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아직 찬 기운이 있지만 봄이 맞긴 맞나 보다. 점심시간 맞을 수 있는 따뜻한 봄바람에 길 사이사이 고개를 든 개나리꽃까지,“나 봄이요”하고 인사를 한다.
그런데 봄이라고 이런 반가운 손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 들어 더 극성맞아진 미세먼지와 황사가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바람에 섞여 날리는 이물질이 코나 입으로 들어가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눈 건강도 문제다. 황산염이나 질산염 등 독성물질을 포함한 미세먼지가 눈 표면에 닿으면 눈을 자극해 손상을 줄 수 있다. 미국 보건당국 연구에서도 스모그가 발생하면 안구건조증 환자가 최대 40%까지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을 구성하는 성분인 지방층, 수액층, 점액층의 균형이 깨져 발생한다.
미세먼지나 황사바람을 맞는 것 외에도,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오랫동안 보는 것, 콘택트렌즈를 오래 끼고 있는 것 등은 안구건조의 주범이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알려진 것처럼 눈물이 마르고 눈이 뻑뻑해질 수 있다. 눈에 자극이 왔을 때 눈을 보호하기 위해 나오는 반사눈물로 인해 평소보다 눈물이 더 많이 나는 경우도 있다. 안구건조증은 증상에 따라 인공눈물을 점안하거나, 실리콘 마개로 눈물점을 막아 치료해 볼 수 있다.
안구건조증 외에도,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 오염물질이 눈을 자극하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생길 수 있다. 눈이 가렵거나 충혈 되고, 까끌까끌한 느낌이 들며 눈 주위가 부으면서 통증을 느끼면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조기에 치료하면 점안제 등으로 1~2주 내에 간단히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염증이 번지면 각막궤양으로까지 발전해 시력이 손상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봄철 불청객으로부터 눈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손과 눈 주의를 청결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세먼지가 극심할 때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고, 출퇴근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마스크와 보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업무 중에는 눈을 자주 깜박여 눈이 건조해지지 않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밖에,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은 미세먼지나 황사, 꽃가루가 많은 날에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눈에 들어간 이물질이 렌즈표면에 달라붙어 눈을 계속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렌즈를 사용할 경우에는 외출 후 바로 렌즈를 빼서 세척하고,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면 인공눈물 등으로 눈을 세척해준다.
눈이 간지럽다고 함부로 비비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눈을 비비면 일시적으로 가려움이 해소될 수 있지만 증상이 더 심해지고, 이차적으로는 안구에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가려움이 심하면 깨끗한 수건에 찬물을 적시거나 얼음을 감싸 냉찜질을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