했다.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재호 교수는 “식후 바로 눕는 습관 또는 밤늦게 먹고 바로 자는 습관은 위에 있는 음식물이 식도로 올라오는 역류성 식도염 발생의 위험요인”이라며 “음식물의 위 배출시간을 지연시켜 포만감, 더부룩함, 명치 통증, 트림 등의 각종 소화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화기계 기능이 약한 노인이나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에게 이 습관은 소화기 질환과 증상을 쉽게 유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한편 이들에게 변비가 많은 이유는 식후 눕는 자세가 음식물 이동시간을 지연시키고, 소화기관의 운동성을 떨어뜨렸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알콜 섭취가 많은 이유는 잦은 저녁 술자리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
    위장질환의학전문2003/11/04 11:47
  • 디스크, 아파도 일정기간 지켜본 뒤 수술 결정을

    ▲ 레이저로 디스크를 제거하는 모습./ 조선일보 DB 사진자고로 허리엔 칼을 대지 말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모든 수술을 거부하라는 것은 아니다. 불가피한 경우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그때가 언제인가 하는 점이다. 의사들은 누구나 ‘보존요법을 먼저 시행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수술기준은 제각기 다르다. 이 의사는 수술해야 한다고, 저 의사는 수술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환자 입장에선 이보다 더 혼동스러운 것도 없다.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어환 교수,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윤도흠 교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의 도움말로 추간판탈출증, 척추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 척추압박골절 수술의 일반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 추간판탈출증= 대소변을 보는 힘이 약해지거나, 다리(특히 발)가 마비돼 전혀 움직일 수 없다면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대학병원에서도 1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할 정도로 드물다. 방사선 검사에서 디스크가 척추강(脊椎腔·척추신경이 지나는 통로)의 50% 이상을 침범, 물리치료 효과가 없는 경우에도 수술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의 75~80%는 2~3주, 길어도 한두 달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따라서 아무리 아파도 발병 즉시 수술해선 안 된다. 안정 및 물리치료를 2~3주 지속해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경우 정밀검사를 거쳐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통증이 급성이 아니고 만성인 경우엔 6개월 정도 기다릴 필요가 있다. 최근 디스크 수술이 증가한 것은 MRI 등의 성능이 너무 좋아진 이유도 있다. 예를 들어 나이가 들면 디스크의 수분이 감소해 디스크가 검게 보이는데(블랙 디스크), 이는 내버려둬도 문제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또 MRI검사에서 큰 디스크가 파열돼 있더라도 증상이 없다면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나중에 문제가 커질 수 있으므로 미리 수술하자”고 말하는 의사에겐 ‘노(NO)’라고 말하는 게 현명하다. 한편 대부분의 추간판탈출증은 레이저 등을 이용해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지만 척추협착증이 동반돼 있거나 아주 큰 디스크가 돌출돼 있거나 재수술일 경우엔 척추를 나사못 등의 금속으로 고정시키는 척추고정술을 시행할 수 있다. 심평원은 최근 “간단한 수술로 치료될 수 있는 환자에게 값비싼 척추고정술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했다. ◆ 척추협착증= 척추관절이나 인대 등이 두꺼워지면 척추강도 좁아져 주로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발생한다. 이때는 협착 정도를 확인한 뒤 운동이나 약물치료를 우선 시도해야 하며, 그래도 증상이 없는 경우에 한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앉아 있을 땐 괜찮은데 조금만 걷거나 서 있으면 다리의 통증이나 저림증이 심해 다시 앉아서 쉬어야 하는 경우 다리가 부분적으로 마비되는 경우 CT 등 검사결과 척추 관절이 불안정한 경우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척추협착증 환자의 절반 정도는 수술이 필요하다. 약물·물리치료 먼저 하고 수술 땐 다른 의사 판단 필요 ◆ 척추전방전위증= 인체의 기둥인 척추 어느 한 부위가 어긋나서 척추가 건들거리는 상태다. 환자는 요통과 함께 다리가 저리고 아픈 척추협착증 증세가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10분 이상 서 있거나 걷기 힘들 때 하지 마비나 대소변 장애가 동반될 때 자세 전환시 요통이 심해 정상생활이 힘들 때 방사선 검사결과 척추 탈구가 25% 이상인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 전방전위증은 수술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전방전위증으로 진단되면 증상의 경중을 떠나 수술부터 하려는 의사들도 있다. 