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미녀의 ×이 더 더럽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미녀이건 추녀이건 보통사람이건 배설물은 모두 똑같이 더럽습니다. 그러나 유독 미녀의 배설물을 딱 지목해서 ‘더 더럽다’고 단정짓는 이유는 미녀의 아름다운 외모에 비춰볼 때 배설물이 상대적으로 더 더럽게 느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더구나 그 미녀가 화장발 미녀라면, 속았다는 기분까지 더해져 실망감은 더 커질 것입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보면서 ‘미녀의 ×이 더 더럽다’는 케케묵은 말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클린(Clean, 깨끗한) 브랜드의 대표 미인으로 행세해왔던 ‘옥시’가 꼭꼭 감춰온 배설물이 그 중심에 있기 때문입니다. 알려진 것처럼 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한가운데에 옥시가 있습니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자 143명 중 103명이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삶을 마감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는 호흡을 통해서 인체에 고스란히 흡입됩니다. 당연히 생명을 위협하는 그 어떤 성분도 들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소비자 또한 가습기 살균제에 치명적인 독소가 포함되어 있을것이라고는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더구나 문제의 제품이 ‘깨끗함’으로 포장된 옥시 같은 브랜드로 화장했을 때는 의심할 여지가 전혀 없겠지요. 이런 브랜드의 제품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으니 충격은 배가됩니다.
옥시는 여전히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깨끗함과 친환경을 내세우는 캠페인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집 우리지구’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취지의 친환경 캠페인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손씻기와 위생관리 캠페인도 진행 중입니다.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는 한걸음 더 나아갑니다. 레킷벤키저는 사회적 책임의 측면에서 높이 평가받는 기업입니다. 유명한 다우존스 지속가능발전지수에 편입되어 있고,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에서 생활용품 판매기업 중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01년 이후에는 ‘사용제한 물질 리스트’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물질을 자체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에서 가장 깨끗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기업일 것이라고 믿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눈덩이처럼 커져 방향제, 세정제, 소독제까지 의심과 불안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눈을 속여온 제2, 제3의 무늬만 친환경인 ‘거짓 미녀 브랜드’가 숨겨둔 또 다른 배설물이 쏟아져나오지 않을까 하고 소비자는 마음을 조립니다. 이제는 ‘친환경’, ‘클린’을 강조하는 제품일수록 눈을 더 크게 뜨고 살펴봐야겠습니다. <헬스조선>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안전하고 건강한 6월 되시기 바랍니다.
/헬스조선 편집장 김공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