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
이대목동병원 사태 이후 병원 내 감염 관리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병 고치러 왔다가 되려 병을 얻는 게 아니냐는 우려 탓에 수술 환자들의 마음은 어느때 보다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모든 외과적 수술이 그렇듯 척추수술 역시 감염에 의한 합병증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의료 관련 감염 발생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병원이 자체적으로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감염 관리 인프라 구축과 같은 제도 보완도 필요하겠지만, 감염 100% 차단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그렇다면 의료 관련 감염 발생률을 최소화 하기 위한 제3의 대안은 없을까? 2016~2018년 의료 관련 감염 감시결과 통계에 따르면 우리들병원의 수술 부위 감염, 요로 감염 등 의료 관련 감염 발생률은 0.1% 이하로 매우 낮았다.아마도 최소절개 수술법(Minimally Invasive Spine Surgery)이 결정적 이유일 것이다. 이 수술법은 피부 절개를 최소화해 디스크·근육·인대·뼈 같은 정상조직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내시경이나 미세현미경·레이저와 같은 섬세한 기구를 이용해 아픈 원인인 병소만을 안전하게 치료하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다. 절개 범위가 크고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면 감염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무수혈 수술법(Bloodless Spine Surgery)도 감염을 피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다. 절개 범위가 작고 수술 시간이 짧으면 출혈이 적고 수혈할 필요가 없다. 수혈은 발열·오한·오심·알레르기 반응과 같은 면역 거부반응뿐 아니라, 간염·HIV 등 수혈전파성 감염에 대한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면역조절 인자에 영향을 미쳐 요로 감염이나 창상 감염의 위험이 높아진다.내시경이나 현미경 수술 도중 식염수 세척 과정도 감염 예방에 큰 도움을 준다. 척추 수술용 내시경에는 카메라 구멍 외에 레이저를 발사하는 구멍과 식염수 세척 구멍이 있다. 디스크 시술 시 항생제가 혼합된 식염수로 디스크를 씻어주면 디스크 섬유륜을 둘러싸고 있는 혈관이나 연부 조직, 지방 조직, 신경근을 보다 잘 관찰할 수 있는데, 이 세척 과정은 감염률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수술실 인력의 전문화도 큰 역할을 한다. 수술은 외과의사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마취의, 보조의, 소독간호사, 순환간호사, 마취간호사 등 많은 인력이 참여하는데 이런 인력의 전문화는 감염 관리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우리들병원의 외국인 척추 의사교육 과정인 '제98회 미스코스(MISS Course)'에 참가한 미국하버드 의대 부속 브리검 병원 폴 하울 박사는 "우리들병원에서 집도의뿐 아니라 수술 간호사, 방사선사 모두가 탁월한 전문가로서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신속하고 정확하게 움직이며 수술 시간을 월등히 단축시키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끝으로 '팀 서저리' 체제이다. 우리들병원은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 여러 전문의가 협력해 치료하는 '팀 서저리' 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팀을 구성해 수술하면 수술 시간을 단축하고 출혈을 최소화함으로써 감염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20여 년 전 필자가 정립한 최소절개 내시경 디스크 시술법이 마침내 미국·일본에서 보험급여 코드를 부여 받아 표준수술로 공인됐다. 감염률이 현저히 낮은 이 수술법이 척추 치료에 보다 보편적으로 적용되면 좋겠다.