그러나 뼈의 어그러진 정도가 미미하고, 요통이나 다리가 당기는 증상이 그럭저럭 참을 만한 경우엔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척추를 지지하고 있는 인대나 근육이 튼튼하면 웬만큼 뼈가 어긋나도 정상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으므로 허리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이 ‘명약’이다. ◆ 척추압박골절=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척추가 짜부라지는 압박골절은 짜부라진 척추 안에 골 시멘트를 보강해주는 척추성형술이 효과적이다. 시술이 간단하므로 개인의원에서도 비교적 많이 시술되나, 골절되자마다 시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2~3주 동안은 아무리 통증이 심해도 진통제 등을 복용하며 기다려야 한다. 아프다고 누워 있으면 뼈가 더 약해지므로 빨리 움직여야 한다. 한편 골다공증이 없는 젊은 사람의 압박골절은 경우에 따라 통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척추가 앞으로 굽을 수 있다. 이때는 척추고정술을 시행해야 한다. ( 임호준 기자 )
    척추·관절질환임호준2003/11/04 17:16
  • 디스크, 병원선 "일단 수술부터 하시죠"

    척추수술이 폭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1999년 1만5962건이던 추간판제거술(디스크수술)은 2년 만인 2001년 2만7483건으로 72% 증가했다. 미국의 경우 척추수술이 급증했던 1980년대 9년간의 척추수술 증가율이 ‘고작’ 75%였다. 또 2001년 현재, 미국에선 인구 10만 명당 33명이, 한국에선 65명이 척추고정술(척추를 나사못 등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는다. 심평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30병상 이상 병원(종합병원과 대학병원 제외) 신경외과의 경우 척추질환 입원자의 66.6%가 수술을 받았으며, 일부 병원은 90%를 넘었다. 이 같은 ‘척추수술바람’에 힘입어 척추전문병원들은 사상 최악의 불황 속에서도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만 N병원, E병원, K병원 등 ‘메머드급’ 척추병원이 서울 강남지역에서 개원해 화제가 됐다. ‘척추전문’을 표방하는 병원이 서울에만 열 곳도 넘는다. 그만큼 환자가 많고, ‘장사’가 잘되기 때문이다. 심평원은 그러나 “신기술로 포장한 척추수술이 무분별하게 시행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병원들이 수익을 위해 꼭 수술받지 않아도 될 환자까지 마구잡이로 수술한다는 얘기다. 물론 그들도 나름대로 ‘변(辨)’이 있다. 한 척추전문병원 원장은 “척추전문병원의 척추 수술률이 높은 것은 꼭 수술해야 하는 중증 환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라며 “수익을 위해 마구잡이로 수술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척추전문병원 원장은 “척추에 칼을 대면 안 된다는 것은 수술법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의 얘기”라며 “최근엔 조금만 째서 현미경으로 수술하는 새 수술법들이 많이 개발돼 있으므로, 보존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되 효과가 없는 경우엔 지체없이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는 “의사들은 환자를 만들어내는 경향이 있다”며 “척추 의사가 적은 아프리카엔 척추 환자도 적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디스크 등의 척추질환은 수술하지 않아도 자연 회복될 가능성이 크므로 수술은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어환 교수도 “척추질환은 수술해도 완치되지 않으며, 수술한 곳 근처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예를 들어 MRI 필름 등을 보여주며 디스크가 새카맣게 탔으니 빨리 수술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다른 의사에게 수술해야 하는지 여부를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도 일정기간 지켜본 뒤 수술 결정을 자고로 허리엔 칼을 대지 말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모든 수술을 거부하라는 것은 아니다. 불가피한 경우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그때가 언제인가 하는 점이다. 의사들은 누구나 ‘보존요법을 먼저 시행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수술기준은 제각기 다르다. 이 의사는 수술해야 한다고, 저 의사는 수술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환자 입장에선 이보다 더 혼동스러운 것도 없다.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어환 교수, 신촌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윤도흠 교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의 도움말로 추간판탈출증, 척추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 척추압박골절 수술의 일반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추간판탈출증= 대소변을 보는 힘이 약해지거나, 다리(특히 발)가 마비돼 전혀 움직일 수 없다면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대학병원에서도 1년에 한번 볼까 말까 할 정도로 드물다. 