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폭염으로 이상 고열(hyperthermia)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일사병과 열사병이 어떻게 다른 질환인지는 ‘항상성과 체온 조절 기전’을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항상성
미국 생리학자 ‘월터 캐넌’은 인체 내부 환경을 설명하기 위해 ‘항상성(homeostasis)’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homeo-’는 ‘비슷하거나 유사하다’, ‘–stasis’는 ‘조건’으로 결국, 항상성은 살아있는 상태, ‘비슷한 조건을 유지하는 상태’라는 뜻이다. 인체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온, 혈압, 혈당’ 등 중요한 조절변수(regulated variable)가 반드시 정상 범위 안에 있어야만 한다. 만약 한계점(set point)을 벗어나면, 보통은 음성 되먹임 기전(negative feedback mechanism)이 작동해 정상 범위를 지킨다. 최초 변화와 반대 방향으로 반응하여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이런 보상작용이 성공하면 건강, 실패하면 질환 또는 병리적(pathological : pathos는 고통) 상태가 된다. <그림 1>
체온 조절
몸의 체온 조절의 예를 들어보자, 체온은 작은 변화에도 ‘물질대사에 심각한 영향’을 주므로 대략 37℃(98.6℉)의 한계점에서 큰 변화가 없어야 한다. 체온은 피부와 혈액 온도를 감지하는 신체 내부 ‘온도 수용체(thermoreceptor)’에서 감지한다. 감지된 체온 정보는 대뇌 시상하부(hypothalamus)에 전달된다. 더운 여름 열을 낮추는 반응으로는 말초 혈관 이완, 얼굴 홍조 그리고 땀샘의 땀 분비 증가가 있다. 추운 겨울 열을 높이는 반응으로는 말초 혈관 수축, 입모근(털세움근, piloerection) 수축, 골격근의 반복 수축인 떨림(shivering)이 나타난다. 만약, 여름철 고온 환경에서 음성 되먹임 기전으로 열을 발산하는 반응이 고장 난다면, 일사병, 열사병 등 이상 고열(hyperthermia)이 나타나고, 심각하면 사망하기도 한다.
‘일사병(heat exhaustion)’에 걸리면 고온 환경 노출로 중심체온(core temperature)이 섭씨 37℃에서 40℃ 사이로 상승한다. 땀이 많고, 기운이 없다. 물론 대화는 가능하다. 어지럼증과 두통을 호소하면서 호흡과 심장 박동수가 증가할 수 있다. 이때는 그늘에서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열사병(heat stroke)’은 일사병보다 심각하다. 중심체온(core temperature)이 40℃ 이상을 올라가기 때문이다. 헛소리(정신 혼란), 의식이 없는 등 중추신경계 이상소견들이 나타난다. ‘온도 조절장치’가 고장 난다는 얘기다. 빠르거나 느린 호흡, 저혈압과 빠른 맥박, 탈수 등이 함께 나타나면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의식이 없다면,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속도로에서 적절히 쉬어주면, 문제없이 다시 달릴 수 있다. 하지만, 쉬지 않고 계속 달리면 조절장치는 고장 나고 결국, 엔진이 녹아 붙어 다시는 달릴 수 없게 되는 것가 같은 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