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호흡은 말 그대로 입을 통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쉰다는 것이다.
2006년 6세 ~18세 남녀학생 1,3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입호흡의 원인으로 알레르기성 비염이 60.2%, 축농증이 21.3%, 폴립(코, 위장, 자궁 따위의 점막이 혹처럼 융기한 것으로 만성염증이나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해 종양성으로 이상증식하기도 함)이 2.1%, 아데노이드 비대가 6.4%, 감기 10.0% 등으로 나왔다. 대부분 알레기성 비염이나 축농증 등의 증상인 코막힘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입호흡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분명 몸의 기능성을 비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반드시 고쳐야 한다.
코와 입은 분명 그 역할이 명백하게 구분되어있다. 대표적으로 코는 숨을 쉬고 입은 음식을 섭취한다. 그러나 딴 마음을 품으면 사단이 나게 되어 있듯이 자기 역할에서 벗어난 입호흡은 몸에 이상을 일으킨다. 앞서 말했듯이 최근 입으로의 호흡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잠깐의 편함으로 택한 입호흡이 몸에 조금씩 악영향을 끼쳐 결국은 건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코의 안쪽에 있는 아데노이드는 공기 중의 미균을 소화하고 입안에 있는 편도는 음식 속에 있는 세균의 소화를 해결한다. 공기 중을 떠도는 인플루엔자는 아데노이드가 식물 중의 잡균은 입 안쪽의 편도가 퇴치하는 것이다.
입안에는 공기 중의 미균이나 이물질을 걸러줄 장치가 없는데 계속해서 입호흡을 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우선 나빠지는 것은 편도와 폐다. 입에는 코와 같이 공기정화나 온도, 습도 조절기능이 따로 없기 때문에 먼지나 세균이 가득한 더러워진 공기나 차고 건조한 공기가 그대로 편도나 폐에 들어가게 된다.
편도는 공기 중에 섞여 들어오는 세균과 먼지의 역공을 받아 약해진다. 더욱이 건조한 공기에 그대로 노출되어 침의 분비가 적어지기 때문에 편도는 바짝 말라버리게 된다. 원래 입안의 편도는 침으로 습한 상태를 계속 유지할 때에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마른 상태로는 본래의 힘을 발휘할 수가 없게 된다.
침에도 나름의 면역물질이 함유되어 있지만 건조한 공기로 인해 침 분비마저 원활하지 않다는 것은 입 안에 있는 방위라인이 모두 무너져버렸다는 의미다. 그 결과, 편도는 만성적인 감염을 일으켜서 미균의 보금자리처럼 되어 버리는 것이다.
폐의 경우 중요한 가스교환을 하는 폐포는 100% 가습 된 공기가 아니면 제대로 호흡할 수 없다. 습도조절이 안된 공기가 계속 몸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폐포는 자극을 받고, 심하면 천식이나 간질성 폐렴이 되어 버릴 위험까지 있다.
호흡체계의 원칙을 어지럽힌 입호흡의 악영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입으로 호흡을 하니, 자연스럽게 코는 사용하지 않게 된다. 사용하지 않는 기관의 둔화 및 퇴화는 당연지사다.
그 중 콧물이 말라버린 현상을 주목해 보자. 최근 환자들 중에 자신은 지금까지 한번도 콧물을 흘린 적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또 예전에는 한 학급에 두세 명씩은 눈에 띄던 ‘코찔찔이’ 들을 요즘 아이들 중에서는 발견하기 어렵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의 발전된 위생의식이 반영된 결과일까?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또 하나의 건강 적신호가 켜진걸 수도 있다.
콧물은 공기 중의 미균이나 이물질을 제거하여 주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콧물은 더러운 것이라는 인식이 있으나 ‘콧물을 흘린다’ 는 현상은 재채기와 함께 코호흡으로 걸러진 이물질이 밖으로 배출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러한 콧물을 흘리지 않는다는 것은 코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올바른 코호흡을 배우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코호흡을 하지 않으면 콧물도 나오지 않게 되는 것은 물론, 콧속의 공기가 움직이지 않아 건조해지고 코의 점액을 덮고 있는 분비물은 딱지처럼 딱딱해져서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코에 있는 아데노이드도 악영향을 받는다. 외부로부터의 공기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움직임은 약해지고 결국에는 활동조차 그만두게 된다. 힘을 잃어버린 아데노이드는 입의 편도처럼 미균의 온상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코막힘 때문이든 과한 운동으로 인한 코호흡과의 병행이든 아니면 그저 어린 시절부터의 습관이든 한번 시작한 입호흡은 멈추기 힘들다. 입호흡이 끊임없이 입호흡을 가속화시킨다. 한번 호흡체계에 뚫린 구멍은 코와 입 사이의 역할기준을 모호하게 만들어 호흡체계 자체를 헝클어뜨릴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간단한 코막힘 예방 및 치료법 중에 하나가 코 세척이다.
치아 건강을 위해 우리는 식후 항상 이를 닦는다. 어린 시절부터 3•3•3 치아건강법이라 해서 매일 3번 식사를 마치고 3분 후 3분씩 이를 닦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어왔을 것이다. 이 3•3•3 법칙을 코에도 그대로 적용하면 된다. 코를 하루 3번 3분씩 식염수로 세척을 하면 되는 것이다.
‘Nasal Irrigation’ 혹은 ‘Lavage’, ‘Rinsing’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이러한 비강세척은 돈이 들지 않으며 부작용도 없다. 비강세척을 하면 목뒤로 코가 넘어가거나 코를 막아 숨쉬기 힘들게 만드는 점액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다. 점액과 함께 콧속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찌꺼기(세균, 곰팡이, 먼지, 코딱지, 기타 자극물질들)까지도 씻길 것이다.
미국의대의 한 보고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 환자가 6주간의 코 세척 후 재채기, 콧물 등이 현저하게 좋아졌다고 한다. 코막힘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비강세척을 이를 닦는 것처럼 생활의 일부로 삼으라고 강력히 권하고 싶다.
비강세척을 통해 코호흡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활짝 열리는 것이다.
코 알레르기 체크
□ 감기에 자주 걸린다.
□ 갑자기 추워지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콧물이 흐른다.
□ 눈 주위, 얼굴, 목 등이 가렵다.
□ 채재기나 기침을 수시로 한다.
□ 코 주변이 자주 가렵다.
□ 코가 자주 막힌다.
□ 신경이 예민해 신경질이 많은 편이다.
□ 오후가 되면 하품이 나고 권태감이 밀려온다.
□ 집중력이 떨어진다.
□ 눈 밑이 청흑색으로 검푸르게 그늘져 있다.
□ 입을 벌리고 잔다.(일어났을 때 입이 벌어져 있다.)
/김남선 영동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