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 홈
  • 기획시리즈
  • 프리미엄 칼럼
  • 칼럼
  • 명의인터뷰
  • 막장 드라마 속 빌런이 ‘진짜 진짜 나쁜 놈’이어야 하는 이유

    막장 드라마 속 빌런이 ‘진짜 진짜 나쁜 놈’이어야 하는 이유

    인터넷을 탐험하던 중 숏폼 드라마라는 콘텐츠를 보게 됐다. 유튜브 쇼츠처럼 세로 화면용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한 편에 1~2분 정도의 매우 짧은 분량인데, 전체 50~80회 정도로 구성됐다. 내용은 솔직히 필자의 스타일은 아니었다. 한 편의 분량이 너무 짧다보니 서사가 충분히 진행되기보다는 급발진하는 내용이 많았고, 스토리도 좀 진부하게 느껴졌다.그런데 입은 “뭐 이런 게 다 있어? 너무 유치하잖아?”라고 말하면서도, 결국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정주행하고 있는 필자를 발견하게 된다. 중독성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느낌이랄까?드라마를 보면서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던 점은 극 중 악역, 즉 빌런의 캐릭터였다. 해도 해도 너무 유치하다. 정말 저렇게 1차원적이고 단순무식하게 나쁜 일만 해대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필자는 개인적으로 작품의 수준을 결정하는 요인 중에는 빌런 캐릭터의 입체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부류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빌런에 해당하는 타노스는 나름 매력이 있었다. 그는 스스로 악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며, 그가 악행을 행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주를 구하고 싶다는 너무나도 선한 것이었다. 비슷하게 영화 <대부>의 주인공인 마이클 콜레오네는 대학 교육을 받은 전쟁 영웅이었고, 마피아 생활을 원하지 않았던 사람이었지만 가족을 지키려는 선택들이 그를 괴물로 만들어 갔고, 그 과정 속에서의 입체성은 작품의 수준을 높였다. 이런 빌런들은 선한 영웅보다도 더 깊게 각인되는 경우가 많다.그와 달리 막장 드라마 속 빌런들은 시청자들의 욕받이 기능만을 하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그 빌런을 우리는 눈을 떼지 못하고 본다. 왜 그럴까?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하려는 우리의 동기는 왜 일차원적 빌런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걸까?미디어 심리학에서 많이 언급하는 ‘정서적 성향 이론’에 따르면, 드라마를 볼 때 시청자는 3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최우선적으로 드라마의 등장인물을 평가한다. 이후에는 해당 인물에 대한 정서적 성향이 생기고, 그 이후의 사건에 대해서는 이 정서적 성향을 만족시키는 대로 반응한다. 즉, 등장인물이 선량한 사람인지 혹은 주인공에 도움을 주는 사람인지 여부를 빠르게 판단한 후, 긍정적 혹은 부정적 정서 성향을 만들고, 그에 따라 긍정적 정서 성향을 갖게 된 인물에겐 좋은 결과가, 부정적인 정서 성향을 갖게 된 인물에겐 나쁜 결과가 발생할 때 가장 깊은 몰입감과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어렵게 이야기했지만, 쉽게 줄이자면 결국 시청자들은 스스로 좋아하는 등장인물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고, 싫어하는 인물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 때 가장 큰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새드 앤딩이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서 시청자들의 원망을 사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특히 선량하고 착한 주인공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도 물론 즐겁지만, 악한 인물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면 기쁨은 두 배가 된다. 현실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함부로 미워하지 못한다. 상대의 사정을 고려해야 하고, 감정을 절제해야 하며, 지나친 비난은 오히려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 속 빌런은 다르다. 그들은 충분히 악하고, 충분히 비열하며, 충분히 비난받을 자격이 있다.도덕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본래 공정성과 배려 같은 도덕규범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약자를 괴롭히거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동은 강한 도덕적 분노를 유발한다. 막장 드라마의 빌런은 이러한 도덕규범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시청자는 그들을 단순한 등장인물이 아니라 ‘처벌받아야 할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고, 그 순간 빌런을 향한 분노는 사적인 감정이 아니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정당한 감정으로 경험된다. 따라서 빌런의 몰락은 단순한 복수가 아니라 도덕 질서가 회복되는 순간으로 받아들여지며, 시청자는 강한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또한 인간은 기본적으로 ‘인지적 구두쇠’의 경향을 갖는다. 인간의 뇌는 언제나 과부하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한 적은 인지적 노력으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특히 극도로 복잡한 현대 사회, 정보의 과부하, 시간 압박, 선택의 증가, 멀티태스킹의 요구 강화가 수시로 일어나는 환경에서 인지적 구두쇠 전략은 더 강화되고, 이에 따라 사람들은 판단과 의사 결정 과정에서 그냥 대충 때려 맞추는 휴리스틱과 단순화 전략을 사용한다. 바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잠시의 여유를 즐기는 이 시간에, 굳이 입체적인 빌런을 이해하느라 인지적 용량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대놓고 나쁜 빌런이 더 효과적인 셈이다.과거의 빌런은 이해의 대상이었다. 그들이 왜 그렇게 됐는지를 곱씹게 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숏폼 시대의 빌런은 설명보다 반응을 요구한다. 시청자는 그들의 사연보다 악행을 기억하고, 이해보다 분노를 선택한다. 어쩌면 오늘날 빌런이 점점 더 단순하고 악독해지는 이유는 작가들의 상상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점점 더 빠른 감정과 즉각적인 만족을 원하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칼럼최훈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2026/06/15 22:30
  • [의학칼럼] “이 정도는 다 아프지 않나?” 싶은 무릎 통증의 정체

    [의학칼럼] “이 정도는 다 아프지 않나?” 싶은 무릎 통증의 정체

    평소 무릎이 크게 아팠던 적이 없음에도 어느 날 삐끗하는 느낌과 함께 ‘뚝’ 하는 소리가 나고, 이후 무릎이 붓거나 걸을 때마다 통증이 지속된다면 단순 염좌가 아니라 반월상 연골 손상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무릎을 끝까지 펴거나 구부리기 어렵고, 특정 각도에서 걸리는 느낌이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반월상 연골판은 무릎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하중을 분산시키는 구조이며, 그중 뿌리 부위는 연골판을 뼈에 단단히 고정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이 부위가 파열되면 연골판이 제 위치를 유지하지 못하고 기능을 상실하게 되며, 무릎 내부에서는 하중이 한쪽으로 집중되면서 연골 손상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러한 손상은 큰 외상이 없어도 일상적인 동작이나 퇴행성 변화로 발생할 수 있으며, 방치할 경우 연골 마모와 관절 간격 감소로 이어져 통증이 만성화되고 보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이 질환은 증상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MRI를 통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엑스레이만으로는 연골판과 같은 연부조직 손상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어, 정확한 파열 위치와 범위, 동반된 연골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치료는 손상의 시기와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에는 파열된 연골판을 일부 절제하는 치료가 흔하게 시행되었으나, 뿌리 파열의 경우 단순 절제로는 연골판의 기능을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한 한 봉합을 통해 원래의 구조를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특히 손상 초기 봉합술을 시행할 경우 연골판 기능을 유지하고 관절염 진행을 늦추는 데 있어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손상 후 오랜 시간이 경과하면 연골판과 관절 연골 손상이 함께 진행되어 치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반월상 연골판 뿌리 봉합술은 관절내시경을 통해 진행되며, 파열 부위를 정리한 후 연골판을 원래 부착 위치에 정확히 고정하는 과정이다. 정강이뼈에 미세한 터널을 형성하고 봉합사를 이용해 단단히 고정함으로써 연골판이 다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복원하게 된다. 이 과정은 해부학적 위치를 정확히 재현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수술의 정밀도와 경험이 결과를 좌우한다.반월상 연골판 뿌리 파열은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손상이며, 방치할수록 기능이 소실되고 퇴행성 관절염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비교적 작은 봉합으로 회복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면 더 큰 수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무릎에서 느껴지는 초기 신호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이 칼럼은 박형근 새움병원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박형근 새움병원 원장 2026/06/12 13:52
  • 진료실에 남겨진 그들의 이야기[아미랑]

    진료실에 남겨진 그들의 이야기[아미랑]

    암 치료를 하는 의료진은 매일 두려움과 희망 사이를 오가는 환자들을 마주합니다. 헬스조선 아미랑은 강릉아산병원 유방외과 윤광현 교수 칼럼을 연재해 '암 치료와 회복 과정에서 중요한 가치'를 독자와 나누려 합니다. 어떤 마음가짐이 치료를 견디게 했는지, 무엇이 환자를 다시 삶으로 돌아가도록 했는지 등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칼럼기고자=강릉아산병원 외과 윤광현 교수2026/06/10 09:00
  • 부모의 희생, 자식에겐 고통… 오랜 패턴을 끊어내는 방법

