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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절질환임호준2004/12/0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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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방이동에 거주하는 김모(73) 할아버지는 두세 달 전부터 평소 130/95㎜/Hg 수준이던 혈압이 160/110㎜/Hg 수준으로 치솟아 약을 복용해도 떨어지지 않았다. “몸이 안 좋다”며 즐기던 등산과 운동도 하지 않았고, TV를 켜 놓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 일이 많아졌다. 가끔씩 아들·손자 이름도 헷갈리고 판단력도 흐려지는 등 치매가 의심되기도 했다. 장모로부터 얘기를 전해들은 사위(내과 의사)는 장인을 종합병원 정신과에 보냈고, 김씨는 ‘노인성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보름 정도 ‘SSRI’ 계열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상담치료를 받은 결과 뚜렷했던 정신·신체 증상이 많이 사라졌다. 사위 박모(42)씨는 “자살, 치매, 뇌졸중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노인성 우울증을 조기에 발견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전체 노인의 10~15%로 추정되는 우울증 환자들이 대부분 방치되고 있다. 노인성 우울증의 증상은 보통의 우울증과 증상이 다를 뿐 아니라, 노화의 일반적 현상과도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 노인 우울증은 그러나 자살, 뇌졸중, 심근경색, 치매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발견과 치료가 특히 중요하다.
◆증상=신체적 증상이 더 우세한 게 특징이다. 환자들은 직접적으로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대신 팔, 다리, 머리, 속(위)이 아프다고 말하거나, 단순히 “몸 이곳저곳이 안 좋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또 자신의 건강에 대해 강박적으로 불안해하거나 걱정을 한다. 때로는 기억력이나 인지력에 문제가 생겨 치매와 혼동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가성(假性) 치매’라 한다. 그 밖에 평소와 다른 행동이나 말을 하거나, 갑자기 술을 자주 마시거나, 잠을 자지 못하거나 반대로 잠을 너무 자주 자거나, 식욕이 떨어지거나 반대로 식욕이 왕성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노인은 우울증이 있어도 알아채기가 쉽지 않으므로 함께 사는 가족들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원인=직업의 상실, 가정과 사회에서의 역할 상실, 경제적 궁핍, 배우자 사별 등 노인들의 심리·사회적 취약성이 노인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일시적 뇌경색이 일어나 뇌 세포가 파괴된 경우에도 우울증이 올 수 있는데 이를 ‘혈관성 우울증’이라 한다. 심장질환, 통증 유발 질환, 갱년기 장애 같은 그 밖의 신체 질환도 중요한 원인이 되며, 큰 수술을 앞두고, 또는 받고 난 뒤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
◆심각성=노인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전체 자살자 1만932명 중 33.04%인 3612명이 노인인데, 이들 중 대부분이 우울증 환자일 것으로 전문의들은 추정한다. 또 혈관성 우울증을 방치할 경우 혈관이 계속 손상돼 치매나 뇌졸중, 심근경색 등 더 심각한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혈관성 우울증이 아닌 경우에도 우울증이 있으면 뇌 신경전달물질이 쉽게 고갈돼 뇌세포가 더 빨리 파괴된다.
◆치료=우울증을 초래한 것으로 보이는 뇌졸중·관절염 등 신체 질환부터 치료하는 게 원칙이다. 약물치료에 쓰이는 SSRI 등의 항우울제는 치료효과가 매우 좋지만 증상이 사라졌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안 된다. 노인성 우울증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6개월 정도 꾸준히 치료해야 하며, 재발한 경우엔 최소 12개월 정도 치료해야 한다. SSRI 등 항우울제는 과거보다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구역질, 설사, 불면, 두통, 흥분, 식욕감소, 기립성 저혈압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때는 의사와 상의해 약을 바꿔야 한다. 환자가 약물치료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때에는 심리·정신치료를 하며, 경우에 따라 가족치료, 전기경련치료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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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선규는 키가 작은 데다 마르고 표정이 어둡다. 학교 가는 걸 싫어하고, 잘 먹지도 않으며, 수업시간에 멍하니 있어서 교사에게 곧잘 지적을 받는다. 지능지수는 130이 넘는 최우수 수준이었지만, 학교 성적은 중상위권으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성격검사 결과 선규는 세상 어느 누구도 자기를 이해하거나 편안하게 해 주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으며 커다란 고독감에 빠져 있었다.
