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의 정의
심정지, 심장마비, 심폐소생술… 이런 단어들을 접하면 누구든 낯설고 왠지 모를 답답함과 불편함, 그리고 두려움까지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항상성’과 ‘활력 징후’ 그리고 ‘심정지’ ‘심장마비’의 구체적인 의미를 알면, 답답함이 조금은 풀릴 것이다. 더불어 응급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면 되는지(심폐소생술)까지 쉽게 배울 수 있다.
항상성과 활력 징후
미국의 생리학자 월터 캐넌(Walter Cannon, 1871~1945)은 ‘생명현상’과 ‘인체 내부 환경’ 조절을 설명하기 위해 ‘항상성(homeostasis)’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homeo-’는 ‘비슷하거나 유사하다’, ‘–stasis’는 ‘조건’ 결국, ‘비슷한 조건을 유지하는 상태’라는 뜻이다. 하지만, 몸 안의 상태는 절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외부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끊임없는 변화에는 반드시 ‘ATP’라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또한 인체의 원활한 에너지 공급을 위해서는 ‘혈압’ ‘혈당’ 같은 중요한 조절변수(regulated variable)들이 특정한 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 조절변수가 한계점을 벗어나면 일반적으로 ‘음성 되먹임 기전(negative feedback)’이 작동해 정상범위를 지키게 되고, 때에 따라 양성 되먹임 기전(positive feedback)도 작동한다.
활력 징후(vital sign)에서 ‘vital’은 ‘생체의, 생명의’라는 뜻으로, ‘vital sign’은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증거가 된다. 활력 징후는 수많은 생명 유지 증거 중에서 대표적으로 혈압(blood pressure), 맥박(heart rate), 호흡수(respiration rate), 체온(body heat) 네 가지(tetra signum) 측정값을 의한다. 쉽게 얘기하면 ‘심장의 움직임’과 ‘호흡’이 가장 중요한 생명 유지의 증거다.
심정지와 심장마비
‘심정지(heart arrest)’는 심장이 완전히 멈춰서(무수축)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상태이다. 특히, 뇌에는 약 5분만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도 뇌사에 빠질 수 있다. 심장이 멈춰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무엇이 문제일까? 위에서 얘기했듯 우리 몸의 세포들은 항상성 유지를 위해 에너지(ATP)가 꼭 필요하다. 에너지원인 포도당은 음식을 통해 위장관에서 흡수되어 혈장에 떠다니고, ATP 생산에 꼭 필요한 산소는 호흡을 통해 적혈구와 결합한다.
결국, 혈액은 ‘생명수’ 같은 존재인 것이다. 심정지가 왔을 때 심장 마사지를 시행하는 이유는 지금 심정지로 인해 발생 한 여러 분제가 있지만 포도당과 산소만이라도 어떻게든 세포로 보내주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심장마비(heart attack)’는 심정지와 착각하기 쉽다. 심장마비는 심장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으나 수축력이 떨어져서 효과적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상태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이다. 이때는 빠른 시술과 수술을 통해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또 다른 심장마비의 원인으로 근육 경련처럼 심장이 떨리고 있는 심실세동(ventricular fibrillation; VF)과 일 분에 200회 이상 심장이 너무 많이 뛰는 심실빈맥(ventricular tachycardia; VT)을 포함하는 ‘부정맥’이 있다. 이때는 즉각적인 제세동기 사용이 효과적일 수 있다. 만약, 심장마비 상태에서 아무런 조치들이 없다면, 곧 무수축의 심정지가 발생하게 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갑자기 주변에 있던 사람, 특히 사랑하는 가족이 쓰러진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심폐소생술의 내용과 방법을 안다는 것은 곧,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는 큰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앞으로 몇 주에 걸쳐 ‘환자 상태 파악’, ‘도움 요청’, ‘가슴 압박’, ‘자동 체외 제세동기 사용’ 그리고 ‘심폐소생술 교육의 미래’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