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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가 생각하는 ‘산후조리원’ 역할, 현실과 많이 달랐다 [의사들 생각은…]

    의사가 생각하는 ‘산후조리원’ 역할, 현실과 많이 달랐다 [의사들 생각은…]

    헬스조선은 인터엠디(InterMD)와 함께 매월 정기적으로 주제를 선정해 ‘의사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인터엠디는 5만여 명의 의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의사만을 위한 지식·정보 공유 플랫폼(Web, App)’입니다.산후조리원은 대한민국 산모가 출산 후에 들르는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과도한 비용이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2025년 하반기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산후조리원 평균 이용료는 2주 기준으로 일반실 373만 원, 특실 543만 원입니다. “산모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람들과 “비용 대비 효용이 낮다”는 이들의 대립도 팽팽합니다. 사람의 건강을 가장 가까이서 살피는 의사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의사 1000명에게 견해를 물어봤습니다. 응답자 32.2%는 여성, 67.7%는 남성이었습니다. ◇적정 산후 조리 기간은 ‘2주’… 신생아 관리 체계가 주요 선택 기준산모에게 꼭 산후조리가 필요한 기간으로는 응답자 절반(51.1%)이 ‘2주’를 꼽았습니다. 1주(20.2%), 3주(14.7%), 필요 없다(13.2%)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본인이 필요한 만큼’ ‘최대한 길게’ ‘1~2달’은 필요하다는 소수 견해도 있었습니다. 나 혹은 내 가족이 산후조리를 해야 한다면 과반수(64.7%)가 사설 산후조리원에 입소하겠다고 했습니다. 공공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겠다는 사람은 16.3%, 가정에서 지내며 산후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사람은 15.1%에 그쳤습니다.사설이든 공공이든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겠다고 한 의사들(810명)의 주요 이용 동기는 ‘산모의 건강 회복’이었습니다. 응답자 46.8%가 “아이 돌봄에 도움을 받는 동안 산모가 몸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를 주된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 뒤를 “출산으로 인해 지친 산모에게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29.3%)가 따랐습니다. 반면, “출생 직후 일정 기간만이라도 전문적인 돌봄을 받는 것이 신생아에게 좋다”는 응답은 5.7%에 그쳤습니다.의사들이 꼽은 산후조리원 주요 선택 기준은 ‘가격’ 그리고 ‘신생아 관리 체계’였습니다.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겠다고 한 의사들은 ▲조리원을 고를 때 가격이 합리적인지(28.5%, 복수응답 가능) ▲정기 소독 시행, 살균기 구비, 교차 감염 예방 위한 집중 관리실과 공기 정화 시설 존재 등 신생아 감염 관리 시스템이 체계적인지(22.4%) ▲위급 상황 시 곧바로 병원으로 연계되는 응급 상황 대응 시스템이 있는지(13.4%) ▲병원 부설인지(12.0%)를 고려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뒤를 ▲신생아실 돌봄 인력 수가 충분한지(9.1%) ▲신생아실에 CCTV가 있는지(6.8%)가 따랐습니다. ▲내부 시설이 마음에 드는지 ▲에스테틱 서비스와 문화 교실 등 부가서비스가 다양한지 고려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3% 미만으로 가장 낮았습니다.◇‘의사 회진’은 필수, ‘문화 교실’은 불필요현재 산후조리원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중, 의사들이 산모와 아이를 위해 꼭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서비스는 무엇일까요? 전체 응답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질문한 결과 ▲산부인과·소아과 정기 회진(27.7%, 복수 응답 가능) ▲모유 수유, 신생아 돌봄 강의 등 육아 교육 프로그램(24.6%)이 꼽혔습니다. ▲유방 마사지(10.8%) ▲산모 영양 관리(10.6%) ▲산후 요가·필라테스 교실(8.7%) ▲부기 관리와 자세 교정을 위한 에스테틱 마사지(6.9%) 등의 프로그램에 대한 필요도는 이보다는 낮게 조사됐습니다. 필요도가 가장 낮은 서비스로는 ▲모자동실(6.8%)과 ▲아기 용품 만들기, 플라워 테라피 등 각종 문화 교실(4.0%)이 꼽혔습니다.그러나 문제는, 산후조리원은 법적으로 의료기관이 아니므로 의사의 회진이 의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의사가 산후조리원에 와서 산모와 아이를 보더라도 단순 건강 관리 서비스만 제공해야 하며, 진단이나 처치 등 의료행위는 불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는데요. 산후조리원에서의 의료행위는 예외적으로 허용되어야 한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53.4%가 그렇다, 20.8%가 아니다, 15.8%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불필요한 고급화 지양, 실속 집중해야 의사 대부분은 현재의 산후조리원 이용료가 비싸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사 1000명이 생각한 산후조리원 2주 적정 이용료로는 100만~200만 원(32.3%)과 200만~300만 원(32.0%)이 꼽혔는데, 둘 다 실제 일반실 평균 이용료(373만 원)보다 아래였습니다. 이 밖에 0~100만 원이라는 응답은 19.2%, 300만~400만 원이라는 응답은 15.8%를 차지했습니다. 산후 조리 문화 개선을 위해, 의사들은 ‘산후 조리’의 개념이 어떻게 재정의되어야 한다고 볼까요. 343명의 주관식 답변을 갈무리해 정리한 결과, “육아로 넘어가기 이전, 산모의 몸과 마음 회복을 위한 휴식이자 건강 관리 서비스여야 한다”는 견해가 두드러졌습니다. 서비스와 비용 모두 ‘군더더기’가 많은 상태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과도한 고급화나 미용에 치중하는 등 부의 과시 수단으로 전락했다” “휴식과 건강 관리를 위한 실속에만 초점을 맞추고 비용이 낮아져야 한다” 등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긍정적인 면도 조명됐습니다. “산모 회복 측면이 가장 크기는 하겠지만, 요즘 같은 핵가족 시대에 육아에 대한 전반적 지식을 정확하게 효율적으로 습득할 수 있게 돕는 기능도 분명 있다”는 평이었습니다. 산후 조리가 단순 휴식을 넘어, 산모에 대한 의료적 지원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도 보였습니다. “기존 산후조리는 일시적 요양 기능이 강했지만, 출산으로 인해 변화한 여성의 신체가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산후 재활 과정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었습니다.
    출산이해림 기자 2026/05/29 14:36
  • “생리통인 줄 알았는데”… 화장실 갔다가 출산한 30대 女, 무슨 일?

    “생리통인 줄 알았는데”… 화장실 갔다가 출산한 30대 女, 무슨 일?

    갑작스러운 복통을 느껴 화장실에 갔다가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처음 알게 된 30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지난 25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영국 스태퍼드셔주에 사는 루이즈 에클스턴(37)은 2024년 4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아들을 출산했다. 당시 35세였던 그는 어머니와 함께 살며 싱글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이미 아이를 가질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해 반려묘를 키우며 지내고 있었다.사건 당일도 평범한 주말이었다. 루이즈는 세상을 떠난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문신을 한 뒤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졌고, 다음 날 어머니와 함께 음식을 먹은 뒤 방에서 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복통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생리통이라고 생각해 진통제를 먹고 침대에 누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통증은 심해졌다. 화장실로 향했으나 화장실에서도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몸을 웅크린 채 고통을 견디던 루이즈는 결국 어머니를 불렀고,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어머니는 구급대에 신고했다. 상담원은 임신 가능성을 물었지만, 루이즈는 피임 주사를 맞고 있었고 생리도 규칙적으로 했기 때문에 임신일 가능성을 전혀 떠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상담원의 안내에 따라 어머니가 상태를 확인하던 중 예상치 못한 장면을 발견했다. 상담원은 침착하게 "아기 머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루이즈는 집에서 아들을 출산했다.태어난 아기는 움직임이 거의 없고 울음소리도 내지 않았다. 어머니는 상담원의 지시에 따라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고, 잠시 뒤 아기는 작은 숨을 내쉬었다. 이후 출동한 구급대원이 아기를 병원으로 이송했다.루이즈의 아들 링컨은 임신 28주 만에 태어난 미숙아였다. 출생 당시 몸무게는 약 1kg에 불과했다. 출산 과정에서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뇌 손상이 발생했고, 의료진은 스스로 앉거나 기거나 걷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아기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와 수혈, 패혈증 치료를 받으며 생존을 위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생후 6개월 만에 퇴원한 링컨은 현재 의료진의 예상을 깨고 스스로 앉고 기어다니며 성장하고 있다. 루이즈는 "하루아침에 싱글 여성에서 엄마가 됐다"며 "모든 것이 믿기 어려웠지만, 아들이 살아준 것만으로 충분했다"고 말했다.이후 루이즈는 자신이 '은폐형 임신'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은폐형 임신은 출산 직전까지 임신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드문 경우다. 배가 크게 나오지 않거나 태아가 척추 쪽으로 자리 잡으면 외형 변화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또 생리처럼 보이는 출혈이 지속되거나 입덧, 체중 증가 같은 일반적인 임신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연구에 따르면 약 475건 중 1건은 임신 20주 이후에야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며, 약 2500건 중 1건은 출산 직전까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됐다.특히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처럼 원래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이나, 피임 중이라 임신 가능성을 낮게 생각하는 경우 증상을 놓치기 쉽다.전문가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이나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 태동과 비슷한 느낌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소화기 증상으로 넘기지 말고 임신 가능성을 포함해 정확한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출산장가린 기자2026/05/26 15:30
  • “온 가족의 행복 위해… 산후 재활은 꼭 필요한 영역”

