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 따라 AI 신뢰도 달랐다… 우리 부장은 어떻게 쓰고 있을까?

입력 2026.04.17 16:30
노트북을 두들기는 사람
사라 발데오 교수는 AI에 작업을 요청하기 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선행할 것을 권고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으며 복잡한 계획과 결정을 돕고 있다. 하지만 AI에 사고 과정을 전적으로 맡길수록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사회적 직급이 낮을수록 AI 결과물을 비판 없이 수용하는 경향이 강했다.

영국 미들섹스대 사라 발데오 교수팀은 미국과 캐나다 성인 1923명을 대상으로 식단 짜기, 출퇴근 경로 결정 등 일상적인 과제 10가지를 내주고 AI 이용 행태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참가자 58%가 "AI가 생각의 대부분을 수행했다"고 답했다. 참가자들은 과제당 평균 4.2회 AI에게 질문을 던졌으나 결과물을 비판하거나 수정하는 행동은 0.8회에 그쳤다.

특히 직급에 따른 활용 방식에서 차이가 뚜렷했다. 부장·임원급 리더들은 주니어급보다 AI에게 더 많이 질문하면서도 결과물을 꼼꼼히 수정하며 사고 주도권을 유지했다. 반면 주니어급은 AI 답변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빈도가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AI에 더 많이 의존했다.

주목할 점은 AI 결과물을 고민 없이 수용할수록 스스로 추론하는 자신감도 낮아졌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속도는 얻었지만 사고의 깊이를 잃었다"거나 "아이디어가 내 것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무비판적인 인지적 외주화가 사고의 자율성을 무디게 만든 셈이다.

사라 발데오 교수는 AI에 작업을 요청하기 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선행할 것을 권고했다. 또 AI 프롬프트를 최소 두세 번 이상 수정하고 정교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지나친 사용으로 인해 인간의 언어 표현이 AI와 유사해지는 지적 평준화를 피하려면 업무 중 일주일에 최소 2~3일은 AI 사용을 중단하는 기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사라 발데오 교수는 "AI가 필수 도구가 된 만큼 답변을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스스로 대안을 검토하는 능동적 개입이 인지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심리학회(APA) 학술지 '테크놀로지, 마인드, 앤 비헤이비어(Technology, Mind, and Behavior)'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