초등학교 2학년 미숙이는 상담센터에 올 때마다 눈동자가 반쯤 풀려져 있고, 자주 하품을 한다. 키도 크고 예쁜데도 어깨가 축 늘어져 있어 아이다운 활기를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미숙이는 가장 좋을 때가 “혼자서 잠잘 때”라고 한다. 미숙이의 지능은 보통 수준이지만 성적은 거의 바닥이고, 매사에 느린 편이다.
이처럼 우울증에 걸린 아동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표정이 어둡고, 어깨가 처져 있으며, 매사에 의욕이 없다. 정서적으로도 우울하고, 자신감이 부족하고, 외롭다. 아동의 우울증은 성인과 반대로 나타나기도 한다. 초등학교 4학년 민석이는 통통하며 피부가 뽀얗고, 잘 웃어 아주 귀염성 있는 아이다. 머리는 좋은 듯한데, 성적이 안 좋고 주의집중을 못한다는 이유로 상담센터를 찾아왔다. 심리평가 결과 민석이는 우울증이었다.
아이들에게 우울증은 왜 생길까. 생리적으로는 유전적 성향이 강해서, 부모가 우울증이면 자녀도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실제 상담 현장에서 보면 부모가 우울한 성향을 지니고 있을 때 자녀도 우울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환경적인 여건으로는 부모의 양육태도에서 기인한다. 부모의 높은 기대 때문에 굉장히 잘 해주면서도 몰아붙인다든가, 그냥 내버려두다가 가끔 화가 나면 감정폭발을 하는 경우 등이다.
선규는 엄마가 만성적인 우울상태에 있는 데다, 취학 전 과도한 조기 교육으로 억지로 이끌고 가려 했었다. 미숙이는 학교에 입학하면서 공부를 잘 따라가지 못해, 엄마가 억지로 몰아붙였다. 민석이는 부모가 모두 반듯하고 예의 바른 것을 지나치게 강조했다.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첫째 과도한 학습이나 과외활동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즐거운 시간을 많이 만들어 아이에게 생기가 돌게 해야 한다. 둘째 부모가 우울한 감정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심하다면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함께 받아야 한다. 셋째 아이에 대한 양육태도를 너그럽게 바꾼다. 무섭게 보이는 부모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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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가장 ‘억울’해 하는 것은 이것이 전염병이라는 일반인의 오해다. 이 병은 근본적으로 면역 체계의 이상 때문에 초래되며, 세균 감염에 의한 전염성 피부병과는 무관하다.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임에 틀림없지만, 나을 수 없는 병은 아니다. 꾸준히 치료하면 일상 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관리가 가능하며 서서히 좋아질 수 있다. 병을 완전히 통제하려면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에도 예방적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좋고, 너무 성급한 치료 효과를 기대하다 쉽게 치료를 포기하거나, 명의를 찾아 병원을 전전하는 ‘닥터 쇼핑’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치료에 사용되는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 위축, 모세혈관 확장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무조건 스테로이드를 피해서는 안 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 2∼3주가 넘지 않게 스테로이드를 써서 증상을 가라앉힌 후, ‘엘리델’과 ‘프로토픽’ 등의 면역억제제로 관리하는 것이 최근 치료 경향이다. 엘리델이나 프로토픽은 스테로이드 성분이 전혀 없으며, 처음 발랐을 때 화끈거리거나 붉은 반점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개 일시적이다.
육류나 유제품, 콩, 생선, 달걀 등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속설은 근거가 없다. 병원에서 알레르기 검사를 해서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음식을 가려 먹을 필요는 없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제한해선 안 된다.