-
-
얼마 전 개그맨 유상무씨가 힘든 대장암 항암 치료를 마치고, 결혼을 한다는 기쁜 소식을 알렸다. 유상무씨는 작년 4월, 3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대장암 3기를 진단 받았으며, 가족력이 있어 평소에도 꾸준히 대장 내시경 검진을 해온 덕분에 암이 말기로 접어들기 전에 병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과거에 대장암은 서양인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 우리 사회도 대장암에서 자유롭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사망원인 통계'를 살펴 봐도, 지난 2016년 대장암 사망률(10만명당 16.5명)이 위암 사망률(10만명당 16.2명)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이는 국가가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초로 발생한 현상이다. 또한, 올해 9월에 발표한 2017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대장암 사망률은 10만명당 17.1명, 위암 사망률은 10만명당 15.7명으로 그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대장암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고, 환자가 이상 증상을 자각해 병원을 찾았을 때에는 암이 이미 상당히 진행돼 있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장암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발병 여부를 확인하고 조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부터 국가 대장암 검진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액 건강보험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만 50세 이상 국민은 누구나 본인부담금 없이 일년 한 번씩 무료로 분변잠혈검사를 받을 수 있다. 분변잠혈검사란 대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지 살펴서 대장암을 조기 진단하는 검사법을 말한다. 또한, 이번 국가암검진제도 개선에 따라 분변잠혈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될 경우(양성 반응) 대장내시경 검사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됐다.그런데 문제는 국내 대장암 검진 수검률이 매우 낮아 대장암 조기 발견의 비율이 낮다는 것이다. 국립암센터가 2017년 조사한 암검진 수검 행태 조사에 따르면, 대장암 1차 검사인 분변잠혈검사 수검률은 33.5%를 기록했으며, 대장내시경 수검률은 40.6%에 불과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대장암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높은 미국의 경우 분변잠혈검사의 수검률이 약 60%로 우리 보다 훨씬 높다.분변잠혈검사는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으며 대장 내시경에 비해 검사 방법이 간편해, 많은 국가에서 1차 검진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장암을 예방하려면 분변잠혈검사는 1회만 받는 것보다 매년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며, 양성 반응이 나오면 반드시 대장내시경 확진 검사가 필요하다.따라서 50세 이상의 국민이라면 국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분변잠혈검사를 1년에 한 번씩 꼭 받고, 혹시라도 양성 반응이 나오면 반드시 국가암검진에 포함된 무료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 대장암의 발병 여부 및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또한 분변잠혈검사 및 대장내시경검사 결과에서 음성이 나왔을 지라도,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다시 받아 대장암 발병 위험을 지속적으로 체크해야 한다.더불어, 50세 미만이라도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정기적으로 병원의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직계 가족 중 60세 이하 대장암 환자가 있거나, 2명 이상이 대장암일 경우에는 미리 병원을 방문해 상태를 확인하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없더라도, 평소 흡연과 음주를 즐겨하는 45세 이상의 남성이라면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
-
-
주부 A씨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평소 앓고 있는 류마티스관절염이 더 심해졌다. 그러나 남편과 두 딸을 둔 A씨는 청소·빨래 같은 집안일을 그만두기 어려웠다. 통증이 심해진 뒤에야 A씨는 주치의를 찾았다. "약을 잘 사용하고 있는데 통증이 심해진다"는 A씨에게 의사는 "류마티스관절염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데, 염증이 활발해지는 시기에 관절을 많이 사용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관절 경직을 줄여주는 약으로 처방을 바꾸고, 당분간 집안일을 쉬라고 권했다.◇악화 시기에 무리하면 증상 심해져류마티스관절염은 치료 중에도 악화·호전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악화 시기에 '약물 치료를 하고 있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며 관절을 많이 움직이거나, 의료진과 상의하지 않는 환자도 있다.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영욱 교수는 "악화 시기에 관절을 심하게 사용하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데, 이를 간과하고 사용하던 약에만 의지하면서 통증을 참아가며 관절을 사용하는 환자가 있다"며 "관절을 쓰는 일이 많은 가정주부에게 이런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손가락 등 류마티스관절염이 나타나는 부위가 유독 붓고 ▲ 열감이 심하며 ▲관절 뻣뻣함을 느끼며 ▲무력감이 심하다면 악화 시기다. 이때는 최대한 휴식을 취하고, 주치의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센터 박성환 교수는 "환자가 불편함을 호소하면 관절 붓기가 어느 정도인지, 환자가 느끼는 무력감이나 통증은 어느정도인지 파악해 관절염 활성도 평가를 해 볼 필요가 있다"며 "류마티스관절염이 있으면 활성도를 점수화해 치료 목표를 정하는데, 점수가 계속 올라가면 약을 바꾸거나 자신이 관절을 심하게 쓰는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파악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환자 61% 좌절감 경험, 삶의 질 함께 돌봐야악화 시기에 적절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심리적 스트레스도 더 커진다. 전세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838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61%는 '좌절감을 경험했다'고 밝혔고 26%는 '고립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심적 고통을 받는 이유는 삶의 질이 떨어져서다. 송영욱 교수는 "통증이나 관절 경직 때문에 단추를 잠그거나 냄비를 드는 등 간단한 일조차 힘들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느끼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때는 주치의에게 좌절·우울감 같은 심리적 증상을 자세히 말해줘야 증상에 맞게 치료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주치의와 치료 약물 조절도 가능류마티스관절염 치료는 약물 사용이 기본인데, 환자 상태에 따라 여러 종류를 고려한다. 스테로이드제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항류마티스제, 생물학적제제, 기타 경구용제제(JAK억제제 계열) 등이 있다. 스테로이드·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염증과 통증을 줄이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골밀도 감소·속쓰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항류마티스제는 면역억제제의 일종으로 증상을 완화한다.
