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이 성기 콤플렉스를 느끼듯 여성 또한 말 못할 고민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분당에 사는 주부 박모씨(35세)는 사춘기 이후로 대중목욕탕에 간적이 없다. 남들은 다 있는 것이 자신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음모에 숫이 없는 무모증으로 큰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잠자리에서 남편이 별 생각없이 내뱉은 말 한마디에 가슴 속 깊은 상처를 받기도 했다.
“니 거기가 왜 그러는데? 혹시 자위라도 하나?”
갑작스런 남편의 말에 황당함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낀 박씨. 일이 있은 후, 그녀는 남편과의 잠자리도 소극적이 되었고 남편을 대하는 성격도 이전과는 달리 까칠하게 변했다고 한다.
음모는 보통 땀의 증발을 촉진하고 피부를 보호하며, 성행위시 흥분을 고조시키는 등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음모는 2차 성징의 하나로, 사춘기를 거치면서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드물게 음모가 나지 않거나 조금 밖에 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를 무음모증 혹은 빈모증이라고 한다.
피부과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여중 중 10% 정도가 무음모층이라고 한다. 여성 무음모증은 서양보다는 동양인에게 많으며, 그중 몽고계 영향을 받은 북방 중국계 여성에게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확실한 원인은 아니나, 호르몬의 불균형, 인종, 체질, 유전적 요인들이 그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무음모증 여성이라고 해서 섹스나 월경, 임신, 출산 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성적 수치심과 콤플렉스로 인한 심리적 문제가 있을 뿐이다. 특히 서양과 달리 대중 목욕 문화가 발달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무모증여성이 받는 스트레스는 생각 이상으로 크다.
무음모증은 본인의 머리카락을 이용한 자가 모발이식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자가 모발이식술은 자신의 두피에서 머리카락을 채취한 뒤 음부에 이식하는 시술로, 약 800~1500개씩 음부에 옮겨 심게 된다. 치모는 털을 이식할 부위가 적기 때문에 이 정도의 양으로도 충분히 시각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박씨 역시 자가 모발이식술을 받은 후, 예전의 활기찬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다. 병원을 찾은 박씨는 오랜 상담 끝에 시술을 받기로 결정했고, 시술 후에는 관리도 철저히 해 자연스러운 치모를 갖게 된 것이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과거 ‘없어도 너무 없었던' 그녀, 그러나 지금은 제집 드나들듯 동네 목욕탕을 다닐 수 있게 됨은 물론 남편과의 사랑도 되찾았다하니, 이보다 더한 보약이 있을까 싶다.
벨라쥬여성의원 / 원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