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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유전자 변형 작물)는 천사일까, 악마일까? 65억 인구를 먹여 살릴 획기적인 기술로 인류의 축복이라 주장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재래종을 멸종시키고 건강도 해치는 저주가 될 것이라고 보는 이도 있다. ‘농생명공학 응용을 위한 국제서비스(ISAAA·International Service for the Acquisition of Agri-biotech Applications)’의 클라이브 제임스 회장은 이 두 얼굴의 GMO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 다니는 이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영국과학센터, 캐나다 농업부, 세계식량농업기구(FAO) 등에서 일하다 1992년 이 단체를 세웠다. 이후 25년간 전 세계를 돌며 GMO 기술을 보급하고, GMO 현황에 대한 국제보고서도 매년 작성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 10개국을 돌며 2006년 보고서 발표회를 열고 있는 그가 지난 1월 30일 한국을 찾았다.
- 1996년 ‘무르지 않는 토마토’로 GMO 상업화가 시작했는데,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11년 만에 GMO 농업은 60배 성장했다. GMO는 이미 전 세계의 현실이다. 2006년 현재 GMO를 재배, 생산하는 나라는 22개국. 유럽연합의 6개국(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도 포함돼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약 36억 명)이 이들 나라에 살고 있다. 직접 재배는 하지 않아도 GMO의 수입과 유통을 허락한 나라는 29개국, 이중 한국은 일본 다음가는 세계 제2위 수입국이다. 한국은 사료용 옥수수 250만�, 콩(대두) 80만� 등 많은 GMO를 수입한다."
- 안전성엔 자신 있나?
“물론. 재래종만큼 안전하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와 농림성(USDA)에서는 ‘GMO가 재래종과 실질적으로 같다’고 증명했다. 병충해에 강한 GMO는 농약을 많이 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 안전할지 모른다. GMO 재배 10년 동안 농약 사용을 2240억�이나 줄였다. GMO 자체가 재래종보다 더 안전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해충에 강한 GMO 콩은 ‘퓨제리움’이라는 세균이 분비하는 ‘퓨모니신’이라는 독에 오염될 위험도 적다. 퓨모니신은 간에 해롭다.”
- 그런데도 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질 않나?
“현실은 과학만으로 굴러가는 건 아니다. 논란의 배경엔 정치와 경제도 있다. GMO 기술은 유럽에서 처음 나왔다. 벨기에 겐트대 몬태규경이 개발했다. 그러나 보수적인 유럽에서는 진전이 없었고, 미국에서 크게 발전했다. 미국이 기술 주도권을 잡으면서 유럽의 반발이 심해졌다고 본다. 대자연에도 유해한 성분은 얼마든지 있다. 감자 싹의 솔라닌 독을 봐라. 최근 캘리포니아 유기농 농장에서 생산된 채소는 대장균에 오염돼 식중독을 일으켰다. 자연 그대로라고 위험 0%는 아니다.”
- GMO에 대한 우려는 그런 일시적 위험이 아니다.
“아무튼 2050년이면 세계 인구는 90억 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농경생활을 시작한 이래 인류가 소비한 식량의 2배가 필요하다. 생명공학 기술 없이 어떻게 해결하겠나?”
- GMO가 오히려 건강에 도움된다고 주장했는데?
“5년 이내 비타민A를 함유한 ‘황금 쌀’과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오메가-3 지방이 든 콩’이 나올 것이다. 에탄올을 생산하는 옥수수나 포플러 나무를 이용하면 환경오염 걱정 없는 ‘바이오 연료’도 가능하다. 선택은 한국에 달렸다. 지난 11년간 세계 30억 인구가 먹고 겪는 경험을 참고로 현명하고 과학적인 계산을 해야 한다. GMO를 통해 얻는 것과 잃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 ISAAA가 GMO기술을 보유한 독보적인 대기업을 결국 돕게 되는 것 아닌가?
“우리는 비영리단체다. GMO 기술을 개발도상국과 나누는 것이 목적이다. 몬산토 같은 기업은 우리를 후원하는 세 그룹 중 일부일 뿐이다. 민간 기업 외에도 록펠러재단 등 순수 자선단체, 독일 연방기술협력회, 덴마크 국제발전기구 같은 국제협력단체의 지원을 받는다.”
/ 이지혜기자 wis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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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면역세포로 암을 치료할 날이 멀지 않았다. 자기 피를 뽑아 면역세포의 능력을 높인 뒤 다시 체내에 투여해 암을 예방하거나 제거하는 면역세포치료가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 일본국립암센터 연구팀이 말기 간암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면역세포치료제로 치료한 결과 평균 생존기간이 2배 증가했으며, 재발률이 절반으로 감소했다. 이 논문은 2000년 9월 영국의학전문지 ‘랜싯’에 게재됐다. 이노셀, 이노메디시스, 바이넥스, 크레아젠 등 국내 면역세포치료 업체들의 임상실험에 따르면 간암, 뇌종양, 전립선암, 폐암 환자들에게 자사의 면역세포치료제를 적용한 결과 약 20~60%의 종양 억제 효과가 관찰됐다. 면역세포치료는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암세포만을 찾아 제거할 수 있다. 또 부작용이 커 단독치료만 가능했던 기존의 항암치료와는 달리 큰 부작용이 없어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도 병행할 수 있다. 암 세포를 괴멸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현재 국내 면역세포치료기관들은 간암, 신장암, 뇌종양 등에 대한 면역세포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임상시험 혹은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식약청 생물의약품본부 관계자는“일부 약제의 품목검토는 거의 완료됐고, 다른 품목들도 현재 거의 마지막 단계 검토 중으로 이르면 올해 안에 승인될 전망”이라며“만약에 검증돼 사용허가가 난다면 기존 항암치료법보다 높은 치료효과를 지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면역세포치료에 대한 연구와 검토는 1990년 후반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일본, 미국, 프랑스, 독일,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에서 면역치료 임상실험을 실시한 결과 종양세포가 소멸되거나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일본 후생성은 현재 150여 개가 넘는 대학병원, 전문 클리닉 및 일반 병원에서 연간 1500여명 이상의 환자에게 시술하고 있다. 미국 회사의 면역치료제는 아직 승인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와 비슷한 시일 내에 품목허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러나 면역치료제가 대중화되는 데는 몇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첫째, 모든 환자에게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일부 생명과학자들도 면역세포가 예상만큼 암을 항원으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면역세포치료는 생명이 위독하거나 치료의 대안이 없는 응급환자에 한해 적용되고 있을 뿐이다.
2005년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종혁 교수는 피부암을 앓고 있는 43세 환자에게 면역세포치료의 하나인‘자가 유래 활성화 T림프구 치료제’를 처음으로 시술했으나 환자를 살리진 못했다.
둘째, 효과에 비해 비싼 가격도 문제다. 국내 제약업체들은 승인될 면역치료제가 기존 항암치료제나 신약에 비해 제조원가가 훨씬 높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셋째, 개인 맞춤별 치료제여서 대량생산이 어렵다. 특히 암세포를 공격하는 수지상 세포의 기능을 높이는 면역치료는 환자의 몸에 서 혈액을 뽑아내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hs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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