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은 식욕과 수면욕과 함께 인간의 3대 기본 욕구이자 주관심사다. 음식을 먹지 않고, 잠을 자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듯 성욕도 하찮은 것이 아니다. 성은 신이 인간에게 준, 인간만이 가지는 특혜 중 하나다. 대부분의 동물이 발정기 때만 종족 번식을 위해 성행위를 하는데 반해 인간은 사시사철 시간에 구애됨 없이 감정에 따라 성생활을 즐길 수 있는 특권이 있다.
현대인들의 바쁜 업무로 인해 수면부족, 수면장애를 앓게 되면서 이러한 성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점차 늘어나도 일시적인 피곤함 탓으로 돌리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곤 한다. 그러나 부부 간의 성행위는 부부생활의 가장 중요한 즐거움의 하나로 결코 경시되어서는 안 될 문제이다.
덴마크 남부대학 연구팀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대체로 수면의 질이 나쁠수록 정액의 질도 낮았다. 가장 수면상태가 좋지 않은 남성들은 수면장애 수준이 낮은 남성들에 비해 정자의 수가 25% 더 적었으며 형태가 정상인 정자의 숫자도 1.6% 더 적었다. 이는 남성의 수면 부족이 출산율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이다.
수면부족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이것은 테스토스테론의 생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테스토스테론은 정소와 전립선 기능 및 정자의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성생활에 큰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수면장애인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신체 내 산소 부족을 초래해 음경 내 발기와 관련된 혈관과 조직을 손상시키고 음경해면체 조직의 이완을 방해해 발기부전 증상을 일으킨다.
또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은 아침 발기가 일어나게 하는 수면 단계인 ‘렘수면’을 방해하므로 증상이 심하면 아침에 발기되는 현상도 없어진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75%가 발기부전 증상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렘수면동안 깊은 수면을 취하면서 성기에 피(영양과 산소)가 몰려들어 발기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에 잠을 설치게 되면 자연스레 발기 능력이 감퇴하게 되는 것이다.
남성의 발기를 위해서는 건강한 혈관과 신경, 그리고 호르몬의 분비가 삼위일체가 이루어져야 한다. 반대로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문제가 되면 발기에 문제가 발생한다. 즉 당뇨병, 혈관질환, 흡연, 비만, 과도한 동물 지방 섭취 등이 발기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건강한 섭생을 챙기면서 호르몬 분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자기 자신의 수면패턴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기고자 : 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