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부족은 개인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현대병이다. ‘21세기 재앙’으로 불리는 비만, 각종 합병증을 불러오는 당뇨병, 돌연사의 원인이 되는 심혈관질환도 만성적 수면부족과 연관돼 있다. 개인의 잠버릇 문제로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보건학적 문제다. 1999년 세계적 의학저널 ‘랜싯(Lancet)’에는 미국 시카고 의대 이브 밴 코터 박사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0대 남성 12명을 이틀 동안 네 시간만 자도록 한 뒤 호르몬 검사를 실시한 결과, 포만감을 뇌에 전달하는 호르몬 ‘렙틴’은 평균 18% 줄어들고,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 ‘그렐린’은 28% 증가했다는 것이다. 잠 부족이 인체 호르몬 분비를 교란시켜 비만을 유발한다는 결론이었다. 이와 같은 사실은 대규모 역학조사에서도 증명됐다.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 연구팀이 16년간 6만8000여명의 여성을 조사한 결과, 수면 시간이 5시간인 여성은 7시간인 여성에 비해 15㎏ 이상 체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33% 이상 높았다. 고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는 “잠자는 동안엔 식욕 억제 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나는 것과 함께 장(腸) 활동도 활발해져 소화기능을 돕는다”며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면 배가 쑥 꺼진듯한 느낌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잠이 부족하면 인슐린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져 당뇨병 발병 위험도 높아진다. 시카고대학 연구팀이 정상체중인 23~42세 성인 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수면시간이 5시간30분 이하인 13명은 인슐린에 대한 민감도가 40% 낮았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추적조사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스웨덴 말뫼의대 연구팀이 6599명을 14년간 추적조사한 결과, 수면제를 사용하거나 잠 드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한 사람들은 정상인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52% 더 높았다. 고혈압이나 심혈관계 질환과의 연관성도 밝혀지고 있다. 보스턴 의대 대니얼 고틀리브 교수 연구팀이 40세 이상 성인 5910명을 조사한 결과, 하루 수면시간이 7~8시간인 경우에 비해 6시간 미만일 땐 고혈압 발병 위험도가 66% 더 높았다. 돌연사 위험도 높아진다. UCLA의대 마이클 어윈 교수팀이 30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잠이 부족한 사람은 심혈관계질환의 원인이 되는 염증반응이 2~3배 높았다. 심혈관계 질환은 돌연사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수면부족은 두뇌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집중력 저하는 그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져 있다. 미주리대 의대 대니얼 빈슨 박사 연구팀이 43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전 1주일간의 수면시간이 적은 그룹은 부상을 당할 확률이 12% 더 높았다. 집중력 저하뿐 아니라 뇌기능의 근본적인 장애도 초래된다. UC샌디에이고 의대 크리스천 길리언 교수팀이 13명의 피실험자들을 35시간 동안 잠 못 자게 한 뒤 기능성MRI(fMRI)로 뇌를 촬영한 결과, 언어학습 과정에 사용되는 두뇌 측두엽이 전혀 기능을 하지 못했다. 뺄셈을 시킨 실험에서도 연산능력에 관계된 뇌 영역이 기능하지 않았고, 오답률이 정상적인 경우에 비해 크게 높았다. 우울증 등 정신과적 질환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부족하다. 다만 24시간 동안 잠을 안 자거나 3~4시간의 수면이 며칠씩 이어지면 우울해지고 과도하게 흥분하며 짜증을 잘 내는 등 기분장애가 올 수 있다. 또 시간·장소·상황·환경 따위를 올바로 인식하는 지남력(指南力)이 떨어지고 편집증적 태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 교수는 “정상적인 사람도 수면이 부족하면 호르몬 수치와 대사 기능에 이상이 온다”며 “과도한 음주와 스트레스 등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생활습관은 잠 부족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건강상의 위험”이라고 말했다. / 최현묵기자 seanch@chosun.com/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jooya@chosun.com
-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9명은 만성적인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버스 기사 10명 중 7명, 택시기사 10명 중 5명은 한달에 한 번 이상 졸음운전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사 취재팀은 LG전자, CJ 등 11개 대기업 직장인 3462명, 버스 및 택시운전기사 547명 등 모두 4009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수면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대기업 직장인 3462명 중 3319명(95.9%)은 주중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7시간 이하였다.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4~5시간 이하인 경우도 21.3%(739명)였다. 다수 승객의 생명을 책임진 버스 기사들의 경우, 83.2%의 수면시간이 7시간 이하였다. 특히 11.2%는 하루 평균 5시간도 자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택시기사 역시 하루 7시간 이상 잠을 자는 경우는 전체의 19.3%에 불과했다. 수면 전문의들은 4~5시간밖에 못 자는 생활이 계속되면 혈중 알코올 농도 0.1%(면허취소)와 같은 상태가 된다고 말한다. 잠이 부족하면 장단기 기억력, 집중력, 의사결정능력, 연산능력, 인지속도, 공간감각 등 신체의 전반적 기능에 장애가 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면부족은 졸음운전과 크고 작은 사고로 이어진다. 버스 기사 10명 중 7명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졸음운전을 한다고 답했으며, 5번 이상 졸음운전을 하는 경우도 25.3%(56명)나 됐다. 택시기사들도 211명(64.7%)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졸음운전을 하며, 최근 한 달간 졸음운전으로 사고나 충돌할 뻔 한 적이 있는 경우도 95명(29.1%)이었다. / 최현묵 기자 seanch@chosun.com/ 심재훈 헬스조선 기자 jhsim@chosun.com
