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관절 중 무릎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걷고, 뛰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체중을 지탱하고 다양한 동작을 가능하게 해주는 무릎은 다른 관절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변화를 겪는다. 더구나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타 관절들에 비해 고장 나기가 쉽고, 일단 탈이 나면 일상생활이 어려워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연골이 손상되고 닳아 관절뼈끼리 부딪히면서 염증반응으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연골이 모두 닳아 없어져버린 말기라면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손상된 관절을 절삭하고 인공관절로 바꿔주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현재로서는 환자의 마지막 선택지이자 최선의 치료법으로 통한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통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수술 후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다만, 손상된 관절을 모두 깎아내고 새로운 인공관절을 맞춰 넣다 보니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갖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서는 손상된 관절 부위만 깎아내고 정상적인 관절은 최대한 살리는 부분치환술을 시행해 볼 수도 있다. 인공관절 수술의 경우, 관절을 모두 교체하는 전치환술이 있는가 하면 손상된 무릎 내측 부분만 바꾸는 부분치환술이 있다.
좌식생활이 보편적인 우리나라는 내측 연골이 집중적으로 닳아있는 경우가 많아 한국인에게 더욱 유용한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부분치환술은 건강한 무릎뼈와 인대·힘줄 등 정상적인 조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전치환술보다 재활 기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며, 무릎을 구부리고 펴는 움직임도 훨씬 더 자연스럽다. 장점이 많은 반면, 절개 부위가 작아 시야 확보가 어려워 인공관절의 삽입 위치, 각도 등을 확인하기 어렵고, 인대균형을 맞추기 어렵다. 인공관절 삽입의 정확도가 낮으면 탈구나 해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지 않았다.
대신 교정절골술(HTO)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교정절골술은 뼈를 일부 절개해 축만 바꾸는 수술이라 수술 후에도 통증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고, 수술 후 한 달 반 정도는 목발보행을 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최근 로봇시스템이 접목되어 부분치환술의 한계를 보완해 나가고 있다. 3D CT 기반으로 얻은 환자 무릎 정보로 오차 범위를 최소화한 수술 계획을 사전에 수립하고, 수술 중에는 육안이 아닌 컴퓨터가 계산해 낸 수치를 보면서 인대균형과 다리의 축을 맞추고, 정확한 위치에 인공관절을 삽입하게 된다.
이러한 수술의 정확도는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일 수 있다. 정상적인 관절을 최대한 살렸기 때문에 구부리고 펴는 운동기능이 훨씬 자연스럽다. 정상적인 무릎 기능이 회복되면 꾸준한 운동을 통해 남아있는 연골의 손상을 최대한 늦추고, 인공관절 보존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2018년 미국 SCI급 학술지인 ‘걸음걸이와 자세(Gait & Posture)’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로봇 부분치환술(31명)과 일반 부분치환술(39명)을 받은 환자 70명의 보행을 건강한 무릎을 가진 사람의 보행과 비교한 결과, 로봇 부분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보행이 건강한 무릎과 운동기능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분치환술이 모든 관절염 환자들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무릎 연골 내측만 손상된 경우 또는 십자인대의 기능이 정상이고 외측 부위에 통증이 없는 경우, O자형 다리 변형이 10도 이내인 경우에만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면밀한 상담이 필요하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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