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항우울제 복용이 돌연 심장사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우울제 복용이 돌연 심장사(SCD)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과학 회의 ‘EHRA 2025’에서 발표됐다.
SCD는 심장이 갑자기 멈춘 급성 심장마비(SCA)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데, 대개 1시간 이내로 사망하며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심장 질환자들은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이 크고, 우울증이 SCD의 위험 요인일 뿐만 아니라, 환자의 나이와 약물 복용 기간에 따라 항우울제 복용으로 인해 SCD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전문가들은 우울증, 강박 장애(OCD) 등의 정신과 질환에 흔히 처방되는 항우울제가 QT 연장을 유발해 심장의 수축 및 이완을 지연시키고 부정맥, 때로는 SCD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주의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연구팀은 2010년 18~90세 덴마크 성인의 의료 기록 및 사망 증명서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SCD 여부에 따라 참여자들을 분류했고, 항우울제 복용 기간(1~5년 사이 또는 6년 이상)에 따라 참여자들을 분류했다.
그 결과, 그들은 1~5년간 항우울제를 복용한 참여자들의 SCD 위험이 56% 증가했음을 발견했다. 게다가 6년 이상 항우울제를 복용한 참여자들의 SCD 발생 위험은 2.2배 더 높았다.
연구팀은 항우울제 복용 기간이 길수록 SCD 위험이 증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결과가 약물의 영향 때문인지 우울증 자체가 더 중하거나 만성적이기 때문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주의했다.
이어서 그들은 항우울제 복용과 SCD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 나이에 따른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30~39세 참여자들의 경우, 1~5년간 항우울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SCD가 발생할 위험이 3배 더 높았고, 6년 이상 복용한 사람들은 SCD 발생 위험이 무려 5배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50~59세 참여자들의 경우, 1~5년간 항우울제를 복용한 사람들과 6년 이상 복용한 사람들의 SCD 발생 위험은 각각 2배와 4배 증가했으며, 40~79세로 그룹 지을 경우 6년 이상 항우울제를 복용한 사람들이 1~5년간 복용한 사람들보다 SCD 발생 비율이 현저히 더 높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각 나이 그룹에서 항우울제 복용자들은 미복용자들보다 SCD 발생 위험이 컸지만, 종합적으로 보자면 30~39세가 항우울제를 복용하더라도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는 70~79세보다는 SCD 발생 위험이 여전히 낮았다고 전했다.
다시 말해 SCD 발생 위험은 기본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증가하므로,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젊은 사람들이 또래보다 상대적인 SCD 발생 위험이 클지라도 절대적인 SCD 발생 위험은 나이가 많은 노인들보다는 낮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항우울제를 복용 중이더라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전했다. 그들은 우울증 자체가 심혈관 질환 및 SCD의 독립적인 위험 요인이고, 여러 가지 요인들이 SCD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항우울제가 직접적으로 SCD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항우울제 복용를 복용해서 환자의 부정맥이 증가하여 SCD에 이른 것일 수도 있지만, 우울증 자체가 기타 심혈관 위험 요인을 증가시켜 SCD를 초래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향후 연구를 통해 항우울제가 SCD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원리를 조사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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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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