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수술 후 5년 내 재발률 '5~15%’라는 기사를 봤다. 의료 현장에서 느끼는 현실은 그보다 좀 더 빨리 많이 재발되는 것 같다. 일단 재발 부위에 대한 것부터 생각해보자. 경추부터 꼬리뼈까지 척추 뼈는 30개가 넘는다. 경추부터 요추까지 각각의 뼈 사이를 채우며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디스크(추간판)도 20여 개가 넘는다. 그중 허리뼈(요추)로 구분되는 것은 5개이니 그 사이 디스크는 4개다. 보통 허리디스크가 있으면 '3,4번 요추 디스크 탈출' 하는 식으로 여러 개 디스크 중 구체적으로 진단된다. 보통 재발은 한 번 탈출된 디스크가 다시 탈출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디스크가 탈출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허리디스크병은 왜 재발할까?
우선 허리디스크병 재발은 최초 디스크병 발병과 같은 원인일 경우가 많다. 허리디스크병 원인은 나쁜 자세 등의 평소 잘못된 생활습관과 근력 부족, 노화, 외부 압력 등이다. 사고나 갑작스런 충격 등 외부압력으로 나타나는 급성 허리디스크병은 사실 그리 많치 않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수술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회복도 오히려 빠를 수 있다. 문제는 평소 나쁜 생활습관으로 오랜 시간 허리통증을 가지고 있던 환자다. 치료 후 바른 자세를 취하고 생활습관을 고치며 걷기 등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고 근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한번 아팠던 고통은 쉽게 잊혀지고 이미 몸에 밴 습관은 버리기 힘든데다 새로운 습관까지 가져야 하니 다시 이전 생활로 돌아가기 쉽다. 어쩌면 다시 병이 나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의사가 경고했어도 우리의 잠재의식 저 깊숙한 곳 어디쯤에 ‘설마 또 아프겠어?’ 하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건 아닐까. 실제 많은 재발환자들이 첫 발병과 같은 원인으로 다시 병원에 오게 된다. 다시 그 고통을 느끼지 않으려면 생활을 바꾸어야 한다.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아 재발되는 경우도 많다. 척추질환 오진률이 40% 이상이라는 통계가 보여주듯 적확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으니 당연히 다시 아프다. 이런 경우는 재발 기간이 매우 빠른 것이 특징이다. 처음엔 걸어서 병원에 갔는데 재발 시에는 누워서 오는 경우도 많다. 초진 시 정확히 진단되었더라도 치료법이 잘못된 경우도 많다. 요즘 척추병원은 신경외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통증의학과, 한방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들이 개원한다. 각각 자신이 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치료한다. 환자들은 병원 쇼핑을 하고 가장 편해 보이는 치료법을 제안하는 병원을 선택하기 쉽다. 대부분 허리디스크 환자는 요양과 운동만으로도 좋아지는 경증이 많다. 문제는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다리통증과 마비증상이 있는데도 운동을 하라는 의사 말을 듣는 데 있다. 내가 아는 어떤 환자는 3년이나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다 결국 수술하고 며칠 만에 좋아져 눈물을 펑펑 쏟기도 했다.
재발 시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이 또한 정확한 진단이 먼저다. 이전 발병 부위가 아닌 다른 디스크가 문제라면 다시 그 상태에 맞게 치료법을 선택한다. 그러나 한번 탈출했던 디스크가 또 말썽이라면 선택은 좀 달라진다. 이전 치료에서 수술을 했다면 인공디스크치환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있던 디스크가 역할을 다했으니 새것으로 바꿔주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