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의해 실리콘젤의 일종인 코히시브젤이 국내 최종 사용 승인을 받았다. 1960년대 발명된 이후, 실리콘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논란은 30여 년이 가까운 지금에도 계속되고 있는데… 실리콘을 둘러싼 역사 속 이야기들을 탐구해 보자.
실리카(silica)와 실리콘(silicone)
SILICA는 지구상에 가장 흔한 광물질로 어디든지 존재한다. 실리카를 이산화탄소와 가열하면 SILICON이 만들어지고 조금 변형시키면 바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SILICONE이 된다. 이 실리콘은 액체, 고체, 반고체로 만들 수 있으며, 인간의 모든 생활에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윤활유, 기름, 가정용품, 광택제, 주사기내 코팅, 로션, 비누, 향수, 화장품, 음식, 껌 등등..
이것은 곧 실리콘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1세대/2세대 - 가슴확대 수술에 쓰이는 재료로서 개발
실리콘 젤 보형물(SILICONE GEL IMPLANT)는 1962년 미국의 크로닌 등에 의해 개발되어 가슴 확대수술에 주도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초창기 실리콘 보형물은 두껍고 투박한 액상 실리콘 젤이었다. 당시 파열률이 많아 안전한 가슴확대를 위해선 많은 주의가 필요했다.
3세대 – 보다 견고해진 액상 실리콘젤
외피를 비롯, 내구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실리콘 젤은 3세대 실리콘이 등장했던 90년대 큰 사건을 만나게 된다. 초기에 사용된 액체실리콘의 인체 유해성으로 인해 1991년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의하여 미용적 가슴확대수술에 대한 사용 금지 처분을 받은 후, 세계 최대의 실리콘 제조회사인 다우코닝사가 파산하고, 실리콘으로 수술 받은 여성들에 의한 집단 소송이 발생하는, 이른바 ‘실리콘 모라토리엄’이 일어나고 말았다.
이 ‘실리콘 소송’의 밑바닥에는 실리콘이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거나 장기적으로 새로운 질병을 발생시킬 가능성을 제기함과 동시에, 제조 회사에서 이를 반증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보상해줄 것을 요구하는 피해 의식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약 30년 가까이 사용하던 실리콘젤 보형물은 미국FDA 영향을 받는 국가에서는 전면 사용이 중지되었고, 식염수 보형물만을 사용하게 되었다.
4세대 - 응집력이 강한 코히시브젤 출시
1993년, 미국 INAMED사에 의해 개발된 코히시브젤(COHESIVE GEL)은 실리콘 젤의 일종으로 마치 메밀묵처럼 응집력과 형상기억 능력을 가졌다. 파열되어도 밖으로 유출되지 않는 안전성이 최대의 장점이다. 미국 INAMED사의 보고를 보면 이미 유럽과 일본 보형물 시장의 90% 이상을 코히시브젤이 차지하고 있으며 액상 실리콘젤과 식염수 보형물의 사용은 현저히 감소하였다. 미국 MENTOR사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실리콘젤과 식염수 보형물의 판매 비율은 80대 20이다.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식염수 보형물이 70% 이상 시장을 점유하였다. 이것은 미국 FDA의 영향을 받는 나라들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가장 실정법을 잘 준수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리콘이 금지된 일본에서도 유방 확대 수술을 받는 환자 중 90% 이상이 실리콘 젤 보형물을 사용한다. 전세계에서 최후로 남아있던 한국의 실리콘젤 보형물 사용금지가 해제되므로써 바야흐로 지구상에 실리콘젤 전성시대가 다시 도래하였다. 앞으로 젤보형물의 사용이 급증하고 식염수 보형물의 사용은 급격히 감소할 것이며 가슴성형수술의 결과도 현저히 개선될 것으로 예측된다.
늦었지만, 국내에서도 실리콘젤 사용 금지 조치가 해제된 것은 유방 확대 수술을 계획하는 환자들, 유방암 재건 및 선천 기형을 가진 환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주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미 망한 다우코닝사에게 애도를 표할 따름이다.
/바람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