    부모의 희생, 자식에겐 고통… 오랜 패턴을 끊어내는 방법

    누구나 마음의 병을 겪을 수 있지만 쉽게 털어놓기 힘들고 때론 스스로 인정하는 것도 어려움을 겪는다. 헬스조선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의 칼럼을 연재해‘읽으면서 치유되는 마음의 의학’을 독자와 나누려 한다. 정신건강 문제를 풀어내고 치유와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편집자주)
    칼럼기고자=이강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한국정신신체의학회 이사장)2026/06/10 07:00
  • “그때 살걸” “그때 팔걸” 주식 투자자의 끝나지 않는 후회

    “그때 살걸” “그때 팔걸” 주식 투자자의 끝나지 않는 후회

    요즘 사람들이 모이면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그때 살걸.” “그때 팔걸.” “괜히 샀어.” “조금만 더 기다릴걸.”지난해 주식 시장이 가파르게 오를 때는 너도나도 들떴다. 그러다 최근 주가가 크게 출렁이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뒤집혔다. 크게 번 사람도, 뒤늦게 뛰어들어 물린 사람도, 지금 쥔 것을 팔아야 하나 고민하는 사람도, 하나같이 마음이 편치 않다. 이상한 일이다. 돈을 번 사람도, 잃은 사람도, 어쩐지 똑같이 불행해 보인다.돈을 벌어도, 잃어도 불행한 이유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사실 돈을 얼마 벌고 잃었는가가 아니다. 그보다 더 깊고 끈질긴 것은 ‘후회’다. 샀다가 떨어지면 “괜히 샀다”고 후회하고, 사지 않았는데 오르면 “그때 살걸” 하고 후회한다. 팔았는데 더 오르면 “팔지 말걸”, 안 팔았는데 떨어지면 “그때 팔걸.”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값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든, 후회는 반드시 찾아온다.후회란 무엇인가. 그것은 눈앞의 현실을, 머릿속에서 만들어낸 ‘더 나은 다른 선택’과 끊임없이 견주는 마음이다. 문제는 가장 쌀 때 사서 가장 비쌀 때 파는 ‘완벽한 선택’이 언제나 일이 다 끝난 뒤에야 선명해진다는 데 있다. 그 순간에는 누구도 알 수 없었던 것을, 우리는 나중에 알게 된 정답과 비교하며 자신을 탓한다. 처음부터 붙잡을 수 없었던 환상과 자신을 견주는 셈이다.‘조금만 더’, 그 마음의 끝이 후회의 밑바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자리엔 대개 ‘조금만 더’라는 마음이 웅크리고 있다. 조금만 더 벌 수 있었는데, 조금만 더 기다렸다면.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에는 한 농부가 나온다. 해 질 녘까지 걸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면 그가 밟은 땅을 모두 주겠다는 제안에, 농부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끝없이 걸어나간다. 욕심에 너무 멀리 가버린 그는 해가 지기 전에 닿으려 사력을 다해 뛰다가, 출발점에 도착하는 바로 그 순간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둔다. 그가 가진 땅은, 그를 묻을 두 평 남짓의 무덤이 전부였다.‘조금만 더’라는 마음이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를, 이 이야기는 서늘하게 보여준다. 더 가지려는 마음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다만 그 마음에 끝이 없을 때, 우리는 이미 손에 쥔 것의 가치도, 그것이 주는 안도감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달리기만 한다.흔들리는 것은 밖이 아니라 마음주식 시장은 늘 오르고 내렸다. 어제도, 십 년 전에도, 백 년 전에도 그랬다. 오르고 내리는 그 움직임은 우리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바깥에서 오르내리는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를 따라 쉴 새 없이 출렁이는 내 마음이다. 같은 소식을 들어도 사람마다 반응은 전혀 다르다. 값이 크게 떨어진 날, 어떤 사람은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다’하며 담담히 저녁을 먹고, 어떤 사람은 한숨도 못 잔 채 밤새 화면만 들여다본다. 두 사람이 마주한 숫자는 똑같다. 다른 것은 그 숫자를 바라보는 마음의 자리뿐이다.우리는 흔히 얼마를 가졌느냐가 행복을 정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같은 돈을 손에 쥐고도 누구는 불안에 떨고, 누구는 평온하다. 결국 행복을 가르는 것은 가진 것의 크기가 아니라, 그것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다. 숫자는 바깥에 있지만, 행복은 언제나 안에서 결정된다.오늘 하루, 숫자를 잠시 내려놓고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음을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매어두지 않는 데서 시작한다. 내일 값이 오를지 내릴지는 내가 어찌할 수 없다. 그러나 오늘 내가 무엇에 마음을 둘지는 오롯이 내가 정할 수 있다.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오르내리는 숫자를 확인하는 시간을 하루에 몇 번으로 정해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그 숫자에 끌려다니는 일이 크게 줄어든다. 시시각각 들여다볼수록 마음은 그만큼 더 자주 출렁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비워낸 시간에, 가까운 사람과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누거나 한동안 미뤄둔 산책을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손에 쥔 것이 늘었든 줄었든, 그 한 끼의 온기와 저녁 공기의 산뜻함만큼은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렇게 마음을 바깥에서 안으로 돌려놓고 나면, 어제까지 그토록 크게 보이던 그 숫자가 조금은 작게 느껴지기 시작한다.누구에게나, 바깥이 아무리 출렁여도 함께 흔들리지 않는 자리가 하나쯤은 필요하다. 그 자리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오늘 저녁 식탁에 마주 앉은 가족의 얼굴일 수도 있고, 아침마다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일 수도 있고, ‘나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자신에게 건네는 한마디일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은 가진 돈이 반으로 줄어도 그대로 남아 있고, 두 배로 불어나도 더 좋아지지 않는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우리를 붙잡아주는 닻이 되어준다.당신의 행복은, 지금 어디에 닻을 내리고 있는지요?
    칼럼한승민 선릉숲 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2026/06/09 01:03
  • 뜨거워진 정수리를 보호하라… 탈모 막으려면, 가르마는 ‘이렇게’

    뜨거워진 정수리를 보호하라… 탈모 막으려면, 가르마는 ‘이렇게’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면 사람들은 지친 피부와 몸을 돌보느라 분주해진다.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보양식을 찾아 먹으며 기력을 보충하지만, 의외로 이 시기에 가장 처절하게 사투를 벌이고 있는 부위를 간과하곤 한다. 바로 머리 위에서 직사광선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두피와 모발이다.흔히 가을을 ‘탈모의 계절’이라고 부르며 낙엽처럼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보며 한숨을 쉬곤 한다. 하지만 이는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착각이다. 가을철에 발생하는 무더기 탈락 현상은 대개 3개월 전, 즉 여름철에 입은 깊은 타격의 결과물이다. 여름이라는 계절이 던지는 여러 변수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통제해야만 소중한 모낭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다.여름철 대낮에 야외를 거닐다 보면 정수리가 화끈거리는 불쾌한 열감을 겪게 된다. 이는 단순한 더위의 문제가 아니라, 세포에서 벌어지는 비상사태 신호다. 모발의 대부분은 케라틴이라는 단단한 구조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강렬한 자외선은 이 케라틴의 화학적 결합을 사정없이 끊어내며 모발의 골격을 분해한다. 자외선에 오래 노출된 머리카락이 푸석해지고 끝이 갈라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이때 모발 속 멜라닌 색소는 자외선을 흡수해 단백질 파괴를 막아주는 천연 방패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흰머리나 염색으로 밝아진 모발은 이 방패가 취약하거나 아예 없어 자외선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더 심각한 것은 두피의 온도 상승이다. 직사광선으로 인해 두피 온도가 40°C를 넘어서면 세포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며, 모낭의 정상적인 성장 주기를 교란한다. 활발히 자라나야 할 모발을 강제로 휴식기 상태로 전환해 버리는 것이다. 여름내 달아오른 두피를 방치한 대가가 가을날의 가혹한 탈모로 돌아오는 이유다.여름의 또 다른 복병은 땀과 피지 분비다. 기온이 딱 1°C 올라갈 때마다 피지 분비량은 대략 10%씩 수직 상승한다. 과도한 기름기와 땀이 두피의 죽은 각질, 외부 미세먼지와 한데 엉키면 모공은 숨 쉴 구멍을 잃고 막혀버린다.세균이 번식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다. 땀 속의 염분이 두피를 자극하고 고인 피지가 부패하면서 모낭염이라는 염증성 질환을 유발한다. 이 염증이 뿌리 깊게 반복되면 모낭 자체가 위축되고 기능이 약화되어 결국 국소적인 탈모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번거롭더라도 땀을 흘린 직후 가급적 빠르게 두피를 세정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지가 가득한 상태로 잠자리에 들거나 땀에 젖은 채 모자를 오래 쓰고 있는 행위는 모낭에 독을 붓는 것과 다름없다.휴가지에서 즐기는 시원한 물놀이 역시 모발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습격이다. 수영장 물에 섞인 소독용 염소 성분은 강력한 살균력을 지닌 만큼, 모발 표면을 코팅해 수분을 지켜주는 천연 오일막(지질)을 녹여버린다. 이 보호막이 사라진 모발은 푸석하고 뻣뻣해지며 내부 단백질 결합까지 느슨해져 작은 자극에도 툭툭 끊어진다. 바닷물의 염분도 치명적이다. 염화나트륨 결정이 모발에 남아있으면 이것이 마치 돋보기 렌즈처럼 작용해 자외선을 모발 내부로 집중시키고 두피의 수분을 빼앗아 간다.여름철 탈모 관리는 이처럼 명확한 인과관계를 가진 환경적 요인들을 하나씩 차단하는 과학적인 접근에서 출발한다. 야외 활동 시에는 가르마 방향을 자주 바꿔 특정 부위만 집중적으로 타격을 입는 상황을 피해야 하며, 통풍이 잘되는 모자나 양산으로 물리적 방어벽을 세워야 한다.세정 단계에서도 지혜가 필요하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하루 두 번 머리를 감아도 좋으나 두피 자극을 최소화하는 약산성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멘톨이나 티트리 성분으로 두피 열을 내리는 것은 일시적인 도움이 되지만, 그렇다고 얼음물을 끼얹는 식의 극단적인 자극은 오히려 두피를 더 예민하게 만들 뿐이다. 물놀이할 때는 입수 전 수돗물로 모발을 충분히 적셔 염소나 염분이 스며들 여지를 줄이고, 끝난 후에는 모발 구석구석을 철저히 헹구어 낸 뒤 수분과 단백질을 공급해야 한다.마지막으로 삼계탕이나 장어 같은 기름진 보양식을 일시적으로 섭취한다고 해서 모낭이 극적으로 부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과도한 지방 섭취는 피지 분비를 부추겨 두피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평소 신선한 채소와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유지하는 것이 세포 건강에 훨씬 좋다. 유전성 탈모로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계절과 상관없이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가을의 풍성함을 누리고 싶다면 바로 지금, 뜨거워진 머리 위를 냉철하게 진단하고 관리해야 할 때다.(*이 칼럼은 뉴헤어 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김진오 뉴헤어 성형외과 원장(대한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수석탈모분과위원장)2026/06/08 21:41
  • 20년 믿었는데… 통곡물은 정말 만능 건강식일까?

