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심장이나 폐가 약해지게 마련. 그러나 잘 걸을 수만 있다면 심장이나 폐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심폐기능이 좋으면 사람은 장수할 수 있다. 잘 걷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몸의 기둥인 ‘척추’. 결국 ‘척추’ 건강은 우리가 잘 걸을 수 있게 해 주고 심폐기능을 개선시켜 건강한 삶을 오랫동안 지속시켜 주는 필수 조건이 된다.
척추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가장 일반적이고 대표적인 질환은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인대나 뼈가 두껍게 자라거나, 탄력을 잃은 디스크의 간격이 좁아지거나, 척추뼈가 불안정해 신경 통로가 좁아져서 발생한다. 그동안 디스크 치료는 내시경을 통해서 많이 이루어져 왔고, 동 분야의 치료 기술에 있어 우리나라는 세계 정상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협착증은 의료 선진국에서도 내시경 치료에 대한 사례를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필자는 그 동안,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새로운 내시경 시술법을 꾸준히 연구해 왔다. 결국 0.5cm에 불과한 유니포트, 즉 환부까지 이르는 오직 한 개의 통로만으로 내시경과 치료 기구를 함께 삽입해 협착증 병변을 제거하는 새로운 시술 방법을 시도했으며, 현재 많은 임상시술을 통해 안정화 단계를 맞고 있다.
내시경 의료 기술을 우리에게 가르쳐준 의료 선진국들에게 이제는 우리가 업그레이드시킨 새로운 의료 기술을 거꾸로 가르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이에 자부심마저 느낀다. 내시경을 이용한 새로운 협착증 치료의 명칭은 이른바 '단일통로 협착증 내시경시술'이다.
영어로는 PESS(Percutaneous Endoscopic Stenosis Surgery) 명명했는데, 영어의 '길'을 뜻하는 'PATH'와, 통과한다는 의미의 'PASS'와 발음이 유사하다. 즉, 시술의 결과가 좁아진 척추관이 넓혀져 신경이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이니, 척추관 '길 PATH'이 넓어져 신경이 잘 '통과된다 PASS'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유엔이 정한 노령사회에 접어들었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 인구의 14% 이상을 넘으면 노령사회라고 인정한다. 소위 베이비 붐 세대(1955년∼1963년 출생)는 전국 711만명에 이른다. 척추, 허리 건강관리가 상대적으로 중요한 세대가 그만큼 우리 사회에 많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척추·허리 건강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 새로운 치료법도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의료 분야의 새로운 기술 개발 촉진과 함께 정부의 지원도 더욱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