피부를 청결히 관리하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제를 발라 주는 것이 기본이지만 치료법은 아니다. 또 때를 밀면 피부 표피를 자극해 가려움증이 악화되고 2차 감염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 미지근한 물로 5∼20분 정도 가볍게 샤워하고 부드러운 수건으로 가볍게 두드려 말리며, 보습제를 바르면 도움이 된다.
( 이지혜 기자 wigrac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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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선생님들마저 애써 나를 쳐다보지 않으려고 피하는 것 같다. 그래서 하루 종일 고개 푹 숙이고 있었다. 집에 갈 때쯤 되니 목이 너무 아팠다.”(울고 싶어요 펑펑)
“피부가 이러니 누가 널 데려가겠냐며 걱정하는 엄마에게 말했죠. 전 아토피 피부염 있는 남자 친구 만나서 결혼도 하고 같이 치료도 받을 거예요.”(그래도 힘을 낼 테다)
“누구보다 밝고 활달하던 아이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면서부터 부쩍 짜증이 심해졌다. 또래에게 지지 않으려고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무너졌다.”(민희 엄마)
인터넷에 올려 놓은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의 넋두리다. 팔, 다리, 심지어 목과 얼굴까지 울긋불긋해지고, 머리 밑에 생긴 걸 모르고 긁었다가 머리를 빗으면 피딱지가 떨어지고, 피부는 두꺼워지면서 각질이 벗겨져 하얗게 떨어지는 데다, 염증이 생겨 붓는가 하면 진물이 흘러 옷까지 버리게 된다면…. 아토피 피부염의 고통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러나 살이 문드러진 것 같은 피부의 상처보다 훨씬 더 아픈 게 있다. 환자들이 받는 마음의 생채기가 이들의 삶을 더 황폐하게 만든다. 인터넷 다음에서 ‘아토피 피부염’ 카페를 운영하는 박승빈(25)씨는 “이상하게 쳐다보는 주위 시선 때문에 일을 하기도 힘들고 사람을 사귀기도 어렵다”며 “아토피 피부염 때문에 학교나 일을 그만 두는 환우들도 많다”고 했다.
실제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피부과 박천욱 교수가 인터넷 다음 카페 아토피 피부염 환자 모임에 소속된 453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에 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교수에 따르면 환자의 43%가 ‘학교나 직장에서 놀림을 당한 적이 있다’고 했으며, 56%는 ‘친구나 연인을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대답했다. 또 82%는 우울증, 분노, 좌절, 자신감 상실 등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88%는 증상이 개선된 상태에서도 ‘언제 재발할지 몰라 항상 불안하다’고 했으며, 증상이 악화되면 ‘업무나 학업 능률이 저하되고’(92%), ‘밤잠을 설치게 된다’(89%)고 대답해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유럽피부성병학회(EADV)가 발표한 유럽, 미국 등 8개국 2000명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조사한 결과와도 다르지 않다.
박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마음의 병은 오랫동안 호전과 재발이 반복되면서 환자들이 치료 의지를 잃게 돼 더욱 깊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환자들은 스테로이드제의 부작용을 지나치게 두려워한 나머지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무속인에게서 식초 요법을 받던 세 살짜리 여자 어린이가 패혈증으로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박 교수는 “최근에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전혀 들어있지 않고 치료 효과도 우수한 면역억제제 연고가 나와 있으니,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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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와 웰빙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천연 색소를 사용한 식품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무지개떡도 호박, 녹차, 포도즙, 딸기, 파프리카 등으로 무지개 색을 내는 떡집들이 늘고 있다. 대추, 잣, 밤 등을 넣은 흑미 찰떡과 호박찰떡은 식사 대용이나 선물용으로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백년초, 녹차, 솔잎, 단호박, 도토리로 색을 낸 감자 떡도 백화점 냉동 코너에서 찾을 수 있다(묵찌빠 감자떡 840g, 8900원).
▲ 천연색소로 맛을 낸 "코핀느" 제과점의 케이크 제품들
삼색 칼국수, 뽕잎 칼국수, 흑미 수제비, 녹차 수제비를 선보이는 음식점이 등장하고, 호박칼국수, 녹차칼국수도 출시됐다(풀무원 350g, 2400원선). 백년초 분말과 녹차를 넣은 당면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다(키토 당면 푸르면, 노을면 420g, 6000원).
