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면역체계 특성상 증상 경미 성인보다 폐렴 발생 크게 낮고 바이러스 전파력도 높지 않을 것
국내 첫 어린이 코로나19 환자(11·여)가 나오면서, 개학을 앞둔 어린이를 둔 부모는 걱정이 크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코로나19로 확진된 어린이를 살펴보면 증상이 경미하므로 큰 공포나 불안은 자제하라고 권고한다. 증상이 경미하므로 감염력도 크게 높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격리 입원 치료 중인 어린이 환자는 상태가 양호하다. 주치의인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지영 교수는 "현재 열 없이 체온이 정상이고 가래가 조금 있는 정도"라며 "증상에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상태로 회복 중"이라고 말했다.
/클립아트코리아
2009년 유행했던 신종플루가 어린이에게 치명적이었던 것과 달리, 코로나19는 어린이가 감염이 돼도 경미한 증상만으로 넘어가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현재 소아청소년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국가는 중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독일, 일본, 싱가포르, 프랑스, 베트남 등이다. 가장 많은 어린이 환자가 발생한 중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CDC)에 따르면 2020년 2월 11일 기준 확진 환자 4만4672명 중 0~9세 환자 비율은 0.9%, 10~19세는 1.2%다. 코로나19에 걸렸더라도 폐렴이 발생하는 등 중증으로 진행되는 비율 역시 성인에 비해 크게 낮았다. CCDC에 따르면 지금까지 0~9세 사망자는 없고, 10~19세에서는 사망률이 0.2%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한미선 교수는 "소아와 성인의 면역 체계가 다르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상태에서 감염이 되면 소아의 경우는 성인과 달리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소아 면역체계의 특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홍역, 수두, A형간염 같은 감염 질환 역시 소아한테는 증상이 경미하지만 성인에게는 심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대한소아감염학회 김종현 회장(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소아청소년과)은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지금까지 역학으로 보면 소아청소년은 성인보다 코로나19 발생률도 낮고, 발생하더라도 중증도가 낮다"며 "코로나19에 걸려도 감기처럼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한 어린이가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감염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성인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소아감염학회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현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기침·가래·열 등 호흡기 증상을 호소한다면 코로나19보다 현재 유행인 독감이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일 가능성이 높다. 학회에서는 과도한 불안을 자제하고 개인 위생 수칙(손 씻기, 기침 예절, 호흡기 증상 있으면 마스크 착용, 사람이 많은 곳 방문 최소화 등)을 철저히 지키라고 권고했다.
김종현 회장은 "개학을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개학 연기에 대해서는 소아 감염 전문가들과 밀접한 논의 끝에 결정돼야 한다"며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침투한 상황에서 확산 속도를 얼마나 늦출 수 있을 것인지 예측하고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