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계통 질환
갑자기 생긴 흉통으로 깡마른 몸의 남학생이 병원을 방문한다. 이때 가장 먼저 공식처럼 떠오르는 질환이 바로 ‘공기가슴증’이다. 공기가슴증은 긴장성으로 진행되면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허파와 가슴막’이 어떻게 구성되고, ‘공기가슴증을 어떻게 치료’하는지 알고 있다면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허파와 가슴막
‘가슴막(pleura)’은 허파의 표면과 가슴 우리 안쪽 벽면을 싸고 있는 얇은 막이다. 내장 쪽 가슴막(visceral pleura)은 허파를, 벽 쪽 가슴막(parietal pleura)은 가슴 우리 안쪽의 벽면을 싸고 있으며, 그 사이를 가슴막 안(pleural cavity)이라 부른다. 사실 공간이 거의 없고 약간의 가슴막 액(pleural fluid)만 존재한다. 가슴막 액은 허파가 확장, 수축할 때 마찰을 줄여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백화점 과일 진열장에 ‘랩으로 곱게 싸인 포도송이’ 혹은 ‘풍선’이 가슴 우리 안에 양쪽으로 하나씩 들어있고, 가운데는 심장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공기가슴증과 치료
‘허파를 싸고 있는 가슴막에 구멍’이 생기면 허파 안에 있던 공기가 밖에 즉, 가슴막 안(공간)에 모이게 된다. 이것을 ‘공기가슴증(pneumothorax)’이라 한다. 공기가슴증에서 작은 양의 공기는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양의 공기가 갑자기 유출되면 한쪽 가슴 우리 압력만 높아진다. 심장이 들어있는 가슴 세로칸(mediastinum)은 반대쪽으로 밀리면서(shifting) 혈압은 점점 떨어진다. 이것을 긴장성 공기가슴증(tension pneumothorax)이라 한다. 쌓여있는 공기가 가운데 있는 ‘심장을 세게 꾹 누르고 있다’라고 생각하면 쉽다.
병원을 방문하면 먼저 ‘청진과 x-ray’ 촬영으로 공기가슴증을 확인한다. chest CT를 찍어보면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작은 양의 공기와 허파 꼭대기에 존재하는 공기주머니도 확인할 수 있어 시술이나 수술 등의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치료는 우선 가슴막 안 공기 유출로 높아진 ‘압력을 낮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흉관 삽입술(thoracostomy)’을 시행한다. 준비되지 않는 급한 상황이라면 주사기를 써서라도 공기를 빼주는 감압이 필요하다. 허파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줄어들어 있다. 가슴 우리 안으로 주사기나 관을 넣는 시술은 경험이 있는 의사라면 그리 어렵거나 위험하지 않다. 가슴막 안으로 유출된 공기의 양이 많지 않으면 산소를 쓰면서 흡수를 기다린다. 보통은 흉관 삽입술만으로 해결되지만, 재발할 수 있다. 공기의 양이 아주 많거나 지속적 공기유출이 있고, 재발 된 공기가슴증이라면 ‘흉강경을 이용한 공기주머니 절제 수술(VATS bullectomy)’을 고려할 수 있다.
공기가슴증을 앓았던 사람이라면 낯선 곳으로 여행할 때 꼭 주변 ‘병원 위치’를 알아놓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흉통으로 병원에 간다면 먼저 의료진에게 “공기가슴증을 앓았다”고 얘기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의사에게 듣는 '질환' 이야기
- Copyright HEALT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