    20년 믿었는데… 통곡물은 정말 만능 건강식일까?

    통곡물을 주식으로 삼은 지 20년이 넘었다. 밥은 현미와 칠분도미를 반반씩 섞어 짓는다. 예전에는 백미를 섞었지만 최근에는 칠분도미로 바꿨고 만족스럽다. 빵도 마찬가지다. 제과·제빵을 20년 넘게 취미로 해온 덕분에 통밀빵을 자주 구워 먹었다. 다만 통밀 100% 빵은 만들기도 어렵고 식감도 지나치게 거칠어 백밀가루를 절반 정도 섞어 사용한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직접 굽는 데 흥미가 줄어 온라인에서 각종 통밀빵과 호밀빵을 사 먹고 있다.겨층의 섬유질과 배아에 풍부한 덕분에 통곡물이 더 건강하다고 굳게 믿어온 지난 20년이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 고민이 생겼다. 통곡물이 우리가 생각한 만큼 건강에 이롭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장점이라 여겨졌던 겨와 배아가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소화 효소로 잘 분해되지 않는 탄수화물 결합 단백질 렉틴이나 철분이나 칼슘 같은 필수 미네랄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는 ‘피티산’때문이다. 통곡식에 풍부한 불용성 식이섬유 역시 모두에게 이로운 것은 아닐 수 있다. 장 운동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장내 미생물 불균형에 시달리는 이들에겐 오히려 부담이 수 있다. 거친 식이섬유가 점막이 예민해진 장벽을 물리적으로 긁으며 자극을 줄 수 있다. 또한 완전히 소화되지 않은 통곡물의 잔해가 대장으로 내려가면 유해균의 먹이가 되어 복부 팽만감이나 복통, 설사를 유발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장이 불편한 이들에게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는 흰쌀밥이 더 좋다. 최근 부쩍 대중화된 연속혈당측정기도 통곡물 신화가 흔들리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통곡물은 혈당지수가 낮아 혈당을 천천히 올린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한 대규모 혈당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다른 결론이 나왔다. 현미밥이나 통밀빵을 먹었지만 백미밥이나 흰빵을 먹었을 때와 흡사하게, 또는 그 이상 혈당이 치솟은 사례가 수두룩하게 나온 것이다. 우연히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셈인데, 곡물의 종류나 도정 정도보다 개인의 유전적 특성이나 장내 미생물 환경이 혈당 조절에 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사실이 증명됐다. 만약 통곡물이 우리가 믿어온 만큼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랫동안 통곡물을 즐겨온 입장에서 나름 고민해 보았지만, 거창한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했다.무엇보다 통곡물을 꾸준히 섭취하는 일 자체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의식적으로 직접 조리하지 않는 이상 식당에서 제공되는 밥은 대부분 백미다. 빵도 마찬가지다. 통곡물의 겨와 배아, 그리고 그 안에 포함된 여러 효소를 다루기 위해서는 천연발효종을 사용하는 등 까다로운 공정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제대로 만든 통곡물빵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현미 100% 밥이나 통밀 100% 빵은 식감이 거칠고 향도 강해 대중적인 맛과는 거리가 있다.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평소에는 백미밥이나 흰빵을 먹고 기회가 될 때마다 빵을 곁들이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특별히 식습관을 바꿔야 할 이유도, 통곡물을 지나치게 신봉할 이유도 없다. 적어도 피할 수 없이 백미밥이나 흰빵을 먹게 될 때 마음의 부담을 조금 덜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결론인 듯하다. 
    칼럼이용재 음식평론가2026/06/08 05:00
  • 지적 장애와 경계성 지능… 주요 차이점은?

    지적 장애와 경계성 지능… 주요 차이점은?

    아이의 발달 과정에서 인지 기능은 학습과 사회적 적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일부 아동은 또래보다 인지 발달 속도가 느리거나 특정 영역에서 어려움을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지적 장애와 경계성 지능이다. 두 상태는 모두 인지 기능과 관련이 있지만 진단 기준과 특성, 필요한 지원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각각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아이의 기능 향상과 장기적인 적응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지적 장애는 지적 기능의 저하와 함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적응 기능의 제한이 동반되는 신경발달장애다. 일반적으로 지능검사에서 IQ 70 미만이면서 의사소통, 자기관리, 사회적 기술 등 적응 행동 영역에서 어려움이 확인되고, 이러한 양상이 발달 시기인 18세 이전부터 나타날 경우 진단을 고려한다.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약 1%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중증도에 따라 기능 수준과 필요한 지원의 범위는 매우 다양하다.지적 장애 아동은 언어 발달이 늦거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타인의 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보일 수 있다. 또한 학습 속도가 느려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며,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데 제한을 경험하기도 한다. 일부 아동에서는 운동 발달 지연이 동반되거나 자폐스펙트럼장애와 같은 다른 신경발달 특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이러한 특성은 개인마다 차이가 크기 때문에 동일한 진단을 받았더라도 실제 기능 수준은 상당히 다를 수 있다.지적 장애의 원인은 단일 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염색체 이상이나 유전자 변이와 같은 유전적 요인, 뇌 구조 및 기능의 이상과 같은 신경발달 요인,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산기 합병증, 영양 부족이나 환경적 자극의 결핍 등 다양한 생물학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일부 사례에서는 현재의 의학적 검사로도 명확한 원인을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지적 장애의 치료 목표는 완치보다는 기능 향상과 적응 능력 증진에 있다. 언어치료, 작업치료, 인지·학습치료와 같은 재활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아동의 수준에 맞춘 개별화 교육 계획도 중요하다. 또한 행동 문제나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의학적 치료가 병행될 수 있다. 무엇보다 조기에 특성을 발견하고 개입할수록 발달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한편 경계성 지능은 지적 장애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평균보다 낮은 인지 기능으로 인해 학습과 사회적 적응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IQ 70~85 범위에 해당하며 전체 인구의 약 10~15%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경계성 지능 아동은 학습 속도가 또래보다 느리고 반복 학습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언어 이해와 표현 능력이 다소 제한적일 수 있으며, 복잡한 상황을 판단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또래 관계를 형성하거나 사회적 상호작용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경계성 지능은 명확한 장애 범주로 분류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해 학업 부진이 지속되거나 자신감 저하, 불안, 우울과 같은 정서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경계성 지능 아동에게는 특성에 맞춘 교육적 지원이 중요하다. 학습 내용을 단계적으로 제시하고 충분한 반복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또래와의 긍정적인 상호작용 경험을 늘릴 수 있도록 사회성 훈련을 병행하고, 실패 경험을 최소화하며 자기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지적 장애와 경계성 지능 아동을 양육하는 보호자라면 검사 결과를 단순히 숫자로만 해석하기보다 아이의 기능적 특성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또한 부족한 부분만 바라보기보다 강점과 약점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일관된 환경 속에서 반복적인 학습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필요할 경우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나 발달 전문가와 협력해 아이에게 적합한 지원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지적 장애와 경계성 지능은 발달의 속도와 방식의 차이를 반영하는 개념이지 단순히 능력의 우열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조기에 특성을 파악하고 적절한 개입을 시행하는 것은 아동의 기능 향상과 사회적 적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의 발달은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지속적인 관찰과 환경적 지원이 함께 이루어질 때 보다 안정적인 성장과 적응을 기대할 수 있다.(*이 칼럼은 임신영 임신영재활의학과의원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임신영 임신영재활의학과의원장2026/06/06 21:00
  • [의학칼럼] 밤에 더 아픈 어깨, 대체 뭐 때문이지?

