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3세인 A씨는 수개월 전부터 건강 검진에서 고혈압으로 진단받고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중이다. 혈압약을 복용하고 난 후부터 누웠다 일어날 때 어지러운 증상이 생기고, 오래 걸으면, 어지러우면서 다리가 무거워지는 증상이 생겼다. 처방받은 병원을 방문하여 혈압을 재보니 160/60이었다. 담당의사는 고혈압이 계속되고 있으니 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본인은 어지럽고 기운없는 증상이 계속되니까, “혼자 외출했다가 쓰러지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된다고 했다.
2009년 우리나라의 국민 건강 통계를 보면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은 고혈압 환자이고,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고혈압 환자도 증가해서 40대에는 10 명중 2명, 50대에서는 10명 중 4명, 60대에서는 10명 중 5.6 명, 그리고 70대 이상에서는 10명 중 7명이 고혈압환자이다. 노인성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은 높고 이완기혈압은 정상이거나 낮은 경향이 있다. A씨의 경우에도 고혈압으로 진단받을 당시 수축기 혈압은 170 mmHg, 이완기 혈압은 70 mmHg이었다. 우리 병원에서 측정한 혈압은 누워서 쟀을 때 160/60 mmHg, 앉아서 쟀을 때 130/50 mmHg로 기립성 저혈압이 의심되었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혈관의 탄력성이 감소하면서 혈압이 증가한다. 또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전신의 근육이 약해지는 것과 같이 혈관의 벽을 이루는 근육도 약해진다. 심장에서 전신으로 피가 공급되는 수축기에는 혈관벽에 압력이 강하게 전달되므로 수축기 혈압이 높아진다. 이완기에는 혈관에서 심장 쪽으로 피가 들어가는 시기이므로, 상대적으로 혈관 안에 흐르는 피의 양이 적어지고, 압력도 줄어든다. 이때 혈관벽의 근육이 튼튼하면 혈관의 수축이 강하므로 혈압이 유지되지만, 혈관의 근육이 약하면 혈관이 충분히 수축하지 못하므로, 수축기에는 고혈압, 이완기에는 정상 혹은 저혈압이 발생한다. 이완기 혈압은 뇌혈류, 관상동맥의 혈류를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이완기 혈압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뇌졸증, 허혈성 심장병 등의 발생 위험이 높다.
AA씨의 경우와 같이 노인성 고혈압 치료에서 이완기 저혈압, 기립성 저혈압 등의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고혈압 치료가 매우 조심스럽다. 최근 미국 심장학회에서는 노인성 고혈압을 치료하면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치료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다만 고혈압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하여, 수축기 혈압을 140-145 mmHg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제시했다. 이완기 혈압에 대한 언급은 없다. 내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어지럼증 발생, 무증상상 뇌혈류 장애, 인지 능력 저하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하여 이완기 혈압은 70 mmHg이하로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느 연령대를 막론하고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은 매우 중요하다. 소금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 저지방 유제품 섭취를 늘리면 수축기 혈압이 약 10 mmHg감소하고, 매일 30분 정도 걷기 운동은 4-9 mmHg정도 감소시킨다고 한다. 금연과 과음을 금하는 것은 어느 연령대에서든지 고혈압 분만 아니라 기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도 금과옥조이다. 노인성 고혈압의 치료는 적은 용량으로 시작하고, 자주 병원을 방문하면서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꼼꼼히 따지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동네 병원에서 고혈압 관리를 잘 한다고 발표했다. 성공적인 고혈압 치료는
1. 고혈압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는가 ?
2. 혈압이 잘 관리되고 있는가 ?
3. 생활습관관리 등 3가지로 평가한다.
복잡한 대형 병원들에서는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 환자일 경우에 3-6개월씩 처방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또 “혈압 좋습니다.”외에는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에 대한 대화를 하기도 어렵다. 또 문제가 생겼을 때 주치의와 급한 약속을 잡기도 어렵다. 따라서 고혈압 치료제에 대한 부작용이 잦은 노인성 고혈압환자는 특히 동네 병원 의사의 세심한 진료가 더 필요하다.
A씨는 고혈압 치료제 중 혈관을 이완시키는 성분과 이뇨제 성분이 같이 들어있는 복합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고혈압 치료를 받은 후부터는 저지방, 저염식을 하면서 전체적인 식사량이 매우 적었다. A씨에게는 저염식사의 중요성과 함께 단백질 섭취와 적절한 열량 섭취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식사 양을 늘이도록 하였다. 또 기립성 저혈압의 원인이 되는 이뇨제 병용을 중단하였다. 식사 양이 증가하면서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개선되었고, 혈압은 150/70 mmHg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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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이 맑아야 건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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