    “온 가족의 행복 위해… 산후 재활은 꼭 필요한 영역”

    관절통으로 재활의학과 진료를 받는 중년 이상 여성들이 흔히 하는 하소연이 있다. “애 낳고 산후 조리를 제대로 못 해서 아프다”는 말이다. 실제로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몸에 큰 변화를 만든다. 인대와 관절이 느슨해지고, 척추와 골반의 정렬이 흐트러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골반 하부를 떠받치는 골반 기저근과 몸통을 코르셋처럼 감싸고 있는 복횡근 등도 늘어나며 약해진다. 게다가 첫 자녀를 출산하는 여성의 평균 연령은 2016년 31.37세에서 2025년 33.2세로 지난 10년 동안 약 2세만큼 상승했다. 출산 연령이 늦춰질수록 산모의 회복 부담이 커진다.출산을 겪은 몸을, 임신 이전의 몸만큼 건강하게 되돌릴 방법이 없을까. 근골격계 질환과 통증을 주로 진료하다가 산후 재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고려대 구로병원 재활의학과 강석 교수에게 물어봤다. - ‘산후 조리’와 ‘산후 재활’은 어떤 측면에서 다른가?“산후 조리가 휴식을 통해 몸이 자연스레 회복하도록 돕는다면, 산후 재활은 몸의 기능적인 측면을 끌어올리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자연 분만 시에는 아기를 내보내기 위해 조직들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몸에 상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제왕절개를 통해 출산한 경우에도 수술 상처가 남는다. 이 상처들이 회복하는 시기가 출산 후 약 6주까지의 ‘산욕기’다. 이 시기에는 자궁과 질 등 여성 생식기가 비임신 상태일 때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회복한대도 이전보다는 근육과 관절이 약해질 수 있다. 이에 이차적으로 요실금, 탈장, 관절 불안정·통증 등 이상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2차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거나, 이미 발생했다면 신체 기능을 향상시켜 몸을 본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산후 재활이다.”​ - 산욕기가 끝난 후여야 산후 재활이 가능한가?“산욕기 단계일 때부터 재활을 시작하는 것이 더 좋다. 물론, 출산으로 상처 입은 조직이 다 회복되기 전이면 근력 운동을 하는 등의 적극적인 재활은 어렵다. 이 시기에는 내가 기능을 회복해야 하는 근육들을 인지하는 연습으로 충분하다. 골반 기저근이나 복부 심부근 등 산후 재활의 주요 대상인 근육들은 ‘내가 이 근육에 정확히 힘을 주고 있다’는 감각을 인지하기가 비교적 어려운 편이다. 근육을 자극하는 법을 터득하기 위해 ▲케겔 운동(골반 기저근 자극) ▲복식 호흡(복부 심부근 자극) 등을 산욕기부터 조금씩 해 보는 것이 좋다.”​- 출산 직후에는 관절과 인대를 느슨하게 만드는 릴렉신 호르몬의 영향이 남아있다. 몸이 불안정한 상태인데도 자세를 교정하고 근육을 단련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관절과 인대가 늘어난 상태에서, 임신·​출산을 겪으며 무너진 자세로 계속 지내면 관절 불안정성이 점점 커진다. 늘어난 인대가 아예 끊겨버리거나, 관절이 뒤틀린 상태로 그냥 굳어져 버릴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관절염과 통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몸이 유동적일 때 오히려 훈련을 통해 자세를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몸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골반 기저근과 복횡근 등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산모가 많은데,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나?“산모들은 모유 수유 때문에 일반인만큼은 약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가 어려워 치료 방법이 제한적인 편이다. 손목 통증은 출산 자체보다는 출산 이후의 육아 때문에 많이 생긴다. 모유 수유 시에 손목에 부담이 가지 않게 손목에 보조기를 대도록 한다. 또 물리 치료를 시행해보고, 통증이 완화되면 스트레칭이나 손목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들을 하게끔 한다. 통증이 정 잡히지 않으면 국소 주사 요법을 시행해볼 수는 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제라 산모에게는 최대한 시행하지 않으려고 한다.”​​- 골반 근육 강화에는 어떤 전략을 쓰나?“운동이 핵심이다. 산욕기에는 골반 기저근과 복부 심부근을 인식하는 저강도 훈련만 한다. 산모가 훈련하면서 통증을 느끼지 않는지, 회복 상태는 어떤지를 관찰해가며 1~2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점진적으로 훈련 강도를 높인다. 최종적으로는 스쿼트 등 동적인 훈련까지 가능하도록 한다. 골반 기저근을 강화하면 출산 후의 요실금도 자연스레 완화된다.”​​- 골반 기저근을 인식하기가 너무 어렵다면 어떡하나?“출산 직후에는 골반 기저근의 힘이 무척 떨어져 있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이 근육들은 다리나 팔 근육처럼 눈으로 볼 수 있는 근육이 아니다. 이에 ‘복식 호흡을 하면서 숨을 내쉬는 단계에서, 골반과 질을 안쪽으로 모아 죄는 느낌으로 힘을 줘 보라’고 설명해도 감을 잡기가 어려울 수 있다. 초음파·근전도 혹은 기타 바이오 피드백 장비의 도움을 받아볼 수 있다. 예컨대, 초음파를 몸에 대고 있으면, 내가 힘을 준 근육이 두꺼워지는 것을 화면으로 볼 수 있다. 근전도 장비도 마찬가지로 장비에서 나오는 소리나 시각적 자극을 통해 내가 근육에 힘을 제대로 줬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의자에 앉아서 케겔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오는 압을 감지해서 화면으로 힘의 강도를 보여주는 장비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감을 잡은 다음 근육에 힘주기를 계속 연습하면 된다.”​​
    출산이해림 기자2026/05/25 17:03
  • 첫 아이 갖기 딱 좋은 나이 밝혀졌다, 언제?

    첫 아이 갖기 딱 좋은 나이 밝혀졌다, 언제?