    [의학칼럼] 밤에 더 아픈 어깨, 대체 뭐 때문이지?

    어깨가 아플 때 많은 사람들은 “잠을 잘못 잤나 보다”, “며칠 쉬면 괜찮아지겠지”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일시적인 근육 긴장이나 피로로 인한 통증은 충분한 휴식만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낮에는 견딜 만하다가도 밤이 되면 통증이 심해져 잠을 설치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근육통 이상의 문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수면을 방해할 정도의 야간 통증이 지속된다면 회전근개 질환이나 충돌증후군과 같은 구조적 병변 및 염증 반응이 동반된 어깨 질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어깨 통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충돌증후군(impingement syndrome)과 회전근개 질환(rotator cuff disease)이 있다. 충돌증후군은 견봉(어깨뼈)과 상완골두(위팔뼈) 사이 공간이 좁아지면서 그 사이를 지나는 회전근개 힘줄과 점액낭이 반복적으로 압박 및 마찰되어 염증과 퇴행성 변화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지속적인 자극은 힘줄의 부종과 비후(두꺼워짐)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견봉하 공간을 더욱 좁게 만들어 통증과 기능 저하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초기에는 단순한 뻐근함이나 불편감 정도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팔을 들어 올리거나 특정 각도에서 움직일 때 통증이 뚜렷해지고 일상 동작에도 불편함이 나타난다. 옷을 입거나 머리를 감는 동작, 높은 곳의 물건을 집는 동작에서 반복적으로 통증이 발생한다면 이를 피로로만 보기 어려운 상태일 수 있다. 증상이 지속되면 어깨의 가동 범위가 감소하고, 통증을 피하기 위해 움직임 자체를 줄이게 되면서 근력 약화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특히 회전근개 질환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야간 통증이다. 이는 ‘밤이라 더 예민하게 느껴지는 통증’이 아니라, 누운 자세에서 발생하는 생리적 변화와 관련이 있다. 수면 시에는 견봉하 공간 내 압력이 증가하고, 염증 부위의 혈류 및 조직 압력 변화가 통증 수용체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 또한 옆으로 누워 자는 경우 손상된 회전근개와 점액낭 부위가 직접 압박되면서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낮에는 비교적 견딜 만하다가도 밤이 되면 통증이 악화되어 수면 장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이러한 야간 통증은 단순 근육통과 구분되는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근육통은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하고 휴식 시에는 완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회전근개 질환에서는 오히려 밤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통증의 강도뿐 아니라 통증이 나타나는 시간대와 양상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문제는 이러한 초기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충돌증후군이나 회전근개 건병증을 방치하면 반복적인 충돌과 염증으로 인해 힘줄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고, 결국 부분층 파열(partial-thickness tear)이나 전층 파열(full-thickness tear)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한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만으로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으며, 치료 범위와 회복 기간 또한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 치료가 보편화되면서 수술 부담이 과거보다 감소한 편이다. 작은 절개를 통해 병변을 직접 확인하고 치료할 수 있어 주변 조직 손상이 상대적으로 적고 회복 또한 빠른 장점이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수술을 해야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증상이 진행되기 전에 현재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초기 단계의 회전근개 질환이나 충돌증후군은 약물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 생활습관 교정 등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어깨 통증은 흔한 증상이지만 그 원인과 진행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특히 밤마다 반복되는 통증으로 잠을 설친다면 단순 피로나 일시적인 근육통으로 넘기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가볍게 여겼던 통증이 점차 힘줄 손상과 기능 저하로 이어지기 전에 현재 상태를 점검하고 적절한 시점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어깨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이 칼럼은 이재민 신세계서울병원 병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이재민 신세계서울병원 병원장2026/06/01 17:30
  • [의학칼럼] 흐릿한 시야, ‘노안’과 ‘백내장’ 감별이 치료의 출발점

    [의학칼럼] 흐릿한 시야, ‘노안’과 ‘백내장’ 감별이 치료의 출발점

    40대 중반을 넘어서면 많은 사람이 가까운 글씨가 흐릿해지는 변화를 경험한다. 대개 '노안이 왔다'며 돋보기로 넘기지만, 안과 전문의들은 이 시기 시야 흐림이 노안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노안과 백내장은 같은 연령대에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감별 진단이 치료의 첫 단추로 작용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견해다.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두 질환노안과 백내장은 모두 수정체의 노화에서 비롯되지만 기전이 다르다. 노안은 수정체가 탄력을 잃고 모양체의 조절 기능이 떨어지면서 근거리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지는 현상으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에게나 나타난다. 반면 백내장은 투명해야 할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노화 외에도 당뇨·외상·유전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어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도 발생한다.문제는 증상의 혼동이다. 노안으로만 여겨 돋보기에 의존하는 사이 백내장이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야가 안개 낀 듯 뿌옇고, 야간 빛 번짐이 심해지며, 색 대비가 떨어진다면 단순 노안으로 보기 어렵다. 백내장은 약물로 되돌릴 수 없고 진행을 늦추는 데도 한계가 있어, 근본적 치료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뿐이라는 점도 환자들이 흔히 놓치는 부분이다.정밀 진단과 맞춤 설계가 결과를 가른다최근에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활용해 백내장 수술과 동시에 노안을 함께 개선하는 접근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같은 렌즈를 삽입해도 각막 상태, 동공 크기, 직업과 주된 생활 거리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달라지며, 다초점 렌즈는 야간 빛 번짐이나 대비감도 저하가 동반될 수 있어 모든 환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결국 수술 전 정밀 계측과 환자별 맞춤 설계가 결과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선택의 기준은 어디에 두어야 하나노안 백내장 수술은 삽입한 인공수정체를 재교체하기 어려워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비용이나 광고 문구보다 정밀 검사 장비 보유 여부, 검사 결과에 근거한 맞춤 설계, 수술 이후의 관리 체계를 함께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흐릿해진 시야는 받아들여야 할 노화의 흔적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개입으로 개선 가능한 치료의 대상이며, 그 출발점은 자신의 눈 상태를 정확히 아는 데 있다는 점을 의료계는 거듭 강조하고 있다.(*이 칼럼은 김국회 알파서울안과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김국회 알파서울안과 대표원장2026/06/01 11:46
  • 중동 여성은 갱년기 없다던데… 비밀은 ‘이 과일’?

    중동 여성은 갱년기 없다던데… 비밀은 ‘이 과일’?

