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김모씨(36·여)씨는 얼마 전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아들 지호(7)가 수업 시간에 교실을 제멋대로 돌아다니고 자리에 앉아 있어도 집중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평소 아직 어리고 남자 아이니까 남들보다 좀 더 외향적인 것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반복되는 지적에 검사를 받았고, 지호가 정서적 불안 장애인 ADHD 아동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란 아동기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정신장애로 주의력이 산만해지고 활동이 지나치게 많고 충동적 행동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소아과학회 통계에 따르면 평균 학령기 소아 중 3~8% 가량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 교실 내 1~2명의 아이가 이 질환을 앓고 있다는 얘기다. 성별로는 남자 아이가 여자보다 많고 성인까지 질환이 이어지는 경우도 30~70% 정도나 된다.
그러나 ADHD의 40%는 수면부족으로 이한 가짜 ADHD라는 보고가 있는 만큼 ADHD 어린이 환자들이 가진 증상이 소아수면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서도 상당 부분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주의력, 인내력, 학업 수행 능력을 떨어뜨리며, ADHD 어린이의 경우 불면증이 종종 관찰되는 등 수면과 ADHD는 상당한 연관 관계가 있다.
따라서 ADHD 증세를 보이는 어린이라면 “부산스러운 아이라서 잠을 안 잔다”고만 여길 것이 아니라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산만하다”고 의심해보고 아이들의 수면패턴을 관찰해 봐야한다.
대표적으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이 어린이에게 흔히 발견되는데 코에서 후두까지 상기도 일부 또는 전체적인 폐쇄에 의해 나타난다. 주로 편도선과 아데노이드 비대가 주된 원인이나 알레르기성비염이나 축농증에 의한 코막힘으로 인한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수면질환은 수면 호흡시 산소 부족을 초래하기 때문에 전전두엽의 기능을 감소시킬 수 있다. 전전두엽의 기능감소는 행동장애, 감정조절, 기억과 인지능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ADHD 아동의 수면장애를 먼저 점검해 봐야 하는 이유이다.
또한 야간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 어린이들은 어른과는 달리 더욱 활발하게 움직여서 낮 동안의 졸음이나 피로를 쫓으려는 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과잉행동은 부족한 잠으로 인한 피로감을 더욱 심하게 해 수업시간에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적절한 행동을 하는데 필요한 판단력을 감소시킨다. 이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거나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결국 소아수면호흡장애 치료가 과잉행동, 집중력장애, 학습장애로 이어지는 고리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최근 어린이들의 과잉행동장애(ADHD)가 불면증으로 인한 경우가 많이 보고되면서 수면무호흡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는 어린이에게 적절한 처방을 했더니 행동이 차분해지고 더불어 학습능력도 높아진 사례가 많았다.
/기고자 : 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