    29세가 첫 아이를 갖기 최적의 나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시기에 아이를 가져야 장기적인 건강과 행복에 이롭다는 분석이다.캐나다 뉴브런즈윅대 연구팀이 캐나다 통계청 일반 사회 조사 데이터를 활용해 부모가 된 연령과 건강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분석에는 6282명이 포함됐으며 신체·정신 건강, 교육, 삶의 만족도, 개인 및 가구 소득 등이 평가됐다. 분석 결과, 26~31세 사이에 첫 아이를 가진 사람은 다른 시기에 부모가 된 사람보다 건강, 소득, 교육 측면에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9세에 아이를 가진 경우, 향후 개인 및 가구 소득이 최고조에 달했으며 이 연령 이후에는 최고 소득 구간에 도달할 확률이 서서히 감소했다. 연구팀은 부모가 되는 시기가 학업·경제적 기반을 다지는 과정과 맞물리면서 장기적인 건강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6세에 첫 아이를 가진 경우 대학·전문대 등 고등교육을 받은 비율은 40.6%에 그쳤지만 출산 연령이 높아질수록 빠르게 상승해 31세에는 83.2%에 달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할 확률은 청소년기 출산군에서 22.7%였으나 29세에는 3% 수준으로 감소했다. 교육 수준은 이후 소득 문제로도 이어져 식생활, 주거, 의료, 교육 접근성 저하를 야기한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주도한 조던 맥도날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기에 부모가 되면 학업 ,취업, 자립 등 개인의 성장 과정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다만 청소년이나 젊은 성인 부모가 성공할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니며 이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가족, 지역사회, 국가 차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한편, 이 연구 결과는 ‘플로스 원(PLOS One)’에 최근 게재됐다.
    출산최지우 기자 2026/05/19 00:01
  • 아이 많이 낳으면 뇌 나빠진다? 반전 연구 결과

    아이 많이 낳으면 뇌 나빠진다? 반전 연구 결과

    아이를 많이 낳으면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는 통념과 달리, 출산 경험이 오히려 여성의 뇌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뇌졸중은 대표적인 사망 및 질병 원인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뇌졸중 환자는 65만3275명에 달한다. 특히 뇌졸중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동안 전문가들은 여성의 뇌졸중 위험을 설명하는 요인으로 초경과 폐경 시기,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수치, 임신 횟수, 호르몬 치료 여부 등을 주목해 왔다. 이러한 요소들은 평생 동안 몸이 노출되는 에스트로겐의 양에 영향을 주고, 이는 뇌혈관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일반적으로 에스트로겐에 오래, 많이 노출될수록 뇌의 작은 혈관이 손상될 위험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출산 횟수와 뇌 건강의 관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연구 결과가 엇갈려 왔다.이에 미국 텍사스대 샌안토니오 보건과학센터 등 공동 연구진은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평균 61세 여성 1882명을 약 18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 연구는 심혈관 질환의 원인과 위험 요인을 밝혀온 대표적인 장기 연구다. 연구 시작 당시 참가자들은 모두 뇌졸중 병력이 없었다.연구진은 출산 횟수와 함께 폐경 시기, 호르몬 치료 여부, 혈중 에스트로겐 수치 등 다양한 요인을 분석했다. 이후 추적 기간 동안 발생한 뇌졸중과 함께, MRI 검사로 확인한 '잠재적 뇌경색(증상이 없는 뇌 손상)'과 백질 변화도 살펴봤다.그 결과, 연구 기간 동안 126명이 뇌졸중을 겪었는데, 출산을 3번 이상 한 여성은 뇌졸중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혈관성 뇌 손상 위험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반면, 다른 생식 관련 요인들은 뇌졸중이나 뇌 손상과 뚜렷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를 이끈 신경과 전문의 수다 세샤드리 교수는 "출산 횟수와 같은 생식 요인이 여성의 뇌졸중 위험을 평가할 때 추가로 고려될 수 있다"며 "여성 맞춤형 예측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결과를 실제 진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 저널(JAHA)'에 최근 게재됐다.
    출산장가린 기자 2026/04/22 10:00
  • 정주리, 아들 다섯 낳고 ‘이것’ 때문에 고생… 뭐지?

    정주리, 아들 다섯 낳고 ‘이것’ 때문에 고생… 뭐지?

    코미디언 정주리(40)가 출산 후 탈모를 겪었다고 밝혔다.지난 15일 정주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다섯 번의 출산을 하면서 수없이 탈모를 겪었다”며 “머리를 감고 나면 머리카락이 한 주먹씩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가 들수록 머리카락도 얇아진다”며 “빠지는 것도 문제지만 쉽게 끊어진다”고 했다. 현재는 여러 관리법으로 상태가 좋아져 “지금은 몇 가닥 정도만 빠진다”고 했다.임신과 출산은 여성호르몬 변화가 커 산후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임신 중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평소보다 높아지면서 모낭의 성장기가 길어지고,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잘 빠지지 않게 된다. 그러나 출산 후에는 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모발이 한꺼번에 휴지기에 들어가고, 이 과정에서 머리카락이 대량으로 빠지는 산후 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산후 탈모는 보통 출산 후 2~5개월 사이 시작되며, 길게는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속되기도 한다. 대부분은 1년 내외로 호르몬 분비가 정상화되면서 원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 다만 출산 후 2~3년이 지나도 탈모가 계속된다면, 다른 원인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있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정주리처럼 나이가 들며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변화다. 노화가 진행되면 머리카락 표면을 보호하는 큐티클을 만드는 세포 기능이 떨어진다. 케라틴 단백질 생성도 감소해 모발이 가늘어지고 탄력이 줄어든다.건강한 모발을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코르티솔 분비가 늘어나 모발 성장 주기를 방해하고 두피 혈액순환을 저하할 수 있다. 평소 스트레스를 최대한 받지 말고, 충분한 휴식과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이 좋다. 머리를 감은 뒤 수건으로 거칠게 문지르거나, 뜨거운 바람의 헤어드라이어를 오래 쓰는 습관도 피해야 한다. 이미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면 병원을 찾아 상태에 맞는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 등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출산김경림 기자 2026/04/17 10:40
  • 아이 한 명 낳고 1000만 원 쓴다… 지원금도 삼키는 산후조리원