    중동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란하면 떠오르는 것이 호르무즈해협과 석유, 핵과 같은 것들이 됐지만, 사실 이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던 것 중 가장 친숙한 것은 석유가 아닌 석류다.석류는 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인도 북부, 지중해까지. 중동 지역에 폭넓게 걸쳐진 지역을 원산지로 하는 고대 과실이다. 기원전 3000년 전 초기 청동기 시대 유적에서 이미 탄화된 석류 외피를 발견했다고 하니 실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과일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 만큼 여러 종교에서 중요한 역할로 나오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구약성서에서 석류는 ‘다산, 풍요, 행운을 상징하는 신성한 과실’로 칭해지기도 한다.그런가 하면 석류는 ‘미인은 석류를 좋아해’라는 멜로디가 떠오르는 사람이 많을 텐데, 클레오파트라와 양귀비가 매일 먹은 과일이 이 석류이기도 하다.오랜 역사만큼 당연히 의학적으로도 사용되었는데 원산지가 중동인만큼 인도와 그 인접 국가의 전통 의학에서 폭 넓게 쓰였다.인도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에서는 석류를 심장 보호, 갑상선 질환, 당뇨 치료에 사용해 왔었다. 쿠란과 이슬람 전통 의학에서는 황달, 기침, 심장질환에 사용했으며 특히 얼굴을 깨끗하게 하고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는 데에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어 미인들이 먹은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이러한 석류는 실크로드를 타고 중국으로도 전파되었다. 중국에 석류가 전파된 것은 서한시대로 알려져 있으며 초기에는 신성한 과일이라고 하여 주로 왕궁의 장식용 식물로 사용되다가, 이후 중추절에 석류를 먹는 전통이 있다고 기록될 정도로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었다.석류는 실크로드를 타고 건너오면서 중국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전통 의학에서도 사용되었다. 몽골의학과 티벳 의학에서는 소화불량에 사용했으며, 위구르 의학에서는 잇몸의 염증 등 항균 작용을 위해 사용했다. 중국에서는 석류껍질을 주로 약물로 사용했는데 지사(止瀉), 지혈(止血), 구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현대에서 연구된 결과 역시 여러 지역에서 사용된 석류의 효과를 뒷받침한다. 항산화, 항균, 항암, 항고혈압, 항당뇨, 지질대사 조절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특히 석류껍질의 경우 상처 회복에 좋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석류껍질 5%를 함유한 국소 처치를 시행한 결과 15일경 상처 치료 진행을 59.5% 가속화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다.또한 중동 지역 여성들은 갱년기증상이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석류씨 오일이 갱년기증상을 유의미하게 개선 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하며, 최근에는 남성 활력에도 석류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기도 하다.집에서는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 석류 관련 제품은 워낙 시중에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가정에서 힘들게 만들어 먹을 필요는 없다. 대신 석류는 과실만 먹기보다는 씨와 껍질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단, 석류는 유사 에스트로겐 효과로 인해 자궁근종이 있는 여성의 경우에는 과한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석류 주스를 섭취한 후 간혹 설사를 일으키는 사람들도 있으니 전문가인 한의사와 상의하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칼럼최윤용 한의사(으뜸생약 대표) 2026/06/01 06:30
  • “올리브오일로는 콜레스테롤 수치 못 낮춘다”

    “올리브오일로는 콜레스테롤 수치 못 낮춘다”

    혈관 건강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는 믿음 때문에, 매일 아침 공복에 올리브오일을 한 숟가락씩 챙겨 드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건강을 생각해서 샐러드에 듬뿍 뿌려 먹거나, 요리를 할 때도 다른 기름 대신 무조건 올리브오일만 고집하기도 하죠. 하지만 전 세계의 시험 결과들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상식처럼 믿고 있던 이 행동이 잘못됐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오늘의 퀴즈: 몸에 좋다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매일 따로 챙겨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질까?
    칼럼김연휘 의사·유튜브 ‘근알의’ (근거를 알려주는 의사) 운영2026/05/31 22:00
  • 술 마신 다음 날, 우울한 이유

    술 마신 다음 날, 우울한 이유

    우울증 환자 중에는 술을 약처럼 사용하는 이들이 있다. 잠들기 위해 마시고, 생각을 멈추기 위해 마신다. 외로움을 견디고, 자기혐오에서 벗어나기 위해, 긴장을 풀려고 술을 마신다. “술로 스트레스를 푼다”고 말하는 환자들도 많다. 술은 실제로 잠깐의 진정 효과를 낸다. 문제는 그 효과가 너무 짧고, 대가가 너무 크다는 데 있다.알코올은 참 교묘한 물질이다. 처음에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굳어 있던 몸이 풀리고, 말문이 트이고, 마음속에 엉켜 있던 걱정이 잠시 물러난다. 불안으로 예민해진 뇌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 같다. 그래서 술이 문제라는 것을 알면서도 다시 술을 찾게 된다. 술이 고통을 해결해 주지는 못해도, 잠시 잊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알코올은 뇌의 여러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준다. 도파민과 엔도르핀을 자극해 기분을 잠시 띄우고, 긴장을 풀어준다. 특히 뇌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GABA의 작용을 강화하고, 흥분을 담당하는 글루타메이트의 작용을 억제한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몸과 마음이 이완된다. 불안이 줄어들고, 잠도 쉽게 올 것처럼 느껴진다.하지만 뇌는 한쪽으로 기울여진 상태를 그대로 두지 않는다. 알코올로 인해 진정 작용이 강해지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반대 방향으로 조절이 시작된다. 흥분성 시스템이 다시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반응도 높아진다. 문제는 알코올이 몸에서 빠져나간 뒤에도 이 보상 작용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래서 음주한 다음 날 아침, 이유 없이 가슴이 뛰고 불안해진다. 잠은 잔 것 같은데 개운하지 않다. 사소한 말에도 예민해지고, 별일 아닌데도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 이것은 단순한 숙취만은 아니다. 술이 뇌의 균형을 흔들어놓은 결과다. 알코올은 수면도 망가뜨린다. 술을 마시면 잠이 드는 시간이 짧아질 수 있다. 그래서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은 술을 수면제처럼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술로 유도된 잠은 질 좋은 잠이 아니다. 깊은 수면은 줄어들고, 렘수면을 포함한 수면 구조가 흐트러진다. 새벽에 자주 깨고, 자고 나도 푹 잔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우울증 환자에게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감정을 회복하고 생각을 정리하며 다음 날을 버티게 해주는 중요한 치료 자원이다. 술은 이 중요한 자원을 갉아먹는다.스트레스 호르몬도 문제다. 과음 뒤에는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 몸은 쉬고 싶은데 뇌는 각성되어 있다. 기운은 없는데 마음은 불안해진다. 이 모순된 상태가 다음 날의 우울감을 더 깊게 만든다. 뇌는 활성화되어 있지만, 기력은 소진된 상태다. 이것이 술 마신 다음 날 많은 사람이 겪는 불안과 우울의 생리적 배경이다.술이 다음 날의 기분을 망가뜨리는 과정은 뇌 안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장과 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장-뇌 축(Gut-Brain Axis)’도 주목받고 있다. 술은 뇌에만 작용하는 물질이 아니다. 알코올은 위장관을 지나며 장 점막을 자극하고,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깨뜨린다. 반복적인 음주는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떨어뜨리고, 장 점막의 방어 기능을 약화시킨다. 장 안에 머물러야 할 세균 성분과 독소가 혈류로 더 쉽게 들어오게 된다. 이것을 장 투과성 증가라고 한다.몸은 이것을 위협 신호로 인식한다. 혈류로 들어온 세균 유래 물질은 면역계를 자극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촉진한다. 그 결과 전신에서 낮은 수준의 염증 반응이 지속될 수 있다. 이 염증 신호는 혈액을 타고 뇌에 직접 영향을 미치거나, 미주신경과 스트레스 호르몬 경로를 통해 뇌의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를 자극한다. 그 결과 피로감, 무기력, 집중력 저하, 수면의 질 저하가 나타나고, 우울증은 악화된다.우울과 술의 문제는 서로 엉켜 있다. 장기간의 음주는 무기력, 의욕 저하, 불면, 불안, 짜증, 집중력 저하를 일으킨다. 그런데 이 증상들은 우울증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원래 있던 우울증 때문에 생긴 증상인지, 술 때문에 일어난 문제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우울이 술을 부르고, 술이 다시 우울을 키운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우울증과 알코올 문제는 함께 깊어진다. 술을 줄이려면 우울을 함께 다뤄야 하고, 우울을 치료하려면 술 문제도 같이 관리해야 한다.술을 끊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술 문제를 의지의 부족으로만 보면 환자는 더 수치감을 느끼게 된다. 술을 끊으라고만 하고 그 사람이 왜 술에 기대게 되었는지를 보지 않으면 치료는 오래가지 못한다. 외로워서 마시는가. 불안해서 마시는가. 잠이 오지 않아서 마시는가. 자신을 비난하는 생각을 잠시 멈추고 싶어서 마시는가. 사람들 사이에서 긴장을 풀기 위해 마시는가. 술이 그 사람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술을 줄이려면 먼저 술을 마시고 싶어지는 순간의 생각을 관찰해야 한다. 언제 술이 가장 당기는지, 어떤 감정 뒤에 술 생각이 나는지, 술을 마시기 전 마음속에서 어떤 생각이 반복되는지 살펴본다. “오늘 하루 너무 힘들었으니까 한잔은 괜찮아” “이렇게라도 안 하면 못 잘 것 같아” “잠깐이라도 잊고 싶어” 이런 생각들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술잔으로 향하는 손을 멈추고, 지금 내게 정말 중요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을 수 있다.이후, 술이 맡고 있던 역할을 다른 행동으로 조금씩 바꿔나간다. 잠들기 위해 마셨다면 수면 습관을 다시 세운다. 긴장을 풀기 위해 마셨다면 산책, 호흡, 따뜻한 샤워, 가벼운 스트레칭처럼 몸을 진정시키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마셨다면 누군가에게 짧은 메시지를 보내거나, 혼자 견디는 시간을 덜 고립되게 만드는 장치가 필요하다. 저녁 식사 때, 친구들과 외출할 때, 또는 힘든 하루를 보낸 후 마시던 술을 대체할 만한 것을 준비한다. 냉장고 속에 술 대신 무알코올 음료를 넣어두는 것도 금주를 위한 좋은 시작이다.
    칼럼김병수 김병수정신건강의학과 원장2026/05/30 10:02
  • [의학칼럼] 레이저 백내장 수술, 카탈리스 장비로 정밀하고 안전하게

