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수를 늘리기 위해 고심하는 병원 경영자들이 쉽게 빠지는 오류 중에 하나는 고객이 자신의 병원을 ‘안다’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으로 오인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널리 알려진 병원 =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병원’이라는, 사실과는 동떨어진 등식에 대한 막연한 믿음(?)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위의 등식이 사실과 가까워지려면 다음과 같이 수정되어야 한다. ‘장점이 널리 알려진 병원 =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병원’이다. 요컨대 고객이 많은 병원이 되려면 자신을 ‘그저’ 알려서는 안 되고, ‘장점’을 알려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면 이제, 어떤 고객이 A병원과 B병원 중에서 A병원의 장점을 ‘좀 더 많이’알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이 고객은 두 병원 중 어느 곳을 좋아할까? 당연히 A병원일까? 역으로, 고객이 B병원보다 A병원을 더 좋아 한다면 그 이유가 A병원의 장점을 더‘많이’ 알고 있기 때문일까? 이러한 ‘장점을 안다 = 좋아한다’는 결론에도 ‘안다 = 좋아한다’등식과 마찬가지로 모종의 함정이 있다. 좋아하려면 단순히 아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장점’을 알아야 하듯이, 장점이라고 해서 무조건 ‘많이’만 알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장점 중에도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누군가가 B보다 A를 좋아하려면 ‘A가 가지고 있는,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장점을 B보다 많이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전망 좋은 곳에 MRI 장비가 있다는 것이 장점일지는 모르나, 병원을 선택하게 하는 중요 요인은 아니다. 따라서 이런 장점들은 아무리 많은 것을 새롭게 알게 한다 해도 고객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이것이 고객 심리학에서 말하는 ‘기억(알고 있는 것)과 평가(좋아하는 것)의 상관관계에 대한 가정’이다. 이러한 가정은 마케팅과 사회심리학 이론의 한 근간을 이루면서 광고 분야에서도 상품 정보에 대한 고객의 기억을 광고 효과의 지표로 삼는 근거가 되고 있다.
병원의 선택이 이렇게, 고객의 병원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기억(알고 있음)에 달렸다고 할 때, 실제 사례를 통해 고객이 ‘알고 있는 것’과‘좋아하는 것’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먼저 [표1]은 A병원에 대한 여러 정보를 모아놓은 것이며, [표2]는 [표1]을 보여준 후, 고객1로부터 얻어낸 응답이다. 고객1의 A병원에 대한 평가는‘좋다’였다. A병원에 대한 그의 기억에는 제시된 정보 중 몇 가지, ‘수술을 잘 한다’, ‘비싸다’, ‘서비스가 좋다’등이 있었다. 그리고 그 각각의 정보가 병원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물음에는‘수술을 잘 한다’에‘매우 중요’, ‘비싸다’에는‘별로 중요하지 않다’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각각의 응답을‘매우 좋다’에는 5점, ‘매우 좋지 않다’에는 1점을 매기는‘5점 척도 방식’으로 점수화하여 고객의 병원에 대한 평가와 고객이 기억하고 있는 정보 사이의 관계를 통계적으로 비교해 보았다.
A병원에 대해 특정 고객1의 평가로 산출된 점수는 4점이었다. 또한, 기억하고 있는 병원에 대한 정보 중에서 긍정적인 것은 +로, 부정적인 것은 -로 하여 평균 점수를 산출해보면 (5+3-1)/3=2.33이 된다. 같은 방식으로 다른 여러 고객들로부터도 [표3]과 같은 결과 치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수치가 오늘날 병원들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정확한 고객 이해와 그것을 위한 보다 과학적인 접근이다. 단순 소비재냐 서비스이냐를 막론하고 그 생산자에게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소양 중의 하나는 스스로가 자신의 고객이 되어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 관찰(조사)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을 향해 외치는 호객(?)의 메시지들은 그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의 결과물, 즉 허상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그것으로는 고객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우리 병원 고객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과 그가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과는 엄청난 괴리가 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이용의 동기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서비스업의 성격을 규정하며 병원 사업의 성공 여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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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의 함정] 많은 경영자가 자신의 브랜드를 많은 고객에게 알리면 그만큼 매출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이 정비례한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인지도와 매출의 상관관계를 찾았던 여러 연구의 결론은 ‘인지도는 매출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며 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끊임없는 소통이다’는 것이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모두가 맥도날드를 먹는 것이 아닌 것처럼, 제품이든 서비스든 고객에게는 그것을 사야 하는 이유가 필요하다. 때문에 기업은 그 이유를 계속해서 알려주어야 한다. 인지도만 높이려다 사라진 수많은 기업이 이를 반증한다.