    아이 한 명 낳고 1000만 원 쓴다… 지원금도 삼키는 산후조리원

    출산 비용이 1000만원을 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특히 산후조리원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전체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출산 비용 1000만원 시대… 대부분 산후조리원 차지올해 초 제왕절개로 첫 아이를 출산한 산모 A씨는 병원과 조리원 비용으로만 1000만원 가까이 지출했다. 제왕절개 분만을 비롯한 병원비 200만원에 2주간의 조리원 기본 이용료 260만원, 마사지 10회 추가 비용 200만원, 여기에 조리원 입소를 위한 필수 예방접종 비용 65만원 등이 더해진 결과다.지난해 6월 출산한 산모 B씨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그는 “조리원 2주 비용 400만원에 마사지 10회 추가 200만원을 더해 600만원이었는데 서울이 아니라서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고 들었다”라며 “제왕절개와 4박 5일 입원비 170만원 등을 합치면 순수 출산 비용만 1000만원 넘게 든 셈”이라고 말했다. 비싼 비용에도 불구하고 제왕절개 비율이 높아지고 가정 내 산후조리가 어려워지면서 조리원 이용은 사실상 필수 서비스로 굳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산후조리원 이용 비율은 2018년 75.1%, 2021년 81.2%, 2024년 85.5%에 이르렀다. 산모 10명 중 8명 이상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셈이다.A씨는 제왕절개 후 1주일간 제대로 걷지 못해 조리원의 도움 없이는 아기를 돌보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한다. 그는 “부모님도 일을 하시다 보니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결국 산후조리원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초기 육아·건강 관리 도움… 합리적 비용인지는 ‘의문’산후조리원을 경험한 산모들은 초기 육아 교육과 산모의 상태 관리 등을 장점으로 꼽는다. 산모 B씨는 “기저귀 가는 법부터 수유 방법까지 배울 수 있어 초보 엄마의 막연한 불안감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산후조리원을 직접 이용한 경험이 있는 C 교수는 “병원과 연계되지 않은 조리원에서도 기본적인 활력징후 확인이나 이상 증상 체크 등 초기 대응은 이뤄지고 있다”며 “이상 징후 발생 시 병원으로 빠르게 연락해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말했다.다만 비용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평가·관리하는 제도가 부재해,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하는 산모들도 있었다. A씨는 “마사지사가 외주 고용이라 들었는데 산전·산후 케어라는 명목으로 일반 마사지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요구했다”며 “전문적인 의료 행위라기보다는 산모의 불안감을 이용한 상술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C 교수는 “산전·산후 마사지는 산모가 선택하는 서비스일 뿐 의료적으로 필수인 것은 아닌데 비용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따져볼 필요는 있다”라며 “인력 규모나 1인당 신생아 케어 비율 등이 비용에 따라 달라지면서 안전성과 서비스 질의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현재 산후조리 형태가 산모 개개인의 건강 상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 한다는 지적도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재활의학과 강석 교수는 “국내 산후조리 시스템은 상처가 자연히 낫기만을 기다리는 휴식에 가까운 측면이 있다”라며 “최근 노산이나 고위험 산모가 늘고 있는데, 이 시기에 적절한 운동이나 ‘재활 치료’를 받는 게 아닌 ‘휴식’에만 의존하면 만성적인 척추 디스크나 골반통에 시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문제들은 산후조리원 평가 제도가 들어서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정부는 불투명하게 운영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산후조리원들 평가해 그 결과를 ‘A~C등급’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평가는 총 6개 영역, 83개 항목으로 진행되는데 ‘인력의 적정성과 전문성’ ‘시설의 적정성과 안전성’ ‘운영 및 고객 관리’ ‘감염 예방 관리’ ‘산모 돌봄 서비스 및 부모 교육’ ‘신생아 돌봄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첫 평가 결과 발표는 4분기로 예상된다.◇정부 지원 늘렸지만… 바우처 주니 가격 인상정부에서 저출산 대응 차원에서 다양한 출산 지원 정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산모들의 체감도는 낮다. 출산 후 받는 지원금에는 첫만남 이용권 200만원과 지자체별 산후조리 지원금 50만~100만원, 부모 급여, 아동 수당 등이 있다. B씨는 “첫만남 이용권 200만원은 출생신고 이후 지급되는 구조라, 산후조리원 비용이나 병원비 등 초기 출산 비용은 대부분 자비로 먼저 부담해야 한다”라며 “이 때문에 실제로는 유모차 등 육아용품 구매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정부의 지원이 오르면 조리원 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지원금 인상 효과를 낮춘 측면도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산후조리원 이용 요금이 전국 평균 34% 이상 상승했다. 2020년 274만원이던 게 2024년 6월 기준 366만원으로 올랐다. 산후조리원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서울의 평균 가격은 491만원으로, 2020년(375만원) 대비 약 30% 상승했다.◇공공산후조리원은 ‘그림의 떡’, “공급 확대 필요”가정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산후조리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사설 산후조리원 대비 가격이 절반 이하로 저렴하지만 높은 운영 비용 탓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 따르면 4월 서대문구 공공산후조리원에 입소할 산모 모집 경쟁률은 9.1대 1을 기록했다. 경기도 공공산후조리원의 경우 지난해 내내 10대 1의 경쟁률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정부가 지방자치단체 공공산후조리원의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가가 지자체 공공산후조리원 설치와 관련한 부대비용의 3분의 2, 운영비용의 2분의 1까지 경비를 보조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전문가들은 산후조리원 문제를 시장 논리가 아닌 공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출산 장려가 국가적 과제인 만큼, 공공시설 확충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며 “산후조리 서비스는 일반 산업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데 산모가 과도한 부담 없이 출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지자체별로 출생아 수와 출산율 등 통계적 근거를 분석해 공공산후조리원 적정 규모를 추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산오상훈 기자 2026/04/14 08:00
  • 출산 후 살 빼려면, 3개월 ‘이것’ 해라

    출산 후 살 빼려면, 3개월 ‘이것’ 해라

    산후 다이어트를 할 때 모유수유가 실제로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연구팀은 노르웨이 여성 17만여(1927~1965년생)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모유 수유했던 기간이 길수록 수십 년 후까지의 체중 변화를 관찰했을 때 살이 덜 쪘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박사과정 연구원 토르뵈른 브룬 스캄멜스루드는 “교육 수준, 신체 활동, 흡연 여부가 비슷한 집단을 비교했을 때, 적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5개월까지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청년기에서 중년기로 가는 동안 체중이 덜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임신 전 과체중 혹은 비만이었던 여성 중 모유수유를 3개월 이상 지속했던 경우 청년기에서 중년기로 가는 동안 최대 6.5kg이 덜 쪘고, 임신 전에 정상 체중이었던 여성의 경우에는 최대 3kg이 덜 쪘다. 반면 저체중 여성에게서는 모유 수유 기간과 체중 변화 간의 관련성이 거의 없었다.스캄멜스루드 연구원은 “모유 수유는 에너지 소비를 유도해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반면 동시에 식욕을 높이는 작용도 있어 개인별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연구팀은 “이 연구는 최소 3개월 이상 모유 수유를 하면 장기적인 체중 증가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모유 수유를 희망하는 여성이 충분한 지원과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임상영양학회지(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게재됐다.한편 모유수유는 체중 감량만이 아니라 산모의 정신 건강과도 관련이 있다. 아일랜드 유니버시티 칼리지 더블린의 피오눌라 맥컬리프 교수팀은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168명을 대상으로 모유수유 경험과 10년간 건강 상태의 상관관계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한 번이라도 모유 수유를 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우울증과 불안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출산김경림 기자2026/04/13 14:17
  • 쌍둥이 분만에 8명 필요… 현실은 당직 의사 1명이 전부

    쌍둥이 분만에 8명 필요… 현실은 당직 의사 1명이 전부

    최근 대구에서 쌍둥이 임신부가 이송 병원을 찾지 못해 아이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진 사건을 계기로 신생아 중환자 치료체계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병상과 장비는 일정 수준 확보됐지만 야간 응급 상황에 대응할 인력이 없어 치료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병상 아닌 인력 문제… 현장 ‘대응 불가’이번 사태를 두고 응급의료체계 미비, 신생아 집중치료 병상 부족 등 다양한 원인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대구시는 지난 2023년 ‘응급실 뺑뺑이’로 10대 청소년이 사망한 뒤 ‘다중이송전원협진망’을 구축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구 지역 산모·태아 집중치료실 병상은 32개인데, 24시간 산부인과 전문의가 상주하도록 지정된 권역모자의료센터 2곳(칠곡경북대병원·계명대동산병원)조차 당시 신생아 환자가 꽉 차 병상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현장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원인으로 ‘인력 부족’을 꼽는다. 고위험 산모의 출산은 산모를 전담하는 산과 의사와 신생아를 전담하는 소아과 의사가 동시에 투입돼야 하지만, 야간에 이러한 인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장훈 교수는 “2007년부터 시작된 국가적 지원으로 신생아중환자실(NICU) 병상 수와 장비 등 양적 인프라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면서도 “문제는 이를 운영할 인력과 당직 체계”라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36병상 규모의 신생아중환자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일본 사례에 비춰 최소 2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국내 상급종합병원조차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6~7명의 전문의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특히 이번 사건처럼 ‘28주 미숙아 쌍둥이’가 야간에 발생할 경우 현장의 대응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가이드라인상 미숙아 1명당 의사를 포함한 4명의 의료진이 필요해 쌍둥이라면 총 8명이 동시에 투입돼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병원은 밤 시간대에 단 1명의 의사가 당직을 서는 수준이다. 한 대학병원 산부인과 A 교수는 “당직 의사가 다른 응급 환자를 보고 있거나 분만 현장에 투입되면 NICU에 남은 환자를 돌볼 인력이 없어진다”며 “병상이 비어 있어도 환자를 받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이런 인력의 한계 때문”이라고 말했다.◇신생아 중환자 치료… 재난 대응 관점 필요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구시는 계명대동산병원 신생아중환자실 병상을 39개에서 48개로 늘릴 예정이다. 또한 경북대병원은 고위험 산모와 태아를 위해 집중치료실 5개 병상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과와 소아과 인력 수급 없이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고위험 분만과 신생아 치료를 담당할 산과·소아청소년과 인력 기반이 빠르게 붕괴되고 있어서다. 이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이 20% 수준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신생아 분야를 선택하는 인력은 극히 일부”라며 “산부인과 역시 분만을 담당하는 산과 인력은 줄고 부인과 중심으로 쏠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법 리스크 완화든 전문의 처우 개선이든 추세를 바꿀 계기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사고가 나지 않을 때도 야간에 의료진이 상주할 수 있도록 하는 ‘대기 비용’을 어떻게 지불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A 교수는 “출산율이 낮은 지역에 NICU 인프라를 유지하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응급 상황에 대비한 인력까지 상시로 확보하려면 현재의 수가 체계로는 감당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분야는 일종의 재난 대응 시설로 보고 국가가 전문의 고용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단기적으로는 전원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심으로 모자의료 전원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지만, 이를 권역별로 더 촘촘하게 운영해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장훈 교수는 “중앙모자의료센터의 전원 시스템이 기존 응급의료 체계 안에 통합되면 이상적이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다”며 “해당 지역 상황을 가장 잘 아는 전문가들이 직접 전원을 조율하고 배정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산오상훈 기자2026/04/09 17:15
  • 종교적 이유로 수혈 거부 산모도 안전하게 출산 가능