    [의학칼럼] 레이저 백내장 수술, 카탈리스 장비로 정밀하고 안전하게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눈 속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이다. 초기에는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시력 저하, 눈부심, 단안 복시, 야간 시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노안으로 착각해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백내장은 초기에 약물 치료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이미 혼탁해진 수정체를 다시 투명하게 되돌리기는 어렵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준다면 정확한 검진을 통해 수술 시기와 치료 방법을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기존 백내장 수술은 의료진이 직접 손으로 미세 절개 기구를 이용해 각막과 수정체낭을 절개한 후, 초음파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오랜 기간 시행되어 온 표준적인 수술법이지만, 집도의의 숙련도와 손기술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최근에는 수술 과정의 정밀도를 높이고 환자별 안구 특성을 보다 세밀하게 반영하기 위해 레이저 백내장 수술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미 FDA, 유럽 CE,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전성을 공인받은 최첨단 카탈리스 장비(CATALYS Laser System)가 있다.카탈리스 장비는 컴퓨터 제어와 3D 안구 광학 단층 촬영(OCT) 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안구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막 절개, 수정체 전낭 절개 등을 레이저로 진행할 수 있는 장비다.특히 프리미엄 노안·백내장 수술의 성패를 가르는 ‘수정체 전낭 절개’ 단계에서 카탈리스의 진가가 발휘된다. 단 1.5초 만에 완벽한 원형으로 정교하게 절개하기 때문에, 수술 후 삽입되는 프리미엄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수술 후 시력의 질과 만족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안전성과 회복 속도 측면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졌다. 레이저 백내장 수술은 120도 다면 다각 절개 기술을 적용하여 절개 부위를 정교하게 고정하므로,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2차 감염이나 합병증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또한 사람마다 다른 안구 구조에 맞춰 레이저로 난시 교정 절개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고도 난시 환자에게도 매우 정교한 결과를 제공한다. 레이저가 혼탁해진 수정체를 미리 부드러운 격자 모양으로 잘게 파쇄하여 초음파 에너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각막 세포 손상을 현저히 줄여 수술 후 통증이나 부종이 적고 환자들의 일상 복귀를 앞당기는 실질적인 이점으로 이어진다.물론 장비의 발전이 수술의 모든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백내장 수술은 환자 개개인의 안구 구조, 각막 상태, 난시 여부, 그리고 평소 라이프스타일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적절한 인공수정체를 선택해야 수술 후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다.따라서 만족스러운 시력 회복을 원한다면 첨단 레이저 장비의 도입 여부와 함께,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는지, 철저한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를 꼼꼼히 확인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이 칼럼은 김재봉 신세계안과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김재봉 신세계안과 대표원장2026/05/29 11:28
  • [의학칼럼] 중년 관심 커진 무삭제라미네이트… 자연스러우려면?

    [의학칼럼] 중년 관심 커진 무삭제라미네이트… 자연스러우려면?

    나이가 들수록 피부 탄력 변화뿐 아니라 치아 색상과 형태, 잇몸 라인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오랜 기간 사용한 치아는 점차 마모되거나 착색이 깊어질 수 있고, 잇몸이 내려가면서 예전보다 인상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사례도 적지 않다.최근에는 사회활동과 대인관계를 이어가는 중년층 사이에서 치아 심미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삭제라미네이트와 최소삭제라미네이트 상담을 고려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과도하게 인위적인 변화보다 자연스러운 인상과 기존 이미지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관련 치료 방향에도 변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중년층 심미치료 관심 증가… “자연스러운 변화 원해”과거 심미치료가 단순히 밝고 하얀 치아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얼굴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방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년층에서는 치아 마모와 잇몸 변화가 함께 진행된 사례가 적지 않아 단순히 치아 색상만 바꾸는 방식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또한 치아 길이가 짧아지거나 치아 사이가 벌어지는 현상, 웃을 때 드러나는 치아 비율 변화 등도 함께 나타날 수 있어 현재 구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무삭제라미네이트·최소삭제라미네이트, 자연치 보존 방향으로 접근무삭제라미네이트와 최소삭제라미네이트는 치아 삭제량을 줄이거나 삭제 없이 얇은 보철물을 부착해 치아 형태와 색상을 개선하는 심미치료 방식이다. 자연치 손상을 줄이는 방향으로 접근한다는 특징 때문에 중년층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다만 모든 경우에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니다. 치아 배열 상태나 돌출 정도, 기존 보철 여부 등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최소한의 삭제가 필요한 사례도 있을 수 있다. 특히 중장년층에서는 치아 마모와 교합 변화가 동반된 경우가 많아 심미적인 부분만 우선하게 되면 보철물 손상이나 불편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이갈이·교합 상태까지 함께 확인 필요중년 이후에는 이갈이와 이악물기 습관으로 인해 특정 치아에 힘이 집중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앞니 끝이 닳거나 치아 균열이 발생하는 사례도 나타날 수 있으며, 교합 균형이 맞지 않는 상태라면 일부 치아에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이 때문에 무삭제라미네이트나 최소삭제라미네이트를 계획할 때 단순히 치아 모양과 색상만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치아 기능 상태와 교합 균형, 잇몸 건강 등을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또한 기존 보철물이 있는 경우라면 전체적인 구강 상태를 함께 고려해 치료 방향을 설정해야 하며, 충분한 상담과 진단 과정을 통해 적용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과도한 변화보다 기존 이미지와 조화 중요최근 중년층 심미치료에서는 과도하게 희거나 획일적인 치아 형태보다 기존 얼굴 이미지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방향을 선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치아 크기와 배열, 색상 톤뿐 아니라 웃을 때 드러나는 치아 비율과 잇몸 노출 정도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이다.또한 중년층의 무삭제라미네이트와 최소삭제라미네이트는 단순히 치아 색상을 밝게 만드는 치료라기보다 치아 마모와 교합 상태, 잇몸 변화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심미치료다. 자연치 보존 가능 여부와 기능적인 부분을 충분히 분석한 뒤 개인의 얼굴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이 칼럼은 최종명 강남 리엔장치과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최종명 강남 리엔장치과 대표원장2026/05/28 18:07
  • [의학칼럼] 스마트노바라식, 정밀 보정과 회복 부담 함께 살펴야

