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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G4 관련 질환 명의'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민홍기 교수
IgG4 관련 질환(면역글로불린 G4 관련 질환)은 이름조차 낯선 희귀질환이다. 눈물샘·침샘이 붓는 증상부터 췌장, 담도, 신장, 대동맥 등 여러 장기를 침범하지만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놓치기 쉽다. 특히 영상검사에서 암처럼 보이는 덩어리를 형성해 종양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조기 진단이 늦어지면 장기 기능이 손상될 수 있는 IgG4 관련 질환에 대해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민홍기 교수에게 물었다.
-IgG4 관련 질환은 아직 생소한데, 어떤 병인가?
"IgG4 관련 질환은 여러 장기를 침범해 만성 염증과 섬유화를 일으키는 면역 질환이다. 10만 명당 1명 수준으로 매우 드물게 발병한다. 장기간 지속되면 조직이 딱딱해지거나 덩어리(결절)를 형성하는데, 영상검사상 암이나 종양처럼 보일 수 있어 과거에는 ‘거짓 종양’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질환에서는 T세포·B세포·형질세포 등 면역세포 침윤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치료하지 않으면 침범한 장기의 기능이 영구적으로 저하될 수 있어 조기에 감별하고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들어 IgG4 관련 질환이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에는 침범 장기에 따라 각각 다른 질환명으로 불렀다. 예를 들어 눈물샘·침샘을 침범한 경우와 췌장·담도를 침범한 경우를 별개의 질환처럼 인식했다. 하지만 조직검사를 해보면 공통점이 있었다. IgG4 면역글로불린을 발현하는 형질세포 침윤이 많고, 특징적인 섬유화와 폐쇄성 정맥염이 동반된다는 점이다. 이런 병리적 특징이 정리되면서 하나의 질환군인 ‘IgG4 관련 질환’으로 개념이 통합됐다. 특히 암과 감별이 중요한 질환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원인은 밝혀졌나? 어떤 사람에게 잘 생기나?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중년 이후, 특히 50~60대 남성에서 비교적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또 산업 분진, 유기용제, 페인트, 농약, 흡연 등에 노출된 사람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는 역학 연구들이 있다. 다만 이런 노출이 직접적으로 질환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현재로서는 특정 환경 노출이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주로 어떤 장기를 침범하고, 대표 증상은 무엇인가?
"눈물샘과 침샘이 대표적이다. 얼굴 주변이 붓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다가 안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대동맥, 후복막, 신장 같은 내부 장기를 침범하면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 CT·MRI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문제는 늦게 발견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후복막 섬유화가 진행되면 요관이 막혀 요로 폐쇄가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검진에서 ‘IgG4 관련 질환 가능성’이 언급됐다면 류마티스내과 진료와 조직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진단할 때는 어떻게 암이나 다른 질환과 감별하나?
"영상검사, 혈액검사, 조직검사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먼저 눈물샘·침샘·췌장·담도·대동맥·후복막·갑상선 등 흔히 침범하는 장기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후 CT·MRI 등 영상검사를 통해 질환 가능성을 평가하고, 혈액검사에서 IgG4 수치 상승 여부를 확인한다.
다만 IgG4 수치가 높다고 모두 이 질환은 아니다. 감염 등 다른 질환에서도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최종 감별은 조직검사가 핵심이다. 조직에서 IgG4를 발현하는 형질세포 침윤과 특징적인 섬유화 소견을 확인해야 한다. PET-CT는 여러 장기를 평가하고 조직검사에 적합한 부위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치료의 기본 원칙은 무엇인가?
"IgG4 관련 질환은 ‘완치’보다는 ‘관해’를 목표로 치료한다. 관해란 질환은 존재하지만 활성도가 매우 낮아져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를 뜻한다. 치료 목표는 염증과 섬유화를 억제해 장기 손상을 막고, 질환 활성도를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것이다."
-1차 치료제로 스테로이드를 쓰는 이유는?
"스테로이드는 염증과 섬유화를 가장 빠르게 억제하는 약물이다. 치료 반응이 비교적 빠르게 나타나고, 스테로이드만으로 질환 조절이 가능한 환자도 있어 1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다만 장기간 고용량 사용 시 당뇨병, 골밀도 감소, 녹내장·백내장, 부신 기능 저하, 얼굴이 둥글어지는 쿠싱 증후군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초기에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되, 이후 약 6개월에 걸쳐 서서히 감량하면서 면역억제제를 병행한다."
-많은 환자가 부담스러워하는 '면역억제제'는 왜 필요한가?
"면역억제제는 과활성화된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스테로이드 장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사용한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3개월 정도 걸리고 골수 기능 저하 등 부작용 가능성도 있어 환자 상태에 맞는 약제, 용량 선택이 중요하다. ‘면역억제제’라는 이름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환자도 있지만, 실제로는 면역을 무조건 낮추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과활성화된 면역을 정상 수준으로 조절하는 데 가깝다."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 생물학적 제제를 고려한다. 대표적으로 B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리툭시맙, 이네빌리주맙 등이 있다. 다만 아직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비급여 치료라는 한계가 있다."
-치료 기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
"치료 반응이 좋은 환자는 3~6개월 내 관해에 도달하기도 한다. 이후 저용량 약물 유지 치료만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사례도 많다. 다만 환자마다 효과적인 면역억제제 종류와 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약제를 조정하는 과정이 길어질 경우 1~2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재발이 잦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던데.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특히 안구 주변 침범 환자는 스테로이드를 중단하면 50~60% 정도가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관해 상태에 도달해도 장기적으로 면역억제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활성화된 면역 반응이 쉽게 정상화되지 않아 치료 중단 후 다시 활성화되는 것으로 본다."
-장기 손상이 진행되면 회복이 어려운가?
"손상 정도에 따라 다르다. 가역적인 변화라면 치료 후 회복 가능성이 있지만, 섬유화가 오래 진행된 비가역적 손상은 정상 회복이 어렵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치료다. 아직은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만한 특이 표지자가 없어 영상검사, 혈액검사, 조직검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환자들이 일상에서 관리해야 할 부분이 있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흡연은 염증과 섬유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산업 먼지, 유기용제, 농약 등에 직업적으로 노출되는 경우 보호장비 착용이 필요하다. 과음 역시 장내 환경과 염증 반응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앞으로 기대되는 치료 변화나 연구 방향은?
"생물학적 제제 개발이 활발하다. 현재 B세포뿐 아니라 T세포, 염증성 사이토카인(인터루킨-6) 등을 표적으로 하는 약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치료 선택지가 더 다양해질 가능성이 크다. 진단 측면에서는 PET-CT 활용 확대가 기대된다. 현재는 대부분 비급여여서 환자 부담이 크지만, 여러 장기 평가와 조직검사 부위 선정에 유용성이 입증되면 향후 급여 적용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IgG4 관련 질환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약을 사용하더라도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치료 목표다. 일부 환자는 면역억제제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때문에 임의로 약을 끊거나 진료를 중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재발 위험이 높은 질환인 만큼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면서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약물 조절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민홍기 교수는…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희귀질환을 비롯해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강직성척추염, 쇼그렌증후군, 베체트병 등을 진료하고 있다. 그는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간사·학술위원·총무위원, 대한면역학회 학술위원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학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에는 대한류마티스학회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하는 등 연구 역량도 인정받았다.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희귀질환을 비롯해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강직성척추염, 쇼그렌증후군, 베체트병 등을 진료하고 있다. 그는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간사·학술위원·총무위원, 대한면역학회 학술위원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학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에는 대한류마티스학회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하는 등 연구 역량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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