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물 8잔’에서 해방된 기쁨

수년 전부터 저를 피곤하게 해온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하루에 물 8잔을 마신다’는 나름대로의 규칙입니다. 물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제가 하루에 8잔을 마시는 일은 즐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건강을 위한 기본 중의 기본 상식으로 통하는 하루물 8잔 마시기는 되도록 지켜줘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한 달 전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왜 8잔이지?’라고 말입니다. 물과 관련된 이런 저런 자료를 찾아보다 적잖이 놀랐습니다. ‘하루 물 8잔’의 근거가 70년 전의 주장이 잘못 전해진 결과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번호 <헬스조선> 칼럼의 ‘하루 물8잔, 꼭 마셔야 할까?’(90쪽)에서 볼 수 있듯이, 1945년 미국식품영양위원회는 ‘성인은 하루에 물을 2L(8잔)를 섭취하라’고 권고하면서도 ‘음식 속 수분으로 대부분 충족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즉 ‘음식으로 섭취하고 나서 부족한 수분은 물로 보충하라’는 의미입니다.

한국영양학회가 권고하는 ‘2015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도 성인 남녀는 하루에 4~5잔(1000~1200mL)의 물을 마시면 충분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한국인에게 필요한 1일 총 수분량은 2100~2600mL이지만, 절반 이상은 음식을 통해 섭취하므로 실제로 물로 충족해야 하는 양이 그만큼 줄어든 것입니다. 물의 적정 섭취량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결정적인 의학적 결론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갈증이 날 때 충분히 마시는 것으로 충분하지 싶습니다.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검증해봐야 할 건강정보는 많습니다. <헬스조선>은 ‘YES OR NO’라는 신설 칼럼을 통해 하나씩 점검해볼 계획입니다. 가정의 달 5월입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특별히 더 행복한 한 달 되시기를 바랍니다.

/헬스조선 편집장 김공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