    [의학칼럼] 스마트노바라식, 정밀 보정과 회복 부담 함께 살펴야

    시력교정술을 고민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살펴보는 부분은 수술의 정밀도와 회복 과정이다. 수술 후 야간 빛 번짐, 안구건조증, 통증, 일상 복귀 시점 등에 대한 걱정도 수술 결정을 신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각막 절개 범위를 줄이고, 수술 중 눈의 움직임을 보정하는 방식의 시력교정술이 주목받고 있다.그중 스마트노바라식은 미세 절개 방식과 정밀 보정 기술을 함께 활용하는 시력교정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각막을 크게 절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작은 절개창을 통해 교정을 진행하며, 수술 전 검사 데이터와 수술 장비의 연동을 바탕으로 개인별 눈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모든 시력교정술은 개인의 각막 두께, 눈물막 상태, 난시 정도, 생활 환경에 따라 적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정밀 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스마트노바라식에서 중요한 안구 회선 보정스마트노바라식에서 주목되는 요소 중 하나는 수술 중 눈의 미세한 움직임을 고려하는 보정 기능이다. 환자가 수술대에 누우면 눈동자가 미세하게 회전하는 안구 회선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안구 회선은 눈이 누운 자세에서 조금씩 돌아가는 현상을 말하며, 레이저 조사 위치나 난시 교정 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난시가 있는 경우에는 교정 축이 조금만 달라져도 수술 계획과 실제 결과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스마트노바라식에 적용되는 Centrax 기능은 이러한 눈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레이저 조사 위치를 보정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통해 수술 전 계획한 교정 방향과 실제 수술 과정의 차이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결과는 개인의 눈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저에너지 조사 방식이 고려되는 이유스마트노바라식은 바코딩 스캔 방식을 기반으로 저에너지 조사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설명된다. 수술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는 각막 조직에 전달되는 열 영향과 절단면 형성에 관계될 수 있다. 낮은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식은 각막 실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되며, 절단면을 보다 균일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각막 절단면이 고르지 않으면 빛이 통과하는 과정에서 산란이 생길 수 있다.이 경우 야간 빛 번짐이나 눈부심 같은 시각적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어, 절단면의 균일성은 시력교정술에서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다만 빛 번짐이나 안구건조증의 발생 여부는 수술 방식뿐 아니라 동공 크기, 눈물막 상태, 생활 습관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수술 전 평가가 필요하다.◇스마트노바라식의 미세 절개 방식과 각막 보존일반적인 절편 방식의 라식은 각막 표면에 절편을 만든 뒤 레이저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반면 스마트노바라식은 약 2mm 내외의 미세 절개창을 통해 시력교정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절개 범위가 줄어들면 각막 표면 신경과 상층부 구조에 가해지는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각막 상층부 조직은 눈의 구조적 안정성과 관련이 있는 부위이기 때문에, 이를 보존하는 방식은 수술 계획을 세울 때 고려할 수 있는 장점 중 하나다. 다만 회복 속도와 일상 복귀 시점은 개인의 각막 상태, 수술 범위, 회복 경과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세안, 업무, 운동 등은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단계적으로 재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검사 데이터와 수술 장비 연동의 중요성스마트노바라식의 정밀도를 높이는 또 다른 요소는 안구 계측 장비와 수술 장비인 ATOS의 연동 시스템이다. 수술 전 정밀 검사에서 확인한 각막 형태, 굴절 이상, 난시 축, 눈의 구조적 정보는 수술 계획을 세우는 기초 자료가 된다. 이러한 검사 데이터가 수술 장비와 연동되면 입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 가능성을 줄이고, 수술 계획의 일관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시력교정술은 단순히 레이저 장비만으로 결정되는 수술이 아니다. 검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환자의 눈 상태에 맞게 교정량과 수술 방식을 어떻게 설계하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스마트노바라식을 고려할 때도 장비의 기능뿐 아니라 정밀 검사 체계와 의료진의 판단 과정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스마트노바라식 선택 전 확인해야 할 점스마트노바라식은 미세 절개 방식, 안구 회선 보정, 저에너지 조사, 검사 데이터 연동 등을 통해 정밀한 수술 계획을 돕는 방식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합한 것은 아니며, 각막 두께가 충분하지 않거나 눈물막 상태가 불안정한 경우에는 다른 시력교정 방법을 함께 검토해야 할 수 있다. 라섹, 렌즈삽입술 등 다른 수술 방법이 더 적절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수술명만 보고 결정하기보다는 개인별 눈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시력교정술 후에는 안구건조, 빛 번짐, 눈부심, 염증, 감염, 과교정 또는 저교정 등 부작용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회복 양상과 시력 안정 시점은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스마트노바라식을 고려하고 있다면 충분한 정밀 검사와 상담을 통해 수술의 장점과 한계, 회복 과정, 주의사항을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이 칼럼은 이창건 하늘안과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이창건 하늘안과 대표원장2026/05/27 14:27
  • 남들 앞에 서면 머리가 새하얘지는 당신에게

    남들 앞에 서면 머리가 새하얘지는 당신에게

    누구나 마음의 병을 겪을 수 있지만 쉽게 털어놓기 힘들고 때론 스스로 인정하는 것도 어려움을 겪는다. 헬스조선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의 칼럼을 연재해 ‘읽으면서 치유되는 마음의 의학’을 독자와 나누려 한다. 정신건강 문제를 풀어내고 치유와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편집자주)
    칼럼기고자=이강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한국정신신체의학회 이사장) 2026/05/27 08:20
  • “비오틴 먹었더니 머리가 자라나요” 후기 믿어도 될까?

    “비오틴 먹었더니 머리가 자라나요” 후기 믿어도 될까?

    진료하다 보면 기본적인 치료보다 영양제에 더 열광하는 경우를 자주 맞닥뜨린다. 탈모 치료 분야에서 특히 비오틴은 마치 탈모인의 필수품처럼 추앙받는다. 포털에서 검색해보거나 SNS를 조금만 훑어봐도 “비오틴 먹고 머리가 났어요”라는 후기가 넘쳐나지만, 최신 연구들과 논문들을 살펴본 의학적 결과는 이런 마케팅 내용과 많이 다르다.비오틴이라고 불리우는 비타민 B7은 지방산 합성이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필수적인 조효소다. 우리 몸의 화학 공장이 돌아가는 데 꼭 필요한 윤활유 같은 존재다. 분명 비오틴이 심각하게 결핍되면 피부염이나 신경계 증상과 함께 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부족하면 빠진다는 것이지 ‘많이 먹으면 더 난다’는 뜻은 아니다. 논리적 비약이자 오류다.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서라면 생길 수 있지만, 일반적인 식단을 유지하는 현대인에게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비오틴 결핍은 매우 드물다.사람들의 인식과는 달리 의학적 근거는 빈약하다. 최근 발표된 10개의 주요 인간 대상 연구를 분석한 결과, 비오틴 단독 요법이 객관적인 모발 성장 지표를 개선했다는 일관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효과를 봤다’는 사례들은 대개 미녹시딜이나 아연, 덱스판테놀 등이 섞인 복합 처방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즉, 좋아진 것이 비오틴 덕분인지, 아니면 함께 처방된 다른 치료제 덕분인지 알 길이 없다는 뜻이다.심지어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교차 시험에서 매일 고용량 비오틴을 복용하게 했음에도, 모발 성장 속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미녹시딜은 확실한 개선을 보여주었다. 비오틴을 미녹시딜과 같이 먹어도 단독 사용 시보다 더 나은 가산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머리카락 비타민’이라는 별명이 무색해진다. 탈모로 고민하는 환자들을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혈중 비오틴 농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휴지기 탈모 환자들을 정밀 분석해도 비오틴 수치는 정상 범위에 머물렀다. 휴지기 탈모는 모발의 성장 주기가 다이어트, 스트레스 등 어떠한 자극에 의해 흐트러져 하루 100가닥 이상의 머리카락이 비정상적으로 빠지는 상태를 말한다.우리가 비오틴 맹신을 조심해야 하는 더 중요한 이유는 바로 ‘안전성’이다. 정확히 말하면 검사 오류의 위험성 때문이다. 고용량 비오틴은 병원 검사실에서 사용하는 면역 분석 장비의 반응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심근경색을 진단하는 트로포닌 수치나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실제와 다르게 측정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여러 기관이 비오틴 섭취와 관련해 반복적으로 안전 경고를 내보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물론 비오틴이 아예 쓸모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유전적인 비오틴 흡수 장애가 있거나, 여드름 치료제 이소트레티노인 같은 특정 약물을 복용한 후 모발 변화가 생긴 경우, 혹은 위 절제술 등으로 영양 흡수가 원활하지 않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보조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결론적으로, 근거 없는 영양제 쇼핑에 돈을 쓰기 전에 전문가를 찾아가 내 탈모가 유전성(안드로겐성)인지, 휴지기성인지, 아니면 다른 영양 결핍에 의한 것인지부터 진단받아야 한다. 비오틴은 결핍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에게 루틴하게 권장될 치료제가 아니다. 모발이 가늘어지고 빠지는 원인은 수만 가지인데, 비오틴이라는 단 하나의 퍼즐 조각으로 그 복잡한 그림을 완성하려 드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다.비오틴을 챙겨 먹고 있다면, 그리고 만약 곧 중요한 건강검진이나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최소 수일 전에는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소중한 모발과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화려한 광고 속 영양제가 아니라, 정확한 진단과 근거 중심의 치료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이 칼럼은 뉴헤어 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김진오 뉴헤어 성형외과 원장(대한성형외과의사회 공보이사·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수석탈모분과위원장) 2026/05/25 21:31
  • 화장품 테스터 사용? 립스틱에 모낭충 특히 잘 살아

