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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몸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두 여성호르몬 작용으로 일정한 생리주기를 나타낸다. 초반에는 여성스럽게 하는 에스트로겐의 작용으로 난포가 성숙되고 배란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남은 난포주머니에서는 임신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어 임신을 위한 준비를 한다. 그러다가 더 이상 임신을 위한 준비가 필요 없게 되면 두꺼워진 자궁 내벽이 떨어져 나오면서 월경이 시작되는 것이다. 경구피임약은 이러한 생리주기에 영향을 미쳐 배란을 억제하고, 정자의 자궁 내 유입을 막고 수정란의 착상을 어렵게 해서 피임 효과를 나타낸다.흔히 에스트로겐을 ‘벽돌’, 프로게스테론을 ‘시멘트’에 비유하는데 이 두 호르몬의 균형이 중요하다. 두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 생리불순이나 무월경, 부정출혈 등이 생기고 여드름, 생리통,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구피임약은 피임을 목적으로 사용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생리불순, 여드름, 생리통, 생리전증후군에도 유용하게 사용한다. 원치 않는 임신을 막고 질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더라도 혈전생성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치료를 위한 경구피임약 복용을 중단할 경우 질병이 악화될 수 있어 경구피임약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경구피임약은 프로게스틴의 종류에 따라 2, 3, 4세대로 나뉜다. 경구피임약은 에스트로겐의 함량이 낮을수록 혈전생성 위험성이 낮다. 2세대 경구피임약은 정맥색전혈전증 위험도에 대해 더 안전하고, 3세대 경구피임약은 동맥색전혈전증에 더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4세대 경구피임약은 여드름 개선 체중감소 등의 이점이 있으나 혈전증 위험은 2, 3세대보다 높은 편이다.비만이나 다리부종, 정맥색전혈전증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2세대 경구피임약을, 두통·고혈압·당뇨병이나 뇌졸중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3세대 경구피임약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단, 고위험군인 흡연·고혈압·뇌혈관 또는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사람, 특히 35세 이상의 흡연자는 혈전 생성 위험도가 높으므로 다른 피임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최근에 나온 경구피임약은 이전에 비해 호르몬 함량이 낮아 혈전생성 위험도도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오히려 경구피임약보다 임신기의 여성호르몬 수치가 더 높다. 세대별로 경구피임약마다 효능·부작용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약사나 의사와 상의하여 나에게 맞는 경구피임약을 선택하여 복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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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이, 조림, 찌개 등 꽁치는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돼 식탁에 오른다. 익숙한 반찬인 꽁치, 알고 보면 각종 영양분이 풍부하다.꽁치는 한국인의 밥상에 자주 등장하는 겨울철 별미다. 꽁치로 만든 과메기도 널리 알려지면서 사랑받고 있다. 꽁치는 바다물고기로 몸길이가 40cm 정도다. 몸은 가늘고 길며 등은 검푸른색이면서 배 쪽은 은백색이다. 북한에서는 공치라 불리고, 한자로는 추도어(秋刀魚)로 쓰인다. 꽁치는 한류성 어류로 산란기는 5~8월경이며,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역에 널리 분포한다. 10~12월경 바닷물 온도가 15℃가량일 때 동해의 동북쪽에서 서남으로 향했다가, 이듬해 난류 이동에 따라 북상한다. DHA, EPA, 비타민 등 영양분 풍부해 꽁치는 계절에 따라 지방 함유량이 달라지는 특이한 물고기다. 여름에는 지방이 10%였다가, 겨울에 가까워지면서 20%로 높아진다. 꽁치의 지방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동물성 오메가3인 DHA 성분이 풍부하다. 알레르기와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오메가3 지방산은 알파리놀렌산(α-linolenic acid)으로 들기름과 아마씨기름에 들어 있다. 하지만 알파리놀렌산은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으로 동물성 오메가3인 DHA로 전환되는 비율이 10%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만으로는 DHA를 충분히 섭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꽁치 같은 등 푸른 생선을 잘 챙겨 먹는 게 좋다. 