방사선 검사에서 디스크가 척추강(脊椎腔·척추신경이 지나는 통로)의 50% 이상을 침범, 물리치료 효과가 없는 경우에도 수술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환자의 75~80%는 2~3주, 길어도 한두 달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따라서 아무리 아파도 발병 즉시 수술해선 안 된다. 안정 및 물리치료를 2~3주 지속해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을 경우 정밀검사를 거쳐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통증이 급성이 아니고 만성인 경우엔 6개월 정도 기다릴 필요가 있다. 최근 디스크 수술이 증가한 것은 MRI 등의 성능이 너무 좋아진 이유도 있다. 예를 들어 나이가 들면 디스크의 수분이 감소해 디스크가 검게 보이는데(블랙 디스크), 이는 내버려둬도 문제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또 MRI검사에서 큰 디스크가 파열돼 있더라도 증상이 없다면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나중에 문제가 커질 수 있으므로 미리 수술하자”고 말하는 의사에겐 ‘노(NO)’라고 말하는 게 현명하다. 한편 대부분의 추간판탈출증은 레이저 등을 이용해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지만 척추협착증이 동반돼 있거나 아주 큰 디스크가 돌출돼 있거나 재수술일 경우엔 척추를 나사못 등의 금속으로 고정시키는 척추고정술을 시행할 수 있다. 심평원은 최근 “간단한 수술로 치료될 수 있는 환자에게 값비싼 척추고정술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했다. ◆척추협착증= 척추관절이나 인대 등이 두꺼워지면 척추강도 좁아져 주로 다리가 저리는 증상이 발생한다. 이때는 협착 정도를 확인한 뒤 운동이나 약물치료를 우선 시도해야 하며, 그래도 증상이 없는 경우에 한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앉아 있을 땐 괜찮은데 조금만 걷거나 서 있으면 다리의 통증이나 저림증이 심해 다시 앉아서 쉬어야 하는 경우 다리가 부분적으로 마비되는 경우 CT 등 검사결과 척추 관절이 불안정한 경우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척추협착증 환자의 절반 정도는 수술이 필요하다. 약물·물리치료 먼저 하고 수술 땐 다른 의사 판단 필요 ◆척추전방전위증= 인체의 기둥인 척추 어느 한 부위가 어긋나서 척추가 건들거리는 상태다. 환자는 요통과 함께 다리가 저리고 아픈 척추협착증 증세가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10분 이상 서 있거나 걷기 힘들 때 하지 마비나 대소변 장애가 동반될 때 자세 전환시 요통이 심해 정상생활이 힘들 때 방사선 검사결과 척추 탈구가 25% 이상인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 전방전위증은 수술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전방전위증으로 진단되면 증상의 경중을 떠나 수술부터 하려는 의사들도 있다. 그러나 뼈의 어그러진 정도가 미미하고, 요통이나 다리가 당기는 증상이 그럭저럭 참을 만한 경우엔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척추를 지지하고 있는 인대나 근육이 튼튼하면 웬만큼 뼈가 어긋나도 정상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으므로 허리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이 ‘명약’이다. ◆척추압박골절=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척추가 짜부라지는 압박골절은 짜부라진 척추 안에 골 시멘트를 보강해주는 척추성형술이 효과적이다. 시술이 간단하므로 개인의원에서도 비교적 많이 시술되나, 골절되자마다 시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2~3주 동안은 아무리 통증이 심해도 진통제 등을 복용하며 기다려야 한다. 아프다고 누워 있으면 뼈가 더 약해지므로 빨리 움직여야 한다. 한편 골다공증이 없는 젊은 사람의 압박골절은 경우에 따라 통증이 점점 심해지면서 척추가 앞으로 굽을 수 있다. 이때는 척추고정술을 시행해야 한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임호준 기자 )
    척추·관절질환임호준2003/11/04 13:43
  • [장수Q&A⑧] 박교수가 만난 백세인/ 텃밭 매는 102세 김화유 할머니

    방방곡곡의 100세인들을 찾아뵙는 일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나, 그들에게 청해 듣는 판소리 또는 시조는 이런 피로를 한꺼번에 날리는 청량제이다. 그들에게 옛날 가락을 들려달라고 하면 대부분 모른다고 하시지만, 상당수는 우리의 요청을 오히려 반기곤 한다. 그 중에는 노래를 청하자마자 메들리로 몇 곡을 이어 부른 분도 있었다. 전남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 마을 꼭대기에 다 무너져 내릴 것 같은 토방집에서 혼자 사시는 김화유(102) 할머니. 할머니는 혼자 계심에도 전연 흐트러짐이 없었다. 지금도 뒷마당, 옆마당 텃밭에 콩·고추·상추·양추·깨 등 밭농사를 일구고, 이웃 할머니들과 즐겁게 생활하고 계신다. 인지능력도 탁월했고, 악력테스트에서 보여준 힘과 보행테스트에서의 껑충 뛰는 모습은 조사단을 놀라게 했다. 면담을 위해 할머니에게 다가간 조사원이 여느 때처럼 귀에 대고 큰 소리로 질문을 하자, 할머니는 “나 귀 안 먹었어” 하면서 웃음 지었다. 조사가 끝나고 할머니에게 노래 하나 부탁을 드리자 할머니는 너무나 좋아하시면서,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진도 아리랑’, ‘농부가’ 등을 메들리로 불러젖혔다. 가사도 그리 정확할 수가 없었다. 동행한 사회복지사는 “저 할머니가 일전에 KBS전국 노래자랑에 나가셨는데, 사상 최고령자로 뽑히셨다”고 전했다. 충분히 그럴 만했다. 100세가 넘으셨어도 여전히 노래를 즐기시면서, 동네 사람과 어울리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나이가 들어 홀로된 노인들도 저처럼 즐겁고 당당하게 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정의학과2003/11/04 13:27
