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지 쇼크의 종류와 시기에 따른 분류
갑자기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을 때 혹은 심하게 놀랐을 때 “쇼크 먹었다!” “쇼크 받았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아마 ‘쇼크=충격’이라는 의식에서 비롯된 표현일 것이다. 사실 의학에서 사용하는 쇼크(shock)는 단순한 충격을 넘어서는 무서운 단어이다. 쇼크(shock)는 순환계 이상(저혈압)에 의해 ‘세포의 저산소증(hypoxia)을 유발하는 상태’이다. 저산소증이 발생하면 세포에서 ATP라는 에너지를 만들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이로 인해 몸안의 장기들이 그 기능을 할 수 없게 돼 사망에 이른다.
쇼크는 원인에 따라 심장 문제인 ‘심인성’, 체액과 혈액 부족 때문인 ‘저혈량성’, 세균 감염에 의한 ‘패혈성’, ‘신경성’ 쇼크로 분류할 수 있고, 진행 순서에 따라 ‘비진행’, ‘진행’ 그리고 ‘회복 불능’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 원인에 따른 쇼크
‘심인성 쇼크(cardiogenic shock)’는 심장 자체의 문제에 의해 발생하는 쇼크이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심장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서 발생하는 ‘심근경색증’, 심장 전도계에 문제가 생겨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등이 있다. 이런 경우는 근본적인 수술과 시술 등의 치료가 꼭 필요하다.
펌프 자체가 고장 나면 원하는 지역으로 물을 보낼 수 없는 것과 같다.
‘저혈량성 쇼크(hypovolemic shock)’는 많은 양의 체액 소실로 혈류량 저하, 심박출량 감소로 발생하는 쇼크이다. 원인으로는 대량 출혈 또는 심한 화상, 구토, 설사 그리고 외상 등이 있으며 적극적으로 출혈을 막고 수혈과 수액 처치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펌프로 물을 보내는데 중간 어디에선가 물이 조금씩 혹은 많이 세고 있는 것과 같다.
‘패혈성 쇼크(septic shock)’는 패혈증(sepsis)이 원인인 쇼크이다. 체온, 호흡수, 심박동수, 백혈구수 이상이 있으면서 혈액에서 세균이 발견되면 패혈증(sepsis)이라 하고, 90 미만으로 혈압까지 떨어지면 그때는 패혈성 쇼크라 한다. 혈액에 세균이 떠다니면 염증 매개 인자들이 급속히 증가하여 말초혈관 확장, 혈관누출, 정맥혈 저류 그리고 혈관의 내피세포 손상이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중요한 장기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을 공급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적절한 항생제, 수액 등의 치료가 필요하다.
세균에 의해 물이 혼탁해지고 물길이 늘어나면 아무리 펌프를 돌려도 충분히 물을 보낼 수 없는 것과 같다.
‘신경성 쇼크(neurogenic shock)’는 마취제 사용 혹은 척추손상에 의한 교감신경절 차단으로 혈압이 떨어지면서 발생한다. 교감신경이 차단되면 심장의 수축력이 떨어지고 맥박도 느려지면서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사고로 인해 펌프의 압력을 조절하는 센서가 부서진 것과 같다.
2. 진행에 따른 쇼크
심각한 대량 출혈이나 치명적인 손상이 아닌 경우라면, 쇼크는 시간에 따라 다음 3단계로 진행된다.
‘비진행 단계(nonprogressive stage)’는 초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다양한 반사적 보상기전(reflex compensatory machanism)이 활성화 되면서 중요한 장기에 혈액이 공급되는 상태이다. 비상상황을 감지한 인체는 압력 수용기 반사, 교감신경계 활성, 각종 호르몬 분비 등을 통해 즉각적이고 반사적으로 작동한다.
마치, 전기가 끊겨 펌프가 멈추었을 때, 비상 발전기를 돌려 중요한 시설에만 물을 공급하는 것과 같다.
‘진행 단계(progressive stage)’는 근본적인 원인이 해소되지 않아 광범위한 저산소증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저산소증은 세포 내 산소호흡이 무산소 해당 작용으로 대체되어 젖산이 생성되고 이는 pH를 떨어뜨려 대사성 산증에 이르게 한다. 또한, 말초 부위의 혈액 저류와 내피세포의 손상을 초래하여 중요한 장기들이 기능할 수 없게 된다.
비진행 단계를 거쳐 진행 단계에 이르기 전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회복 불능 단계(irreversible stage)’는 세포와 조직손상이 심각하여 더 이상 생존 불가능한 단계이다. 수혈과 수액공급, 강심제와 항생제 등 전반적인 혈류 역학적 결함을 교정시키더라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사망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