    화장품 테스터 사용? 립스틱에 모낭충 특히 잘 살아

    최근 SNS에서 모낭충 감염에 대한 언급이 늘어나며 여드름, 주사 피부염, 피부 뒤집어짐 등을 경험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모낭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모낭충 화장품’, ‘데모덱스 제거 화장품’이라는 문구를 내세운 제품들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모낭충은 정확히 무엇일까.◇정상적인 피부에도 존재하는 진드기… 모두 없애야 하는 것 아니야모낭충은 사람 피부의 모낭과 피지선에 서식하는 미세한 진드기로, 0.1~0.4mm 크기로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확인해야 한다. 피지 분비가 많은 ▲코 주변 ▲이마 ▲턱 등에 많다. 정상적인 피부에도 있는 진드기로 발견된다고 무조건 피부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낭충이 과도하게 증식했을 때 피부에 다양한 문제를 유발한다. 피부 장벽이 약해지거나 피지 분비가 증가하면 모낭충 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해 여드름처럼 붉은 구진이나 농포 등이 생기면서 피부가 뒤집어지는 것이다.모낭충은 모낭 입구 주변에 무리 지어 존재하는 ‘데모덱스 폴리쿠로룸(D. folliculorum)’과 피지선과 마이봄샘에 단독으로 서식하는 ‘데모덱스 브레비스(D. brevis)’ 2가지 종류로 나뉜다. 암컷 모낭충이 모낭 내부에 알을 낳으면 이 알이 부화하고 성장하며 번식한다. 수명은 대략 2~3주 정도이며, 주로 밤에 활동성이 증가한다.모낭충은 모낭 피지선을 둘러싸는 각질세포에 침투해 세포 내용물을 먹는다. 모낭충이 먹이를 먹을 때, 타액에 있는 ‘프로테아제 효소’를 사용해 피지와 세포 단백질을 분해해 섭취한다. 이 외에도 모낭충의 ‘리파아제 효소’가 세균이나 다른 미생물을 분해하는 작용에 쓰이기도 한다. 모낭충의 효소 작용으로 분해된 세포 단백질은 모낭 상피에 영향을 줘 모낭 입구를 막거나 주변에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모낭 외부에 서식하는 모낭충의 키틴질 외골격으로 인해 육아종성 이물 반응(외부 이물질을 몸이 격리하기 위해 면역세포를 모아 단단한 결절을 만드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죽어가는 모낭충이 키틴질 외골격을 방출하며 나타나는 피부 면역 반응·염증성 변화는 피부에 오돌토돌한 여드름 같은 발진 등을 유발한다.모낭충 증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면역억제 ▲피지 분비 증가 ▲피지선 증식 ▲피부 장벽 손상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 ▲만성 염증 피부질환 ▲혈관 과형성 관련 요인 등이 있다.◇완전히 없애기보단 과도한 분비 막아야모낭충은 정상 피부에도 존재하기 때문에 없애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실제로 일부 업체는 제품을 홍보할 때 ‘얼굴 속 벌레 제거’, ‘피부 속 진드기 박멸’ 등의 표현을 사용해 ‘모낭충은 제거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주기도 한다. 건강한 피부에도 모낭충은 존재하므로 전혀 완전히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모낭충은 피지 속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진드기로 적절한 ‘균형 유지’가 중요하다. 피지 분비가 과도하게 증가하지 않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피지 분비를 막는 화장품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피부 장벽이 무너지거나 염증 환경이 조성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지나친 세안이나 강한 항균 제품 사용은 피해야 한다. 피부 장벽을 손상하고 피부 건조를 유발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샘플·테스터 등 나눠쓰는 화장품, 모낭충 감염 원인될 수도화장품 샘플이나 테스터처럼 불특정 다수와 공유하는 화장품도 모낭충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공유화장품을 통한 모낭충의 감염을 우려한 한 최근 연구에서 파운데이션·마스카라·립스틱 등의 화장품이 모낭충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실험했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모낭충을 화장품 샘플에 넣어 현미경으로 모낭충의 운동성을 관찰했다. 그 결과, 립스틱 속 모낭충은 148시간, 마스카라 속에선 21시간, 파운데이션은 2시간 동안 생존했다. 연구진은 립스틱에 사용되는 왁스 등 유분 성분과 수분 증발을 방지하는 다양한 연화제가 모낭충의 생존시간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화장품 가게 테스터, 샘플 등 타인의 입술에 닿은 립스틱을 통해 모낭충이 전파되고, 심하면 입 주위 모낭충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모낭충은 속눈썹에도 존재하는데, 마스카라의 일부 성분도 모낭충의 생존시간을 늘려 감염 경로가 될 수 있어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등 눈 화장품도 타인과 함께 쓰지 않는 게 좋다. 파운데이션 속 모낭충 생존시간은 비교적 짧았는데 파운데이션의 디메티콘 성분이 모낭충의 저산소증을 일으키고 수분 배설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운데이션은 모낭충의 생존시간은 짧지만, 얼굴에 넓게 펴서 바르기 때문에 노출 면적이 넓고 피지가 많아 짧은 시간에 여러 사람이 사용하면 모낭충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짧은 간격으로 공유하는 화장품은 모낭충 전파가 빠를 수 있다. 여러 사람이 공유해서 써야 한다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소분해 사용하자. 공유한 화장품을 썼다면 세안을 꼼꼼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피부 뒤집어졌다면 화장품 구매보단 전문의 진료를현재 시중 모낭충 화장품에서 자주 언급되는 성분 중 하나는 티트리 오일(Tea Tree Oil)이다. 티트리 오일의 주요 성분인 터피넨-4-올(Terpinen-4-ol)은 모낭충 활동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황(Sulfur)·살리실산·징크·병풀 추출물 등도 모낭염 관리를 위해 사용되는데, 이러한 성분은 모낭충 제거보단 피지 환경을 조절하고 염증을 완화해 모낭충이 과도하게 증식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따라서 피부가 뒤집어졌다면, 임의로 모낭충 감염을 의심해 화장품을 구매하기보단 피부과 전문의에게 피부 상태를 먼저 확인받는 게 좋다. 현미경 검사 등을 통해 모낭충 밀도를 확인하고, 필요시 약물 치료를 비롯한 전문적인 치료를 받고 적절한 성분의 화장품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모낭충 밀도가 높아져 피부에 염증반응이 나타난다면 우선 적절한 약제를 사용하여 모낭충 밀도를 균형 있게 만들어야 한다. 주로 바르는 이버멕틴 성분을 활용해 치료한다. 이버멕틴 연고를 사용할 때는 완두콩 크기 이상 충분히 짜서 발라주고, 2주 이상 사용해 피부 균형을 맞춰야 한다. ▲충분한 수면 ▲피부 장벽 회복 ▲피지 늘리는 화장품 사용 중단 ▲과한 항균 성분 화장품 사용 중단 등 피지와 모낭충 증가를 유발하는 생활 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칼럼서동혜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피부과 전문의)2026/05/22 18:00
  • [의학칼럼] 노안인 줄 알았던 ‘이 증상’, 황반변성 신호일 수도

    [의학칼럼] 노안인 줄 알았던 ‘이 증상’, 황반변성 신호일 수도

    나이가 들면서 글자가 흐릿해지면 흔히 노안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글자 일부가 비어 보이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다. 시야 중심부가 흐려지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황반은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작은 부위다. 글씨를 읽고, 사물의 세부 형태를 구분하며,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주변부 시야는 비교적 유지되더라도 중심부가 흐리거나 일그러져 보일 수 있다. 창틀이나 타일의 선이 휘어 보이고, 책을 읽을 때 글자가 끊겨 보이는 증상이 대표적이다.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은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망막 아래에 노폐물이 쌓이거나 황반 조직이 위축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습성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자라면서 출혈이나 부종을 일으킬 수 있어 시력 변화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황반변성은 주로 50대 이후부터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질환으로, 노화에 따른 망막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흡연, 가족력,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자외선 노출 등이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진행 속도는 환자마다 다르지만, 방치할 경우 중심 시야가 흐려지거나 왜곡되는 증상이 심해져 독서, 운전, 얼굴 인식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다.문제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한쪽 눈에 변화가 생겨도 반대쪽 눈이 시야를 보완해 환자 스스로 이상을 늦게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양쪽 눈을 뜨고 있을 때는 큰 불편이 없다가 한쪽 눈을 가리고 보았을 때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중심부가 흐린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진단은 안저검사와 빛간섭단층촬영 등을 통해 이뤄진다. 안저검사는 망막과 황반의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다. 빛간섭단층촬영은 황반의 단면 구조를 세밀하게 살펴 병변의 위치와 형태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필요에 따라 형광안저혈관조영술 등을 시행해 신생혈관 여부와 병변 범위를 평가하기도 한다.치료와 관리는 황반변성의 종류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건성 황반변성은 생활습관 관리와 정기 관찰이 중심이 된다. 일부 환자에서는 의학적 판단에 따라 항산화 성분 보충이 고려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은 신생혈관의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 치료가 사용될 수 있다.황반변성은 단순히 시력검사 수치만으로 상태를 판단하기보다 중심 시야가 얼마나 흐려지거나 왜곡되는지, 망막 구조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하는 질환이다. 건성과 습성 여부, 병변의 위치와 진행 속도에 따라 경과 관찰 주기와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글자 가운데가 비어 보이는 증상이 있다면 노안으로만 여기지 말고 망막 검사를 통해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황반변성은 한 번의 검사나 치료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 진행 양상에 따라 장기적인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글자 가운데가 비어 보이는 증상, 시야 중심부가 어둡게 느껴지는 변화가 있다면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보다 조기에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이 칼럼은 허장원 더원서울안과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허장원 더원서울안과 원장2026/05/22 13:59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