    종교적 이유로 수혈 거부 산모도 안전하게 출산 가능

    종교적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 산모에서도 체계적인 환자혈액관리(PBM)를 적용하면 일반 산모와 유사한 수준의 안전한 출산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환자혈액관리(PBM)는 환자의 혈액을 보존하고 수혈 관련 위험을 줄이며, 불필요한 수혈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적 의료 전략이다. 수술 및 중환자 진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령 임신 증가와 혈액 수급 불안정 등의 변화로, 산과 영역에서도 PBM 적용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이에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연구팀(오정원·​윤석윤·최규연·권성순)은 산과 영역에서 PBM 적용의 효과를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 분만한 여호와의 증인 산모 205명과 일반 산모 601명을 대상으로, 성향점수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기법을 통해 임상적 특성을 보정한 후 출산 결과를 비교 분석한 것이다.연구 결과, 수혈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 산모에게 환자혈액관리(PBM) 프로토콜을 적용한 경우, 일반 산모와 비교해 산후출혈 및 중증 빈혈 등 주요 산과적 합병증에서 유의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연구팀은 “우리나라의 산과 진료 환경에서 PBM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며 “수혈이 불가능하거나 수혈 가능성이 높은 임산부일수록 높은 수준의 의료 개입이 필요하지만, 분만 인프라의 약화와 법적 부담은 오히려 이들의 의료 접근성을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또한 “PBM은 단순히 수혈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략이 아니라, 대량 출혈 상황에서의 적절한 수혈과 안정적인 혈액 공급을 포함하는 통합적 관리 전략”이라며 “아직 국내에서는 충분히 정착되지 않았지만, 임신 중 빈혈 교정과 출혈 최소화, 철분 보충 등을 체계적으로 적용할 경우 특정 환자군을 넘어 향후 혈액 수급 불안정에 대응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안전한 산과 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예방의학회 공식 학술지인 Journal of Preventive Medicine & Public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
    출산오상훈 기자2026/04/08 13:47
  • 자존감 높은 사람일수록 출산 의향 높았다

    자존감 높은 사람일수록 출산 의향 높았다

    자존감이 높아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일수록 출산 의향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경산국립대 심리학과 양난미 교수 연구팀은 자존감과 가족 건강성, 사회적 지지 등의 요인이 개인의 출산 의지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국내 3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2024년 1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남성, 여성 각 250명이었고, 30∼34세 289명(57.8%), 35∼59세 211명(42.2%)이었다.연구팀은 참여자를 출산 의지, 정서적 가치, 사회적·도구적 가치, 출산에 대한 부담 정도 등을 고려해 ▲무관심형 ▲고의지·저부담 인식형 ▲소극적 출산 고려형 ▲적극적 출산 고려형 등 4개 집단으로 분류했다.'무관심형' 집단은 출산 의지가 가장 낮은 집단이다. 이들은 자녀에 대한 정서적 가치와 자녀가 자신에게 줄 수 있는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도움을 낮게 인식했다. 반면 자녀에 대한 부담은 높았다. '고의지·저부담 인식형'은 출산 의지 수준 등이 모두 평균보다 높아 상대적으로 출산 의지가 높고 출산에 대한 부담은 낮게 인식했다. '소극적 출산 고려형'은 무관심형 집단에 비해 출산 의지가 다소 높았지만, 고의지·저부담 인식형에 비해서는 낮았다. '적극적 출산 고려형'은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은 다른 집단과 비슷하게 지각하나 출산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자녀에 대한 가치를 높게 지각했다.조사 결과, '고의지·저부담 인식형'이 전체의 48.7%(244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적극적 출산 고려 집단'은 22.1%(110명), '소극적 출산 고려 집단' 21.9%(109명), '무관심 집단' 7.5%(37명)다.성별로 보면 남성(32.8%)은 여성(10.4%)보다 적극적 출산 고려형에 속할 확률이 3배 이상 높았다. 이는 한국에서 여성이 일·가정 양립, 보육 서비스,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의 조건을 낮게 인식해 출산에 대한 부담이 여성에게 귀결되는 구조적 특징이 반영된 결과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교육 수준별로 보면 석사 이상(43.2%)이, 가족 형태 별로는 대가족에서 자란 인구 집단(31.3%)이 적극적 출산 고려 집단에 속할 확률이 가장 높았다.경제력에 따른 비율은 경제력이 상 수준인 경우에 적극적 출산 고려형 집단에 속할 확률이 100%였다. 경제력이 하 수준인 경우엔 소극적 출산 고려형 집단에 속할 비율이 30.2%로 높게 나타났다.적극적 출산 고려형은 타 집단에 비해 자존감의 유의하게 높았다. 이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삶에 가치를 부여하는 심리적 기제가 부모 역할에 대한 긍정적 기대와 출산 의지로 전이됨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봤다.가족 건강성이 높을수록 출산 의지가 높아진다는 결과는 원가족에서 경험한 건강한 관계 모델이 미래의 출산 가치관 형성에 결정적이라는 것을 보였다.연구팀은 "결혼과 출산이 개인의 성장을 저해하는 희생이 아니라 자아실현의 확장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돕는 심리 교육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특히 무관심형이나 소극적 고려형 집단의 낮은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맞춤형 심리 상담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가족 관계 질을 높이기 위한 '생애주기별 가족 상담 및 예비 부모 교육'을 보편적 복지 서비스로 정착시켜야 한다"며 "부모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정서적·실천적 도움을 주고받는 자조 모임이나 품앗이 육아 시스템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학술지 '여성 연구'에 최근 게재됐다.
    출산신소영 기자2026/04/06 13:20
  • 초미숙아 생존율, 의료진 숙련도에 따라 2배 이상 차이

    초미숙아 생존율, 의료진 숙련도에 따라 2배 이상 차이

    생존 한계인 임신 나이 22~23주에 태어난 초미숙아의 생존율이 의료진 숙련도와 적극적인 치료 시스템에 따라 2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가원 교수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 신생아네트워크에 등록된 임신나이 22~23주 초미숙아 919명을 대상으로 기관의 치료 수준에 따른 생존율과 예후를 분석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평가했다.먼저 연구팀은 신생아 치료 수준에 따라 A그룹(낮은 수준의 센터)과 B그룹(높은 수준의 센터)으로 분류하고 생존율을 비교했다.그 결과, 상대적으로 의료 역량이 높은 그룹(B그룹)의 생존율은 64.9%에 달했으나, 그렇지 못한 그룹(A그룹)은 29.3%에 그쳐 2.2배의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주목할 점은 두 그룹 간의 고빈도 인공호흡기, 질소 흡입기 등 첨단 의료 장비의 보유 수준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는 대부분 센터가 장비는 이미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대신 인적 자원의 차이가 생존율을 결정지었다. 높은 생존율을 보인 기관들은 신생아 전문의 수, 야간 근무 의사 수, 간호사 수, 신생아 전문 간호사 수 등 인적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분석됐다.의료진의 적극적인 개입 여부 또한 생존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생존율이 높은 상급 기관에서는 산전 스테로이드, 산전 항생제 투여, 아이에게는 출생 직후 폐계면활성제 투여 등 적극적인 조치가 일반 기관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시행됐다.전가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미숙아를 살리는 핵심 동력이 숙련된 의료 인력 및 적극적인 치료 시스템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이어 “생존 한계에 있는 아기들의 생존율을 상향평준화하기 위해서는 장비 지원을 넘어 신생아 전문의와 간호 인력 확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고위험 산모가 적기에 최적의 인력을 갖춘 병원으로 전원 될 수 있는 관리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출산오상훈 기자 2026/03/25 10:38
  • ‘전기톱’은 목수보다 의사가 먼저 사용했다