또한 꽁치에 있는 핵산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 성분은 항산화 기능이 있어서 섭취하면 노화와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성장기 청소년들의 여드름이나 피부 질환 예방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 꽁치의 불그스레한 부분에는 비타민이 많이 들었다. 특히 빈혈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B1과 B2가 풍부해서 임신빈혈증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비타민B1과 B2는 성선(생식기관 중에서 난자·정자를 만드는 기관)을 자극해 피곤하거나 양기가 부족한 남성이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청어 말린 과메기, 비린내 없어 먹기 좋아과메기는 꽁치나 청어를 바닷바람을 쐬면서 얼렸다 말렸다를 반복하면서 그늘에 말린 것이다. 말리는 과정에서 수분은 날아가고, DHA와 오메가3 지방산, 핵산 성분은 농축된다. 원래 과메기는 청어를 원료로 만들었으나 1960년대 이후 청어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청어 대신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게 되었다. 과메기의 유래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해안에 사는 선비가 서울로 과거 보러 가던 길에 배가 고파 바닷가 나뭇가지에 걸린 덜 마른 청어를 먹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그 이후 매년 겨울철마다 청어를 반건조시켜 먹었다는 얘기가 재담집 <소천소지(笑天笑地)>에 기록되어 있다. 꽁치보다 고소하면서도 차진 맛으로, 비린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먹기 편하다. 또한 소화력이 떨어진 사람이나 노인들의 보양식으로 권할 만하다. TIP. 이런 사람은 꽁치 먹을 때 주의하세요꽁치나 과메기 속에는 퓨린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퓨린은 요산(Uric Acid)의 원료가 되는 물질이기 때문에, 요산 수치가 높거나 통풍 있는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성 피부염이 있는 사람 가운데 꽁치나 과메기에 예민한 사람이 먹으면 설사나 두드러기, 복통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맥이 약하거나 아랫배가 찬 사람, 비린내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위나 장이 약한 사람은 꽁치회를 먹고 나면 대변이 묽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구이나 찜으로 익혀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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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먹으면 안 될까? 처방약을 받아드는 순간 제일 먼저 떠오르는 질문이다. 약 먹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 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만성질환자 가운데 약을 제대로 복용하는 사람은 선진국에서도 겨우 절반 에 불과하다. 미국에서 처방대로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열 명 중 다섯, 호주에서 천식약을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사람은 열 명 중 네 명이다. 인체에 더욱 치명 적인 에이즈 같은 병에 걸린 환자라면 그보다는 나을 거 라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에이즈의 원인 바이 러스인 HIV를 지속적으로 억제하려면 환자의 복약 이 행률이 적어도 80%는 넘어야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준에 맞게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전체의 절반 수준이다. 복약 이행률 높이기 위한 스마트 약까지 등장 의사가 처방해준 대로 약을 복용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사회적·의료적 비용은 엄청나다. 미국에서만 매년 340 조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12만5000명이 사망한다. 약만 제대로 복용해도 막을 수 있는 연간 사망자 수가 충남 논산시 인구에 맞먹는 셈이다. 문제가 이 정도로 심각하다 보니 환자의 복약 이행률을 어떻게 높일 것인 지에 대한 미국 기업의 연구도 활발하다. 약 먹을 시간 이 되면 알람이 울리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한 제약사도 있고, 약 복용시간에 맞춰 약통 뚜껑에서 빛이 반짝거리면서 소리를 내는 스마트 약병을 개발한 벤처기업도 있다. 요일별·시간별로 칸칸이 나눠진 약상자에 알약을 넣 어두면 아침, 점심, 저녁 정확히 때를 맞춰 알람과 함께 해당 칸 트레이를 열어주는 스마트 약상자도 있다.