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과 감염
깡마른 상태로 기침과 함께 피(객혈)를 뿜는 결핵. 손, 발이 문드러지는 나병(한센병). 전혀 다른 증상을 일으키는 이 두 질환의 원인은 동일하게 ‘항산균’이다.
항산균
‘항산균(Mycobacteria)’이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결핵(tuberculosis)과 나병(leprosy)이 있다. 항산균은 미콜산(mycolic acid)으로 구성된 특이한 세포벽이 있으며, 산소를 좋아한다. 산과 알코올 혼합액으로 처리해도 염색을 유지하고 있어 ‘항산(acid fast)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항산균의 모양은 가느다란 직선 또는 분지된 사슬 형태이다.
결핵
‘결핵’은 결핵균(M. tuberculosis)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 질환으로 주로 ‘폐(lung)’에 생긴다. 전신에도 나타날 수 있고 ‘가난하고 인구가 밀집된 지역’ 그리고 ‘노인과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서 많이 발생한다. 결핵은 주로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결핵균이 직접 전파된다. 약 30% 정도만 감염되고 그중 10%의 면역이 떨어진 사람에게서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 결핵균은 우리 몸의 방어 역할을 하는 대식세포(macrophage)로 유입되어 복제된다. 일련의 도움-T세포(Th1) 반응으로 건락화(caseation)와 공동화(cavitary lesion) 등이 진행되며 정상 조직이 파괴된다.
‘원발 결핵’은 이전에 결핵균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감염 형태로 거의 폐에서 시작된다. ‘곤 병소(Ghon focus)’라 불리는 약 1~1.5㎝의 회백색 염증 부위가 폐에 나타난다. 면역 반응으로 곤 병소는 점차 석회화(calcification)되고 일부는 림프와 혈류를 통해 다른 부위로 전파된다. ‘이차 결핵’은 이전 결핵균에 노출되었던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감염 형태이다. 초기 감염 후 수년 동안 잠복 상태로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재활성되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이차 결핵은 한쪽 혹은 양쪽 폐 첨부(apex)에서 발생하고 공동화(cavitary lesion)가 쉽게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그 외 다양한 형태의 결핵으로 ‘진행성 폐결핵(progressive pulmonary tuberculosis)’은 다른 세균성폐렴처럼 폐의 병변이 확장되고 기관지와 혈관을 침범할 수 있다. ‘속립성 결핵(miliary tuberculosis)’은 결핵균이 림프관과 혈류를 통해 폐로 순환되면서 생기는 형태로 마치 좁쌀(약 2㎜) 같은 병소들이 폐 전체에 퍼진 것을 볼 수도 있다.
나병
‘나병(Leprosy)’은 나병균(Mycobacterium leprae)에 의해 피부와 말초신경계를 천천히 변형시키는 질환으로 한센병(Hansen’s disease)이라 불리기도 한다. 감염의 경로는 명확하지는 않으나 토양을 매개로 호흡, 점막, 피부를 통해 침입하고, 림프관과 혈관을 통해 전파된다고 알려져 있다. 나병은 도움-T세포(Th1) 반응에 따라 결핵 나병(tuberculoid leprosy)과 나병형 나병(lepromatous leprosy)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결핵 나병’은 편평하고 작은 붉은색 피부병변을 시작으로 점점 딱딱해지고 불규칙하게 부풀어 오른다. 신경을 침범하면 무감각해지고 피부와 근육의 위축, 만성 피부궤양이 생겨 결국 변형을 초래한다.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결핵과 비슷한 육아종성 병변을 보이고, 수십 년 동안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나병형 나병’은 피부, 말초신경, 정소, 손, 발에 주로 발병한다. 세균이 풍부하여 다균나병(multibacillary leprosy)이라고도 한다. 반점과 결절 같은 병변이 얼굴에서 융합되어 독특한 ‘사자 얼굴(leonine face)’을 만들 수 있고 피부병변들은 감각이 저하되어 있다.
기침과 객혈의 ‘결핵’, 피부 변형의 ‘나병’, 이들의 고향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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