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희 씨는 며칠 전 딸의 가슴에 멍울이 잡힌 것으로 보고 그 자리에서 울음이 나서 어쩔 줄 몰랐다고 한다. 어린 딸아이가 벌써 가슴이 발달이 되고 있다니 너무 무섭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고 한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데, 키는 또래보다 조금 큰 편이지만 벌써 가슴이 커지고 있다면 초경도 조만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찔했다고 한다.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성조숙증에 관한 이야기도 듣고 검색도 해보고 한 걸음에 성장클리닉을 찾아 진료를 받으러 왔다고 했다.
첫 질문이 "선생님 이러다 초경 바로 하는 건 아니죠!"였다. 엄마는 키가 큰 편이었다. 키 걱정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었다. 아빠도 늦게 커서 성조숙증 문제는 남의 일처럼 여기고 있었는데 번개를 맞은 느낌이라고 했다. 여러 가지 검사 결과 이제 막 사춘기가 시작이 되고 있었다. 130㎝에 체중은 32㎏. 너무 식성이 좋아 뭐든지 잘 먹어서 너무 좋다고만 생각했다. 특히 달걀과 명란젓, 새우, 전복, 사골국을 좋아해서 자주 먹였다고 한다.
체중으로 보면 여성호르몬이 어느 정도는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인데 문제는 키가 너무 작은 것이 문제였다. 사춘기가 여아는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에 시작될 경우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여아는 유선이 발달되면서부터, 남아는 고환이 커지면서 시작된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서 음모, 액모가 보이고 초경을 하게 된다. 남아는 음경, 음낭 및 고환의 크기가 증가하며 목소리 변화, 여드름 등의 증후가 보이게 된다.
성조숙증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특발성이 대부분이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가장 흔하고 선천성 이상, 뇌종양 갑상선기능저하증 뇌압의 변화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여아가 4~8배가량 더 많이 나타난다. 최근 경험을 보면 율무와 인진쑥을 이용한 조경성장탕으로 치료를 하면서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줄이고 운동을 병행했을 때 여성호르몬의 분비도 감소되는 경우가 많았다. 성조숙증을 치료하는 기본적인 원리는 음식으로 인한 영양과잉과 환경호르몬을 해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모유를 먹지 못했거나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이들이 사춘기 역시 빨리 시작이 되는 경향이 많았다.
또한 최근 사춘기가 빨라지는 현상은 교과서적인 성조숙증 보다는 다소 빨라진 사춘기라 칭하는 것이 오히려 적정할 것 같다. 병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단지 키 성장 관점에서 볼 때 140㎝이전에 여성호르몬이 분비가 되면 최종키가 평균키보다 작아 질 수밖엔 없다는 점이 문제다. 초경을 늦추는 가장 핵심적인 방법 중에 하나는 체중 조절이다. 41㎏가 되기 전에 최대한 키를 많이 키우는 것이 좋다. 이 무렵에 초경을 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하이키한의원 / 박승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