똑똑해진 이런 약병과 약상자는 정해진 시간이 지났는데도 주인이 약을 먹지 않으면 환자 또는 보호자의 휴대전화 로 연락을 보내기까지 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약 자체에 센서를 붙인 스마트 알약도 있다. 알약을 삼키면 약에 부착된 마이크로칩 센서가 위액과 반응해서 전기 신호를 만들어낸다. 그러면 환자 배에 붙여둔 패치가 이 신호를 잡아서 스마트폰으로 기록을 보낸다. 스마트 알약은 2012년에 의료기기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2015년 9월에는 일본의 한 제약회사가 양 극성 장애와 조현병을 치료하는 알약에 이 센서를 탑재 하여 FDA에 신약 승인을 신청하기도 했다. 전 미국 공중위생국장 에버렛 쿱 박사는 “약을 복용하지 않는 환자에게는 약효가 나지 않는다(Drugs don’t work in patients who don’t take them)”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의 말대로 약이 효과를 보려면 우선 환자가 처방에 따 라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환자의 절반만 약 복용을 준수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환자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 이 유가 약의 효과가 없어서인지, 환자가 약을 제대로 복용 하지 않기 때문인지 의사가 판별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 스마트 알약은 매우 유용한 장치가 될 수 있다.앞서 설명한 스마트 약병이나 약상자는 환자가 약을 꺼내서 먹 지 않고 버려도 잡아낼 방법이 없지만, 스마트 알약은 환자가 실제로 약을 삼켜서 센서가 위산과 반응해야만 신호를 보내므로 환자가 약을 제대로 복용하는지 더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알약의 사용이 확산된다면 보험가입자들의 약 복용을 모니터링해서 약 을 제대로 복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여 보험료를 차등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성질환은 증상 약해 약 복용 게을러지기 쉬워 불행히 어떤 첨단기술을 동원한 것이라 해도 약 복용을 돕는 장치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스마트 약병은 약 먹을 시간을 잊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자의 적으로 약 복용을 중단하려는 사람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다. 스마트 알약 또한 기본적으로 환자 동의 없이는 사용하기 어렵다. 환자도 자유 의지를 가진 사람이기에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약 사용을 강제할 수 없다. 누구든지 먼저 왜 자신이 어떤 약을 복용해야 하는 지를 먼저 이해하고 나서야 그 약을 제대로 복용할 의지 가 생긴다. 특히 고혈압이나 골다공증 같은 만성질환의 경우가 심각하다. 혈압이 높거나 뼈가 약해졌다고 눈에 띄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진 않는다. 애초에 증상이 있었던 게 아니니 약을 복용한다고 뭔가 더 좋아지는 느낌도 없다. 병원에서 혈압을 재거나 골밀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약 효를 확인할 수는 있지만, 고혈압약이나 골다공증약을 먹는다고 환자가 건강해짐을 느낄 수는 없는 것이다. 환 자 입장에서는 약의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신경 쓰이 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약을 복용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게 좋다. 골다공증 환자에게 약은 안전벨트와 같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안전벨트가 사고를 막아주진 못한다. 하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사망할 확률이 줄어들도록 보호 해 줄 수는 있다. 골밀도가 낮은 사람은 가벼운 낙상에 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특히 엉덩이뼈가 부러지면 심각 한 문제가 된다. 엉덩이뼈 골절이 심하면 걸어다닐 수 없어서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해야 하고, 누워 지내는 기간 중에 빠른 속도로 근육이 소실되어 건강이 급속도로 나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벨트를 맸다고 운전을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것처럼, 골다공증 치료제를 먹는다고 겨울철 미끄러운 길에서 뛰어서는 안 된다. 낙상을 피하 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골다공증 치료제를 복용하면 일상에서 약간의 물리적 충격에 쉽게 골절상을 입는 걸 막 는 데 도움이 된다. 항고혈압약을 먹는 이유도 비슷하다. 흥분하거나 머리가 아플 때 혈압이 오른다는 말을 종종 쓰지만 급성고혈압 으로 인한 응급상황을 제외하면 고혈압 자체는 증상이 없다. 