    ‘전기톱’은 목수보다 의사가 먼저 사용했다

    벌목 현장이나 산업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기톱. 절단력이 강해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 시작은 의외로 의료 현장이었다. 18세기 난산을 돕기 위한 수술 도구로 고안한 것이 출발점이다. 당시에는 난산을 해결할 수 있는 수술 방법이 제한적이었다. 이때 시행된 방법 중 하나가 ‘치골결합절개술’이다. 치골결합절재술은 골반 앞쪽의 치골결합을 절개해 산도를 넓히는 수술로, 태아가 빠져나올 공간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로 태아의 머리가 크거나 산모의 골반이 좁은 경우에 시행됐다. 이 수술을 보다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스코틀랜드의 의사 존 에이트겐과 제임스 제프리가 고안한 것이 전기톱의 전신인 ‘체인 톱’이다. 체인 톱은 오늘날의 전기톱과 달리 손으로 작동하는 기구로, 체인 형태의 톱날이 연결돼 있어 좁은 공간에서도 비교적 정밀하게 뼈를 절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체인톱은 이후 외과 수술 전반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19세기에는 절단 수술이나 골격 수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며 의료용 절단 기구로 자리 잡았다. 다만 20세기 들어 수술 및 마취 기술이 발전하고 보다 정교한 기구가 등장함에 따라 점차 의료 현장에서 사라졌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체인톱 대신 초음파 절삭기 등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장비가 사용된다. 보행 장애나 만성 통증 등 후유증 발생 위험이 큰 치골결합절재술 역시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 대신 보다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분만 방법인 ‘제왕절개’가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제왕절개는 산모의 복부와 자궁을 절개해 태아를 꺼내는 수술로, 자연분만이 어려운 경우에 시행된다. 과거에는 감염과 출혈 위험이 높아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졌지만 항생제와 수혈, 마취 기술의 발전으로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한편, 학계에서는 전기톱을 의료 기술이 산업 기술로 확장된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한다. 생명을 살리기 위한 도구에서 출발했지만, 기술적 효용성이 입증되면서 다른 산업 영역으로 확산된 것이다.
    출산최소라 기자 2026/03/20 15:19
  • 고혈압에 임신중독증 겹친 산모… 출산 후 심혈관질환 위험 3배

    고혈압에 임신중독증 겹친 산모… 출산 후 심혈관질환 위험 3배

    임신 중 고혈압을 일시적인 임신 합병증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출산 후에도 심혈관 건강을 꾸준히 점검해야 하는 중요한 위험 신호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임신 중 고혈압은 전체 임신의 약 5~10%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임신 합병증이다. 그동안 전자간증·자간증이 산모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다양한 임신 중 고혈압 세부 유형들이 장기적으로 어떤 심혈관 위험과 연결되는지는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박준빈·곽순구 교수팀(서울아산병원 박찬순 교수, 숭실대 한경도 교수)은 2010년부터 2018년 사이 국내에서 출산한 여성 57만 843명을 대상으로 임신 중 고혈압과 출산 후 장기 심혈관질환 위험의 관련성을 분석했다.먼저 연구팀은 임신 중 고혈압 질환을 5가지 유형인 ▲만성 고혈압군 ▲임신성 고혈압군 ▲전자간증/자간증군 ▲중첩 전자간증군 ▲불특정 고혈압군으로 나눠 분석했다. 이후 연령, 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만성콩팥병뿐 아니라 소득 수준, 거주 지역, 출산력, 분만 방식, 임신성 당뇨병, 흡연, 음주, 신체활동 등 다양한 요인을 보정해 복합 심혈관 사건(심혈관 사망·심부전·심근경색·뇌졸중·심방세동)의 위험을 추적했다.분석 결과, 전체 대상자 중 2만 2876명(4.0%)이 임신 중 고혈압 질환을 겪었다. 이들 중 임신성 고혈압군이 34.8%로 가장 많았고, 전자간증/자간증군 32.4%, 불특정 고혈압군 17.7%, 만성 고혈압군 12.3%, 중첩 전자간증군 2.8% 순이었다. 중앙 추적기간은 6.5년이었다.임신 중 고혈압 질환을 겪은 산모는 그렇지 않은 산모보다 장기 복합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1.62배 높았다. 발생률은 1000인년당 4.39건 대 2.29건이었고, 이는 1000명을 1년 동안 추적했을 때 심혈관 사건이 약 2.1건 더 발생한 수준이다.세부 유형별로는 중첩 전자간증군의 위험이 가장 높았다. 이 군의 조정 위험비는 2.93으로, 임신 중 고혈압이 없던 산모보다 장기 심혈관 질환 위험이 약 3배 높았다. 이어 만성 고혈압군 1.81배, 불특정 고혈압군 1.61배, 임신성 고혈압군 1.53배, 전자간증/자간증군 1.50배 순으로 나타났다.질환별로 보면 심부전과 뇌졸중 위험은 5가지 모든 유형에서 공통적으로 증가했다. 반면 심근경색과 심방세동은 유형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심근경색은 주로 불특정 고혈압군에서 유의한 관련성이 관찰됐고, 심방세동은 만성 고혈압군과 불특정 고혈압군에서 위험 증가가 확인됐다. 즉, 임신 중 고혈압은 하나의 단일 질환이라기보다 유형에 따라 이후 심혈관 위험 양상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연구팀은 임신 중 고혈압과 이후 발생하는 심혈관 질환이 혈관 내피 기능 이상, 만성 염증, 대사 이상 등 일부 공통된 기전을 공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첩 전자간증의 경우는 임신 중에도 더 복합적이고 중증도가 높은 상태를 반영할 수 있어, 출산 후에도 더 면밀한 심혈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박준빈 교수는 “임신 중 혈압 문제를 출산과 함께 끝나는 일시적 현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향후 심혈관 건강을 점검해야 하는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특히 기존 고혈압에 전자간증이 겹친 고위험 산모는 출산 후에도 전문 의료진을 통한 정기적인 심혈관 검진과 생활 습관 관리를 통해 심혈관 질환을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대규모 관찰연구인 만큼, 임신 중 고혈압이 이후 심혈관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 대상이 임신 전 2년 이내 국가건강검진 자료가 있는 여성으로 제한됐다는 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국제학술지 ‘JAMA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 최신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출산오상훈 기자2026/03/17 10:25
  • 산후조리 소용없다? “출산 후 무너진 몸, ‘산후재활’이 핵심”

    산후조리 소용없다? “출산 후 무너진 몸, ‘산후재활’이 핵심”