  • [여성건강프로젝트⑧] 폐경 증후군 뛰어넘기

    사춘기에 초경이 시작되듯, 대부분의 여성들은 50세를 전후해 ‘폐경’을 겪는다. 매달 있던 월경이 없어진다는 의미지만, 여성의 몸은 폐경을 거치면서 미묘하고도 섬세한 변화를 많이 겪는다. 폐경을 받아들이는 여성들의 태도도 제각각이다. 일부는 월경의 번거로움, 원치않는 임신에 대한 공포 등에서 해방된다고 좋아하는 반면, 다른 여성들은 더 이상 아기를 갖지 못하고, 여성성과 젊음을 상실하고, 안면홍조·불안·우울증 등 폐경증후군을 겪는다는 사실을 끔찍이 싫어한다. 일부 여성들은 폐경 후에 주량이 늘어나는 특이한 경험도 한다. 어떻게 받아들일 지에 앞서 폐경을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폐경은 정확히는 마지막 월경을 뜻하지만, 실제로 이를 정확히 알기 어려우므로 지난 1년간 월경이 없을 때 역산해 폐경시기를 판단한다. 20~30대 임신이 가능한 시기를 지나 40대에 접어들면 갱년기가 찾아온다. 난소기능이 떨어지고,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한다.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지고, 많은 질 출혈이 있기도 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월경 주기법으로 피임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갱년기 증후군이 시작되는 이때 넓은 의미에서 폐경(초기)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 머리, 목, 가슴의 피부가 갑자기 붉어지거나, 열이 나며 종종 땀도 난다. 증상은 3분 안에 없어지지만 하루에 5~10회, 심하면 30회 이상 반복되기도 한다. 치료를 하지 않아도 3~5년 지나면 없어진다. 피로, 신경과민, 우울증, 기억장애, 두통, 관절통과 아울러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50세 전후 월경이 완전히 없어지는 시기(중기)를 지나면서 비뇨생식기 쪽에 큰 변화가 온다. 질 점막이 위축돼 질 건조증, 질염, 외음부 가려움증, 성교통, 질 협착 등이 올 수 있다. 또 방광과 요도의 점막이 얇아져 소변을 자주 보며, 요실금도 오기 쉽다. 피부노화가 빨라져 주름이 많아지고, 피부 탄력성이 없어진다. 그 때부터 수명을 다할 때까지(말기) 찾아오는 골다공증, 심혈관 질환 등도 넓은 의미에서 폐경기 증상으로 볼 수 있다. 나쁜 점만 놓고 본다면, 폐경은 피할 수만 있으면 피하는 게 최선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직 폐경을 피할 방법은 없다. 다만 여성들에게 고통을 주는 폐경증상을 치료, 완화하는 데 여성호르몬 투여요법이 적용되고 있다. 여성호르몬 치료는 장점이 있는 반면, 유방암증가 등의 부작용도 있으므로 아직 효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다만, 아주 심한 폐경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적절하게 사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폐경을 겁낼 필요는 없다. <도움말: 박기현·신촌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윤병구·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 임형균 기자 hyim@chosun.com )
    여성일반임형균2003/11/04 13:26
  • [장수Q&A⑧] "요런 것쯤이야" 만만히 봤다 큰코

    가정의학과2003/11/04 11:50
  • [건강상식 허와실] 각막 건조증, 식염수보다 인공눈물이 안전

    냉난방이 잘 된 곳에서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직장인은 대부분 각막의 수분이 부족한 각막건조증 증상이 있다. 눈이 뻑뻑하고 가려운 느낌이 드는데, 이때 각막에 수분을 보충한다고 생리식염수를 점안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눈물에는 여러 가지 항균물질이 섞여있으며, 먼지나 이물질에 묻어 눈으로 들어오는 세균에 대해 눈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눈이 뻑뻑하다고 생리식염수를 자주 점안하면 항균물질이 희석돼 오히려 눈에 염증 등이 생길 수 있다. 눈이 뻑뻑할 때는 생리식염수 대신 인공눈물을 점안해야 한다. 인공눈물은 눈물과 동일한 성분으로 아무리 많이 점안해도 별다른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히려 자주 점안해 주는 게 눈의 건강에 더 좋다. 한편 인공눈물을 비롯한 대부분의 안과 점안액은 보존 기간이 한 달 정도이기 때문에 개봉하고 한 달이 지난 점안약은 폐기처분해야 한다. 안과용 점안액에는 일종의 방부제인 보존액이 섞여있어 점안시 눈이 조금 시릴 수 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으므로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 (홍영재·신촌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안과2003/11/0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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