가스관이 노후해도 가스가 새기 전까지는 아무 냄 새가 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낡은 가스관을 그대로 방치하면 언젠가는 가스 폭발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높은 것처럼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결 국 혈관과 인체 장기에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가스관이 낡으면 관을 교체하면 되지만, 우 리 몸의 혈관이 오래되었다고 전체 관을 교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혈압을 적절한 수준으로 낮춰주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약의 효과 제대로 알면 복용률도 높아져 약이 어떻게 우리 몸에 작용하고 처방대로 약을 복용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는 것은 HIV 치료약을 처방받은 환자들에게도 중요하다. 미국 매사 추세츠공과대학(MIT)의 존 무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 은 에이즈 환자들에게 약 복용에 맞춰 알람을 울려주 고 동시에 약이 몸에서 어떻게 HIV 바이러스와 전투를 벌이는지 보여주는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첨 비(Chumby)’라는 작은 전자장치를 줬다. 보스턴 메디컬 센터와 협력으로 진행된 이 실험 결과, 실험 대상자 4명 중 3명의 복약 이행률이 이상적인 수치인 95%에 도달했다.무어 박사의 실험 결과는 환자 스스로가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약 복용의 효과에 대해 더 잘 이해하도록 도우면 약을 제때 복용하게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세계보건기구가 내세우는 21세기 의료계의 최대 화두 도 의약품의 안전 사용을 위한 ‘환자의 참여’다. 수동적으로 주어진 약을 복용하는 게 아니라 약의 효과와 부 작용, 복용방법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묻고 모르는 점이 있으면 확인해서 자신의 건강관리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의 사용이 가능 하다는 것이다. 약 복용을 제대로 하려면 질문부터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약 안 먹으면 안 될까? 궁금하면 참지 말고 먼저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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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는 먹지 마세요. 육식은 몸에 해로우니까요.”“고기도 드셔야 해요. 체력을 유지해야 하니까요.”암을 진단받기가 무섭게 주변에서 무엇은 먹고 무엇은 먹지 말라는 권고가 쏟아진다. 정작 본인은 음식에 대한 혼란스러움만 가중된 채 병원치료를 시작한다. 대개 사람들은 심장병이나 당뇨병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을 진단받기 전에는 음식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진단과 동시에 유기농, 무농약, 친환경, 자연식, 저염식, 저지방, 채식, 생식, 토종 먹거리 등 각종 인체 친화적인 단어로 수식된 음식재료에 눈을 돌린다. 때론 맛으로 먹는 즐거움까지 포기하기도 한다. 심지어 음식이 건강에 미칠 영향을 지나치게 걱정한 나머지 건강음식강박증 환자가 되기도 한다. 과연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바른 것인가?음식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을까?일찍이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을 약으로 여기라고 했다. 실제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특정한 음식으로 암을 이겨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지지할 과학적인 근거는 미미하다. 물론 식품은 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규명하는 것처럼 과학적인 방법으로 안정성과 유효성을 밝히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 암협회에 따르면 암 발병 원인 가운데 5~10%는 유전, 25~30%는 흡연, 15~20%는 감염, 그리고 10~15%는 발암물질에 의한 환경적 요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약 30%가 음식과 관련한 요인으로, 음식을 통해 예방이 가능한 범위로 볼 수 있다.각기병, 펠라그라의 예방을 위한 비타민B 함유 식품이나 괴혈병 예방을 위한 비타민C 함유 식품, 그리고 식이성 영양결핍증을 치료하는 식품 등 몇 가지 경우를 제외하면 음식은 결코 약이 아니다. 그러나 어느 집단에서 특정한 음식을 섭취한 정도에 따라 어떤 암의 발병률에 차이가 있음이 발견되면서 음식을 활용하기 위한 화학적 암예방(Chemo-prevention)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음식으로 암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일부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은 인정되고 있다.