색소를 사용하지 않은 미색 단무지가 ‘대세’인 가운데 치자로 물들인 노란 단무지가 세를 키워가더니 분홍빛이 고운 백년초 단무지도 선을 보이고 있다. 파프리카, 딸기, 토마토, 카레로 색을 내고 청양고추, 각종 야채, 김치, 불고기를 넣어 맛을 낸 생소시지도 대형 할인점에 입점해 있는 인기 상품이다.
찐빵도 잡곡을 이용하여 만든 흑미찐빵, 보리찐빵, 쌀찐빵, 쑥찐빵, 호박찐빵, 뽕잎찐빵 등 변신이 다채롭다(www. gwmart.co.kr 하문호, 황둔 쌀찐빵, 모듬 쌀찐빵 20개들이 1박스 7000원, 흑미찐빵 20개 1만원). 검은 콩 두부에 이어 당근 즙과 시금치 즙을 넣어 만든 색깔 두부나 다진 야채를 넣어 만든 야채 두부로 색다른 맛을 즐길 수도 있다.
검은콩, 검은깨, 오징어 먹물, 흑미로 대표되는 블랙 푸드, 녹차, 클로렐라를 사용한 그린 푸드 열풍에 뒤이어 빨강, 노랑, 보라, 초록, 흰색의 색깔 과일과 채소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과일과 야채의 화려한 색깔의 성분이 항암, 항산화 효과와 성인병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양이 불균형한 식사와 스트레스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각종 비타민과 미량의 무기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도 색깔 과일과 야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맛있고 영양 많은 식단을 중시하는 주부들이 천연 색소로 단장한 먹거리를 반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물론 떡이나 국수에 들어 있는 천연 색소가 과일이나 야채의 좋은 성분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으리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천연 색소식품은 우선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주부들에게 해롭지는 않을 것이란 믿음을 준다. 맛있고 화사한 천연 색소식품은 편식이 심한 아이들도 색깔 야채의 맛과 향에 쉽게 익숙해지도록 도와 준다. 색깔 과일과 채소의 영양까지 살아 있다면 천연 색소식품은 자연의 맛과 색과 영양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일석삼조, 아니 믿음과 편식 해소까지 일석오조의 먹거리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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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철엔 아침운동을 나갔다가 심근경색이나 뇌출혈을 일으켜 응급실에 실려 오는 사람이 늘어난다. 눈 덮인 산을 오르다 낙상 사고를 당하고 심한 경우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는 일도 벌어진다. 스키나 골프 등 야외 스포츠를 즐기다 뼈가 부러지거나 관절·근육을 다치는 일은 다반사다. 그러나 구더기가 무서워 장 못 담그랴? 기온에 따른 인체와 운동능력의 변화를 이해하고, 기온 변화 등의 돌발변수에 철저히 대비하면 운동 중 사고나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겨울철 야외 운동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을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 박원하 교수와 하늘스포츠의학클리닉 조성연 원장의 도움말로 소개한다.
1. 관절의 가동(稼動) 범위를 넓혀라
온몸을 움츠러들게 하는 추위는 관절의 운동범위를 제한시킨다. 관절을 구성하는 건(腱), 인대, 근육 등이 수축되기 때문이다. 평소 타이거 우즈처럼 허리를 돌려 골프 스윙을 하는 사람도 겨울철엔 관절의 회전 범위가 좁아지는데, 이것을 모르고 평소처럼 힘차게 스윙하면 허리를 다치기 십상이다. 따라서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관절의 가동범위를 넓혀야 운동능력도 100% 발휘되고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스트레칭은 목이나 팔, 어깨 등을 길게 뻗거나 늘어뜨리는 정적인 동작이다. 학교나 군대에서 배운 도수체조와 혼동하여, 예를 들어 반동을 줘서 허리를 굽히거나, 목을 뱅글뱅글 돌리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런 동작 자체가 부상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목을 옆으로 돌려 손으로 가만히 누르거나, 굽혀지는 만큼만 허리를 굽혀서 그 자세를 5~30초 유지하는 것처럼 ‘조심스레’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2. 땀이 날 정도로 실내서 준비운동
준비운동은 ‘안정’된 상태의 인체 조직을 ‘운동’ 상태로 전환시키는 것이 목적. 이를 위해 근육과 관절의 온도를 높이고, 심장이나 폐 등을 운동상태에 대비시켜야 한다. 근육 등 조직의 온도가 올라가야 민첩성·유연성 등이 좋아지며, 부딪히거나 넘어져도 덜 다친다. 준비운동 강도는 몸에서 약간 땀이 날 정도가 적당하다. 영하의 온도에서 준비운동을 하면 체온이 쉽게 올라가지 않을 뿐 아니라 부상 위험도 있으므로 준비운동은 가능한 실내에서 하는 게 좋다.
