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정하는 실제적인 지배자입니다. 일찍이 니체는 “너희의 생각과 느낌 뒤에는 더욱 강력한 명령자, 알려지지 않은 현자가 있다. 그것이 바로 자아(Self)다. 이 자아는 너의 몸 속에 살고 있다. 너의 몸이 바로 자아다”라고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책에서 역설하였듯이 저는 우리 몸 속에 움직이는 호르몬의 존재를 잘 다스린다면 건강과 사랑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우리가 신비하고 숭고하게 생각하는 사랑의 감정도 실제로는 몇 가지 화학물질 즉 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생기는 것이라는 겁니다. 사랑이란 감정도 호르몬의 방정식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 첫째 도파민 호르몬입니다. 사이언스 데일리에 따르면 통계적으로 사람이 첫 눈에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0.1초라고 합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여기에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도 필요없고, 어어? 하는 사이에 빠져드는 것입니다. 서로 원수 집안인데도 첫 눈에 반해서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마 이 도파민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도파민 호르몬이라는 건, 이성을 마비시키는 호르몬이기도 합니다. 합리적인것과는 상관없이 지극히 감성적인 호르몬입니다. 사랑에 빠지게 되면 가장 먼저 도파민이 늘어나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만 떠올려도 괜히 기분 좋아져서 웃게 되고 행복해지는 이유는 바로 도파민 때문입니다.
둘째, 페닐에틸아민 호르몬입니다.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주고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랑이 더 깊어지면 도파민 뿐만 아니라 페닐에틸아민호르몬도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페닐에틸아민 수치가 높아지면 사랑하는 이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퐁퐁 솟아나게 됩니다. 그런데 초콜릿을 먹게 되면 이런 페닐에틸아민이 높아지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초콜릿을 남녀간에 주고받는 이유도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셋째, 사랑에 대한 감정을 조절하는 옥시토신 호르몬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더 지속되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옥시토신이 분비되면 사랑하는 상대와 내가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고, 포옹, 키스 등의 신체 접촉을 했을 때 이 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히 늘어납니다. 원래 옥시토신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분만 후 자궁 수축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는데 출산 뿐만 아니라 산모가 아기에게 모유를 수유할 때에도 옥시토신이 분비돼서 아기와 엄마가 친밀감을 형성시켜주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왜 예쁠까요? 그것은 엄마 몸 속에 옥시토신이 늘어나면, 엄마와 아기 사이에 애착감이 늘고 모성애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옥시토신의 역할이 바로 그것입니다. 분만할 때 진통을 유도하고 출산을 도와주고 젖 분비를 자극하여 엄마의 몸이 아이를 낳아서 기를 수 있도록 하고 그래서 갓 태어난 아기에게 모성애를 느끼고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호르몬입니다. 한 마디로 옥시토신은 여성을 엄마로 바꾸어주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입니다. 우리가 사랑을 흔히 플라토닉 에로스 아가페로 나누기도 하는데 옥시토신은 모성애같은 에디뜨 피아프가 이브몽땅처럼 상대방에게 헌신하고자 하는 아가페적인 사랑을 유도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러니까 첫 눈에 운명처럼 반하는 것, 못생긴 내 자식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 보이는 것도 다 눈이 멀게하는 이 호르몬들 덕입니다.
만약 도파민과 페닐에틸아민이 없었다면 남성과 여성이 첫 눈에 반해서 사랑을 하고 또 옥시토신이 없었다면 우리 어머니들이 아이를 낳아 사랑으로 키울 수 있었을까요? 호르몬은 이렇게 우리가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들을 합니다. 그런데 또 사랑을 하면 열병을 앓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우리가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도파민과 페닐에틸아민 그리고 옥시토신 등이 분비되고, 이런 복합감정은 일종의 약물 중독과 비슷해서 긍정적인 효과 외에 여러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사흘 동안 잠을 못 잔다거나, 음식이 목에 안 넘어간다거나...
여러분 모두 다 예전에 그런 경험 있으셨지요?
