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교 때 방역 '구멍'...PC방 등 밀폐·밀집 시설 출입 제한해야"

입력 2020.05.26 16:49

소아감염 전문가 인터뷰

책상에 앉아있는 학생
등교 개학이 시작됐다. 학생들은 아프면 학교에 가지 않아야 한다. 대한소아감염학회 김기환 총무이사는 "학교는 진단서 발급 등 불필요하게 병원 방문을 하지 않도록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제공

내일부터 고2, 중3, 초1~2, 유치원생 약 240만 명의 등교가 시작된다.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이 연쇄 감염으로 확산되면서, 등교를 앞둔 부모들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등교 개학을 시작했을 때 코로나19 감염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방역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등교를 앞 둔 시점에서 유념할 것들에 대해 대한소아감염학회 김기환 총무이사(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에게 물었다. 김기환 총무이사는 교육부 학교 방역 지침에 대해 검토 및 자문을 한 바 있다.

-국내 학교 방역 지침에 대한 평가는?

미국질병통제센터(CDC)에서 나온 학교 방역 지침과 비교를 해보니, 부족하지 않고 오히려 과할 정도로 촘촘하게 마련됐다. 방역 지침 마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실천이다. 학교마다 여건과 환경이 달라 어려운 점이 있지만, 개인 위생 수칙·마스크 착용·거리두기 등의 기본 원칙을 잘 지킬 수 있도록 학생들 교육을 잘 해야 한다.

-등교 개학 시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학생이 아프면 학교에 보내지 않고 나을 때까지 집에서 지내게 해야 한다. 현재 교육 당국은 매일 등교 전 건강상태를 온라인으로 체크하고, 학교에 도착하면 운동장이나 건물 입구에서 발열 검사를 하며, 의심 증상이 있으면 특별관찰실로 이동 후 선별진료소로 이송한다는 지침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학생을 가까이서 돌보는 부모의 인식이 중요하다. 부모가 아이가 아프면 학교에 보내지 않아야 한다. 등교 개학 시 의료 전문가로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소아청소년이 코로나19를 고령·기저질환자 같은 고위험군에게 전파시키는 것이다. 소아청소년에게는 코로나19가 독감 정도의 질환이지만, 고령이나 기저질환자에게는 코로나19가 치명적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아청소년이 아프면 조부모가 돌보지 않고, 집에서 젊은 부모가 돌봐야 한다. 특히 증상 발생 후 3~4일은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아 꼭 부모가 돌봐야 한다.

-등·하교 시 거리두기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

학교 내에서 방역 지침을 잘 지킨다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등·하교 시가 우려된다.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는 것. 하교 시 학생들이 PC방·분식집 등 밀집·밀폐된 공간에 간다면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등·하교 시 생활 수칙에 대한 교육도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대한소아감염학회 김기환 총무이사
대한소아감염학회 김기환 총무이사/인천성모병원 제공

-보건교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다

학교 내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일선에서 책임지는 사람이 보건교사다. 그러나 보건교사는 보통 학교 한 곳에 1명이 있다 (1만 1943개교 중 1741개교). 보건교사가 아예 없는 학교도 있다. 각 학교는 보건교사를 대체할만한 인력을 확보해놔야 한다. 또한 학교 내에서 아픈 아이들을 적절히 수용할 수 있는 보건실 규모 등의 환경 마련도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아파서 학교를 못가면 진단서 발급을 위해 병원 방문을 해야 하는데, 안전한가?

현재 아파서 학교에 가지 못하면 병원에서 진단서 발급을 받아야 한다. 다 낫고 학교에 가려고 해도 진단서를 요구하는 학교가 많다. 그러나 이런 절차는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조장하고, 의료 비용을 발생시킨다. 특히 코로나19가 유행인 때 병원 방문은 주의해야 하므로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

-미국, 유럽 등에서 소아청소년이 코로나19 감염 후 사망하는 사례가 나왔다

'어린이 괴질'이라고 불리는 소아·청소년 다기관염증증후군이다.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염증이 조절되지 않아 전신 혈관과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으로, '가와사키병'와 유사하며 이런 증상은 사스(SARS) 때도 보고된 바 있다. 드물게 발생하지만, 국내도 의심 사례가 2건 보고 돼 현재 방역 당국이 조사 중이다. 과도한 걱정은 할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예의 주시는 해야 한다. 만 19세 이하 소아·청소년에게서 38도 이상의 발열 상태가 24시간 이상 지속되고, 혈액 검사 상 염증 수치가 높으며, 두 개 이상의 장기 침범이 확인되면 다기관염증증후군을 의심한다.

-그밖에 다른 주의할 점은?

5~6개월 간 학교가 문을 닫았기 때문에 식수 오염에 대한 점검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는 침방울을 통해서 옮기지만, 노로바이러스·레이오넬라균·A형 간염 바이러스 등은 물을 통해서 옮기는 수인성 감염질환이다. 더불어 식수를 공용으로 먹는 과정에서 여러 아이들과의 접촉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지침 마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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