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루던 여행을 떠난 A 씨는 비행기 탑승을 하면서 짐을 싣기 위해 어깨를 들다가 통증과 함께 어깨가 올라가지 않아 주변의 도움을 받았다. 그 후 여행 내내 어깨의 불편함 및 통증이 너무 심했고 의자에 기대거나 침대에 눕게 되면 통증이 더해져서 잠에 들 수가 없었다. 통증을 줄이고 몸을 풀기 위해 스트레칭이라도 하려면 아프면서 어깨가 올라가지 않고 오히려 굳어버린 느낌마저 들었다. 결국 소파에 앉아 뜬 눈으로 밤을 지냈다.
이렇듯 여행 중 장거리 비행기 탑승 시 자세의 제한, 수하물 들기 같은 평소와 다른 동작을 취하면서 기존에 가지고 있었지만 뚜렷한 증상이 없어 불편을 느끼지 못했던 오십견이 발생할 수 있다.
여행뿐 아니라 평소 물건을 들어 옮기거나 짐을 싣고 내릴 때, 기지개를 켤 때, 옷을 입고 벗는 등 일상 활동에서 갑작스럽게 어깨에 통증이 느껴져 놀란 경험이 있다면 집중해서 끝까지 읽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어깨는 상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관절 중 하나로 어깨 관절은 인대와 근육 주변을 섬유 주머니가 감싸고 있는 모양이다. 이 주머니를 '관절낭'이라고 부르는데 이 관절낭에 염증이 동반된 채로 쪼그라들어 붙어 있는 상태를 '유착성 관절낭염' 즉, 오십견이라고 부른다.
나이 오십이 넘어갈 때 가장 많이 발생하여 오십견으로 불리며 당뇨, 갑상선 질환, 뇌신경 질환 등이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도 왜 발생하고 언제 통증이 사라지는지 알 수가 없다. 따라서 막연히 호전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할 것을 권한다.
오십견이 의심되어 병원에 진찰받기 전에 현재의 증상이 다른 질병의 증상이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오십견이라면 어깨를 사용하지 않고 가만히 팔을 내리고 앉아있을 때에는 보통 증상이 없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팔이 저리거나 아픈 증상이 있다면 목디스크와 같은 다른 질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진료는 간단한 이학적 검사를 실시해 관절 움직임의 제한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X-ray, 초음파, MRI 검사를 통하여 어깨 관절 및 주변조직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오십견은 초기에 병원을 방문한다면 비교적 치료가 쉬울 수 있다. 수술 없이 비수술적 치료법을 통해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조기치료가 중요한 질병이다. 치료의 방법에는 약물치료나 스테로이드 주사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으로 하게 되며 이후 경과를 지켜보고 도수치료, 물리치료로 넘어가게 된다. 보존적인 치료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이거나 재발된 오십견에는 강제적으로 어깨를 감싸고 있는 막을 열어주는 수술적 치료법까지 고려할 수 있다.
치료를 한 뒤 궁극적인 목표는 통증을 없애고 원래 어깨의 가동 범위를 찾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때론 수개월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어깨는 360도 돌아가는 관절이기에 어느 정도 운동에 제한이 있다고 해도 남아있는 운동 범위가 넓고 어깨 주변의 연관된 다른 관절에서 부족한 운동 범위를 보상하기 때문에 초기 치료에서 불편함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오해를 할 수 있다. 전체적인 활동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노년기 환자들은 활동량이 줄어들어 어깨 사용 빈도가 낮아진 것을 오십견이 완치된 것으로 잘못 판단하여 치료를 그만두었다가 오십견이 재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므로 최종적인 진료를 통해 오십견의 호전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굳어가는 몸이라 판단하여 치료를 받지 않고 스스로의 관절 운동 범위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제때 진료를 받고 예방한다면 즐겁고 활동적인 여행과 일상에서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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