그러나 이 약에 반응하지 않는 사람도 있으며 탈모·간수치 증가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 생물학적제제는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물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주사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제제만큼 효과가 있는 경구용 제제도 나왔다. 이 약물은 ▲조조경직(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절이 특히 뻣뻣해지는 증상) ▲관절 통증 ▲극심한 피로감 등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된 증상을 개선시킨다는 보고가 있다.
송영욱 교수는 "최근 등장한 경구용제제는 기존 생물학적제제와 비교해 동등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을 뿐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과 직결된 증상을 개선한다"며 "통증이나 피로감이 심해 우울·좌절감이 느껴질 정도라면 주치의와 상담, 약물 조절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마티스관절염면역체계 이상으로 관절을 싸고 있는 막(윤활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염증이 심해지면 주변 연골·뼈까지 번지며, 관절 손상·변형이 생긴다. 발병 초기에는 전신 피로감이나 무력감과 함께 손가락·발가락·손목 같은 작은 관절에 증상이 나타난다.
-
-
당신이 지금 대장내시경을 받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좌측 대장에서 3㎝ 크기의 혹이 발견되자 의사는 조직 검사를 의뢰한다. '선암'으로 진단결과가 나왔다면 이후 과정은 대한민국 어느 병원이든 동일하게 진행될 것이다. 수술을 하거나 수술이 불가능할 경우 대부분 일관되게 지정된 항암제를 활용한 항암치료를 진행할 것이다. 이렇게 암 진료는 프로세스 표준화가 명확하게 구축된 분야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진료 표준화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첫째, 확실한 효과가 있는 단일 치료법이 없거나 둘째, 병의 경과에 따른 증상이 매우 다양해 일관된 치료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다. 진료 표준화가 어려운 대표적인 질병으로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으로 알려진 염증성 장질환이 있다.궤양성 대장염은 직장 부근의 염증이 만성적으로 생기는 병이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에 만성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1차적인 증상으로 설사, 복통,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나며, 질병이 악화될 경우 장이 좁아져 막히는 장 폐색이나, 장에 구멍이 뚫리는 장 천공, 항문 주위의 고름 주머니 포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안 되고 평생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 약물 치료에는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및 최근 개발돼 가장 효과가 크다고 알려진 생물학적제제 등을 사용한다. 보험급여 기준에 따라 다양한 약제들을 사용할 수 있지만 비용·효능·부작용 모두를 만족시키는 강력한 단일 약제가 없어서 진료 표준화를 적용하기가 매우 어렵다.진료 질이 표준화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환자의 질환 치료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일정한 진료 질을 보장하는 표준화된 프로세스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2011년부터 염증성 장질환 진료 질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학회 및 정부 차원에서 진료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실제로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 질이 높아지고, 경제적 부담 역시 줄어들었다.우리나라도 현재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필자가 소속된 대한장연구학회 대구경북지회를 중심으로 염증성 장질환 진료 지침과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등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 의료진 대상 세미나와 환우 교육 등을 시행해, 지역 내 어떤 병원을 찾아도 일정한 수준 이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바탕이 돼 전국적으로 진료 질 관리의 표준화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