네 번째로 엔도르핀 호르몬도 사랑을 하는 동안에 분비되는 또 하나의 호르몬이 입니다. 우리가 슬픔과 통증을 잊게 하고 쾌락, 극치감, 오르가즘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엔도르핀인데, 이런 엔도르핀이 사랑하는 과정에서 분비되어 상대방에게 신비한 황홀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죠.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요?
사실 사랑의 유통기한이란 말이 세속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처럼 사랑은 뇌와 호르몬의 정교한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처음에 우리가 상대에서 느꼈던 짜릿한 순간들, 그런 과정은 호르몬의 반감기를 생각하면 그 감정들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사랑에 빠지면 이런 호르몬들이 나와서 사랑을 유지시키지만, 18개월에서 30개월 정도 지나면 이들 호르몬의 영향력이 감소된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흔히들 얘기하는 사랑의 콩깍지가 벗겨지는 거죠. 억울하게도 남성이 여성보다 이런 반감기가 더 빨라서 여성이 손해보는 것 같죠! 그러니까 2년마다 사랑의 배터리가 다하면 재충전을 해야 합니다!
제가 아는 한 여성분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결혼한지 한 15년정도가 됐는데, 그동안 항상 한 머리스타일만 고수했었다고 합니다. 머리를 묶거나 올리거나 하는 업 스타일이였는데... 최근에 좀 바꿔봐야 겠다는 생각에 파마를 해서 아래로 내렸다고 해요. 주변의 반응이 어땠을까요? 회사 남자 직원들의 반응이 다들‘와!, 남편이 굉장히 좋아하겠다’였다고 합니다. 물론 이 회사 직원들의 말처럼 남편 역시 반응이 좋았다고 하는데요... 그럼 여기서, 왜 이런 반응이 나왔을까요? 이 여자분이 더 예뻐 보여서? 어려보여서? 헤어스타일이 잘 어울려서?그게 아니라 ‘다.른. 여.자. 같아서’가 포인틉니다. 15년동안 올림머리만 하던 여성이 머리를 내림으로써 호르몬의 새로운 유통기한이 시작이 된거죠. 여러분은 어떠세요? 사랑의 새로운 유통기한 만들어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사랑엔 유통기한이 있으니까 유통기한 이후 난 몰라~ 가 아니고 새로운 유통기한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하셔야 한다는 거죠. 헤어스타일을 바꾸거나, 집안 분위기를 바꾸거나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기억하시고요!
그럼 남자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편분들도 가끔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을 하셔야 합니다. 집에서 늘 파자마 차림의 모습만 보여주실게 아니라 가끔은 점심 시간 때 회사 앞으로 부르시는거죠. 양복입고 넥타이 매고, 열심히 일하다 나온 우리 남편 모습, 어떨까요?집에서만 보던 남편이 아니라 다.른.모.습의 남편이 날 맞이해 주는 순간 휴화산 상태의 호르몬이 다시 폭발!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외식도 서로에게 굉장히 좋은 방법인데요. 외식이란 것은 뭔가 새로운 분위기에서 상대를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포인트는 너무 식사에만 신경쓰지 마시고, 서로에게 그리고 나에게 새로운 관심을 가지라는 겁니다. 남편분들은 이제 외식가기 전에
와이프가 좀 예쁘게 단장할 수 있도록 시간을 좀 주십시오. 뭐 이쁜 옷까지 사다 주시면 더 좋겠지만... 적어도 ‘빨리 나와, 시간 없어~ ’이렇게 소리 지르지는 말자는 겁니다. 어쨌든 서로 멋진 모습으로 꾸미고 그런 상대방의 변화를 바라본다면 분명 사랑의 호르몬의 활발한 활동을 몸으로 느끼게 되실 겁니다.
또 특별한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꽃다발을 전한다거나 비싼 건 아니지만 퇴근길에 생각나서 하나 샀어.. 하는 선물을 전해준다면사랑의 호르몬을 재충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루한 권태기에 진짜 사랑의 묘약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이렇게 사랑에 대해서 길게 말씀드리다 보니까 뭐 제가 사랑 전도사라도 된 느낌인데.. 그만큼 이 호르몬의 작용은 일반적인 신진대사 뿐 만 아니라 우리의 감각과 감정에도 아주 중요하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