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을 맞은 직장인 이모 씨(37, 남)는 취미로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굴곡면에서 중심을 잃고 손을 짚은 채 넘어지면서 손바닥과 손목을 심하게 다쳤다. 넘어지면서 반사적으로 손목을 짚었고 상당한 충격이 가해지면서 손목 통증이 심해 손으로 땅을 짚고 일어서기 조차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즉시 병원을 찾은 이씨는 손목 인대 파열을 진단받고 치료에 임했다.
최근 전동 킥보드, 전동 휠, 전기자전거 등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1인용 이동수단의 보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에 따른 안전사고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흔히 발생하는 손목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 역시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손목 및 손 부위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12년 135백만 3153명에서 2016년 142백만 3195명으로 집계되어 계속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손목 인대가 충격 때문에 일시적으로 늘어난 경우는 수일 내에 자연적으로 치유되거나 간단한 응급조치만으로도 증세가 점차 호전된다. 그러나 손목인대 중에서도 주상골과 월상골 사이에 존재하는 인대가 파열된 경우 자발적으로 좋아지지 않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손과 손목 인대들은 근육과 힘줄의 능동적인 움직임이 발생하면 수동적으로 정렬상태를 이루어 톱니바퀴처럼 손을 구동하게 만든다. 특히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 가운데 손가락의 섬세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손목의 뼈를 주상골과 월상골이라고 한다. 주상골과 월상골은 작지만 강한 인대로 이어져서 손가락으로 힘을 전달한다. 하지만 이 주상골과 월상골간 인대가 끊어지면 둘 사이가 벌어져 힘을 전달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손목인대파열로 인한 손목 통증이 장기화되면 주변부에 손목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단순히 뼈가 부러졌다면 어긋난 뼈를 잘 맞춰주기만 하면 깁스만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맞춰진 뼈가 불안정하거나 잘 맞춰지지 않은 복합적 골절인 경우는 수술로 해결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마찬가지로 손목 인대 파열이 미세한 경우에도 대부분 깁스나 손목 보호대로 고정하여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하지만 주상골-월상골간 인대가 끊어져서 벌어진 경우는 주사치료 등으로 상태가 좋아지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수술을 받아야 한다.
주상골-월상골 인대 파열의 경우 대개 손바닥으로 땅을 짚고 일어날 때 가장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손을 짚고 일어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진단은 X-ray로 진행되며 확진은 MRI를 통해 이루어진다. 주상골과 월상골 간의 간격이 벌어지면 완전 파열로 판단해야 하고 인대 봉합술이나 인대 재건술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주상골과 월상골 사이의 인대를 재건하는 수술은 일반적인 인대봉합수술로는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좀 더 단단하면서도 확실한 손목인대재건술을 강구해야 한다.
주상골-월상골간 인대 재건술을 받은 후 재활 과정으로는 8주 정도 깁스를 하고 나서 4주 정도 손목보호대를 착용한다. 입원 기간은 며칠만으로 충분하지만, 깁스나 보호대의 고정 기간이 긴 것이 특징이다. 2달 후부터는 물리치료와 재활치료를 병행하면서 굳어진 손목을 풀어주고 약해진 악력을 보강하는 치료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다치기 이전에 가까운 손목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
전통킥보드를 탈 때는 전신에 보호장비를 갖추는 것은 필수이며, 타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경직된 몸의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도움이 된다. 손바닥을 짚고 넘어지고 나서 손목이 지속해서 아픈 경우 손목인대 파열을 의심해보고 전문의를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