음식이 사람을 만든다(I am what I eat)음식이 사람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드러난 실험연구가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케린 오데아(Kerin O’Dea)라는 영양학 연구자는 획기적인 실험을 기획했다. 그는 이 실험을 위해 도시의 정착지에서 거주하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10명을 그들이 살던 오지로 돌려보내 일정 기간 그곳에서 살게 했다. 몇 년 전에 숲을 떠나온 원주민들은 서구식 생활방식으로 살면서 모두 대사증후군, 과다체중, 제2당뇨병을 겪고 있었다. 그들이 돌아간 고향은 북서부의 고립된 지역으로, 가장 가까운 도시에서 차량으로 하루 이상 달려야 하는 오지였다.그들은 도시를 떠난 순간부터 저장식품이나 음료를 살 방법이 없어졌기 때문에 오직 직접 사냥하고 채집한 음식으로만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오지에 돌아가 주로 소고기를 먹었다. 조개와 물고기, 캥거루, 거북, 새, 악어, 애벌레, 무화과, 꿀 등이 그들의 식량이었다. 그들이 수렵과 채집을 해서 먹은 음식은 도시에서 먹던 음식과 큰 대조를 이루었다. 도시 생활에서 먹던 음식은 밀가루, 설탕, 술, 분유, 지방질 고기, 감자, 양파 등 대표적인 서구식 음식이었다.오지에서 7주를 보낸 원주민들의 혈액을 채취해 검진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발견됐다. 모두 체중이 줄었고, 혈중 지질과 혈압이 낮아졌다. 원주민 모두 대사 이상이 개선되었고 당뇨병 증상이 사라졌다. 이 연구는 실험표본이 적고 특정 집단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다른 곳에서의 후속 연구 또한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줬다. 이 실험을 통해 케린 오데아는 “원주민의 건강 개선은 체중 감량과 저지방 식단 그리고 신체활동의 증가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채식이 절대적인 표준 항암식단인가?암환자를 위한 요양원이나 수련캠프는 주로 채식 위주의 식단을 제공하는 곳이 많다. 인류 역사에는 매우 다양한 식단이 존재해왔다. 해변에서는 조개와 생선을, 들에서는 새나 동물을 사냥하고, 열매가 맺으면 열매를, 잎이 나면 잎을, 없으면 뿌리를 캐 먹고 오랜 세월 생존해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사람들은 각각 거주 환경과 음식에 적응할 수 있는 생존 유전자를 진화시켜 왔다. 즉, 다양한 종류의 음식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채우며 살아온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채식만이 이상적인 식단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그리고 왜 굳이 육식을 제한해야 암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것일까?
영양소보다 전체적인 식습관 패턴이 더 중요하다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무기질, 비타민을 5대 필수영양소라 한다. 이것이 밝혀진 것은 불과 200년이 안 된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은 시대에 따라 주연을 달리했다.영양소가 인간의 건강을 전적으로 좌우하지는 않는다. 이제는 음식을 영양소의 합으로만 보지 말고 전체적인 시스템으로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연구는 저지방식이 암을 예방한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으며, 또한 식이섬유가 직장암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암의 치료나 예방에 한두 가지의 영양소가 결코 마법의 탄환이 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음식을 먹이사슬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토양이 건강해야 식물이 건강하고, 식물이 건강해야 동물도 건강할 수 있다. 토양과 동식물의 건강에 우리 인간이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올바른 식습관을 위한 체크 포인트1 균형 유지 모든 음식을 고루 섭취한다. 서양에서는 음식을 영양소 위주로 분석하지만 동양에서는 오랜 시간 음식의 성질을 몸으로 느끼고 관찰해왔다. 각 음식의 특성과 작용에 따라 음식의 종류와 먹는 양을 조절하여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2 순응성 찾기 친구 따라가지 말고 가족을 보라. 사람마다 몸에 편한 음식과 부담스러운 음식이 있다. 조부모와 부모, 형제가 건강하면 집안의 식사패턴을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특정한 음식을 먹고 속이 더부룩하거나 가스가 찬다면 내 몸에 맞지 않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우유를 먹고 수시로 배탈이 났다면 몸안에 유당분해효소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다. 사람이 특정 음식과 동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내게 맞는 음식이 따로 있다.3 규칙성 유지 하루 세 끼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라. 