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개학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여유롭던 방학은 끝나고 다시 규칙적인 생활로 돌아가려고 하니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까지도 스트레스가 생긴다. 실제로 짜증을 자주 내거나 이유 없는 복통을 호소하는 개학증후군을 겪는 아이들도 심심치 않게 생긴다. 이때 부모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자녀의 조기학습보다 방학 동안 바뀐 수면리듬을 되찾는데 주력해야 한다.
아이의 두뇌발달은 수면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이의 뇌는 깨어 있는 동안 보고 들은 것을 자는 동안 정리해 지식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눈의 망막이 어둠을 감지하면 뇌에서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고 멜라토닌은 잠을 푹 자게 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며 해마를 활성화한다. 해마는 외부자극을 기억과 관련된 정보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간의 기억과 학습에 있어 중요하다.
일본 토호쿠대 연구팀은 2008년부터 4년간 5~18세 건강한 어린이 290명의 평일 수면 시간과 해마 부피를 조사했다. 그 결과, 평균 수면시간이 10시간 이상인 어린이가 평균 수면시간 7시간인 어린이보다 해마 크기가 10%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두뇌는 유아기에 대부분 발달하고 그중에도 수면 중에 가장 많이 발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멜라토닌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충분히 숙면을 취해야 한다.
아울러 수면은 뇌건강과 기억력뿐 만 아니라 판단력과 성격형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유아기 시절부터 일정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으면 성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수면은 아이들의 성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더욱 중요하다. 잠을 자는 동안 손상된 세포가 재생되며 낮 동안 받았던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성장호르몬이 가장 원활히 분비되어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개학 후 빨리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개학하기 전부터 미리 수면리듬을 앞으로 당겨야 한다. 그러나 방학동안 늦잠을 자면서 늦춰져 있던 생활리듬은 갑자기 일찍 일어나게 한다고 해서 고쳐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생활리듬이 깨져 면역력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따라서 개학하기 1주일 전부터 3~4일은 10분~20분정도 일찍 깨우고, 그 다음에는 30~40분 일찍 깨우는 식으로 천천히 패턴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개학 일주일 전부터 매일 약 30분정도씩 기상시간을 당겨야 한다는 점이다. 늦은 밤 장시간 인터넷, 무리한 운동, 밝은 조명 등을 피한다면 자는 시간은 점차 당겨지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오전에 30분씩 일찍 일어나서 30분정도 햇빛을 충분히 쏘여 주는 것이다.
편안한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취침 2시간전에 족욕을 하고 집안의 조명을 낮춰주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방학동안 수면질환에 걸린 아동들도 있을 수 있는데, 아동들에게 흔히 발견되는 수면 장애는 수면중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 이갈이, 수면 이상 행동, 수면 중 대화, 야뇨증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일례로 아동들 중 1~3%정도가 코골이를 동반한 수면호흡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야간의 수면 무호흡은 산소 포화도의 저하를 유발해, 수면중 빈번한 각성을 야기하기 때문에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수면 중 각성은 인한 수면 효율 저하는 아동들에게 주간 졸리움을 발생시키고, 산만하고 거친 행동, 주의 집중력 및 이해력의 저하, 학습능력의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수면전문의의 적절한 치료를 통해 건강한 개학을 맞이하는 것이 좋다.
/기고자 : 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