3. 옷을 겹쳐 입되 많이 입지 말아야
겨울철 운동의 핵심은 체온관리. 두꺼운 옷보다 얇은 옷을 여러 벌 입는 게 훨씬 낫다. 그러나 옷을 너무 많이 입고 운동하면 몸은 빠르게 더워져서 땀이 나고, 운동 뒤 땀이 증발하는 과정에서 쉽게 체온을 빼앗기므로 조심해야 한다. 같은 이유에서 땀복도 좋지 않다. 한편 체온은 대부분 목 윗부분을 통해 빼앗기므로 가급적 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해야 한다. 손, 발, 코, 귀 등 말단 부위에는 피 공급이 크게 줄어 체온이 떨어지므로 장시간 운동시에는 적절히 보온해야 한다.
4. 만성병 환자는 오후 운동이 좋아
고혈압 환자는 추위에 노출시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되고 심장부담이 증가돼 뇌출혈, 심근경색 등의 위험이 커진다. 고지혈증,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당뇨, 비만 환자도 이런 위험이 있다. 따라서 만성질환자는 가급적 오후에 운동하거나, 겨울 동안에만 실내에서 운동하는 게 좋다. 역기처럼 순간적으로 힘을 쓰는 근육운동은 위험하므로 피해야 한다.
5. 다른 계절보다 운동강도 낮춰야
겨울철엔 체온을 유지하는 데만도 10~15%의 에너지가 더 소비돼 운동을 하는 데 평소보다 더 많은 체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운동 강도를 평소의 70~80% 수준으로 낮추는 게 좋다. 모처럼 스키장에 갔다고 욕심을 내는 것은 금물이다. 통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스키 부상은 아침부터 스키를 타서 피로가 누적되는 오후 2~4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무리하게 산을 오르다 다리에 힘이 빠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에 얽매여서 매일 억지로 새벽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 않다.
6. 등산·스키·골프 도중 술 마시지 말라
추위에 언 몸을 녹인다며 눈 덮인 겨울산을 오르면서, 또는 스키장·골프장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술은 잠깐 동안 체온을 상승시킬 뿐 조금 지나면 이뇨(利尿)·발한(發汗) 작용으로 체온을 더 떨어뜨린다. 뿐만 아니라 술은 체력과 사고력, 판단력을 떨어뜨려 낙상이나 스키 부상의 원인이 되므로 절대 금물이다.
7. 운동후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
운동을 마치면 땀이 식으면서 체온이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상황이 허락된다면 재빨리 따뜻한 물에 목욕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 입는 게 좋다. 여의치 않다면 여벌의 옷을 준비해서 평소보다 몸을 더 따뜻하게 해야 한다. 운동을 심하게 하면 면역력이 잠시 동안 떨어져 감기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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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
폴 놓고 다리 모아 옆으로 쓰러져라
넘어지는 것을 피하려 하지 말고 ‘제대로’ 넘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넘어져 미끄러지면 몸을 일으키려 하지 말고, 먼저 폴을 놓고 손을 앞으로 뻗으면서 다리를 모으고 옆으로 넘어지는 것이 요령. 그래야 가장 흔한(35%) 무릎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넘어질 때 폴을 놓지 않으면 엄지 손가락을 다칠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여성의 경우 넘어질 때 무게 중심을 엉덩이 쪽에 두면 다리가 벌어지면서 스키가 제어되지 않아 오히려 무릎 십자인대를 다칠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무릎 관절은 주위 근육과 인대에 싸여 유지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손상 부위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적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하게 된다.
