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유방암 진단 月 300명씩 줄어… 검진 미루지 마세요"

입력 2020.06.17 05:30

[헬스 톡톡] 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

코로나19 유행 3개월…
암 전이·진행되기에 충분한 시간
혹·유두출혈 등 증상 있거나
양성종양 보유자, 정기 검진을

대림성모병원, 유방 특화 자리매김
당일 기본 검사·상담·조직검사까지
이틀 후 결과 확인, 일주일 내 수술
유방암 수술 건수 600건 돌파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병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매달 300여 명의 신규 유방암 환자가 진단이 안 되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진단이 늦어지면 수술 범위 등이 커지므로 정기 검진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주부 김모(59)씨는 올 2월 말경 오른쪽 가슴에 멍울이 만져졌다. 혹시 유방암은 아닐까 걱정이 돼서 검진을 받으려고 했지만, 갑자기 코로나19가 유행을 하면서 병원 방문이 두려웠다. 검진을 차일피일 미루다 두 달이 지난 4월에서야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았다. 결과는 유방암 3기. 유방암 크기는 8㎝였고 림프절 전이까지 의심되는 상태였다. 김씨는 "조금 빨리 왔으면 암 크기도 지금보다 작고, 림프절 전이가 없지 않았을까"하며 후회를 했다. 유방암 3기는 5년 생존율이 75.8%로, 2기(91.8%)보다 현저히 낮다. 항암치료를 해야 하는 등 치료 과정도 복잡하다. 김씨는 현재 수술 전 유방암 크기를 줄이기 위해 항암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 나비 효과? 암 진단 늦어질 수도

김씨처럼 몸속에 시한폭탄인 암(癌)이 있는 줄 모르고, 코로나19가 무서워 검진을 미루다 암이 진행돼 발견되는 사례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유방암을 진단받아 중증 환자로 등록된 환자 수가 전년동월 대비 3월은 16.4%(1859→1555명), 4월은 14.8%(1908→1625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병원장은 "유방암은 매달 1800~ 2000명의 새로운 환자가 등록이 되는데, 코로나가 유행한 3~4월 통계를 보면 예년보다 매달 300여 명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실제 유방암 환자가 줄었다기 보다 환자가 병원에 오지 않아 암 진단을 못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모든 암이 그렇듯, 암은 빨리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결과가 좋다. 유방암 진단이 늦어지면 항암치료를 안 할 사람이 하게 되고, 유방 부분 절제만 해도 될 사람이 전(全) 절제를 해야할 수도 있다. 김성원 병원장은 "코로나가 유행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3개월은 암이 전이되는 등 충분히 상태가 바뀔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암 진단이 늦어지면 결국에는 암 재발률·사망률이 높아진다.

◇증상 있으면 바로 검사를

먼저 유방 혹, 유두출혈, 유방 피부 변화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바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는 유방 X선 촬영, 유방 초음파를 한다. 유방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40세 이상에서는 2년에 한 번씩 유방 X선 촬영을 해야 하는데, 굳이 미룰 필요 없이 검진 스케줄에 맞춰서 받아야 한다. 유방 양성종양이 있으면 6개월 마다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 양성종양이 암으로 바뀔 가능성은 1%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 김성원 병원장은 "1차로 유방X선 촬영을 한 뒤, 더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초음파, 유방 확대 촬영 등 2차 검진을 해야 할 때도 있는데, 이때도 미루지 말고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 방문 횟수 줄인 검진 프로그램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병원들은 환자들의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림성모병원 유방센터는 검사를 위한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면서도 검사 결과를 고통스럽게 기다리는 환자의 마음을 헤아려 '0­0­2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 원칙은 예약 없이 방문해도 내원 당일 기본적인 유방 검사와 결과 상담이 가능하며(0), 검사 결과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내원 당일 조직검사까지 가능하도록 했다(0). 조직검사 결과는 첫 내원 2일 후에 확인할 수 있다(2). 유방 초음파 검사는 유방만 전문적으로 보는 영상의학과 의사가 직접 시행한다. 조직검사 결과를 이틀 만에 알 수 있는 병원은 거의 없다. 수술은 조직검사 후 일주일 이내 시행하고 있다.

◇유방 특화 병원… 5년 새 수술 건수 4배

중소병원에서 암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림성모병원은 5년 전 분당서울대병원 유방외과 교수였던 김성원 현 병원장이 합류하면서 유방 특화 병원을 표방하고 있다. 김 병원장이 합류한 뒤 유방암 수술 환자가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최근 유방암 수술 건수 600례를 돌파했다. 병원에 오는 환자도 서울뿐만 아니라 강원·충청·전라·경상 등 다양해 '전국구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림성모병원 유방센터는 대학병원 시스템을 따르면서도, '0­0­2 원칙' 같은 신속·효율성이 장점이다. 유방암 다학제적 치료 시스템을 갖춰 유방외과·성형외과·혈액종양내과·영상의학과 등의 의료진은 모든 환자의 상태를 세세히 파악해 환자 개개인별 치료 및 수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방암 수술 후 환자의 우울감이나 상실감을 치유해주는 정신건강의학과, 유방암 환자에게 잘 생기는 자궁 합병증 등을 관리해주는 산부인과 의사가 있다. 여성 환자들이 편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여성 전문의를 영입했다.

장비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첨단 3.0T MRI를 도입해 초정밀 유방 영상을 구현할 수 있게 됐고, MRI 촬영 소요 시간이 유방암 초진 환자는 20분 이내, 재진 환자의 경우에는 12분 이내로 짧아졌다. 뛰어난 투과력과 고해상도의 임상 정보 출력을 가진 초음파 기기를 보유, 유방 내의 물혹과 종양 등 병변을 정확히 진단하고 있다. 8월에는 3차원 유방촬영기를 도입한다. 3차원 유방촬영기는 유방의 미세석회화나 치밀 유방 조직의 병변을 정확하게 판독하기 용이하다.

대림성모병원은…

대림성모병원은 지난해 설립 50주년을 맞은 종합병원이다. 한국인 최초 국제병원연맹(IHF) 회장을 지낸 김광태 이사장(외과 전문의)이 설립했으며 2015년 김광태 이사장의 아들인 김성원 병원장이 합류해 유방 특화 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대림성모병원 유방센터는 김성원 병원장 합류 후 외래 및 수술 환자, 유방 초음파, 유방 재건술 등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유방암 수술 환자가 2015년 54명에서 매년 점차적으로 증가해 2019년에는 232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외래 환자 6만5400명, 유방 초음파 3만1500여 건으로 단기간 내에 높은 성과를 보여줬다. 유방암 수술 환자 중 유방을 보존하는 비율은 69%, 유방 전절제술을 한 환자 중 재건성형술을 하는 비율은 55%로 가슴을 최대한 보존하고, 전절제를 했어도 재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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