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과 병리학의 정의
보통 몸이 아프면 진단과 치료를 위해, 현재의 건강 상태를 확인(검진)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다. 진단을 위한 X-ray, 초음파, 소변 검사 등은 통증 없이 진행된다. 혈액 검사도 따끔한 통증 정도로 끝낼 수 있다. 하지만 인체 특정 부위의 세포와 조직을 떼어내는 ‘세포검사’ ‘조직검사’는 일단 아프다. 또한, 큰 병일 수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나기도 난다. ‘질병과 병리학의 정의’ ‘생검과 검체’에 대해 알고, 왜 이런 검사를 꼭 받아야 하는지 알면, 아프고 무서워도 잘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질병과 병리학
‘질병(disease)’은 생물체의 구조와 기능이 정상범위를 벗어나면서 생기는 ‘괴로움’을 나타내는 말이다. 질병이 있다면 눈으로 또는 현미경, X-ray, 초음파 등을 이용해 세포, 조직, 기관의 ‘형태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또한, 혈액, 소변, 호르몬 검사와 환자의 증상, 의료진의 객관적 징후 등을 종합해 ‘기능 변화’를 알 수 있다.
‘병리학(pathology)’이라는 용어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되었다. ‘pathos’는 ‘고통(pain) 또는 질병(disease)’을, ‘logos’는 ‘학문(science)’을 의미하는 말로 ‘질병 연구’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즉, 병리학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밝히고, 신체 조직과 기관의 ‘형태와 기능 변화’를 연구하여 질병의 ‘치료와 예방’ 기초를 다지는 학문이다.
기원전부터 근대까지 질병의 원인은 피·체액·쓸개즙 이상, 혈액의 기능 저하, 원자, 분자의 변형, 특정 장기 이상이라는 설이 있었다. 하지만 19세기 루돌프 비르효(Rudolph Virchow, 1821-1902)라는 독일 병리학자는 ‘모든 질병은 세포 수준에서 발생한다’는 ‘세포병리학(cellular pathology)’을 주장했다. 세포의 미세 구조와 기능 그리고 유전자와 질병의 관계를 밝히는 것은 전자현미경(electron microscopy)의 발전으로 점점 쉬워졌다.
생검과 검체
‘생검(biopsy; Bx.)’은 외과, 내과 의사가 시행하는 일종의 술기로 떼어낸 생체 조직의 세포는 ‘암 검진’이나 ‘염증성 질환’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유용하다. 생검은 조직을 떼어내는 방법에 따라 절제, 절개, 흡인으로 나뉜다. 절제 생검(excisional Bx.)은 암 또는 암이 의심스러운 전체 부위를 잘라내는 검사이고, 절개 생검(incisional Bx.)은 검체 채취만을 목적으로 절개하는 검사이다. 이 둘은 보통 수술방에서 진행된다. 흡인 생검(aspiration Bx.)은 주사기 바늘이나 총으로 조직을 찌르고 내용물을 빨아들여서 묻어 나온 조직과 세포를 가지고 하는 검사이다. CT, X-ray, 초음파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면서 검사할 수 있고, 보통 ‘갑상샘암과 유방암 검진’을 위해 많이 사용된다.
‘병리 의사’는 수술과 생검을 통해 얻은 검체를 먼저 ‘눈’으로 관찰하고 기록한다. 그리고 조직의 변화를 막기 위해 10% 포르말린 용액에 넣어 ‘고정(fixation)’한다. 고정 후 병리 조직 검사(염색과 절편제작 등)를 통해 질병의 진행, 침습 정도를 확인하고 기록한다.
또한, 여러 방법으로 얻은 ‘탈락 세포’를 슬라이드에 밀어서 확인하는 ‘세포진검사(cytology)’를 통해 조기암도 발견할 수 있다. 임상 의사들은 병리 의사들이 작성한 조직검사 결과지(정보)를 통해 진단, 수술 성과, 예후 판단, 앞으로의 치료 방법 등을 결정하게 된다.
환자들에게는 아프고 무서운 과정이지만, 의사들에게는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기 위해 적절한 ‘환자의 세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