    국내 산후조리 문화는 이미 일상처럼 자리 잡았지만, 출산 후 여성의 몸을 기능적으로 회복시키는 산후재활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다. 겉으로는 회복된 것처럼 보여도 요실금, 골반 불편감, 허리·골반 통증, 복부 코어 약화 같은 문제는 오래 남아 육아와 일상 복귀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에 산후 회복을 위한 보다 명확한 의학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산후조리와 달리 ‘기능 회복’에 초점 둔 산후재활산후재활은 출산으로 인해 손상되거나 변화한 신체 기능을 의학적으로 평가하고 체계적으로 회복시키는 치료 과정이다. 골반저(회음부) 기능 회복, 복부 코어 재교육, 골반·척추 안정화 등을 통해 요실금, 골반 불편감, 허리·골반 통증, 복부 약화 등을 단계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산후조리가 전반적인 컨디션 회복을 돕는 과정이라면, 산후재활은 출산 후 남기 쉬운 기능 문제를 직접 관리하는 의료적 접근이다. 두 과정은 산후 초기부터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병행할 수 있으며 상태에 따라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고대구로병원 재활의학과 강석 교수는 “골반저와 코어 기능 저하나 통증은 방치할수록 오래 지속될 수 있어 산후재활은 산모의 일상 복귀 속도와 장기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육아와 수유로 인한 근골격계 통증 관리 역시 산후재활의 핵심 영역이다. 아기를 안고 달래고 수유하는 반복 동작은 목·어깨·등·손목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손목 건초염, 거북목, 근막통증증후군 등이 흔하게 발생한다.이를 단순히 ‘출산 후 흔한 통증’으로 넘기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손상된 관절과 근육을 치료하고 아기 안기·수유·들기 등 일상 동작의 올바른 자세를 교육받는 과정이 필요하다.강 교수는 “산후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좋아질 것이라기보다 기능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필요가 있다”며 “잘못된 자세나 복압 습관이 지속되면 만성 통증과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산후재활이 필요할 수 있는 신호로는 ▲기침·웃음·계단 등에서 소변이 새는 요실금 ▲골반이 처지거나 아래로 당기는 느낌 ▲허리·골반 통증이 2~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복부가 계속 불룩하고 코어 힘이 잡히지 않는 느낌 ▲수유나 아기 안기 동작에서 목·어깨·손목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등이 있다.◇산후 6주~6개월, 회복의 골든타임전문가들은 산후재활에도 ‘골든타임’이 있다고 말한다. 출산 후에는 호르몬 영향으로 관절과 인대가 느슨해진 상태가 수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이어진다. 이 시기는 임신으로 틀어진 골반과 척추 정렬을 교정하기 좋은 시기이지만, 반대로 잘못된 자세로 육아를 지속하면 신체 불균형이 고착될 위험도 있다.따라서 산욕기가 정리되는 산후 6주 전후부터 6개월 이내에는 체계적인 재활 관리가 권장된다. 이를 위해 초음파로 복직근 이개(DRA)를 확인하고, 보행 분석이나 근전도 기반 바이오피드백 등을 통해 신체 정렬과 근육 기능을 평가해 단계별 재활 치료를 설계한다.해외에서는 산후재활을 선택이 아닌 산모 건강관리의 표준 과정으로 보는 흐름이 뚜렷하다. 프랑스는 산후 진찰과 연계한 골반저 재활 치료를 공공의료 체계에서 제공하고 있으며, 호주 역시 골반저와 코어 회복을 기반으로 단계적 신체 활동 복귀를 권고하고 있다.강 교수는 “이제 산후 회복은 단순히 쉬는 것에 그치지 않고, 통증과 기능 저하를 줄이며 안전한 일상 복귀를 돕는 산후재활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산오상훈 기자2026/03/12 10:21
  • 대한모체태아의학회, 의대생 대상 산과 체험 캠프 운영

    대한모체태아의학회, 의대생 대상 산과 체험 캠프 운영

    대한모체태아의학회가 전국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현장 중심 산과 체험 캠프를 운영했다고 3일 밝혔다.학회는 지난달 21일 전국 의과대학 본과 3·4학년 44명을 대상으로 ‘제1회 산과 체험 캠프’를 열었다. 학회 차원에서 의대생을 대상으로 체험형 산과 교육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최근 고령 산모 증가와 고위험 임신의 일상화로 산과 진료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분만은 하나의 술기가 아니라 산모와 태아의 상태를 동시에 읽어내는 연속적인 의사결정의 과정이다. 학회는 이러한 판단 구조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강의와 실습을 결합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이번 캠프에는 학회 소속 교수 18명이 참여했다. 고위험 임신 관리와 자궁 내 태아 치료(fetal therapy), 산전 정밀 진단 등 현대 산과의 역할을 주제로 한 강연이 이어졌고, 이어 가상현실(VR)을 활용한 분만 술기 실습이 진행됐다. 참가 학생들은 분만 단계별 기전과 처치를 익힌 뒤 조별 실습을 통해 자연분만 과정을 체험했다. 팀 기반 협력과 순간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분만 현장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됐다.후반부 세션에서는 교수와 개원의가 수련 과정과 실제 진료 환경을 공유하며 산과 전문의의 역할과 임상 현장의 특성을 설명했다. 이를 통해 참가 학생들은 산과의 전문성과 함께 두 생명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임상적 판단 과정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 학생들 사이에서는 산과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참가 학생은 “태아 치료 분야를 직접 듣고 나니 산과의 스펙트럼이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학회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산과를 단순한 분만 영역이 아닌 고도의 전문성과 협업이 요구되는 분야로 소개하고, 관심 있는 학생들이 보다 구체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산과의 역할과 가치를 이해하고 그 매력을 직접 체감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향후에도 체험 중심 교육을 확대해 산과의 전문성과 사회적 가치를 꾸준히 알릴 계획이다.박중신 회장(서울대병원 산부인과)은 “산과는 태아가 스스로 표현할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세심한 관찰과 빠른 판단이 요구되는 분야”라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의대생들이 산과의 의미와 보람을 현장에서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산오상훈 기자2026/03/03 10:45
  • 임신 전 체중 관리 안 했더니… 자녀에게 ‘이런 문제’ 발생

    임신 전 체중 관리 안 했더니… 자녀에게 ‘이런 문제’ 발생

    임신 전 부모의 과체중·비만이 자녀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MASLD)’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은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만성 간질환이다. 과거엔 ‘비알코올 지방간’이라고 했으나,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과의 관련성을 강조하기 위해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 질환은 간경변, 간부전 등으로도 이어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은 영국 ‘부모-자녀 에이번 종단 연구’에 참여한 어린이 1933명을 대상으로 임신 전 부모의 체중(BMI)과 자녀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 발병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어린이의 부모들은 ▲키 ▲몸무게 ▲BMI ▲허리둘레 ▲신체 활동 수준 ▲당뇨병·고혈압 병력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으며, 임신 기간과 출산 후 잠재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에 대한 설문지도 정기적으로 작성했다. 해당 설문에는 ▲출산 당시 나이 ▲임신 초기 3개월 동안의 흡연 여부 ▲임신 전 주간 평균 알코올 섭취량 ▲고용 상태 ▲교육 수준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분석 결과, 연구에 참여한 자녀 10명 중 1명(201명)이 성인(24세)이 된 후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을 앓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임신 전 부모 모두 과체중 또는 비만이었던 경우, 자녀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 발병 위험이 3배 이상 높았다. 구체적으로 어머니와 아버지의 BMI가 1kg/m² 증가할 때마다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 발생 확률이 각각 10%·9%씩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자녀의 설탕 섭취량이나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에 대한 유전적 소인을 고려한 추가 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부모의 비만이 자녀의 대사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근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임신 전 과도한 체지방을 줄이기 위한 부모의 노력이 미래 자녀의 대사 건강에 장기적인 이점을 가져다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소화기계 국제 학술지 ‘거트(Gut, 위장)’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출산전종보 기자 2026/02/26 09:40
  • 분만 60% 고위험 임신·태아 기형인데… ‘월 분만 300건’ 달성 서울아산병원

    분만 60% 고위험 임신·태아 기형인데… ‘월 분만 300건’ 달성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이 전체 분만 환자 중 중증 임신중독증, 태반조기박리, 자궁 내 성장제한 등 고위험 임신과 태아기형 비중이 60%에 달하는 어려운 환경에서 지난 1월 한 달간 분만 329건을 달성했다고 19일 밝혔다.서울아산병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의정갈등으로 인한 인력 부족 등 잇따른 위기 상황에서도 고난도 치료가 필요한 산모와 태아들을 책임져왔다. 그 결과, 월 평균 200건의 분만을 꾸준히 시행하며 국내 ‘빅5’ 병원 중 가장 많은 분만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의료 선진국인 미국에서 고난도 분만을 전문적으로 시행하는 메이요 클리닉(200건), 메사추세츠종합원(300건) 등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이처럼 서울아산병원이 고난도 분만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풍부한 임상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3년간 서울아산병원에서 시행된 총 6999건의 분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분만 중 고위험 임신 및 태아기형이 4163건으로 약 60%를 차지했다. 이는 분만 환자 10명 중 6명이 고위험군이었음을 의미한다.세부적으로는 ▲조기진통 461건 ▲조기양막파수 723건 ▲중증 임신중독증 288건 ▲태반조기박리 51건 ▲전치태반 468건 ▲양수과다·과소증 155건 ▲자궁경부무력증 163건 ▲자궁 내 성장제한 298건 등 집중 치료가 필요한 고난도 케이스가 주를 이루었다.특히, 중증도가 높은 태아기형의 경우 3년간 1517건에 달했다. 이는 선천성 심장 기형, 횡격막 탈장 등 정확한 산전 진단과 출생 직후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필수적인 국내 중증 태아 치료의 상당 부분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수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이처럼 위험도가 높은 분만을 주로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작년 한 해 동안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안전하게 분만 및 치료를 진행했다. 이는 분만장, 산부인과 병동, 신생아중환자실 등 현장에서 24시간 환자 안전을 지키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의 노력과 그동안 축적된 임상 경험이 만들어낸 성과라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이밖에도 환아의 증상에 따라 각 분야 전문가들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시스템을 통해 출생 직후 신생아 중환자 케어부터 퇴원 후 관리까지 통합적인 치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중증 신생아의 생존율과 예후를 크게 개선하는 핵심 요인으로 평가된다.원혜성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장은 “전체 분만 중 절반 이상이 고위험 임신·태아기형인 어려운 상황에서 달성한 월 분만 300건 기록은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밤낮없이 헌신한 모든 의료진이 함께 일궈낸 의미 있는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신생아과를 비롯한 유관 진료과와 긴밀히 협진하고 태아치료센터 고도화 등을 통해 고난도 분만 분야의 전문성을 더욱 높이며 고위험 산모와 태아들이 안전하게 치료받고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출산오상훈 기자 2026/02/19 10:40
  • 우울한 엄마, 외로운 아빠… 출산 후 부모는 어디에 기대나요?

