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과다 사용, 병원균 내성 높이고 대장암 위험까지…

입력 2019.08.22 14:40

국내 의원 항생제 처방률 43.3%

항생제는 각종 세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주는 일명 '기적의 발명품'으로 전해지지만, 오·남용으로 인한 문제가 적지 않다. 병원성 세균이 항생제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일부는 일부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돌연변이 한다. 이것이 내성이다. 내성이 생긴 세균은 항생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결국 항생제를 다시 사용했을 때 내성이 있는 세균은 살아남아 증식한다. 짧은 시간 동안 항생제의 '맛'만 보다 내성이 더 강해지면 항생제를 사용해도 죽지 않는 '슈퍼박테리아'가 될 수 있다.

주사와 약 사진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은 병원균 내성과 대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항생제 처방 비율 높아

항생제는 병원성 세균을 죽이거나 증식을 막는 데 사용하는 약으로, 폐렴이나 파상풍처럼 병원성 세균 감염이 되었을 때 주로 사용한다. 현재까지 개발된 항생제 종류는 약 200가지에 달한다. 한국은 항생제 사용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높은 편에 속한다. OECD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28.4DDD다. DDD는 국민 1000명 중 매일 항생제를 복용하는 사람의 수다. OECD 국가 평균 수치는 20.3DDD며 스웨덴은 15.5DDD, 독일 14.8DDD, 칠레 9.4DDD다.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종합병원과 의원은 각각 항생제 처방률이 41.1%, 43.3%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은 48.1%로 비교적 높은 처방률을 나타냈다. 반면 상급 종합병원의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평균 19.13%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을 5개 등급으로 나눴는데, 일반적으로 감기에 걸리면 주로 찾는 동네 병·의원이나 종합병원의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평균 2등급 후반에서 3등급 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급서상기도감염 환자 100%에게 항생제를 처방한 의료기관은 총 7곳으로 모두 의원급이었다.

◇항생제 사용, 대장암 위험도 높여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항생제의 과도한 사용은 대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존스홉킨스 키멜 암 센터 연구팀은 세계 최대 전자 의료 기록 데이터베이스 중 하나인 CPRD(Clinical practice research Datalink)에서 영국의 1100만 명 이상 환자에 대한 약물 처방 및 진단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1989년부터 2012년까지 23년 동안 2만 8890명이 대장암에 걸린 것을 확인했고, 항생제에 노출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 발생 확률이 약 16% 더 높았다. 다만 항생제 사용이 직장암에 미치는 영향은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항생제를 하루만 사용해도 대장암 위험이 약간 증가하지만, 15일 이상 사용할 때 부터 대장암 위험이 빠르게 증가한다고 말했다. 항생제를 15~30일 사용하는 경우 대장암 위험이 8% 증가했고, 30일 이상 사용한 경우 15% 증가했다. 이 결과는 최근 10년 안에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에만 해당된다고 연구팀은 밝히면서, 그 원인이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장내 유익균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순 감기에는 항생제 사용 삼가야

똑같은 감기라도 원인에 따라 항생제 사용을 달리해야 한다. 바이러스에 의한 단순 감기일 경우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항생제가 증상을 완화하거나 질병 기간을 단축하지 못하고, 부작용이나 내성 균주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기 합병증으로 세균 감염이 발생한 경우라면 즉시 항생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급성부비동염 등이 이에 해당한다. 보통 감기는 3~4일 안에 열이 내리면서 증상이 좋아지지만, 2차 감염(합병증)이 있다면 4일이 지나도 증상이 점차 악화된다. 이때 합병증이 확인되면, 적절하게 항생제를 사용하면 된다. 2차 감염 증상은 대표적으로 폐렴, 부비동염(축농증), 기관지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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