스키를 타기 전에 충분한 준비 운동을 하고 장비와 슬로프 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기본이다. 넘어질 때 바인딩이 풀리지 않으면 다리에 큰 부상을 입기 쉬우므로 바인딩 이탈 강도(DIN)가 적절한지 반드시 확인하고, 스키와 폴도 잘 살펴본다. 최근에는 스키 허리가 잘룩하게 깎인 카빙 스키를 타면서 방향 전환이 쉽고 스피드도 빨라져 눈을 가르는 짜릿한 쾌감은 배가된 반면, 상당한 수준의 상급자도 중상을 입을 위험이 높아진 만큼 자신의 수준에 맞는 슬로프를 선택해 안전하게 즐기겠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노보드
손목 보호대·헬멧 꼭 착용
무릎 부상이 많은 스키와 달리 손목(23%) 부상이 가장 흔하다. 왼발을 앞으로 내미는 자세에서 앞쪽으로 넘어지면 오른손으로 바닥을 짚으면서 오른쪽 손목 골절이 자주 생긴다. 뒤로 넘어지면 머리를 다치기도 한다. 초보자는 손목 보호대와 헬멧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점프, 공중 회전을 많이 하는 스노보드는 착지 중 발목을 다치는 경우도 흔하다(17%). 스키와 달리 발목을 많이 쓰고, 발목이 고정되지 않는 ‘소프트 부츠’를 신는 만큼 발목 보호에 신경 써야 한다.
●스키보드
키 150㎝ 미만 어린이 타지 마라
스키의 길이가 1m 내외로 짧고 넘어져도 바인딩이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바인딩이 풀리는 스키보다 정강이 뼈(경골)가 부러질 위험이 세 배나 더 높다. 따라서 뼈가 아직 약한, 키 150cm 미만의 어린이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등산
따뜻한 음료 준비, 자주 마셔라
겨울산의 시린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몸이 따뜻해야 한다. 산에서는 기상 변화도 많고 체감 온도도 크게 달라지므로 저체온증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땀 흡수와 배출이 잘 되는 특수 소재로 된 옷과 바람을 막고 체온을 유지시켜 줄 점퍼, 모자, 장갑, 양말, 적합한 등산화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 체온을 유지하고 탈수를 방지하기 위해 따뜻한 음료를 준비해 자주 마시는 게 좋다.
당뇨병 때문에 발의 감각이 둔한 사람들은 동상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동상 때문에 자칫하면 발을 잘라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심장병, 고혈압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겨울 새벽에 산에 오르는 것은 금기다. 심혈관계나 정형외과 질환이 있다면 미리 의사의 진단을 받도록 한다. 겨울에는 해가 짧고, 일몰 후에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산행에 앞서 미리 일몰시간을 계산해 두는 것이 좋다. 무박산행, 야간산행 등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데 무리한 산행 계획은 항상 사고를 부른다는 점을 명심한다.
●골프
얇은 옷 여러 겹 입어 체온보호
스윙을 하다 언 땅을 잘못 쳐서 팔꿈치에 염증(골프엘보)이 생기거나 갈비뼈에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흔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충분히 준비 운동을 하고 평소에도 꾸준한 운동으로 근력을 길러 둬야 한다. 필드가 꽝꽝 언 경우엔 페어웨이에서도 티를 꽂고 샷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혈압 환자는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해 퍼팅을 하다 뇌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무리하지 않고 느긋하게 즐기는 자세로 골프를 쳐야 운동 효과도 좋다.