우리 몸은 규칙성을 유지하면 소화효소, 호르몬 등 각종 생체활성물질이 일정한 시간에 분비되고 몸 전체가 최상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배설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4 배고픈 듯 먹기 우리 몸은 기아상태에 더 잘 적응하게 되어있다. 필요 이상의 음식섭취는 과다한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된다. 또한 소화기관에 부담을 주어 체내 면역기능을 저하시키게 된다. 건강체중을 유지하도록 항상 식사량에 유의한다.5 특이성 고려 암 종류에 따라 유의할 점이 있다.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인 경우 동물성 지방이나 지나친 카페인 섭취를 자제한다. 간암이나 조혈모세모 이식환자인 경우 생선회는 자제하고 채소는 익혀 먹는다. 구체적인 식사 지침은 국가암정보센터의 암환자 식생활 편을 참고한다.6 천연재료 재래시장에 가서 장보기를 함으로써 가공식품을 멀리 할 수 있다. 이미 알려진 정크푸드의 섭취를 삼간다. 인공감미료, 정제 설탕, 정제 밀가루 등이 첨가되었는지 확인한다. 보양식이 몸에 좋다는 근거는 없다. 오색의 과채류는 많이 먹을수록 좋다.7 천천히 먹기 식사 한 끼에 최소한 30분 이상 먹는다. 과일,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서로 먹는다. 식사는 반드시 식탁에서 하도록 한다. 물은 매일 꾸준히 마시되 여러 종류의 천연재료를 차로 끓여서 마시면 자연스럽게 충분한 양이 된다.8 긍정적 식사 즐겁게 먹기, 어떤 음식에 부정적인 생각이 들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9 함께 먹기 식사는 되도록 여러 명이 함께 하도록 한다.10 먹고 움직이기 아무리 좋은 식사도 몸이 움직이지 않으면 소화기관의 기능이 떨어진다. 적당한 산책이나 정기적인 운동이 병행되어야 한다.면역력을 키우기 위해 어떤 특정한 음식이나 영양소를 찾지 말고 전체적으로 올바른 식습관을 먼저 갖추는 데 노력해야 한다. 최고의 식사는 어머니가 손수 해주신 음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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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느라 몸도 마음도 바쁜 시기다. 초로의 췌장암 환자가 진료를 마치고 나가면서 “새 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를 건넸다.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저 분이 내년에는 버틸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췌장암은 일반적으로 ‘걸리면 죽는 병’이라는, 예후가 아주 불량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한국 임상암학회에서 건강한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더니 응답자의 60%가 5년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암으로, 63%가 가장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췌장암을 꼽았다. 이러한 일반인의 인식은 실제 사실과 다르지 않다.췌장암은 국내 암 발생빈도 8위의 암인데, 매년 5000명 가까운 환자가 발생하고 그 중 8%만 생존한다. 매일 12명이 췌장암 진단을 받고, 매일 11명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뜨는 셈이다. 국내 암 환자의 70%가 완치되는 시대에 유독 췌장암만 20 여년 동안 한 자릿수 완치율에 머무르고 있다. 이렇게 췌장암의 치료 성적이 낮은 이유는 조기 진단 방법이 개발되어 있지 않고 증상이 없거나 소화불량과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만 있어서, 80% 이상의 환자가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기 때문이다. 췌장암에 효과적인 약제들 또한 제한적이다. 다른 암에는 잘 듣는 많은 신약들이 그 효과를 따져보기 위해 시험대에 올랐지만, 췌장암에서는 번번히 효과가 없거나 극히 미미한 것으로 판명이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환자들은 두어 종류의 약제들로 치료한 이후에도 암이 진행하면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다는 절망의 말을 의사로부터 듣게 된다. 최근 췌장암과 관련된 몇 가지 좋은 소식이 들려와 치료 희망이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첫 번째, 췌장암 질환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 11월 13일, 세계 췌장암의 날을 맞아서 국내에서도 학회를 중심으로 ‘췌장암의 날’ 행사가 진행됐다. 췌장암이라는 이름조차 낯선 장기에 생긴 암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높여 췌장암의 조기 진단율을 높이고 치료에 대한 희망을 높이기 위한 행사로, 정부가 췌장암 정복을 위한 연구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치료 약제에 관한 새로운 소식도 있었다. 