-
-
1. 수면무호흡증수면 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경우가 1시간에 5회 이상인 상태다. 시간 당 5~15회 경증(輕症), 15~30회 중증(中症), 30회 이상 중증(重症)으로 진단한다. 한 시간에 20회 이상이면 혈압이 정상치의 5~10배까지 높아져 고혈압,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남성의 성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도 있다.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증상이지만 코골이 수술만으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수면다원검사로 원인을 파악한 뒤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2. 불면증잠드는데 30분 이상 걸리거나, 하룻밤에 자다깨다를 5회 이상 반복할 때, 이른 새벽에 잠이 깨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주 2~3회 이상이면 불면증이다. 4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불면증으로 진단한다. 만성 불면증 환자의 절반 이상은 수면 중 호흡장애 등 다른 원인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치료법은 수면 환경·습관을 바꾸는 행동치료와 수면제를 쓰는 약물치료가 있다.3. 하지불안증후군 누워있을 때 다리가 ‘근질근질한 느낌’ ‘물이 흐르는 듯한 느낌’ ‘전류가 흐르는 느낌’ 등이 나타나며 수면 중 더욱 심해진다. 신체운동을 통제하는 신경세포 도파민 전달체계의 이상 때문으로 추정된다.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으며 임신, 당뇨, 알코올중독, 심한 다이어트, 철분 부족으로도 생길 수 있다. 중년에서 10명 중 1명에게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환자의 3분의 2는 여성이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치료가 필요한 정도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4. 상기도저항증후군수면무호흡증과 비슷하지만 완전히 호흡이 끊기진 않는다. 대부분 코골이를 동반하며 호흡의 흐름에 지장이 생겨 본인도 모르게 뇌가 자주 깨면서 깊은 수면을 방해한다. 젊고 마른 체형에서 많이 발생하며 남성과 여성 환자의 비율이 비슷하다. 입을 벌리고 자거나 입마름, 불면증,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5. 렘(REM)수면 행동장애꿈을 꾸면서 꿈의 내용을 행동으로 옮기려고 주먹으로 치거나 발로 차거나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등 몸을 움직이는 병이다. 옆에서 자는 배우자에게 심각한 상처를 줄 수도 있다. 근육운동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손상이나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나타난다. 수면다원검사로 진단하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약으로 예방할 수 있다.6. 기면병 밥을 먹다 잠을 자는 등, 발작적으로 잠에 빠지는 병이다. 주로 청소년~청년기에 잘 생기는데 운전이나 기계 작업 등을 하다가 갑자기 잠이 들어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대부분 유전질환으로 국내 환자는 약 3만 여명으로 추정된다. 치료를 위해 각성제나 항우울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와 행동요법이 함께 사용된다. 7. 시차병(교대근무 수면장애) 외국여행이나 밤낮이 바뀐 교대 근무자에게 나타나는 수면장애로 잠들기 어렵고 잠든 후에도 자주 깨 숙면을 취할 수 없다. 만성 피로, 업무수행장애, 스트레스, 우울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가능한 수면·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하고, 잠 보충을 위해 낮잠을 자는 것이 좋다. / 최현묵기자 seanch@chosun.com/도움말=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박동선 예송이비인후과 수면센터 원장
-
성인 ADHD 체크 리스트(12개 이상이면 전문가 진단 필요)
1. 일을 순서대로 진행하기 어렵다.2.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준비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3.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시작하지만 끝마치기 어렵다.4. 책을 읽거나 대화하는 도중 쉽게 주의가 분산된다.5. 어떤 일에 과도하게 집중한다.6. 정밀한 일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7. 조심성이 없어 실수를 많이 한다.8. 다른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9. 지속적인 정신력을 요하는 작업을 피하거나 싫어한다.10.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을 즉각적으로 말한다.11.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다.12. 불필요하게 끝없이 걱정한다.13.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행동한다.14.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불쑥 대답해버린다.15. 차례를 기다릴 때 초조하고 답답하다.16. 술, 담배, 게임, 쇼핑, 일, 음식 등에 깊이 빠져든다.17. 가만히 있지 못하고 손발을 움직이거나 몸을 뒤튼다.18.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한다.19. 가끔 창조적이고 직관적이며 지적으로 우수해 보인다.20. 가족 중 우울증, 조울증, 약물남용, 충동조절장애가 있는 사람이 있다.21. 돈을 충동적으로 쓴다.22. 과속, 음주운전을 자주 한다.결혼생활 10년 차인 강 모(35)씨는 항상 가족들을 불안하게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부인에게 “집을 계약했으니 이사 준비를 하라” “퇴근해서 해외 여행을 떠날 테니 지금 당장 가방을 꾸려라”고 말한다. 직장생활도 문제투성이다. 수시로 동료들과 다투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바람에 회사도 여러 번 옮겨야 했다. 박 모(32)씨는 어린 시절부터 화를 못 참았다. 요즘도 부인과 말다툼을 시작하면 물건을 부수고 폭력으로 끝을 맺는 일이 다반사다. 은행 등에서 차례를 기다리다 조금만 늦어져도 화를 내며 물건을 집어 던져 주위 사람을 당황케 한다. 김 모(여·29)씨는 중요한 물건을 수시로 잊어버린다. 작년에는 직장에서 중요한 서류를 잃어버려 해고당했고, 2년 전에는 은행에서 전세 계약금을 찾아 오다 잃어버렸다.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늘 무언가 실수해 야단맞은 기억들뿐이다. 세 사람은 현재 서울의 한 정신과 의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