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회장 고윤웅)와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는 국내서 인기를 끌고 있는 70가지 보완대체요법과 건강기능식품의 효과와 안정성을 검토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의학회와 의사협회는 이를 위해 ‘CAM(보완대체의학)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자체적인 과학적 검증 방법을 개발했으며, 이를 토대로 지난 1년간 ‘보완대체요법 근거 수준 및 등급화 결정’에 관한 사업을 실시해 왔다.
위원회는 72가지 보완요법과 식품을 ▲권고 ▲권고 가능 ▲권고 고려 ▲권고 여부 결정할 수 없음 ▲권고하지 않는 것이 현명 ▲권고하지 않음 ▲근거 불충분의 7단계로 구분했으며, 권고에 해당하는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권고 가능에 해당하는 것은 유산균-급성감염성 설사, 비타민 A-홍역, 마그네슘-천식, 태극권-균형감각 등 4가지에 불과했다. 글루코사민-골관절염, 아연-성장(成長), 악마의 발톱-통증 등 15가지는 효과가 있거나 약한 효과가 있어 ‘권고 고려’로 분류했다.
콩제품-고지혈증, 최면-비만, 어유(魚油·오메가3)-당뇨, 자기장치료-우울증 등 9개는 효과가 미미하거나, 효과는 있으나 안전하지 않거나, 효과가 없어 권고하지 않는 편이 현명한 것으로 판단됐으며, 항산화제-암예방, 비타민C-감기, 은행잎-이명(耳鳴), 엽산-심혈관질환 등 8개는 권고하지 않음으로 분류됐다.
알로에-상처치료, 녹차-비만, 아보카도-골관절염, DHEA-인지기능 향상 등 34개는 효과를 주장할 만한 근거가 불충분해서 판단이 불가능했다.
CAM 실무위원회 간사인 조수헌 서울의대 교수는 “국민건강과 직결된 대체요법이나 기능성식품의 효과와 안전성 여부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공개할 예정”이라며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식약청, 의사단체, 제조회사 등이 함께 참여하는 국가 평가위원회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
건강기능식품임호준2005/05/10 17:52
가정의 달 5월에는 건강기능식품의 판매가 급증한다. 브라운관 속 쇼핑 호스트들은 글루코사민·클로렐라·홍삼제품 등을 ‘만병통치약’으로 둔갑시켜 선전한다. 속사포 같은 말투에 마법이 깃들었을까? 사지 않으면 손해 보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러나 몸에 좋은 보약이라도 효능과 용법을 분명히 알고, 제대로 복용해야 한다. 자칫하면 도리어 건강을 해치게 된다.
아미노당(당+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코사민은 체내에서 섬유나 수분과 결합해 관절에 강도와 탄력성을 주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하루에 1.5g씩(500㎎씩 3회) 3~6개월 꾸준히 복용하면 퇴행성 무릎 관절염의 통증이 완화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부작용이 있는 일반 진통소염제와 달리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이 장점이다. 연골 구성 성분의 일종인 콘드로이틴이나 비타민C와 함께 복용하면 흡수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아산병원 류머티스내과 유빈 교수는 “그러나 손·어깨 등 다른 부위의 관절염에 대한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고, 류머티즘 관절염에는 효과가 없다”며 “연골의 재생 효과와 관련해선 일부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윤 류머티스내과의원 김 원장도 “통증은 완화되지만 연골이 재생되지는 않는다”며 “병원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가 글루코사민의 치료 효과를 맹신하고 병원에 오지 않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부작용은 거의 없으나, 당뇨병 환자는 병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수나 연못 등 담수에서 서식하는 단세포 녹조류인 클로렐라에는 단백질·아미노산·식이섬유·비타민·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다. 제조업체들은 ▲산성 체질을 알칼리성 체질로 바꿈으로써 알레르기 질환, 아토피성 피부염 등을 예방·치료하고 ▲세포의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고혈압·콜레스테롤·당뇨 등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며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만성피로를 제거하며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중금속 또는 유해물질을 체외로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효과를 입증하는 동물 또는 사람 대상 실험 결과도 제조업체들은 제시하고 있다.
의학자들은 그러나 제조업체들이 제시하는 실험 결과들만 보고 제품을 맹신해선 안 되며, 클로렐라의 여러 가지 효과에 관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태라고 지적한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클로렐라를 섭취해서 나쁠 이유는 하나도 없지만 클로렐라로 건강을 다지려는 노력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모든 건강기능식품이 다 그렇지만 그것만 섭취하면 건강이 좋아질 것으로 믿고 운동, 금주, 금연, 스트레스 관리 등 필요한 노력들을 하지 않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산성 체질을 알칼리성 체질로 바꾼다는 주장도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한방에서 인삼은 ‘기허(氣虛)’ 상태에 빠진 사람의 원기를 북돋우는 ‘보기약(補氣藥)’이다. 인삼은 열성(熱性)이 너무 강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겐 좋지 않지만, 홍삼은 찌는 과정에서 열성이 완화되므로 체질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어울린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1내과 우홍정 교수는 “계절적으로 5월은 활동량이 늘어나면서 원기가 소멸되기 쉬우므로 인삼을 복용할 적기(適期)”라며 “위나 대장 등 소화기 계통이 약하면서 원기가 떨어진 사람에게 특히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삼의 열성을 약화시켰다지만 홍삼도 인삼”이라며 “평소 몸에 열이 많은 사람, 감기에 걸린 사람, 혈압이 지나치게 높은 사람은 삼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큰 병을 앓았거나 큰 수술을 받은 사람은 하루 20g, 그 밖의 경우엔 하루 10g을 넘지 말아야 한다”며 “홍삼절편·홍삼액 등 홍삼제품의 홍삼 함유량을 잘 확인해서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
건강기능식품임호준2005/05/10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