    우울한 엄마, 외로운 아빠… 출산 후 부모는 어디에 기대나요?

    국내 출산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산후우울증으로 고통받는 산모는 오히려 늘고 있다. 전체 출산아 수가 7년 새 40% 넘게 감소하는 동안, 산후우울증 탓에 병원을 찾은 산모는 30%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출산 이후의 정신건강 관리 체계를 '개인'이 아닌 '공중보건'의 영역에서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출산은 줄었는데, '엄마' 부담은 커졌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산후우울 실태와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산모 수는 2015년 42만7889명에서 2022년 24만4976명으로 42.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산후우울증으로 의료 이용을 한 산모는 5892명에서 7839명으로 33.0%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유병률이 가장 높은 24세 이하 산모는 2015년 2.7%에서 2022년 6.3%로 7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출산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병률은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지만, 실제 환자 규모는 출산이 가장 많은 30~34세 구간에서 가장 컸다. 산후우울증이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출산 가구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구조적 위험 요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민 전문의는 "출산은 줄었지만, 돌봄의 사회적 분담은 약해지고 양육 책임은 개인화되면서 출산 자체가 심리적 고위험 사건이 됐다"고 분석했다. 핵가족화, 독박 육아, 경력 단절, 경제적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계요병원 백수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역시 "출산 직후 여성은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함께 삶의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는 시기를 겪는다"며 "여기에 육아 부담, 사회적 고립, '엄마는 강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까지 더해지면 우울과 불안이 쉽게 심화된다"고 했다.◇"느끼지만 말 못하고, 말해도 나아지지 않는다"산후우울증은 단순한 '기분 변화'가 아니다. 출산 후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환경적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정신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출산 후 약 3개월을 치료의 '골든타임'으로 본다. 이 시기를 놓치면 증상이 만성화돼 이후 중년기·갱년기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문제는 발견 이후 치료로 이어지는 연결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건소 선별검사를 통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더라도, 실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나 전문 상담으로 연계되는 비율은 낮다. 2024년 산후조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산후우울감을 경험한 산모는 68.5%에 달했지만, 이 가운데 실제 산후우울증 진단을 받은 비율은 6.8%에 불과했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도 출산 1년 이내 산후우울증 진단율은 3.2%로 나타났다. 우울을 느끼는 산모 대부분이 의료 체계 밖에 머물러 있다는 뜻이다.정성민 전문의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산모 가운데 실제 치료로 이어지는 비율은 20~30% 수준"이라며 "아이를 맡길 곳이 없고, 치료 경로에 대한 정보도 부족해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산후 회복기에는 외출 자체가 쉽지 않다. 육아 부담, 신체 회복, 수면 부족이 겹치면서 병원 방문은 현실적으로 높은 장벽이 된다. 여기에 정신과 진료 기록에 대한 사회적 낙인 역시 치료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산모는 전국에 있는데… 치료 인프라는 수도권에지역 격차 역시 산후우울 문제를 심화시키는 구조적 요인이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난임·임산부심리상담센터는 전국 11곳으로, 이 중 6곳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서울, 서울서남, 경기, 경기북부, 인천 등 수도권에 절반 이상이 몰려 있으며, 일부 지방 권역에는 아예 센터가 없는 곳도 있다.지방 산모들은 장거리 이동, 시간 부담, 육아 공백이라는 삼중의 제약에 직면한다. 지방권역 난임·임산부심리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사 A씨는 "상담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상담사는 3명에 불과해 하루 최대 12명 정도만 주로 비대면으로 상담할 수 있다"며 "권역 내 시군이 20곳이 넘다 보니 예약 대기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전국 73개 보건소에서만 시행 중인 '생애초기 건강관리 사업'도 접근성에 한계가 있다. 이 사업은 임신·출산 초기 가정을 대상으로 방문 상담과 24개월 추적 관리를 제공하는 공공 건강관리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서비스 지역이 제한돼 있고, 사업 자체를 알지 못하는 산모도 적지 않다.정성민 전문의는 "수도권은 비교적 조기 개입이 가능하지만, 지방은 진단과 치료 지연으로 증상이 만성화될 위험이 크다"며 "치료 인프라의 지역 격차가 예후 차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엄마만의 문제 아냐… 아빠 산후우울 정책은 '공백'산후우울증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 역시 출산 전후 약 8~10%가 우울·불안·적응장애를 겪는다. 호주 디킨대 연구팀이 48개 코호트 연구를 분석한 결과, 아버지의 주산기 심리적 어려움은 자녀의 사회·정서·인지·언어 발달 저하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특히 출산 이후 아버지의 정신건강 문제가 자녀 발달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미국 에모리대 심리학과 제임스 릴링 교수도 저서 '부성(Father Nature)'에서 주산기 남성 우울증 유병률이 약 10%에 달한다고 밝혔다. 출산 후 3~6개월 사이에는 위험이 정점에 이르며, 이 시기 우울증 비율이 최고 25%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일본은 남성 산후우울을 독립적인 공공보건 과제로 다루기 시작했다. 나가노현의 한 대학병원에는 일본 최초의 '아빠 산후우울증' 전문 외래가 개설됐고, 도쿄 등 일부 지자체는 신생아 가정 방문 상담 제도를 통해 산모뿐 아니라 배우자 상담도 병행하고 있다.반면 국내 산후 정신건강 정책은 여전히 '엄마 중심'에 머물러 있다. 남성을 위한 독립적인 상담·치료 프로그램은 사실상 전무하고, 관련 통계조차 체계적으로 구축돼 있지 않다. 지방권역 난임·임산부심리상담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사 B씨는 "남성만을 대상으로 한 전문 프로그램은 거의 없고, 배우자 상담의 일부로 제한적으로 다뤄질 뿐"이라고 말했다.정성민 전문의는 "남성 산후우울은 부부 갈등을 심화시키고, 산모 회복과 아동 정서 발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아버지를 정책 대상에서 배제한 현재 구조는 명백한 사각지대"라고 지적했다.◇"치료받으러 오라 하지 말고, 국가가 먼저 찾아가야"전문가들은 산후우울증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공 정신건강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처럼 '치료받으러 오라'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산모가 병원 문턱을 넘기 어렵다면, 국가가 먼저 찾아가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전국 73개 보건소에서만 시행 중인 '생애초기 건강관리 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대해, 전문가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산모의 심리 상태를 점검하고 치료로 연계하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방문형 심리상담 확대 ▲비대면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 구축 ▲선별검사 이후 치료 자동 연계 ▲최소 24개월 장기 추적 관리 ▲산모·아버지·가족 단위 통합 상담 체계 구축 등이 대안으로 제시된다.정성민 전문의는 "산후우울증은 개인의 취약성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질환"이라며 "출산 이후의 삶을 안전하게 지켜주지 못하면서 출산율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출산장가린 기자 2026/02/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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