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 동식물 중에서 아름답고도 완벽한 변신을 하는 놈은 아마도 나비가 아닐까 한다. 조금마한 유충이 자라서 엉금엉금 기어 다니는 징그러운 애벌레 생활을 하다가 어느 순간 화려한 날개와 가쁜한 몸으로 변해서 그간에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훨훨 날라 다니는 변신을 하는 나비.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신을 할 때가 바로 성장통의 극치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은 아닐지.
성장기의 아이들도 자그마한 뼈가 조금씩 커지는 과정에서 몸살과 같은 현상이 생기게 된다. 별다른 이상이 없이 팔다리가 아프고 며칠이 지나면 키가 쑥 커져 있는 경우 대부분 성장기에 나타나는 과정으로 여긴다. 몸에 나타나는 성장통과 같이 마음에 변화에 따른 성장통도 사춘기의 중요한 변화이기도 하다. 몸과 마음이 아프면서 아이들은 자란다고 한다. 몸이 아픈 것은 뼈와 근육 인대 골막이 자라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고, 마음이 아픈 것은 정신적인 성숙을 위한 변화하는 과정에 의한 산물로 생각을 할 수 있다.
성장통은 화두와 같다. 갑자기 무릎이나 허벅지가 아프다고 호소하다가 하루 이틀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기도 하고, 홀연히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거의 모든 아이들이 이런 과정을 겪지만 특히 심하게 앓는 경우는 30% 정도라고 한다. 성장클리닉을 방문하는 아이들을 보면 성장통을 전혀 모르고 혹 한번도 비슷한 증상을 가져 본 적이 없었던 아이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의 특징은 키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1년에 4㎝미만으로 자라는 성장장애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성장통이 거의 없는 경우가 흔하다. 반면에 자고 일어나면 쑥 컸다는 아이들은 무릎과 허리의 통증을 종종 호소하고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잠만 잔다고 한다. 성장장애 아이들이 진료를 받고 치료를 하다보면 성장통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성장통이 심할 경우엔 6개월 이상 지속이 되기도 한다. 너무 잘 자라는 아이들은 항상 무엇인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주 아프게 되는 것이다.
성장통은 보통 낮에는 잘 놀다가 주로 밤이 되면 통증을 호소하고 심지어 이러한 통증으로 잠을 잘 자지 못하다가 다음날 아침에는 증상이 없어진다. 만약 아침에도 통증을 호소하거나 한쪽 다리만 아프다고 할 때, 또는 걸을 때 절룩거리고 붓고 열감이 있고 국소 압통이 있는 경우에는 성장통 이외의 다른 원인을 찾아 보아야 한다. 관절이나 뼈에 균이 감염이 되는 화농성 관절염이나 골수염의 경우에도 초기 증상이 성장통과 비슷하여 구별이 어려우나 이때는 통증이 지속적이며 다리를 움직이면 매우 아파하고 대개 열이 나는 등 전신적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이밖에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일과성 활액막염, 대퇴골두 골단 분리증,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 그리고 종양 등이 성장통과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성장통 해결 방법은 ?
혈액검사나 방사선 촬영 등의 간단한 검사를 시행한 후 결과에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오면 성장통이라고 진단을 내립니다. 성장통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대개는 자연스럽게 통증이 소멸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성장통의 완화와 치료기간 단축을 위해 찜질이나 마사지, 근육의 신장운동 즉 스트레칭이나 진통제들의 대중적인 요법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에 대한 부모님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이키한의원의 박승만원장은“성장통에 잘못된 인식으로 그냥 아이들의 증상을 방치하는 부모들이 많다. 성장통은 성장과정에서 충분한 영양공급이 되지 않아 발생하는 통증이므로 어느 때 보다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과 충분한 영양공급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5세~14세 급속 성장시기, 평균 50센티 이상 자라
아이들의 성장통은 대략 언제쯤 시작될까? 일반적으로 성장통은 3~12세 아이에게 나타난다고 일컬어지는데 실제 아이들의 키는 빠른 경우 3세, 혹은 5세부터 14세까지 급속히 성장한다. ‘2007년 질병관리본부의 신체발육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남자아이는 5세부터 14세까지 평균 51.8센티, 여자아이는 50.5센티 가량 급속도로 성장한다. 성장이 빠른 만큼 주로 이 시기에 성장통도 발생한다.
성장시기에는 뼈 성장이 빨라진다. 하지만 뼈에 붙은 힘줄이나 근육이 뼈의 성장속도를 못 따라가면 주변의 근육과 힘줄이 당겨지고,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면서 주위 신경이 자극 받아 통증이 발생한다. 한 마디로 뼈와 근육의 성장이 각각 다른 속도로 일어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 주로 무릎 뒤쪽이나 허벅지, 정강이, 발목, 손목 등의 부위에 양쪽 모두 통증이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근육이 잘 발달되지 않은 아이, 지나치게 활동적인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며, 여자아이보다는 활동량이 많은 남자아이들이 더 많이 호소한다. 일반적으로 성장통은 1~2년 내에 증상이 사라지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
한편, 같은 부위에 같은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무조건 성장통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소아 류머티즘이나 구루병, 골절 등도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가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하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질병을 진단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통, 고단백질 위주의 충분한 영양공급필요
아이가 성장통을 호소하면 부족한 영양성분은 없는지 혹은 지나친 외부활동으로 몸이 힘들지는 않은지 살펴보도록 한다. 성장통은 보통 저녁이나 잠자리 들기 직전에 발생하지만 아침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한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집에서 찜질, 목욕 등을 통해 관리가 가능하다. 아이가 잠들기 직전 팔 다리를 주물러주거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시켜주면 통증 완화에 좋다. 아울러 따뜻한 수건으로 통증이 있는 부위를 찜질하면 긴장된 근육이 풀어진다. 온수 샤워나 욕조목욕 등도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아이의 근육성장에 도움되는 우유나 콩, 고기 등 고단백질 음식을 충분히 섭취시키고, 근육에 무리를 주는 지나친 활동은 피하도록 한다. 통증이 심한 아이는 선천적으로 비위가 허약하여 섭취한 영양이 체내에 잘 흡수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전문의를 찾아 아이의 체질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이키한의원 / 박승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