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가장 노출이 많은 신체 부위는?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발이다. 그런데 평소 관리를 잘 안 하고, 신발 안에 꽁꽁 숨어있던 발이 드러나니 이만저만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요즘처럼 샌들을 자주 신는 시기가 되면 발 피부 질환 때문에 내원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환자들의 고민은 다양하다. 그 중 발 뒤꿈치가 거칠어지며 두꺼워지고 갈라지는 ‘발 뒤꿈치 각화증’이 흔하다. 피부의 제일 바깥쪽인 각질층은 건강한 피부에서는 충분한 수분을 머금고 있어 부드럽고 촉촉함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각질층의 수분이 소실되면 피부가 건조해진다. 특히 발은 얼굴과 달리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 유분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 각질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다. 게다가 우리 몸을 지탱하고 보행할 때 충격을 흡수하는 발은 각질층이 굳어 두터워지기도 쉽다.
이렇게 생긴 굳은살 부위는 손상된 각질층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각질이 자꾸 생겨나고 두터워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자극이 반복되면 표면에 균열이 생겨 갈라진다. 특히 여성들은 스타킹의 올이 풀리는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생활의 불편뿐 아니라 갈라진 발 뒤꿈치 틈새로 세균 감염도 쉽게 일어날 수 있고, 심한 경우 피가 나기도 한다.
발 뒤꿈치 색소 침착도 여름철 골칫거리다. 신발과 잦은 마찰로 인해 생길 수 있다. 구두를 자주 오래 신는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발에 무좀이 있거나 발톱까지 무좀균이 침투에 변형, 변색했다면 여름철 발을 내놓고 다니기 곤란하다.
무좀이나 발톱 무좀, 티눈 등 발 질환은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데 거칠어지고 갈라진 발은 평소 생활 속에서 잘 관리해야 회복될 수 있다. 하얗게 일어난 각질은 제대로 제거해야 한다. 발을 완전히 건조한 상태에서 각질을 제거하는 것이 핵심. 보통 발을 씻으면서 물에 불린 상태에서 각질을 제거하는데, 이 경우 정상세포가 함께 뜯겨져 각질을 계속 만들고 피부가 두꺼워지면서 갈라질 수 있다. 발을 깨끗이 씻고 물기를 완전히 말린 후 발 전용 크림을 바르는 것이 도움 된다.
각질을 제거했다면 보습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너무 뜨거운 온도의 물로 목욕이나 족욕을 하면 수분 손실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섭씨 35~40도 정도의 물을 발목까지 잠기도록 해 아로마 오일 한 두 방울을 넣고 10분 정도 족욕을 하는 것이 좋다. 이후 로션·크림·오일 등의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준다.
발에 바르는 보습제는 유레아, 바셀린 등이 많이 함유된 제품이 효과적이다. 끈적이는 제형이긴 하지만 발 피부가 워낙 두껍고 건조한 편이기 때문에 유분과 수분을 충분히 제공하기에 적합하다.
흡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5~10분 정도 가볍게 마사지하듯 문질러 주는 것도 좋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비닐 랩을 씌우고 20~30분 정도 두거나, 면 양말을 신고 자면 훌륭한 홈 풋케어가 완성된다.
발은 하루 종일 무거운 체중을 지탱해주며 좁은 신발에서 시달리기 때문에 그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평소 신발에도 관심을 조금만 더 기울이면 훨씬 예쁜 발을 만들 수 있다. 신발과 최대한 마찰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므로 신발 모양을 선택할 때는 피부에 닿는 부분이 부드러운 소재로 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매일 얼굴 피부는 꼼꼼히 관리하지만, 발 피부에는 얼마나 신경 쓰는지 생각해보자. 여름철에만 반짝 하고 관심을 갖지 말고, 가장 낮은 곳에서 고생하는 발을 위해 전용 크림이나 보습 성분이 풍부하고 향기로운 로션 하나쯤 구비해 두는 것이 어떨까?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는 만큼 발도 예뻐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