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막바지인 요즘에도 경조사의 계절답게 결혼 러쉬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들이 웨딩검진(임신 전 검진)에 대해 문의해오는 경우가 많다. 웨딩검진은 미혼여성이 결혼 전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미리 산부인과 검사를 받는 것으로, 본인 뿐 아니라 미래에 태어날 2세의 건강을 위해서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검진이다. 만혼(晩婚)이 대세인 요즘 고령출산에 따른 각종합병증을 예방하고, 결혼 전 다른 이성과의 관계에서 생겼을 수도 있는 성병을 미리 치료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결혼 전 웨딩검진은 반드시 필요하다.
웨딩검진은 대체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빈혈, 간기능, 신장기능, 풍진항체, 간염항체, 에이즈 및 매독여부를 확인하고 냉검사를 통한 각종성병의 감염여부 확인과 자궁경부암, 유방암등 여성암에 대해 검사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또한 초음파를 이용해 난소의 정상적인 발달유무와 혹의 유무 여부 등을 확인하며 외음부의 구조적, 기능적 발달이 정상적인지에 대해서도 체크하게 된다.
이중 여성의 간염은 태아와 배우자에게 감염될 수 있고, 풍진은 태아에게 백내장과 녹내장, 심장질환, 발달장애, 청력장애, 난청 등의 선천적 질병 및 기형을 유발하므로 검사와 함께 백신접종을 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 하다. 국민의 5%가 보균자로 알려진 B형 간염은 배우자에게는 예방접종을 아기에게는 백신과 면역주사를 통해 바이러스 전염을 막을 수 있는데, 최근에는 20~30대 사이에 A형 간염도 유행하는 터라 A형 감염 백신도 빼놓지 않고 접종하는 것이 좋다.
풍진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나 감기보다 열이 심하고 하얀 좁쌀 같은 종기가 돋는다. 하지만 감염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기타 심한 증상이 없는 편이라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항체 검사 후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백신을 접종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지만, 접종 직후나 임신도중에 접종을 하게 되면 태아에게 감염될 위험이 있어 만약 백신을 맞았다면 4주 간 임신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 여성암 발병이 증가함에 따라 자궁경부암백신도 결혼 전 여성이 맞아야할 필수 접종 백신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2009년 국립암센터에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10중 1명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한다. 특히 감염자의 대부분이 20~30대의 젊은 여성이라고 하니, 결혼 전의 젊은 여성들은 반드시 예방접종 해두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은 백신을 통해 미리 예방이 가능한 유일한 암이다.
기타 매독이나 임질, 클라미디아 감염, 에이즈 등의 성병은 별다른 증상이 없거나 아예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여서 발견이 늦어지는 편인데, 나중에 여성과 태아에게 치명적인 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있어 반드시 조기에 발견해 제때 치료해야 한다. 성병의 치료시기를 놓친 여성은 나중에 불임 및 사산이 되거나, 기형아를 출산 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여성이 가장 많이 걸리는 성병 클라미디아 감염의 경우 질 분비물 증가 외에 별다른 증상이 보이지 않지만, 불임과 태아의 눈병 및 폐렴을 유발하기 때문에 혼전 성관계 경험이 있는 여성은 꼭 감염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클라미디아 감염은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주사 맞는 것으로 간단히 치료될 수 있다.
성적으로 많이 개방된 요즘 혼전 성관계는 늘어나고 있지만, 미혼여성의 산부인과 방문에 대해서는 아직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미혼여성이 추후 결혼해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통한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미리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결혼을 앞둔 여성이라면, 배우자와 앞으로 태어날 2세를 위해 미리 웨딩검진을 받는 현명한 예비신부의 대열에 참여하기를 권한다. 여성 자신의 건강은 가족의 모두의 건강과 행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성경험이 없는 여성의 경우에도 자궁암, 성병 등 성관계와 관련된 검사 외 복부초음파검사, 혈액 및 소변검사, 외부 성기검사, 처녀막검사 등을 통해 미리 건강을 체크해 볼 수 있다.
이윤진산부인과 이윤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