현재 국내에서 전이성 췌장암 표준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는 1990년대에 임상 시험을 진행한 젬시타빈이다. 이 약제 이후 20여 년간 효과가 증명이 된 이렇다 할 치료 약제가 개발되지 못했지만, 최근 나노 기술을 응용한 아브락산이라는 신약이 효과가 입증되면서 2013년 미국식품의약국의 승인을 얻었고, 국내에서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옥살리플라틴과 이리노테칸이란 항암제들을 조합한 항암 요법의 치료 성적이 젬시타빈과 필적하는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면서 의사들에게 또 다른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2주 전 오셨던 또 다른 췌장암 환자가 떠오른다. 임상시험을 통해 아브락산을 투여받고 있는 중년 여성이었는데, 진료실 의자에 앉자 마자 굵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셨다. 휴지를 건내주며 이유를 물으니 인터넷에서 췌장암에 대해서 찾아보니, 하는 얘기들이 너무 두렵고 낙담이 되어서라고 하신다. “신약을 투여했으니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다독거리자 눈물을 훔치고 가느다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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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찾는 유방암 환자들을 보면 생각보다 훨씬 깊은 심리적 부담과 우울을 느끼고 있다. 유방암 발견부터 수술까지의 고된 여정, 수술 후 찾아오는 림프부종 같은 부작용, 재발과 전이에 대한 두려움, 유방 절제나 조기 폐경 같은 여성성(性)의 상실 탓이다. 수술 후에도 계속 병원에 가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도 심리적으로 환자들을 압박한다. 수술로 큰 산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또 길고 긴 치료가 이어지니 맥이 풀리는 것이다.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꿈꿨던 환자들에게 재발, 전이를 막는데 도움을 주는 보조치료라도 그 자체가 고역으로 느껴질 수 있다. 쇠약해진 몸으로 치료를 견디는 과정이 쉽지 않을 뿐더러 주기적으로 시간을 내 병원을 찾고, 입원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 스스로 삶의 소중한 부분들을 놓치고 있다는 자괴감으로 이어진다.
현대인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처럼 암 환자도 일, 가정, 사회활동과 같은 일상 생활과 암 치료 간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 암 환자는 건강을 위한 신체 활동이나 가족과의 시간, 취미나 자기계발 같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투병 이전보다 훨씬 간절하게 원하기 때문에 치료 시간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치료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유방암 환자의 절반 정도(48%)가 통원치료나 입원 등이 일상 생활과 신체적 활동에 제약을 준다고 답했으며, 치료와 일상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있어서 치료로 인한 외모 변화(61%) 만큼이나 대기, 입원, 투약 등 치료 시간(60%)이 중요한 문제라고 꼽았다.
이런 인식을 감안, 최근에는 환자가 치료와 삶의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암 치료방법이나 치료제가 속속등장하고 있다. 위암과 유방암을 유발하는 HER2라는 단백질에 작용하는 대표적인 표적치료제가 허셉틴이다. 최근 동등한 효과를 가진 피하주사 제형이 개발되어 기존 정맥주사 방식보다 주사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었고, 주사 고통도 감소했다. 길게는 90분까지 걸리던 허셉틴의 주사 시간이 2분까지 짧아진 것이다. 덕분에 병원을 방문하는 번거로움은 여전하지만, 환자가 실제 느끼는 편안함이 훨씬 높아졌다.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제인 맙테라 역시 피하주사 제형이 개발돼 환자의 치료 편의성을 높이고 치료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방사선 치료도 짧은 시간에 정밀한 치료를 가능하게 하고, 회복 기간도 줄이는 혁신적인 기기들이 등장했다. 병원에서는 진단부터 검사, 수술, 치료 일정을 빠르고 빈틈 없이 결정할 수 있는 다학제 통합진료가 대세다. 이처럼 환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고, 치료와 삶의 균형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려는 시도가 의료계와 제약계에서 시도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유방암 환자 열 명 중 아홉 명은 투병과 가사활동, 직장생활을 병행한다고 한다. 투병 중 가사나 육아, 경제활동을 포기하기 어려운 여성 환자들의 상황이 짐작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