보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두꺼운 옷은 스윙에 제약을 주기 때문에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것이 좋다. 장갑은 그립에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도 손등을 충분히 따뜻하게 해주는 것으로 착용한다. 모자는 머리와 귀를 충분히 보온해 주되 창이 없는 것을 골라 햇빛의 온기를 가리지 않는 것이 좋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스파이크가 부착된 골프화가 좋지만, 바닥이 딱딱해 발목 부상을 당하기 쉬우므로 양말이 완충 작용을 하게 충분히 두꺼운 것을 신는다.
<도움말: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 재활의학과 배하석 교수, 코리아 정형외과 은승표 원장>
( 이지혜 기자 wigrac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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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진 추운 날씨 때문에 병원이나 약국을 찾는 감기 환자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단일 질환으로 가장 많은 수의 약을 가진 질병 중 하나가 바로 감기약. 지난 8월에 일어난 감기약 파동까지 겹쳐 감기약을 고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감기약의 올바른 복용법과 감기약 안전하게 고르는 법에 관한 간단 리포트.
우리가 흔히 감기약이라고 부르는 약은 감기 바이러스를 잡는 약이 아니기 때문에 감기가 낫는 것과는 직접적으로 무관하다. 이들은 감기를 치료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감기의 여러 가지 증상을 완화시키고 감기를 수월하게 넘길 수 있도록 도와주며 감기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이유로 감기 기운이 있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감기약을 복용하는 것은 절대 금물. 게다가 감기약을 습관적으로 먹었을 때 생기는 부작용은 심각한 수준이다. 장기간 감기약을 복용하게 되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위장장애가 올 수 있을 뿐 아니라 혈액 성분의 변화 등 부작용이 따른다.
게다가 지난여름, 감기약이 뇌졸중 유발 가능성이 있다는 감기약 파동은 그야말로 큰 충격이었다. 코혈관 수축작용이 있어 콧물을 마르게 하기 때문에 종합감기약이나 콧물감기약에 주로 사용된 PPA(페닐프로판올아민) 성분을 장기 복용할 경우 두드러기가 나거나 위장 점막이 부어 호흡곤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 고혈압 환자가 복용할 경우 뇌졸중을 일으킬 수도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그렇다면 어떤 감기약을 고르는 것이 안전할까?
PPA 함유 여부를 반드시 확인한다
감기약을 먹기 전, 함유된 성분 중 PPA 성분이 있는지 확인한다. 감기약 파동 이후 PPA 성분이 들어 있는 감기약이 폐기 처분되었지만, 최근 제약회사들은 PPA 성분을 뺀 후 감기약을 동일한 브랜드로 판매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식약청에 요청했으며, 현재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라고 한다. 동일한 제품명에 PPA가 함유되지 않은 감기약들이 판매될 때 까지는 반드시 해당 제품에 PPA 성분이 들어 있는지 약사에게 문의, 확인해야 한다. PPA는 콧물 증상을 없애주는 성분이므로 코감기 약을 살 때 특히 주의한다.
효과가 뛰어난 약은 오히려 의심해본다
극히 일부에서는 감기와별 상관도 없고 심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약들을 같이 조제해주는 경우가 있다고들 한다. 예를 들면 스테로이드제와 항생제가 대표적. 스테로이드는 일시적으로 고통을 덜어주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장기적으로는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항생제의 경우, 감기원인은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다. 감기로 인한 중이염, 축농증 등 합병증이 생겼을 때는 세균을 죽이기 위한 항생제가 필요하지만, 초기 감기의 경우 이런 성분이 불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증상에 맞는 감기약을 구입한다
감기 증상을 보일 때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합감기약을 선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종합감기약은 재채기, 콧물, 가래, 오한 등 감기의 모든 증상에 관한 약 성분이 들어 있어 오히려 증상과 무관한 부위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다. 코가 막히고 콧물이 날 때는 코감기 약, 목이 아플 때는 목감기 약을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복용 시간과 양을 정확히 지킨다
감기약을 먹기 전 성분이나 설명서를 꼼꼼히 읽어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약을 살 때 약사에게 정확히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고, 약을 먹기 전에는 설명서를 반드시 참고한다. 일반 의약품에 기재되어 있는 복용량과 시간, 방법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복용 시간이 지나서 먹거나 진통이 심해 자기 마음대로 복용량을 늘리게 되면 부작용의 위험이 커지는 건 당연하다.
감기약과 함께 술을 마시지 않는다
민간요법 중 감기에 걸리면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먹으면 효과적이라는 얘기가 있다. 감기에 걸려 약을 먹는 사람에게 소주를 권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약과 술을 복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물이다. 술과 약을 동시에 먹으면 간이 알코올부터 먼저 분해하기 때문이다. 약의 해독과 분해는 상대적으로 뒤로 밀리게 된다. 또한 약과 술을 동시에 분해한다는 것 자체가 간에 큰 부담을 주는 일이다. 우유는 감기약 흡수를 방해하고, 커피는 위장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음식물과 함께 약을 복용하게 되면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다./ 여성조선 12월호 게재분
(글=모은희 기자 / 사진=조원설 / 자료도움=식품의약품안전청(KFDA)홈페이지)
( 모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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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기에 폭음 경험으로 알코올 중독이 되기 쉽다. /조선일보 DB 대학로, 신촌, 신천 등지의 술집들이 수능시험을 끝낸 고3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초저녁부터 대취해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구토를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그러나 자기 통제력이 없는 청소년의 폭음 경험은 잘못된 음주 습관을 고착화시킬 뿐 아니라, 각종 범죄와 사고의 원인이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술 유전자를 발동시키지 말라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남궁기 교수는 술에 쉽게 중독되는 이른바 ‘술 유전자’가 우리나라 사람에겐 흔하다고 진단한다.
직장인의 25% 정도가 초기 알코올 중독이라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최근 보고도 이같은 술 유전자 때문이라는 게 남궁 교수의 설명. 문제는 어떤 사람에게 유전자가 발현돼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지는가 하는 점인데 ‘청소년기 또는 술을 배울 때의 폭음 경험’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남궁 교수는 “술이나 마약 등 중독의 대상을 어린 나이에, 충격적인 방법으로 접할수록 중독의 정도는 깊어진다”며 “자기 통제력이 없는 청소년의 폭음은 잠자는 ‘술 유전자’를 일깨우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부모가 알코올 중독 또는 의존증인 청소년은 아예 술을 입에도 대지 말아야 한다는 게 그의 충고다.
◆분위기에 휩싸이지 말라
청소년이나 대학 신입생의 폭음이 사망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자기 주량도 모르는 상태에서 술을 마시다 구토한 음식 찌꺼기가 기도를 막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알코올 자체가 호흡 중추를 마비시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윤세창 교수는 “자기 체질이나 주량을 잘 모르는 청소년은 술을 조절해서 마시지 못하며, 술취한 일행의 뒤처리에도 서툴러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며 “공연한 해방감에 들떠 폭음하지 않도록 부모들이 각별히 관심을 갖고 주의를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술을 마신 뒤 공원이나 길가에서 쓰러져 잠들 경우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윤 교수는 경고했다.
◆사고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
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호기심이 강하며, 충동적이며, 감정의 조절에도 서툴다. 또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깨닫지 못한다. 입시라는 ‘오랜 억압’에서 해방된 고3 수험생들은 따라서 술 기운을 빌려 충동적이고 범죄적인 행동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의 ‘2003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외박 경험이 있다는 중고생이 67.2%였으며, 폭력 경험 30.2%, 성 경험14.3%, 절도 5.1% 였다.
알코올 중독 전문 병원인 다사랑병원 신재정 원장은 “우리나라 사람은 술에 대해 관대한 편이지만, 취중의 실수나 범죄도 결국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자 청소년의 경우 밤 늦게까지 폭음하면 성 범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신 원장은 강조했다.
◆학교에서 음주 교육하라
‘2003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중고생의 40.2%가 매월 1회 이상 술을 마시고 있다. 청소년의 음주를 부도덕한 일로 간주하고 무작정 금지하기 보다는 금연교육이나 성교육처럼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교나 가정에서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윤세창 교수는 “청소년은 부모의 잘못된 음주행태를 그대로 따라 배우게 된다”며 “술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음주법 등을 가르치는 홍보-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